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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26
줄거리 :
온천욕과 한상궁의 오리 요리로 기력이 많이 좋아졌다던 중종이
궁에 돌아와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내의원에서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해 궁 전체가 발칵 뒤집힌다.
이런 상황을 접한 최판술은 어의 정윤수를 만나 책임을 면할 방법이 있다며 음모를 꾸민다.
오겸호와 정윤수는 한상궁을 내의원으로 불러 수라상에 올린 식재료에 대한
이런 저런 꼬투리를 잡으려 하고 결국 오겸호는 한상궁의 수라간 출입을 금하고
정윤수에게 현지조사를 명하는데...
씬1 대궐 전경
여기저기.. 부산히 움직이는 관원, 내시.. 의관들.. 뭔가 큰일이 난듯하다.
한상궁 : (E) 뭐야! 전하께서 쓰러져!
씬2 수랏간
모두들.. 놀라는 표정으로..
장금 : 돌아오실 때까지 별 증상이 없으셨는데 밤새 고열로 쓰러지셨단 말이오?
하면.. 소식을 전한 대전별감 및.. 모두 놀란 수랏간 궁녀들.. 및 한상궁의 걱정스런 모습.
장금의 놀라고 걱정스런 모습(25부 엔딩)
장금 : 마마님! 얼른 가보십시오. 어찌 된 것인지 알아 보셔야지요.
한상궁 : 그래! 그래야겠다.
급히 가는 한상궁.
씬3 대전
대비 중전 장번내시 제조상궁 모두 걱정스럽게 자리에 누운 중종을 안타깝게 보고 있다.
그런 중종을 살피는 내의정(內醫正)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
중전 : 어찌 된 것이오?
내의정 : ......
중전 : 온천에 다녀오셔 기력이 많이 좋아지셨다 하지 않았소?
내의정 : ......
대비 : 어의 영감은 어찌 아무 말도 못 하는 것이오?
내의정 : ..아직은... 뭐라 단정하기가..
대비 : 뭐어? (진노하여) 주상이 저리 누워있는데 어의라는 자가 아직은 이라니!
내의정 : .....
씬4 내의원 집무실
오겸호와 내의원 제조 화가 난 모습이고,
내의정을 중심으로 정윤수 그리고 내의원 의관들이 심각하게 뭔가를 논의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겸호 : 어찌된 것인가? 어찌하여 온천까지 다녀오신 전하께서
의식을 잃을 정도의 고열증세가 나타난단 말인가!
내의정 : 저도 그것이.. 분명.. 장기적인 상한증세로 인한.. 기력저하가 분명했습니다.
하여.. 몸을 보하는 부자이중탕을 썼습니다.
오겸호 : 헌데 왜 갑자기.. 이같은 망극한 일이 벌어져?
내의정 : ......
오겸호 : 진맥을 잘못 한 것은 아니고?
내의정 : 그럴 리가 있습니까? 저 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식의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정윤수 : 그렇습니다. 대감.
오겸호 : 아무튼 빨리 원인을 찾아내게! 빨리 찾아내지 못하고 전하의 증세에 차도가 없다면
자네들은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내의정 : ..예에 대감.
하면.. 오겸호와 제조대감은 나가고..
내의원 의관들만 남는다.
의관1 : 영감. 정말.. 상한증세였던 것은 확실했습니까?
내의정 : 그럼 내가 진맥을 잘못 하였단 말인가?
의관1 : 그것이 아니라.. 탕약을 계속 올렸음에도 상한증이 잡히지 않은 것도 그렇고
원기회복의 탕약을 올렸는데 오히려 열이 더 높아지는 것이..
정윤수 : 그럼 전하께서 다른 병증이라도 있다는 겁니까?
의관1 : ..다른 병증이 아니라면
정윤수 : (OL) 그럴 리는 없습니다. 모두 병부를 봐서 아시겠지만
어떤 의관이 이를 보고 다른 병증으로 처방을 하겠습니까?
의관1 : 허면 처방이나 약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정윤수 : 영감께서 처방을 내리셨고 제가 직접 탕재를 만들어 올렸소이다.
처방은 물론이요 약재 또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의관1 : 헌데 어찌?
정윤수 : 어찌라니요? 지금 영감의 진맥이 잘못 되기라도 했단 말씀이오?
의관1 : 그..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의정 : (어험..)
정윤수 : 누가 봐도 전하의 병증은 상한증이 분명합니다. 하여 최고의 탕약을 올렸습니다.
모두 : ......
정윤수 : 이는 분명 처방이나 탕약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모두 : ......
내의정 : 어찌됐든.. 우선은 열을 내리는 시침을 하였으니.. 차도를 봐야겠네.
하고는 내의정과 정윤수, 나가고 모두들 각각 나가는 분위기인데..
씬5 궁 일각
내의정과 정윤수 나오고..
(동국대 교수님들께.. 이 부분 대사를 자료를 보아도 잘 못 쓰겠습니다..
좀 더 추가할 대사가 없겠는지요?)
내의정 : (모두 나간 것을 확인하고는) 우선.. 올리던 탕재를 멈추게.
정윤수 : 허면?
내의정 : 다시 진맥을 해 봐야지.
정윤수 : ..뭔가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까?
내의정 : 자네는 어떤가?
정윤수 : 아무리 창증으로 오래 고생을 하셨다고는 하나 상한증이 너무 오래 끈 것이..
내의정 : 나도 그래 창증으로 인해 기력이 쇠해지신 것이라고 하기에는 구강의 화농도 그렇고..
정윤수 : 혹..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병이면..
내의정 : (갸우뚱하며) 자네는 서고에 가서 이와 같은 증세를 가진 경우가 있는지
서책을 샅샅이 뒤져보게.
정윤수 : 네. 그러겠습니다만..
내의정 : (걱정스런 표정으로 보면)
정윤수 : 만에 하나라도 진맥이 잘못 된 것이라면
내의정 : (더욱 근심스럽고) 우선은 찾아보게!
정윤수 : ..예.
씬6 사옹원 집무실
최판술 놀란 얼굴. 박부겸도 당황스러운데..
최판술 : 전하께서 쓰러지시다니요?
박부겸 : 지금 이 일로 궁에 제 정신인 사람이 없어.
허니 오겸호 대감을 뵐 생각일랑 접고 오늘은 그냥 돌아가게.
최판술 : 예. 헌데 어의영감께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 하셨는데 어찌 그런 일이?
박부겸 : 허니 지금 난리가 아닌가.
최판술 : ......
씬7 태평관 궁녀처소
최상궁 금영 깜짝 놀라는 얼굴인데..
그 앞에 홍이가 서 있고..
금영 : 홍아 그게 사실이야?
홍이 : 예 항아님. 수랏간뿐만이 아니라 궐 안이 온통 난립니다.
금영 : 마마님.
최상궁 : (뭔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데)
금영 : 마마님.
홍이 :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가려는데)
최상궁 : 홍아.
홍이 : 예 마마님.
최상궁 : 네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거라. 급히 서찰을 한 장 전해줘야겠다.
홍이 : 예.
금영 : ......
씬8 사옹원 일각
판술에게 서찰을 건네는 홍이.
서찰 건네고 홍이 가면.. 사람이 없는 쪽으로 가서 서찰을 펼쳐 보는 최판술.
서찰을 읽어 내려가는 판술의 얼굴 위로..
최상궁 : (E) 내의원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였는데 전하께서 쓰러지셨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라버니.. 하늘이 우리를 등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번 세자저하께 올린 충조 전압탕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만약 장금이가 그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면
음식을 올린 애꿎은 숙수는 죽음을 면치 못했겠지요..
이는 천재일웁(千載一遇)니다. 하늘이 준 기회요.
서찰을 다 읽은 판술 서찰을 움켜쥐며 생각하는데..
씬9 내시부 집무실
한상궁 제조상궁 장번내시 정윤수가 심각하게 뭔가 논의를 하고 있다.
장번내 : 그럼 어떤 음식을 올리란 말씀이오?
