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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맛집 그리고 추억 스크랩 [맛대맛 라이벌] 여름 입맛 돋우는 별미 - 막국수
ginasa 추천 0 조회 130 14.07.21 05:0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중앙일보 2014.07.16.수

[맛대맛 라이벌]

여름 입맛 돋우는 별미

막국수



▲ 1 남경막국수는 임수호 사장이 어릴 적 먹었던 할머니 막국수 맛을 재연하려고 낸 가게다. 그래서 반죽할 때도 수원지가 평창인 생수만 사용해 손으로 반죽한다.
2 주방에 있는 양념통. 양념장을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 즉시 고춧가루·마늘 등을 섞어 만든다.
3 육수는 횡성한우를 푹 고아 만든다.
4 깻잎·상추 등 신선한 채소를 고명으로 올려낸다.
더위에 입맛을 잃은 여름, 냉면만큼 즐겨 찾는 메뉴가 막국수입니다. 메밀 특유의 구수한 향내가 먹은 후 속까지 편해 어르신들이 더 좋아하죠. 처음엔 밋밋하게 느껴지지만 먹을수록 자꾸 생각날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두 집은 국산 메밀만 고집하고 주문 즉시 면을 뽑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글=송정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맛없는 '맛집'에 화났다 … 그 길로 할머니 집에서 국수 배우기 3년

1위 잠실 남경막국수


●대표메뉴: 물막국수·비빔막국수 7000원씩 ●개점: 2011년 ●특징: 친할머니의 국수 맛을 재연하기 위해 임수호(40) 사장은 강원도 진부 할머니댁에서 3년간 살며 국수 만드는 법을 배웠다. 주문이 들어오면 즉석에서 면을 뽑고 양념해 낸다. 국산 메밀, 국산 고춧가루, 횡성한우 등 좋은 식재료만 고집한다. 장사가 아니라 즐기면서 하겠다는 임 사장의 각오가 가게 곳곳에 적혀있다. 물막국수는 식초와 겨자를 더해 잘 섞어 먹고, 비빔막국수는 그냥 그대로 먹으라고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207-13 101호 ●전화번호: 02-417-0060 ●좌석수: 40석(룸 없음)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연중무휴) ●주차: 6대(가게 옆 주차장)

“회사 근처 유명 막국수 체인점에 간 적이 있어요. 정말 맛있다고 소문난 곳이었거든요. 그런데 한입 먹는 순간 ‘이건 국수가 아닌데’ 싶은 거에요. 심지어 그 국수를 먹고 있는 다른 손님들이 다 불쌍해 보일 정도로요. 조미료 맛밖에 안났거든요.”

 남경막국수 임수호(40) 사장이 막국수 가게를 시작한 계기가 바로 이 ‘맛없는 맛집’ 때문이란다. 성균관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홍대 근처의 마케팅 회사를 다니던 그는 그길로 회사를 그만두고 할머니가 있는 강원도 진부로 내려갔다. 불쌍한 사람을 구제하겠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게 8년 전인 2006년이다.

 “어릴 때 할머니가 메밀로 국수를 해줬는데 맛없는 국수를 먹는 순간 그걸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집 국수를 알리자, 사람들이 틀림없이 좋아할 거란 자신이 있었죠.”

 멀쩡한 직장 관두고 시골에서 국수를 배우겠다니, 그걸 반길 부모는 없다. 어머니 이화성(66)씨는 “얘가 그 말을 할 때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국수 배우겠다는 말에 물이 목에 걸려 숨이 멎는 줄 알았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심지어 친구들도 ‘또라이’라고 할 정도였다. 여든 넘은 할머니 역시 반기지 않았다. 말려도 고집대로 진부 할머니집에 갔더니 이번엔 동네 사람들이 다들 “미쳤다”며 수군댔단다.

