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세기 전설같은 영화 ‘타잔’ 또한 백색과 흑색의 대비를 통해 훌륭한 백인과 저열한 흑인의 대조를 보여주며 영화를 보는 순진한 동심은 어느사이 인종주의적 편견에 물들어갑니다.
타잔이 방영될 무렵 미국은 서구 열강 제국주의 대열에 합류하여 소위 ‘미개인을 지배한다’는 오만함으로 쿠바, 필리핀에 이어 아이티, 니카라과 등 카리브해 국가에 대한 식민지 지배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대중문화 곳곳에 서구인이 동양에 대해 지니고 있는 잘못된 ‘오리엔탈리즘’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식민지 개척의 단계에 이르러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은 ‘동양 비하’의 의미를 담게 되었습니다. 서양인의 관점에 따라 ‘우월한 서양’과 ‘열등한 동양’으로 양분되는 서구식 오리엔탈리즘의 배후에는 ‘우월한 것이 열등한 것을 지배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제국주의적 논리가 숨어 있습니다.
영화 ‘포카혼타스’에서도 자연은 숲, 모기, 원주민, 열병으로 표현되며, 식민화는 이런 고집스럽고 반역적인 자연이 마침내 성공적으로 길들여지는 것을 의미하지요.
미개척지인 신대륙(북미)를 배경으로 원주민 처녀 포카혼타스와 미개척시대에 이름을 떨쳤던 영국인 선장 존 스미스의 사랑을 교묘하게 미화시켜 놓았습니다. 총에 맞을 위기에 처한 추장을 존스미스가 몸을 던져 구하자, 원주민들의 백인에 대한 불신과 미움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꾸며진 이야기이며 실제로 따뜻한 가족들과 숲속에서 나온 추장의 딸이 몰락해가는 과정은 동양인 시각으로 보면 신세계의 아름다운 영화라기 보다는 평화로운 신대륙을 더럽히는 서구 열강의 침략의 역사입니다.
만화영화 ‘포카혼타스’ 가 방영되고, 저는 바네사 윌리암스가 부른 주제곡 ‘colors of the wind' 를 백번도 넘게 부른 것 같습니다. 산의 목소리로 노래부르고 바람의 색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이 아름다운 노래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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