정윤수 : 아직은 의식이 없으시어 음식을 드실 수가 없습니다.
장번내 : 하지만 어의는 열만 내리면 곧 깨어나신다 하지 않았소?
정윤수 : 예. 곧 깨어나실 겁니다.
장번내 : 허면 어찌해야하오?
정윤수 : 우선은 깨어나신 뒤에 내의정 어의영감께서 다시 진맥하여
갑자기 고열이 되신 연유를 밝혀낸 뒤에 음식을 정해야합니다.
한상궁 : 허면 당분간은 그냥 있어야합니까?
정윤수 : 그리 할 수밖에 없소.
장번내 : 이런.. 이런.. 대체 내의원에서 어찌 시료를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오?
제조상 : 그러게 말입니다. 더구나 내의원에서 권유하여 온천까지 다녀오신 뒤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대체 내의원을 어찌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정윤수 : ......
한상궁 : ......
씬10 궁 일각
정윤수 굳은 표정으로 어디론가 가고 있는데..
최판술 그 앞으로 나서면..
정윤수 : 자네가 웬일인가? 내가 지금 경황이 없네.
최판술 : 그러신 줄은 압니다만 잠시 저를 좀..
정윤수 : ......?
씬11 궁 은밀한 일각
최판술이 정윤수에게 뭔가 은밀하게 얘기하는 분위기다.
주위를 조용히 살피는 최판술.
최판술 : 오는 길에 박부겸 나으리께 모두 들었습니다.
정윤수 : ......
최판술 : 상한증을 잡기위해 부자이중탕을 쓰신데다 온천 행을 권유하여 다녀오신 뒤에 벌어진 일이라
내의원의 입지가 말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정윤수 :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겐가?
최판술 : 저는 다만 나으리를 돕고 싶을 뿐입니다.
정윤수 : ......
최판술 : 조선 최고의 의관이신 어의영감께서 오진을 하셨을 리도 없고
이는 분명 탕약이나 시료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정윤수 : (이 자가 무슨 말을 하려나싶은데)
최판술 : 다른 이유에서 생겨난 문제 일 수도 있습니다.
정윤수 : 다른 이유라면?
최판술 : 전하께서 드시는 건 탕제만이 아닐텐데요!
정윤수 : ......
최판술 : 탕제도 드시지만 하루 두끼 수라도 드십니다
정윤수 : ....
최판술 : 전하의 병이야 어의영감께서 반드시 낫게 하겠지만 어찌 됐든 간에
갑자기 쓰러지신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아내지 못하신다면
어의영감과 식의 나으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을 면키 어렵습니다.
정윤수 : .......
최판술 : 허니 저희에게 얘기를 다 해주십시오 나머지는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정윤수 : ......
최판술 : ......
정윤수 : ......
씬12 수라간
죽을 쑤고 있는 한상궁. 돕고있는 장금.
나인과 민상궁 등은 한켠에 서서는
민상궁 : 중전마마께서도 아니 드신다는데 자꾸 죽을 끓이시네.
연생 : 그래도 어떡해요.. 올리시기라도 해야죠.
창이 : (말하기 민망하지만) 그럼 저희도 모두 못 먹는 거예요?
민상궁 : 너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전하께서 저리 되셨는데?
창이 : 아니 난..
하고 있는데.. 끓인 죽을 장금에게 들려 나오는 한상궁.
이 때 정윤수와 함께 내금위 군관 몇이 들어오고.
놀라는 한상궁과 장금.
한상궁 : 무슨 일입니까?
정윤수 :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한상궁 : 무슨 일루요?
정윤수 : 가 보시면 압니다. 뫼시거라.
군관들 : 예. (하고는 한상궁을 끌고 가려는데)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별일 아니니 호들갑 떨 것 없다.
장금 : ......
한상궁 : 다녀 올테니 민상궁은 중전마마께 음식을 어떡하든 올리거라.
민상궁 : ..예.
장금 : ..(걱정스럽고)..
정윤수 : 어서 가시지요.
한상궁, 가는데..
군관들이 따라가는 모습이 포박만 안 했을뿐 잡아가는 형상이다.
연생 : 어째 이상해요. 꼭 잡혀가시는 거 같아요.
민상궁 : 아냐. 원래 전하의 옥체가 상하면.. 수라간은 늘 그래.
창이 : 그런거죠?
장금 : (걱정스러운 듯 보는데)
씬13 내의원 집무실
제조대감과 오겸호, 장번내시, 제조상궁 내의정과 내의원들 순으로 죽 앉아 있고
맨 끝.. 가운데 자리에 앉아있는 한상궁.
마치 모두가 한상궁을 추궁하는 분위기다.
오겸호 : 내의원에서는 온궁(자막 : 온양에 있던 임금의 별장)으로 가자 하였다는데
굳이 그곳으로 온천 행을 권유한 연유가 무엇이냐?
한상궁 : (조금 당황하며) ..실은 그곳이 저의 고향이라 온천이 좋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여..
오겸호 : 고향이라.. (하며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데)
내의정 : 분명 전하께서는 상한증이셨고 갑자기 고열을 일으키실 만한
어떠한 지병도 가지고 있지 않으시오!
한상궁 : .......
장번내 : 하여 내의원에서 전하께 올린 음식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한상궁 : 음식의 문제라뇨? 전하께 올린 음식은 모두 식의 정윤수 나으리와 상의하여 올린 것입니다.
정윤수 : ......
내의정 : 모두 상의한다해도 식의가 수라간의 모든 재료와 향신료까지 알 수는 없는 것이오
한상궁 : 내의원에서 모를 만한 별 다른 재료도 별다른 향신료도 쓴 바가 없습니다.
정윤수 : ......
제조상 : ......
한상궁 : 음식에 들어간 향신료와 재료는 지금이라도 모두 보여 드릴 수 있습니다.
내의정 : ......
장번내 : ......
제조상 : ......
정윤수 : (서책을 하나 올려놓으며)
한상궁 : (뭔가 보는데)
정윤수 : 식재료를 받아간 사옹원 장부요.
한상궁 : .....
정윤수 : 다른 재료는 다 받아썼지만 오리고기는 받아쓰지 않았소. 무슨 연유요?
한상궁 : 미리 말씀드린 대로 그곳은 고향이라 그 곳의 오리가 사옹원 것보다 좋은 것을 알기에
그리 했습니다.
오겸호 : 고향이라 그곳을 권유 드렸고 고향이라 오리를 현지의 것을 썼다.
한상궁 : 예.
의관들끼리 뭔가 술렁이는 듯 한데..
지켜보던 장번내시와 제조상궁 불안한 얼굴이고..
한상궁 당당하지만 역시 불안한 기색을 감출 수 없다.
정윤수 : 현지에서 받아 쓴 재료가 오리뿐이오?
한상궁 : 아닙니다. 쉬이 상하는 재료나 가는 동안 시드는 채소는 원래 현지에서 구입해 씁니다.
내의정 : ......
한상궁 : ......
오겸호 : (옆의 제조대감과 뭔가 귓속말을 하고 나서는) 제조상궁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상궁을 내명부 감찰 방에 기거토록 하시오. 물론 이 기간동안은 수라간의 출입을 금하오.
제조상 : ..예.
한상궁 : ......
오겸호 : (정윤수에게) 자네는 재료를 구입한 수라간 나인을 대동하여 현지에 내려가 조사를 하게.
정윤수 : 예 대감.
한상궁 : ......
씬14 수라간
연생과 창이 민상궁이 장금 곁에 모여 걱정스레 있는데..
창이 :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민상궁 : 응.. 나 생각시 때 그때는 최고상궁마마님부터 마마님 나인언니들까지 모두 불려가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어.
연생 : 나인들까지요?
창이 : 휴 다행이다. 안 따라가길 잘했지..
연생 : 으이씨..
민상궁 : 전하는 안 그러실거야. 나중에 들은 건데 폐주 연산께서는 항상 의심이 많으셔서
항상 누가 음식에 독을 타지 않을까? 그래서 수시로 그렇게 하셨나봐.