 임 사장은 이런 주변 반응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꼬박 3년을 할머니 옆에서 배웠다. 할머니가 전문 요리강사도 아닌데 양념 그램 수나 반죽법, 시간 등을 체계적으로 알려줬을 리 없다. 그저 늘 하던대로 손 대중으로 국수를 만들고, 임 사장은 옆에서 지켜봤을 뿐이다.

 “할머니는 언제나 ‘시간 지나면 다 안다’고 했어요. 레시피가 아니라 자기 손으로 깨달아야 한다는 거죠. 또 내 몸 편하면 절대 안되고 미련하게 요리해야 진실된 맛이 난다고 늘 강조했어요. 이제야 그 뜻을 조금 알거 같아요.”

 반죽할 때 전자동 기계에 넣어 손쉽게 하는 대신 손으로 치댄 뒤 기계에 밀어넣는 번거로운 과정을 고집하는 것도, 미리 하루치 반죽을 다 만들지 않고 50~60그릇씩 분량만 해 놓는 것도, 모두 할머니 가르침 때문이다. 양념도 미리 만들지 않는다. 다른 국수집들이 다대기라 불리는 양념장을 미리 만들어 놓는 것과 달리, 고춧가루와 마늘 등을 즉석에서 섞어 즉석에서 양념을 만든다. 막국수 위에 김가루와 오이 정도만 올려내는 대부분의 춘천식 막국수가 아니라 깻잎·상추 등 싱싱한 채소를 올리는 것도 할머니식이다.

 “어떤 사람은 양념장을 미리 만들어 놔야 숙성이 된다는데, 그건 다 장사하는 사람 편하자고 하는 소리예요. 뭐든 신선한 게 좋죠. 전 그렇게 생각해요. 손님이 여자냐, 남자냐, 어르신이냐, 아이냐에 따라 양념을 조금씩 달리 해요. 예를 들어 여자들은 보통 조금 싱겁게, 중년 남성들은 조금 짠 걸 선호하거든요.”

 할머니와 3년을 보내고 서울에 돌아온 임 사장은 가게 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흔히 말하는 ‘목 좋은 자리’는 그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안될 자리’를 찾았다.

 “부동산에 가서 권리금 없는 안 좋은 자리 없냐고 물어봤죠. 이곳저곳 다니다 발견한 곳이 지금 가게에요. 새마을시장 안도 아니고 신천역 먹자거리에서도 골목골목을 굽이 돌아 들어와야해요. 우리 가게를 열기 전엔 족욕할 수 있는 건강원 같은 게 있었는데 망했죠.”

 계약금 300만원을 내고 돌아오는 길, 그 동네 미용실에 들렀는데 미용실 사람들 모두 임 사장을 말렸다. “300만원 잃어버렸다 생각하고 계약을 해지하라”는 거다. 동네 사람 만류에 오히려 ‘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샘 솟아 즐겁기까지 했단다. 사실 이 자리가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가게 앞 건넛집이다. 기와로 지붕을 올린 옛집인데 마당에 감나무가 있어 마치 할머니 시골집 보는 것 같아 무작정 좋았다.

 “회사 다닐 때 하루종일 모니터만 보는 게 싫었어요. 갑갑하잖아요. 우리 가게 손님이 유리창 너머 앞 집을 보면서 여유를 찾았으면 하고 바랐죠.”

 2011년 5월. 드디어 가게를 열었다. 이름은 집에서 부르던 애칭인 남경으로 정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지어준 이름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동네 사람들 예상대로 손님이 없었다. 할머니에게 배운 그대로 국수를 냈더니 그나마 찾은 손님들마저 “맛없다”며 화를 냈다. 한 젊은 여자 손님은 젓가락으로 그릇 테두리를 치며 “양념 더 가져오라”고 하기도 했다. 손님들이 전부 “맛이 심심하다”며 불평했고, 임 사장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장사라기보다는 놀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그가 조급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다. 한동안 불안했지만 그는 거꾸로 처음 생각대로 건강한 국수를 만들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바로 그때 임 사장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매일 저녁 7시면 꼭 찾아와 국수를 먹던, 동네에 사는 백발 할아버지다.

