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오백리를 흐르는 섬진강은 지리산 '만학천봉을 휘감아 흐른다'고 한다. 섬진강은 전북 진안군 원신암 마을에서 시작하여 전라북도의 동부지역을 남으로 흐른다.
섬진강의 봄은 눈을 뜬 버들가지가 먼저 봄소식을 물어온다. 그리고 산수유, 매화 ,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이 지천으로 피어나 봄이 꽃들의 축제임을 느끼게 해준다. 여름이면 넓은 백사장에 쏫아지는 부신 햇살의 폭포와 가을 강언덕에 줄지어선 갈대들의 서걱임. 쓸쓸한 겨울강의 시린 물은 잉크빛이다.
섬진강의 맛에서 뺄 수 없는 것이 은어, 참게요리이다. 게는 꼬리가 짧기 때문에 재주없는 사람을 게꼬리 같다고 하고, 거품을 내 뱉어 사람이나 동물이 몹시 괴로울 때 부걱부걱 나오는 거품같은 침을 게거품이라 한다. 게의 종류는 꽃게, 농게, 도적게 등의 바닷게와 민물게 등 종류가 많다.
민물게는 강어귀나 강모래 속에 많이 사는데 가을 생식기에 암놈의 등딱지 속에 단맛이 나는 장이 드는데 이 때가 맛이 가장 좋다.
게는 단백질은 풍부하면서도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므로 어린이들이 좋아할 뿐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떨어뜨리는 작용도 있어 노인들에게도 좋다.
참게 매운탕은 민물게로 끓인 매운탕이다. 조갯국물에 참게, 콩나물 ,조개, 양파,고추를 넣어 얼큰하게 끓인 찌개로 맛이 일품이다.
민물 참게로 담근 게장은 별미 중의 별미로 꼽는데 간장으로 담그려면 참게를 항아리 속에 넣고 물을 부은 다음 뚜껑을 덮어 하룻밤 둔다. 밤새 참게가 찌꺼기를 토해내면 솔로 씻어서 도로 항아리에 담는다. 쇠고기 날 것을 잘게 썰어 넣으면 게가 고기를 순식간에 먹어 버리는데 이렇게 고기 먹은 게로 게장을 담그면 맛이 훨씬 좋다. 게 항아리에 청장을 끓여서 식힌 것을 부었다가 이틀 후에 따라서 다시 끓여서 식힌 후 붓는다. 이를 여러 차례 하여 두 달쯤 두면 삭아서 맛이 든다.
식사 후에는 강물에 대숲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풍경의 하나가 되어보는 것도 좋고, 강마을에 서서히 어둠이 깔리 것이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에 바람에 은비늘처럼 뒤척이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