연생 : 휴..
하는데.. 이때.. 정윤수와 군관 몇이 들어오면
화들짝 놀라는 나인들..
장금 : 마마님은 안 오십니까?
정윤수 : 당신이 나인 서장금이요?
장금 : 예. 그런데요?
정윤수 : 떠날 채비를 하시오!
장금 : 예?
연생 창이 민상궁 모두 도대체 무슨 일인지..
씬15 궁 일각
최판술과 정윤수가 만나고 있다.
둘이 은밀히 주위를 살피는데..
정윤수 : 자네 말대로 되었네.
최판술 : 그럼 됐습니다. 저자에 가서 민달이라는 자에게 버섯을 받아오시면 됩니다.
특별히 기미에 나오지 않는 독버섯으로 준비해주었습니다.
정윤수 : ......
최판술 :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고향사람이라 한상궁이 부탁하여
장금이에게 독버섯을 넘겨주었다 말할 것입니다.
정윤수 : ......
최판술 : 그리고 그 자에게 사라질 시각만 잠시 내주시면 됩니다.
허면 따로 대질을 할 수도 없으니 장금이와 한상궁이 아무리 발뺌을 한다해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정윤수 : ..알았네.
씬16 태평관
최상궁과 금영 놋그릇을 닦고 있다.
그릇을 닦던 최상궁의 얼굴이 의미심장한데..
이 때 제조상궁이 들어온다.
최상궁 : 누추한 이곳까지 어찌 납시셨습니까?
제조상 : ......
금영 : ......
최상궁 : ......
제조상 : 지금 궐 안에서..
최상궁 : (OL) 전하께서 쓰러지셨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제조상 : ......
최상궁 : 한상궁이 내명부 감찰방에 감금되었다면서요?
제조상 : ......
최상궁 : ......
제조상 : 그래 그래서 자네가 수랏간을 맡아야겠어.
한상궁이 잘못되면 자네가 다시 오를 수도 있는 일이야.
최상궁 : ......
제조상 : 왜?
최상궁 : 수라간은 동궁전 상궁에게 맡기시고 한상궁에게 묶인 제 발이나 좀 풀어주십시오.
제조상 : ..그게 무슨 소린가?
최상궁 : (비아냥) 최고상궁마마님께서 밖이고 궐이고 출입을 금하여 옴짝 달싹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허니 바깥바람이나 쐬게 한부를 끊어주세요.
제조상 : 이 급한 때에 바깥바람이라니?
최상궁 : 한상궁이 잘못되길 기다리기보다는 제가 잘못되도록 만드는 것이 확실하지 않겠습니까?
제조상 : ..(알아듣고)..
금영 : ......
최상궁 : .....
씬17 사옹원 일각
덕구 깜짝 놀란 얼굴.
덕구 앞에는 연생이 걱정스런 얼굴이고..
덕구 : 아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연생 : 장금이는 지금 내의원 의관들과 조사하러 떠났구.. 한상궁 마마님도 안 계셔서
지금 수랏간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덕구 : (약간 흥분) 음식 때문에 전하께서 그리 되시다니 한상궁마마님이 어떤 분이신데..
이는 땅이 알고 하늘이 아는 지엄한 사실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항아님?
연생 : 그러니까요..
덕구 : 이건 음모가 아니면 그겁니다.
연생 : 그..그거라니요?
덕구 : 제가 지난번 세자저하께 충조전압탕을 올렸을 때
연생 : (아 맞다 하는)
덕구 : 예. 다른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분명 그겁니다.
연생 : .......
덕구 : 장금이가 저를 구했듯이 이번에는 제가 한상궁마마님을 구할 겁니다.
연생 : ......
덕구 : 자 가시지요.
연생 : 예? 어딜요?
덕구 : (약간 짜증) 무슨 재룔 썼는지 알아야 뭘 해 볼게 아닙니까?
연생 : ......
씬18 수라간 외각
덕구가 일각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연생이 민상궁을 데리고 나온다.
창이는 쭐래쭐래 뒤따라 그냥 나오고..
덕구 : 마마님은 들어간 식재료를 모두 아시죠?
민상궁 : 예. 여기 음식발기에 모두 적혀있으니..
덕구 : 보여주세요.
민상궁 : .......
덕구 : 어서요.
연생 : 어서 보여주세요 마마님.
민상궁 : 보는 거야..뭐 (하고 건네면)
덕구 : (자신의 작은 서첩에 뭔가 옮겨 적는, 비장한 얼굴이다)
그런 덕구를 보는 연생과 민상궁 창이.
씬19 덕구 집
여러 곳에 불을 피워놓고 음식을 하고 있는 덕구.
하나씩 열어 맛을 보고 있는데..
덕구 : (하나씩 맛을 보는데) 이건 아니고.. (다른 하나 또 먹어보다간) 헉...(얼굴이 빨개져선)
덕구처 : 왜 그래?
덕구 : 헉... 속이 다 데어버리겠네. 왜 이것만 이렇게 뜨거운 거야.
덕구처 : ......
덕구 : (다른 거 또 맛보곤) 이것도 아니고..
덕구처 : 아니 근데 말이야 이 많은 오리를 누가 다 먹어? 이게 다 얼마치야 도대체?
덕구 : 지금 값이 문젠가? 음식이 남는 게 문젠가?
덕구처 : 값도 문제고 음식 남는 것도 문제지.
덕구 : 어허.. 내가 의금부에 같였을 때 장금이가 날 위해 어찌 했어?
덕구처 : 그..그야..
덕구 : 장금이는 날 위해 미각까지 잃었어.
덕구처 : 누가 그렇게 하랬나?
덕구 : 아니 근데 이 여편네가 기껏 오리 몇 마리 가지고 이렇게 야박을 떨어.
덕구처 : 아니, 장금이도 아니고 이번엔 한상궁마마님이 같힌 거라며?
덕구 : 한상궁마마님이 안 계시면 지금의 장금이가 있었겠어 없었겠어?
덕구처 : 그야 뭐.. 가끔 전하께서 병이 생기면 수라간이 난리가 나곤 하잖아?. 그런 거겠지!
덕구 : 몰라.. 아무튼 난 반드시 알아내고 말거야.
반드시 알아내서 전하도 낫게 하고 마마님도 구해내고 장금이도 살리고
민정호 : (E) 그게 무슨 소립니까?
덕구 : (보면 민정호와 수하 한 명이 와 있고) 나으리!
민정호 : 예. 헌데 방금 한 말씀이
덕구 : 아직 모르십니까? 하긴 궁엘 안 들어가시니..
민정호 : 자세히 좀 말씀 해 보세요. 무슨 소립니까?
덕구 : 예 자세하게 아주 자세하게 제가 말씀을 올리자면.. 그러니까 아까 사옹원에 제가..
덕구처 : (OL) 한상궁마마님이 올리신 음식을 드시고 전하께서 쓰러지셨답니다.
덕구 : (김 확 새선 덕구 처 보면)
민정호 : 뭐라구요?
덕구 : 예 그래서 제가 (음식들을 가리키며) 여기 보시면 쭉 놓여져 있지 않습니까?
민정호 : (덕구 말 무시하곤 부관에게) 자넨 이 길로 궁에 들어가 소상히 알아보게.
수하 : 예.
민정호 : 그리고.. 이 서찰은 내금위장 영감께 전해주면 되네.
수하 : 예.
민정호 : ......
오리주 : (E) 에이 당치도 않은 소립니다.
씬20 오리 팔던 곳
민가 한 쪽에서 오리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몇몇 의관이 오리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한 쪽에선 오리주인과 장금이 얘기하고 있는데..
정윤수는 이곳엔 별 관심도 없는 듯 서있고..
오리주 : 다른 집 들러서 다 물어보세요. 저희 집 오리 먹고 탈이 났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요.
장금 : 예. 저도 살 때 보았지만 여느 집 오리보다 질이 좋았습니다.