 “처음엔 ‘못 먹겠다’며 화내고 갔던 어르신이 한 달도 되지 않아 ‘이집 국수를 먹으면 속이 편하다’며 다시 찾았어요. 그때 ‘아,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니구나’라고 깨달았죠.

 할아버지는 동네에 있던 유명 체인 막국수 전문점에서 수거한 봉투를 가져와서는 ‘넌 이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가공업체에서 만든 육수 봉지로 편리하게 육수를 받아쓰지 말라는 얘기였다. 임 사장은 그 봉투를 곱게 접어 지금도 가게에 보관하고 있다. 가끔씩 꺼내 보며 초심을 떠올린다. 그 덕분인지 아직까진 초심 그대로 좋은 재료를 쓰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육수는 횡성한우를 매일 2~3번 고아 만든다. 메밀과 고춧가루는 100% 국산만 사용한다.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니 임씨 막국수는 금세 소문이 났다. 바로 옆 새마을시장 상인과 동네 주민을 비롯해 멀리서도 국수 한 그릇 먹겠다며 찾아왔다. 먹어 본 사람들은 주방을 살피고는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예전에 할머니가 해주던 오래된 맛인데 이렇게 젊은 사람이 만들어서 다들 놀랐다는 거다. 식당 내는 걸 반대했던 부모님도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가게에 나와 주문 받고 그릇 나르며 아들을 돕는다.

 하루에 200명 넘게 찾는 통에 가게는 늘 북새통이다. 식사시간 따로 없이 문 열려 있는 내내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국수는 반드시 임 사장이 직접 만든다.

 “막국수는 저한테 단순한 장사가 아니에요. 다들 믿지 않겠지만 전 한 그릇 팔아서 얼마가 남는 지도 몰라요. 사람 써서 더 많이 팔면 더 많이 남는다는 건 알죠. 그런데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한 그릇의 소중함을 알거든요. 그 소중한 한 그릇을 맛있게 드시는 손님이 고맙고요. 앞으로도 이렇게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 하겠습니다.”

▲ 1 시원하면서도 톡 쏘는 동치미 국물에 국산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담아낸 동치미막국수.
2 메밀은 쉽게 상하는 예민한 식재료지만 김재수 사장은 연구 끝에 반죽 후 숙성시켜 비교적 오래 보관하는 비결을 알아냈다. 메밀 반죽하는 모습.
3 무절임을 만들기 위해 손질한 무에 소금간을 하고 있다. 200개씩 담가도 보름이면 동이 난다.
4 국산 고춧가루·양파 등 20여가지 재료를 넣은 양념장.
지겨웠는데, 계속 날 따라다닌 운명 같은 막국수

3위 청계산 김삿갓막국수


●대표메뉴: 동치미막국수·비빔막국수 각 7000원, 수육(돼지고기) 7000원, 메밀전 7000원 ●개점: 1998년(속초에서 시작, 2002년 대치동, 2004년 신원동 거쳐 2013년 지금 자리인 청계산 입구로 이전) ●특징: 17년 경력의 김재수·이정옥 부부가 막국수를 만든다. 반죽은 물론 무말랭이, 양념장까지 매일 새벽 직접 만든다. 평소엔 고춧가루와 양파 등 20여가지 재료로 만든 양념장과 무말랭이, 들깨가루를 얹어 내는 비빔막국수가, 요즘처럼 더운 여름엔 살얼음이 살짝 언 시원한 동치미국물에 말아낸 동치미막국수가 인기. 막국수와 메밀전 등 모두 봉평산 메밀만 사용한다. ●주소: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달래내로 387번지(상적동 276-4) ●전화번호: 031-758-3077 ●좌석수: 58석(룸 1개)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명절 휴무) ●주차: 발렛주차(무료)