오리주 : 환갑이 넘으신 노인이 저희 집 오리를 드시고 득남했다는 소린 들어봤어도
그런 소린 생전 들어보질 못했습니다요.
정윤수 : 알았소.
하고는 정윤수, 나가려는 듯 다른 의관들을 부르려는데..
의관1 : (E-놀란 소리로) 아니 오리가 먹는 물이..
놀라서 보는 장금.. 정윤수.. 오리장수. 얼른 가보는데..
씬21 오리집 뒤쪽의 작은 연못가
가보면 의관1이 오리들이 먹는 물을 보고는 경악을 하고..
의관1, 물이 말라붙은 곳에 있는 누런가루를 손에 묻혀 만져보고는
정윤수 : 왜 그러시오?
의관1 : 이걸 보시오. 뭔가 했는데 오리에게 이런 극약을 먹이고 있습니다.
장금 : (놀라는)
정윤수 : (보면 연못주위의 누런가루.. 역시 놀라고)
오리장 : (뭔 소린지) 그건 이곳의 식은 온천수인데요..
정윤수 : 뭘 탄겐가?
오리장 : 타다니요? 여기 온천수는 원래 그런데요. 특히나 이곳의 물에는 그것이 많이 섞였는데..
정윤수 : 허면.. 오리들이 늘 이 물을 먹는단 말인가?
오리장 : 그럼요.
의관1 : 이 극약을?
장금 : ..(놀라고)..
씬22 최판술 방
최상궁 금영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사가 귓속말로 판술에게 뭔가 전한다.
최판술 : 뭐야? 그럼 달리 수를 쓸 필요도 없었단 말이지?
집사 : 예.
최판술 : 알았네. 자네는 물러가 쉬게.
집사 : 예 어르신.(하고는 나가면)
최상궁 : 왜요?
최판술 : 하늘이 우릴 제대로 돕는구나. 제대루..
금영 : 뭡니까?
최판술 : (호탕하게 웃는)
최상궁 금영 도대체 왜 그런지 궁금한 얼굴에서..
씬23 수랏간
연생 창이 있고.. 민상궁 깜짝 놀라는.
민상궁 : 뭐? 그런 맹독이 나왔단 말이야?
연생 : 그럴 리가 없습니다. 한상궁마마님이 그럴 리가 없습니다.
창이 : 마마님. 그게 사실이면 어찌 되는 것입니까?
민상궁 :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고) 마마님께서 어쩌다.. 어쩌다 그런 실수를..
연생 : 어쩌면 좋습니까 마마님?
창이 : 정말 어찌 되는 겁니까 마마님?
민상궁 : 어찌되긴.. 그게 사실이면 (헉 놀라는)
창이 : (대충 알겠고)
연생 : (역시..)
씬24 내의원 집무실
오겸호와 내의정 및 내의원 의관 몇 명과 정윤수
그리고 장번내시 제조상궁이 무거운 표정으로 한상궁을 지켜보고 있는데..
오겸호 : 유황이라니! 유황이라니!
내의정 : 유황은 맹독입니다.
오겸호 : 한상궁은 알고도 그것을 전하께 올린 것이냐?
한상궁 : 몰랐습니다.
오겸호 : 몰랐다.. 모르면 그런 맹독을 먹인 오리를 올리고도 음식에는 문제가 없다 발뺌을 할 셈이냐?
한상궁 : ..하지만 그곳에서는 모두 그것을 먹습니다. 또 아무런 탈이 없었구요.
내의정 : (화가 나) 아무리 고향이라 해도 늘 궁에만 있던 사람이 아닌가? 어떻게 모두 다 알 수가 있어?
한상궁 : ......
내의정 : 또 오리가 독을 한번 걸렀을테니 직접 먹는 것만큼 치명적이진 않겠지. 하지만 독은 독이야.
모든 약재란 먹는 사람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로 나타나는 것일세.
한상궁 : ..(할말이 없는데)....
장번내 : 그런 맹독이라면 기미에 잡히지 않았겠습니까 영감?
내의정 : 아니오. 맹독은 직접 은에 닿을 때만 기미에 잡히는 것이지
동물의 몸에 흡수된 독은 기미에 잡히지 않을 수 있소.
장번내 : ......
제조상 : ......
내의정 : 유황은 그 독성이 매우 강하여 생강즙이 섞인 황토물에 담가 열 다섯 번을 끓이거나,
무와 함께 넣고 아홉 번 푹 삶아 법제하여 쓰는 것이오.
(자막, 법제(法製) : 독성분을 제거하는 일)
정윤수 : 그나마 법제한 유황이 창증에 좋다 하여도 전하께 쓰는 것은 위험하다하여 영감께서는
한번도 쓰지 않은 것입니다.
내의정 : 헌데 그런 맹독을 먹인 오리라니! 이를 어찌 설명할 것이냐?
한상궁 : .......
오겸호 : 더 이상 논의할 여지가 없소. 당장 의금부로 죄인을 압송토록 하시오.
한상궁 : .......
씬25 내의원 앞
내금위 군관들에 포박당하여 끌려 나오는 한상궁.
앞에서 지키고 있던 장금이 달려가서는..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장금아! 정말 오리에게 유황을 먹이더냐?
장금 : ..예.
한상궁 : ......
장금 : 마마님! 어찌하면 좋습니까? 마마님께서는 모르셨으나 정말 그로 인해 전하께서 그리 되셨다면..
한상궁 : ..(다급하고 은밀하게) 장금아! 어떻하든 한번 알아보거라.
분명.. 그곳에선 분명.. 그 오리를 최고로 친다..
장금 : ..저도 얘기는 들었습니다.
한상궁 : 한 두명이라도 그것을 먹고 탈이 났다면 그랬겠느냐? 그러니 네가 좀 알아보거라.
장금 : 예 마마님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꼭 알아보겠습니다.
한상궁은 끌려가고..
장금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보는데..
씬26 의금부 옥사
같혀있는 한상궁. 전의를 상실한 채 힘이 쫙 빠진 모습이다.
씬27 다재헌 가는 길
종종걸음으로 달려가는 장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고 숨이 차다.
그래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달리는 장금.
장금 : (E) 예 떠나시다니요?
씬28 다재헌 집무실
관원 한 명과 바지들 앞에 어이없어 하고 있는 장금.
장금 : 정운백 나으리께서 정말로 떠나셨다는 말씀이십니까? 어디루요? 어디루 가셨습니까?
관원 : 그걸 내가 어찌 알겠소.
장금 : .......
바지2 : 내의원으로 복귀하라는 명이 떨어지시자 아직은 내의원에 갈 때가 아니다 하시면서
그 날로 짐을 싸 떠나셨습니다.
바지1 : 아무리 말려도 어디 저희 말을 귓등으로라도 듣는 분이십니까?
바지3 : 어쩝니까요? 항아님.
무수리 : 무슨일 이십니까? 항아님! 혹 저희가 도울 일이라도..
장금 : ......
씬29 궁 전경
씬30 사옹원 일각
장금과 덕구가 얘기를 하고 있다.
장금 : 다른 사람들은 먹어도 별 탈이 없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다른 원인이 있을 겁니다.
덕구 : 그래.. 그렇겠지.
장금 : 저는 궁에 묶여있었고 온천을 갔던 나인들도 절대 궁 밖을 나가지 말라는 엄명이 있어
저는 가 볼 수가 없었습니다.
덕구 : 그래 알았다. 내 나으리께 말씀드리마. 나도 알아보고..
장금 : 예에 아저씨! 그리 해주세요. 지금 부탁을 드릴 분이 아저씨와 나으리 밖에는 없습니다.
덕구 : 알았어! 내 의원 한 분을 모시고 나으리와 가보마.
장금 : 급합니다.
씬31 덕구 방
덕구가 민정호에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덕구 : 하여간 장금이가 꼭 부탁을 드린다면서.. 어찌나 슬퍼 보이는지..
민정호 : 알겠습니다.
덕구 : 허면 떠날 채비를 할까요?
민정호 : 예. 사안이 사안인지라 한시라도 빨리 움직여야겠습니다.
가는 길에 제가 잘 아는 의원도 데리고 가야하니 떠나시지요.
덕구 : 감사합니다 나으리. 역시 믿을만한 분은 나으리 밖에 안 계십니다.
민정호 : ......
씬32 길
민정호 덕구 의원이 길을 잰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씬33 궁 일각
최상궁 최판술 금영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최상궁 : 그게 사실이라면 전하를 그리 만든 것이 오리가 분명하질 않습니까?
내의원의 잘못이 아니구요!
금영 : 예 어찌 전하께 맹독을 먹인 음식을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이는 벗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최상궁 : 더구나 일부러 고향으로 가자하여 일부러 오리를 직접 구입하여 올렸다?
금영 : 더구나 장금이가 그걸 사왔구요.
최판술 : 충분히 역모가 의심스러운 상황이지..
최상궁 : 그래야, 한상궁과 장금이를 둘 다 깨끗하게 끝낼 수가 있습니다.
금영 : 상온영감이나 제조상궁마마님께서 그렇게까지 일을 벌이시려고 하실까요?
최상궁 : 오라버니께서 오겸호 제조대감을 설득하셔야겠습니다.
최판술 : 전하께서 보위에 오르신 초기에 워낙 많은 거짓 고변으로 옥사를 벌이셔서
부담스러워하신다 들었다.
최상궁 : 예. 저도 전하의 우려는 들었습니다.
금영 : 더구나 수 개월 전에 기묘사화가 있어 한바탕 파란이 일었던 터라..
최판술 : 그렇다고 우리의 사연을 말씀드릴 수도 없고..
최상궁 : ......
씬34 기방
오겸호와 박부겸.. 최판술 있는데..
최판술은 계속 말을 할 눈치만 살피고 있다.
최판술 : 대감! 이번 한상궁의 일은 어떻게 처리가 되올지
오겸호 : (씩 웃으며) 왜? 한상궁이 혹 풀려날까 걱정이 되는가?
최판술 : 큰 죄를 지은 상궁이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오겸호 : 그렇지! 그럴 수는 없지.
최판술 : 허면.. 어떻게?
오겸호 : (역시 웃으며) 내일 추국청을 차리자고 영상대감에게 말씀 올릴 것이네.
최판술 : 추국청이라면?
오겸호 : 추국청을 차려야 자네는 자네대로 성과가 확실하고
나는 나대로 골치 아픈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최판술 : 골치 아픈 문제라면..
오겸호 : 지난번 사화로 유배를 가있는 정암 조광조말일세.
일을 벌여 유배는 보내놨으나 항상 맘에 걸리거든 이번에 확실히 옭아맬 수 있겠어.
박부겸 : 아....
최판술 : (역시.. 하는 모습으로 보는데)
오겸호 : 내의정 말로는 전하께서는 열만 내리면 별 탈은 없으실 거라 하니
틈에 대비마마께 말씀드려 내가 추국관이 되도록 힘을 쓸 것이네. 허니 자네들은..
박부겸 : 예 대감 하교를 하시지요.
오겸호 : 유배를 떠나있는 정암과 수라간 상궁이 직접 내통했다고 몰아세우기는 어려운 일이야.
박부겸 : ......
최판술 : ......
오겸호 : 허니 자네는 정암의 추종자 중 한 명을 물색해 봐.
젊은 관원중에는 아직도 많은 추종자가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게야.
박부겸 : 예.
최판술 : (어부지리의 느낌으로 바라보는데)......
씬35 민가
아낙에게 뭔가를 묻고 있는 덕구.
덕구와 의원 뒤에 서 있고. 아낙은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하는데..
컷.
다른 민가.
역시 도리질을 하며 그럴 리가 없다는 사내.
사내 : 그 집 오리야 저희 마을에서는 최고로 알아주는 건데요. 근처 다른 마을에서도 사러 옵니다요.
덕구 : 그렇지? 그렇지?
덕구, 밝은 표정으로 어딘가를 가는데..
씬36 민가 (오리 팔던 곳)
정호와 오리 주인과 얘기를 하고있고 의원은 오리를 살피고 있다.
오리주 : 그때도 의관나으리들이 와서 유황수를 먹였다 뭐라 하시는데 뭘 먹였든..
그걸 먹은 사람들이 아무 해가 없는데 왜 자꾸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정호 : 정말 아무 해도 없었습니까?
하는데.. 덕구가 뛰어들어오며..
덕구 : 나으리 해는 커녕 여기서는 모두들 그걸 불로장생의 영약이라고들 합니다요.
민정호 : ......
덕구 : 일반 백성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근의 반가에서도 많이들 먹는다는데요.
오리주 : 그렇다니까요.
정호, 갸우뚱하며 오리를 살피고 있는 의원에게 간다.
정호 : 뭘 좀 알 수 있겠습니까?
의원 : (역시 갸우뚱하며) 맹독인 유황을 먹은 것은 분명합니다.
오리주 : 그럼 왜 오리는 안죽습니까?
의원 : 저도 이상합니다. 물론 오리는 체내에 독을 걸러주고 원기를 돋우어주어
최고의 해독보원의 효능이 있습니다.
정호 : 허면 오리가 유황을 먹고 모두 해독을 시킬 수가 있다는 것입니까?
의원 : 그렇게 밖에는 설명이 안됩니다. 유황을 먹고 탈이 없는 동물이 있지도 않거니와
더구나 이 오리들은 번식력이 더 강해졌습니다.
정호 : 예?
덕구 : 예에 분명 이 오리를 먹은 칠십노인이 득남을 했다니까요.
의원 : 그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오리에 비해 훨씬 많은 알을 낳습니다.
정호 : ..허면 어찌된 걸까요?
의원 : 지금 단언을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만약 오리가 유황을 모두 법제하여 체내로 받아들인다면..
정호 : ......
덕구 : 다면?
의원 : 원기를 회복하는데 이 보다 더 좋은 약재는 없습니다.
정호 : 예?
의원 : 유황은 양기를 보충하는데 참으로 좋은 약재이나.. 그 독성분을 법제하는 것이 어려워
쓰지 않는 것입니다. 헌데 오리가 그것을 법제한다면 유황을 먹인 이 오리야말로
살아있는 금단(金丹)이옵니다. (자막, 금단 : 먹으면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영약(靈藥))
정호 : 허면 이 오리를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오?
의원 : 문제가 있다니요? (약간 흥분된) 문제가 있다면 양기가 넘쳐나는 게 문제겠지요.
정호 : .....
덕구 : 나으리 살았습니다 마마님과 장금이는 살았습니다!
하는데.. 의금부 도사와 나졸들이 들이닥친다.
어리둥절하는 모두..
의금부 : 오리를 파는 주인이 누구냐?
오리주 : 전뎁쇼.
의금부 : (나졸들에게) 당장 저 자를 포박하여 끌고 가거라!
오리주 : 예? 포박이라뇨?
정호 : 무슨 일이오? 나는 내금위 종사관이오.
의금부 : 역모에 가담한 대역죄인을 압송하라는 명이오.
정호 : 역모라면?
의금부 : 그렇소.. 급히 압송하여 추국을 하여야하니 물러서시오.
정호 :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나졸들은 오리주인을 묶어서는 끌고 가는데..
덕구 : (정호에게) 이게 무슨 말입니까? 예? 오리주인이 역모로 끌려간다면
우리 한상궁마마님과 장금이는.. 장금이는..
정호 : 어서 궁으로 가야겠습니다.
덕구 : 예?
정호 : 어서요!
정호 부리나케 가는.. 의아한 덕구. 엉겁결에 따라가면서..‘나으리’..의원도 따라가고..
씬37 수라간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음식을 하고 있는 장금.
연생도 풀이 죽어서는 아무 말 못하고 있고.
민상궁과 창이도 눈치만 보며 있는데..
연생 : 풀려나시겠지? 그치?