“애들 교육 때문에 서울에 올라왔어요. 장사가 지겨웠던 터라 이젠 편하게 살자 생각했죠. 그런데 오자마자 사기 당해 수억원을 날렸어요. 먹고 살아야 하니 뭐든 해야하는데 할 줄 아는 거라곤 막국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청계산 입구에 있는 김삿갓막국수의 김재수(58) 사장은 아내 이정옥(61)씨와 함께 1998년부터 4년 동안 속초에서 막국수집을 했다. 부부는 2001년 대치동 휘문고 사거리에 조그맣게 막국수집을 열었다. 사실 속초는 부부에게 낯선 동네였다. 반포에 살다 95년 전원생활을 꿈꾸며 속초로 떠났고, 속초시 교동에 멧돼지요리 전문점을 차렸다. 고성의 농장에서 멧돼지를 잡아와 고기를 직접 나누고 요리했다. 그런데 아무리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었다고 한다.

 “멧돼지 한 마리 가격이 당시 50만~60만원이었는데 팔고 나면 120만원도 안남아요. 그러니 가게세에 인건비, 다른 재료비 빼면 남는 게 없더라고요. 경기까지 안좋아지면서 아예 가게를 닫았죠.”

 타향살이가 녹록치 않자 부부는 다시 서울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우연히 속초에서 미시령 가는 길에 한 주황색 지붕 한옥집을 발견하고는 너무 마음에 들어 떠날 수가 없었단다. 양양에 있는 유명 막국수집을 갈 때마다 항상 손님이 많던 게 생각 나 막국수집을 냈다. 다행히 부부가 다니던 교회를 통해 양양에서 막국수집을 하는 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사장님이 우리 부부 함께 3개월 동안 무보수로 일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분점을 허락하겠다는 거에요. 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며칠 후 사장이 전화해서는 다시 없던 일로 하자는 거예요. 속초랑 양양이 너무 가까워 자기 가게에 영향을 줄 거 같다면서요.”

 이미 가게는 계약했고, 가르쳐 주겠다는 사람은 마음을 바꾸고, 앞이 캄캄했다. 무작정 문부터 열고 봤다. 바로 그때 은인이 나타났다. 춘천의 한 유명 막국수전문점에서 일하던 주방장이 바람쐬러 속초에 왔다가 식사하러 가게에 들렀는데, 부부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반년 가까이 이 주방장은 춘천에서 하루 업무를 마치고 저녁에 속초에 와서 부부에게 막국수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다. 이 주방장은 음식솜씨도 좋았지만 김치 100포기를 저녁 시간에 후딱 담글 정도로 손이 빨랐다. 본인이 6개월쯤 지나 그만두면서 춘천에서 함께 요리하던 후배를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장사는 잘됐다. 하지만 자녀교육이 걱정이었다. 결국 아들이 고1, 딸이 중2가 되던 2001년 서울로 올라왔다. 여름마다 속초에 놀러오던 손님이 가게를 인수하겠다길래 흔쾌히 넘겼다. 이때만 해도 다시 막국수집 할 생각은 없었다. 사기를 당해 할 수 없이 2002년 대치동에 가게를 다시 냈지만 말이다. 가게엔 제법 손님이 많았다. 당시 서울에 막국수집이 별로 없었던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었다.

 “막국수집 내려고 서울의 유명 막국수집을 다 가봤어요. 열 곳이 안됐는데 제대로 하는 곳이 없더라고요.”

 부부의 막국수 맛을 알아본 사람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가게가 좁아 손님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2004년 서초구 신원동의 더 넓은 자리로 옮겼다. 근처에 식당이라곤 대게집과 부부가 하는 막국수집 딱 둘이었다. 맛집으로 입소문 나면서 방송 프로그램에도 나갔다. 손님 많을 때는 하루 800그릇도 팔았다. 그러자 대게집이 슬그머니 막국수집으로 메뉴를 바꾸기도 했다. 지난해 이곳에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서 지금 자리로 이전했다.