장금 : 그럼.. 풀려나시지.. (마음의 소리) 나으리.. 제발.. 나으리만 믿습니다!
순간 의금부 군관과 나졸들이 들이닥치면..
허둥대고 놀라고 피하는 나인들.
군관 : 대역죄인 서나인을 포박하라!
장금 : (경악)
연생 : (경악)
민상궁 : ......
창이 : .......
군졸들 장금을 끌고 가려는데..
장금 : 대역죄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오?
군관 : 네 죄는 의금부에 가면 밝혀질 것이다. 어서 압송하라.
연생 : 아닙니다. 장금이는 절대 죄를 지을 사람이 아닙니다.
군관 : 끌고가라.
연생 : 장금아.
장금 : 연생아.
연생 : 아니예요. 장금이는 절대 아니예요..
장금 : 연생아..
군졸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장금을 끌고 나가는..
놀라는 민상궁 창이.
울컥 울음이 터지는 연생.
민상궁 : (벌벌 떨며) 대대..대역죄라 했어 방금?
창이 : 예 확실하게 들었는데 분명 대역죄라구..
씬38 의금부 마당(추국장)
오겸호 추국관 자리에 앉아 있고
한상궁 마당에 포박 당한 채 꿇어 앉혀있는데.. 한상궁도 이미 고문을 받았는지 몰골이 말이 아니다.
그 옆으로는 오리주인이 벌써 매를 심하게 맞아 정신을 잃고 있다.
이 때 장금이 끌려 들어와 한상궁 옆으로 꿇어 앉혀지고..
장금 : (상한 한상궁을 보곤) 마마님!
한상궁 :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장금아. 니가.. 니가 왜?
장금 : 마마님. 괜찮으십니까?
한상궁 : (장금을 보다간 앞을 보면)
오겸호 : (오리주인에게) 이 궁녀가 오리를 사간 나인이 맞느냐?
오리주 : 예에.
장금 : ......
한상궁 : ......
오겸호 : (오리주인에게) 너는 한상궁을 안다고 했지?
오리주 : 가끔 고향에 오실 때 가끔 오리를 사러 오신 적이 있고
우리 마을에선 상궁마마님이 되신 분이라 모두 압니다.
오겸호 : (한상궁에게) 헌데도 유황을 먹인 오리인줄은 몰랐다?
한상궁 : ......
오겸호 : 몰라서 전하를 그리로 모시고 가고 모른 채 유황을 먹은 오리를 올렸다?
한상궁 : ......
장금 : ......
오겸호 : 누구냐?
한상궁 : ..(놀라고)..
장금 : (역시 의아하고 놀라는데)
오겸호 : 누구의 사주냐?
한상궁 : 당치도 않은 말씀이옵니다. 모르고 올린 것은 큰 죄이나 사주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오겸호 : 발칙한 것들 같으니라구! 여봐라.
관원들 : 예.
오겸호 : 입을 열 때까지 사정을 보지 말아라.
장금 : ......
한상궁 : ......
군졸들 형틀등을 부산히 움직이고.. 공포에 떠는 한상궁과 장금..
씬39 내금위장 집무실
내금위장 있는데.. 민정호가 급히 들어온다.
내금위 : (약간 당황하여) 어찌 궁에 모습을 보이는가? 모두 자네는 지방에 있는 줄 아는데..
민정호 : 사안이 위중하여 급히 들었습니다.
내금위 : 뭔가?
민정호 : 지금 수라간 궁녀들의 일을 역모로 다스린다 들었습니다.
내금위 : 이미 추국청이 차려졌네.
민정호 : 분명 음몹니다! 의원의 말로는 오리가 유황을 해독하는 것이 분명하다 했습니다.
오리는 원래 그런 효능이 있다구요.
내금위 : 그게 정말인가?
민정호 : 내의원 의관들이 그것을 모를 리도 없고.. 또 역모로 몰기 전에 그 오리를 먹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조사도 없었습니다.
내금위 : ......
민정호 : 이는 수랏간 궁녀와 관련이 있는 최판술 일가와 오겸호대감의 음몹니다.
내금위 : 그 수랏간 궁녀들이 혹 자네의 지난번 일과도 관련이 되어있는 사람들인가?
민정호 : 그렇습니다.
내금위 : (뭔가 불길한데)
민정호 : 밝혀야합니다. 이는 분명 지난번 일로 자신들의 이권에 타격을 받게되자.. 꾸민 일입니다.
내금위 : 아니면 더 큰 노림 수도 있겠지.
민정호 : 더 큰 노림수라면?
내금위 : 정암 조광조 말일세.. 항상 눈에 가시로 여기지 않았나?
민정호 : ......
내금위 : 조사는 얼마나 진행되었는가?
민정호 : 아직 미비합니다. 결정적인 물증이 될만한 것을 잡질 못했습니다.
내금위 : ......
민정호 : 그냥은 있을 수 없습니다.
내금위 : 자네는 빠져있게.
민정호 : 대감!
내금위 : 내 말을 들어.. 지금 잘못 나서면 자네는 물론이고 정암을 추종한다는 이유로 젊은 관원들과
성균관이 다시 한번 쑥밭이 될 수 있어.
민정호 : ......
내금위 : 그들이 전하의 안위를 맡은 나를 어쩌지는 못해. 우선은 내가 나서겠네.
민정호 : ..예
내금위 : 자네는 얼른 궁 밖으로 나가고!
민정호 : ......
씬40 궁의 쪽문
민정호, 나가고 있는데..
지나가던 박부겸이 민정호를 흘낏 본다.
의아하게 생각하는..
씬41 내의원 집무실
내의정과 정윤수 있는데..
정윤수 : 차도가 있으십니까?
내의정 : (고개를 가로저으며) 유황에 대한 해독탕약은 전혀 차도가 없어.
정윤수 : (놀라) 그럼?
내의정 : 그것은 아닌 듯 하네. 부자이중탕을 끊고 그냥 열을 내리는 시침을 하는 것이
훨씬 차도가 있으시네.
정윤수 : (은밀하게) 이 말씀은 누구에게도 하시면 안됩니다.
내의정 : (고개를 끄덕이고)
정윤수 : 어차피 이 일은 저희 손을 떠났습니다. 저희는 오겸호대감이 하시는 대로 맞춰드리기만
하면 됩니다.
내의정 : 그래야지.. 허나 전하의 병증은 정확히 진단이 안되네. 큰일이야.
정윤수 : 분명 알려지지 않은 병입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영감이나 제가 이렇게 모를 수는 없습니다.
내의정 : 허니 앞으로 어째야한단 말인가?
정윤수 : 찾아내야지요. 찾아낼 겁니다.
내금위 : (E) 내의정 영감 예 있는가? 나 내금위장일세
어의 : 아! 예 영감
내금위장 들어오고..
정윤수 : 무슨 일이십니까?
내금위 : 내가 알아본 바로는 유황이 치명적인 맹독이긴 하나..
정윤수 : ......
내의정 : ......
내금위 : 오리는 몸 안에서 해독력이 탁월하다면서?
정윤수 : .....!
내의정 : .....!
내금위 : 하여 맹독인 유황을 먹은 오리라 하여도 몸 안에서 해독이 되어
먹는 사람에게는 전혀 해가 없다고 하네! 그 동네의 사람들도 모두 괜찮고!
내의정 : (당황하는데)
정윤수 : 영감! 그럼 저희가 거짓을 고한단 말씀이십니까?
내금위 : 허면 먹은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멀쩡한데 전하께서만 유독 고열이 있으시단 말인가?
정윤수 : 영감! 약재란 것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전하께서는 지금 유황을 해독하는 시침을 받으시고
확실한 차도가 있으시다는 겁니다!
내금위 : ......
정윤수 : 어떤 의원의 말을 듣고 오셨는지 알 수 없으나..
저희는 전하의 용태를 책임지고 있는 내의원의 의관들입니다.
어찌 저희의 말을 믿지 못하시고..
내금위 : 자네들이 전하의 용태를 책임지고 있다면 나 또한 전하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야!
어떠한 연유로 그리 되셨는지 정확히 알아야 할 의무가 있어.
정윤수 : ......
내의정 : .....
내금위 : 철저히 조사하도록 말씀드릴 것이니 자네들도 다시 조사하게!
내의정 : ......
정윤수 : ......
씬42 추국장
오겸호 있고..
추국장 마당에는 한상궁 장금 상인이 있는데..
세사람은 추국을 당하여 몹시 지쳐있다.
오겸호 : (단호하게) 다시 한번 묻겠다. 누구의 사주를 받은 것이냐!
내금위 : (OL) 멈추시오!
장금과 한상궁.. 놀라 힘겹게 보는데..
보면.. 내금위장이다.
장금과 한상궁은 기대에 차고..
반면.. 오겸호는 기분 나쁜 얼굴인데..
내금위장, 오겸호에게 다가간다.
오겸호 : 무슨 짓이오?
내금위 : 영상대감의 명이오! 추국을 멈추시지요!
오겸호 : (보면)......
내금위 : 오리가 아무런 해가 없다는 것을 알아왔소.
오겸호 : (기분 나빠) 내금위에서는 그런 임무도 수행하오?
내금위 : 전하의 안위가 달린 문제입니다. 그것이 내금위의 막중한 임무입니다.
이미 내의원에 알렸더니 의관들이 확실한 대답을 못하였습니다.
오겸호 : ......
내금위 : 분명한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저들의 추국을 멈추십시오!
오겸호 : ......
한상궁과 장금.. 말이 들리지는 않지만
추국이 멈춰진 상태로 뭔가 희망이 느껴지는 듯 서로를 쳐다보는데..
씬43 궁 은밀한 일각
정윤수, 최판술 있는데..
정윤수 : 어찌해야 하오? 조금 전 내금위장 영감이 찾아와 호통을 치고 갔소.
최판술 : ..무슨 일루요?
정윤수 : 유황먹은 오리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최판술 : 아니 그게 사실입니까?
정윤수 : ..그럴 걸세
최판술 : 유황을 먹었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씀입니까?
정윤수 : 정신이 없어 그런 것까지 알아볼 생각도 못했네만
유황의 해독탕제가 별 차도가 없는 것으로 보아 오리의 문제는 아닌 듯 해.
최판술 : 누가 압니까?
정윤수 : 아직은 아무도 몰라.
최판술 : (뭔가 다른 수를 생각해내려는데)
이때.. 급히 박부겸이 온다.
박부겸 : 추국을 잠시 멈췄다는구만.
최판술 : 예?
정윤수 : ......
박부겸 : 내금위장이 그런 모양이야.
최판술 : ......
박부겸 : 헌데 내 생각으로는 그 자의 짓인 듯 해.
최판술 : 그 자라면?
박부겸 : 내가 얼핏 민정호를 본 것 같아.
최판술 : 민정호라면?
박부겸 : 종사관말일세..
최판술 : 분명 한양에 없습니다.
박부겸 : 아냐! 다시 찾아보게 수상해! 얼핏 보긴 했으나 분명 그 자였어.
씬44 궁 밖
최판술 나오는데.. 기다리고 있던 집사에게
최판술 : (은밀하게) 민정호가 한양에 있다. 아이들을 모두 풀어서라도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거라!
장집사 : 예.
씬45 옥사 안+밖
한상궁과 장금이 있는데.. 치지고 힘든 모습으로 겨우 앉아있다.
장금 : ..마마님.. 어찌된 것일까요?
한상궁 : 글쎄다. 나도 궁금하구나.
장금 : 오겸호 제조대감께서 크게 당황하는 것 같았습니다. 분명 저희에게 좋은 일일겁니다.
한상궁 : 그래 나도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장금 : 저보다 훨씬 고초가 크셨는데 몸은 괜찮으십니까?
한상궁 : 괜찮다! 내가 괜한 짓을 하여.. 너까지 고생을 시키는구나.
장금 : 제 걱정은 마십시오. 마마님..
이때.. 옥사정을 따라 몰래 들어오는 덕구처.
옥사정 : 내 잠깐이나마 모시던 민정호 종사관나으리의 부탁이라 들어드렸지만
아직은 역모에 연루된 자들이오! 빨리 끝내고 나가시오.
덕구처 : 예.. 예..
덕구처, 인사를 하고는 찾아보면..
장금과 한상궁이 보인다.
덕구처 : 장금아! 마마님! 괜찮으십니까?..(초상난듯)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장금 : 아주머니! 여긴 어떻게?
한상궁 : ......
덕구처 : 여자옥사라 나으리는 못 들어오시고 나보고 사식이라도 좀 전해달라고
장금 : 나으리께서요?
덕구처 : 그래! 나으리께서 백방으로 알아보시는 것 같으니 풀려날게다. (하고는 서찰을 꺼내준다)
나으리께서 주신 서찰이다!
장금 : (얼른 받아 읽는데)
한상궁 : (궁금하고)
장금 : (읽다가는) 마마님.. 오리가 잘못된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아내셨답니다..
곧 풀려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구요..
한상궁 : (기쁨에 고개만 끄덕이고) 그러냐?
덕구처 : 그리구.. 나으리께서 추국을 당하면서 무엇을 묻는지 꼭 알고 싶어하시더라.
뭔가 걱정되는 것이 있으신가봐..
한상궁 : 그래 나도 그것이 영 걸린다. 다른 의도가 있는 듯 보였어.
덕구처 : 그래? 그럼 거기다 답글을 쓰거라.
하고는 덕구처, 몸 여기저기를 뒤적거려서는 삼작 노리개를 꺼내는데
장금 무심히 보다가는 자신의 삼작 노리개이자 놀란다.
장금 : 아주머니! 이 노리개! 이거 어디서 나셨어요?
덕구처 : 이거? 왜? 술값 대신 받은 건데..
장금 : 예? 누구에게요?
덕구처 : 왜?
장금 : 이거.. 이거.. 아버님께서 남겨주신 유일한 유품이예요!
한상궁 : (놀라고)
장금 : 금계를 사러 나갔을 때 웬 선비를 구해주다가 잃어버렸는데..
덕구처 : 그래? 이거.. 민정호 나으리 건데 (하다가는 생각난 듯) 아니 그럼.. 너를 찾은 게 맞나보네?..
장금 : .....?
덕구처 : 나으리께서 우리 집에 처음 오셨을 때 그거 들고 주인 찾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니가 하도 사연덩어리라 괜한 일 생길까봐 안 가르쳐 줬거든! 그리고는 잊어버렸지..
장금 : ..제가 그럼 그때 살려드린 분이..
덕구처 : 민정호 나으리네! 민정호 나으리야!.
장금 : ......
한상궁 : ......
장금.. 노리개 삼작을 손에 꼭 쥐고는 뭔가 흥분되는 얼굴로 좋아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씬46 제조상궁 집무실
제조상궁과 최상궁이 있다..
제조상 : 사태가 어찌되어 가는 것인가? 갑자기 내금위장 영감이 왜 나서?
최상궁 : ......
이때.. 민상궁 연생 창이가 우르르 들어온다.
놀라 보는 제조상궁과 최상궁
민상궁과 연생, 창이도 놀라고..
제조상 : 무슨일이냐?
연생 : (눈치를 보며) 마마님! 한상궁마마님과 장금이가 빨리 풀려나게 도와주세요..
창이 : 예.. 그리 해주셔요!
제조상 : 그게 무슨 소리야?
연생 : (떨면서도 용기를 내어) 오리가 문제가 없다면서요?
헌데 왜 아직도 죄 없는 궁녀들을 잡아두고 있습니까?
제조상 : ......
최상궁 : ......
민상궁 : 예! 마마님! 의금부는 죄 없는 사람이 들어가도 기에 눌려 자복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계속 거기 계시면.. 어찌 될지 알 수 없으니 마마님께서 빨리 풀려나게 힘을 좀 써주세요.