 부부는 맛의 비결로 정직함을 꼽았다. 김 사장은 “식재료는 좋은 것만 쓴다”고 강조했다. 막국수 맛을 좌우하는 메밀은 봉평 것만 고집한다. 밀가루보다 가격이 5배나 비싸지만 속초 시절부터 16년 넘게 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씨는 “밀가루에 비해 메밀은 속이 편하다”며 “특히 국산이 수입보다 맛은 물론 먹고 난 후 속도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 노력은 기본이다. 메밀은 예민한 식재료라 상하기 쉬운데 김 사장은 숙성 방법을 개발해 오래 보관하는 데 성공했다. 아침에 미리 반죽해 뒀다가 적당한 온도에서 숙성시키면 보관을 오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맛이 더 구수해진다.

 부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위생이다. 김 사장은 “손님에게 내는 음식은 내가 먹는 것보다 더 깨끗해야 한다”고 했다. 주방 바닥 물청소를 수시로 하는 건 기본이고 양념장을 한 번이라도 퍼낸 국자는 바로 씻는다. 이에 얽힌 일화도 있다. 지금은 단골이 된 탤런트 이정섭씨가 가게에 처음 온날 주방에 들어가 냉장고 문을 벌컥 열더란다. 김 사장은 “처음엔 기분이 나빴지만 내심 누가 언제 보더라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내버려뒀다”며 “이씨는 주방과 냉장고를 다 둘러보고는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2006년엔 환경부가 선정한 환경사랑음식점으로도 선정됐다.

 “환경부 관계자가 대략 6개월 간격으로 수시로 찾아오더라고요. 자신은 있지만 바쁜데 자꾸 찾아오니 귀찮은데 말이죠. 그리고 얼마 후 프레스센터로 오라고 하더라고요.”

 가수 하춘화 등 연예인은 물론 재계 인사도 7000원짜리 막국수를 먹으러 찾아온다. 모 대기업 회장은 1년 중 340일을 찾아올 정도다.

 한 중년 여성은 매일 11시30분이면 일흔 넘은 아버지와 함께 어김없이 찾아온다. 아버지가 풍으로 매일 재활치료를 받는데 치료 후 늘 막국수 먹으러 오는 거다. 집에서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아버지가 이곳 막국수만은 한 그릇 깨끗하게 비우니 매일 올 수밖에 없단다. 포장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멀리서 직접 찾아올 수밖에 없다. 병원에 입원해 있다거나 만삭의 임산부라고 읍소해도 예외는 없다.

 “메밀은 만든 후 조금만 지나도 변질될 뿐더러 제맛이 안나거든요. 돈 좀 더 벌려고 포장해줬다 괜히 손님에게 막국수 맛을 잘못 들일 수도 있어 포장은 절대 안해요.”

 부부의 막국수는 이제 아들로 2대째 이어지고 있다.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한 아들 성광(31)씨가 5년 전부터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금도 아들이 요리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쉬지 못하는 데다 면 뽑고 삶는 게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김씨는 늘 면 뽑느라 고생한 탓인지 요즘도 어깨 통증 때문에 1주일에 한 번씩 침 맞으러 병원에 다닌다. 그래서 한편으론 부모 돕겠다고 나선 아들이 고맙다.

 “행복해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잘 모르지만 내가 만든 막국수를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1·2위 어떻게 선정했나

江南通新은 레스토랑 가이드북 『다이어리알』 이윤화 대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배한철 총주방장, 롯데호텔서울 무궁화 천덕상 주방장, 허성구 더플라자 총주방장의 추천을 받아 6개 식당을 후보로 추렸습니다. 이후 후보 식당 6곳을 6월 25일자 江南通新에 공지한 후 일주일 동안 독자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남경막국수와 샘밭막국수가 각각 1,2위로 뽑혔습니다. 하지만 2위 샘밭막국수(서초동) 본점은 춘천이고, 모든 식재료와 조리법을 본점에서 그대로 가져와 쓰기에 별도 소개하지는 적합하지 않아 대신 3위 김삿갓막국수를 소개합니다.

 출처 :  http://joongang.joins.com/article/518/15270518.html?ctg=1213&cloc=joongang|home|newslis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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