연생 : 예? 마마님! 마마님께서는 궁녀들 중 가장 높으시지 않습니까
창이 : 예 마마님!
제조상 : (버럭) 당장 가 일을 하지 못할까? 이게 어떤 일이라고 와서 떼를 써!
모두 : (바짝 겁먹고)
제조상 : 이 일은 전하의 안위와 관련된 중대한 일이야!
나 아니라 그 누구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일이란 말이다!
또한 오리의 문제도 아직 그 진위가 확실히 밝혀지지도 않은 마당에
어찌 경거망동을 하고 돌아다녀!
모두 : ......
제조상: 죄가 없다면 당장 풀려날 일! 당장 돌아들 가!
모두 : (아무 말 못하는데)......
제조상 : 돌아들 가라는 데두!
하면.. 모두들 돌아나가고..
보는 제조상궁과 최상궁의 표정은 착잡하다..
씬47 덕구네 방 안
민정호와 종사부관 수하들 있고..
민정호 : 정황을 잡았느냐?
수하1 : 최판술상단의 토지가 오겸호 제조대감의 자제 분 명의로 이적된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민정호 : ......
수하2 : 또한 지난번 성균관 학전의 장뇌삼 문제도
그 지역 관찰사와 오겸호 제조대감의 유대관계로 소홀히 넘어간 듯 합니다..
민정호 : 그거라도 올려야하니 일단 알아낸 것들을 상세히 기록을 하여 올리거라.
모두 : 예.
민정호 : 계속 주시하도록 하고..
모두 : 예.
씬48 덕구네 집 마당+밖
문밖에서 이를 조심히 듣고 있는 필두..
사람들 나오는 인기척 들리자 얼른 집밖으로 나와 일각에서 보는데..
민정호와 나오는 수하들 보면.. 그 중 하나(종사부관)가 눈에 익고 이내 필두의 눈빛이 빛난다.
민정호와 수하들 집밖에서 조용히 흩어져 가면..
뒤이어 덕구 처 오는데 급히 마당으로 들어서며..
덕구처 : 나으리!
하면서.. 방문을 열어본다.. 없고..
덕구 : 나가셨나?
이때.. 들어오는 덕구.
덕구처 : 종사관 나으리 어디 가셨는지 몰라?
덕구 : 내가 오다가 만났는데 급한 볼 일이 있으시다구..
덕구처 : 이보다 더 급할 순 없는데..
덕구 : 뭐가?
덕구처 : 글쎄.. 장금이가..
덕구 : 장금이가 풀려났어?
덕구처 : 아니 아직 그런 건 아니고 곧 풀려날거래!
덕구 : (좋아하며) 잘됐네! 내가 얼마나 걱정이라구
덕구처 : 아니 그건 그렇구. 그 노리개 삼작이 장금이꺼라네?
덕구 : 뭐?
씬49 최판술네 집
최판술 최상궁 금영 있는데..
최판술 : 일이 틀어질지도 모르겠다.
최상궁 : 안됩니다! 지금이 기횝니다. 어쨌든 어떡하든 밀어붙이셔야 합니다.
금영 : ......
최판술 : 하지만 무고함이 증명되질 않았느냐?
의관들과 내금위장이 파견한 의원들이 다시 오리를 조사하러 간다는구나.
최상궁 : 처음에 쓰려고 했던 독버섯이라도 다시 하십시오.
최판술 : ......
최상궁 : 다른 이유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호기를 절대 놓칠 수는 없습니다.
이때.. 필두가 급히 들어온다.
최판술 : 알아보았느냐?
필두 : 민정호란 자가 나으리의 치부를 캐고 있었습니다.
최판술 : .....!
최상궁 : .....!
금영 : .....!
최판술 : 확실한 것이냐?
필두 : 예. 수하들을 모아 일을 도모하고 있었습니다.
최상궁 : 어디까지 안단말이냐?
필두 : 자세히 듣지는 못하였으나 오겸호 제조대감과의 관계까지..
최판술 : 이런..
필두 : 헌데..
최판술 : .....?
필두 : 지난번 온천 행 때 궁녀들을 지켜주었던 종사부관 나으리도 민정호 나으리와 같이 있었습니다.
최판술 : 민종사관의 짓이 확실하구나.
최상궁 : .....!
금영 : .....!
최판술 : (필두에게) 그래? 알았다. 너는 나가고, 가서 이행수를 불러오너라
필두 : 예. (나가면)
최상궁 : 그렇다면 이번 일을 튼 것도 민 종사관이란 말입니까?
최판술 : ......
최상궁 : 모르는 분도 아니고 어쩌자구 자꾸 연루가 되는지!
금영 : ......
최판술 : 민종사관의 사람이 한상궁을 보호했다! 내금위장은 한상궁을 두둔하고 나서고 재밌구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겠어!
최상궁 : 예?
최판술 : 박부겸 나으리께서 누구를 조정암의 고리로 엮을지 고심하였는데
내금위의 일로 지방에 내려간 것이 아니라는 것만 밝혀지면
확실하게 엮을 수 있는 것 아니냐?
최상궁 : ..허면 걸림돌이 되는 세 명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도 있겠군요!
금영 : (볼안하고)
최판술 : 문제는 민정호나으리가 정암 조광조와 관련이 있느냐는 것인데..
하는데 이행수 들어와 앉는다..
이행수 : 부르셨습니까?
최판술 : 자네 성균관의 정직강을 찾아가서 민정호 종사관나으리나 내금위 종사부관 혹은
내금위장 영감이 정암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좀 알아보게.
이행수 : 그것만 알아보면 됩니까?
최판술 : 응.. 나는 기방에서 박부겸나으리를 뵐 것이니 알게되거든 그리로 와
이행수 : ..예. (나가면)
금영 : (불안하고)......
최판술 : 너도 함께 가자.
최상궁 : 예.
금영 : (안색이 어둡고)......
씬50 최판술집 밖
최판술과 최상궁 급히 나가는 모습 보이고..
씬51 최판술네 방 안
초조와 긴장된 표정으로 서서는 왔다갔다하는 불안한 모습의 금영.
씬52 기방 마당
들어서는 최상궁과 최판술.
최판술 : 박부겸나으리께서 와 계시느냐?
기녀 : 예.. 별채에 계십니다. 드시지요.
하고.. 셋이 그쪽으로 가려는데..
금영이 급히 와서는 최판술과 최상궁을 막아선다.
최상궁 : 왜 그러느냐?
금영 : (단호하게) 민정호 나으리는 안됩니다!
놀라는 최상궁과 최판술.
금영의 표정 또한 심상치 않고.. 보는 최상궁과 최판술 뭔가 느껴지는데
씬53 기방 안
화난 표정의 최판술과 최상궁의 앞에 금영이 앉아있다.
최상궁 : 연유를 말하거라!
금영 : .....
최판술 : 어찌하여 민종사관은 안된다는 것이냐?
금영 : ......
최상궁 : 너도 알다시피.. 이 일은 집안과 우리의 목숨이 달린 일이야.
금영 : 그건 저도 압니다.
최상궁 : 민종사관은 지난번부터 한상궁과 연계되어 우리 집안에 위협을 가해오고 있는 분이다.
이도 알고 있느냐?
금영 : ..예.
최판술 : 허면 무엇이냐? 왜 민종사관은 안된다는 것이야?
금영 : ......
최상궁 : ......
금영 : ..어떠한 경우에도 민종사관께서 잘못되시는 것은 볼 수 없습니다.
최상궁 : 우리가 잘못되어도?
금영 : ..예.
최상궁 : 왜?
금영 : 사모하는 분입니다.
최판술 : (놀라고)
최상궁 : (예상했으나 놀라고) 궁녀에게 사모란 있을 수 없다.
금영 : 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끊지도 않을 것입니다.
최상궁 : 뭐야?
금영 : 늘 황량하고 힘든 궁에서 그 분이 없었다면 전 수백 번을 도망쳤을 것입니다.
(읍소조로) 마마님은 아시지 않습니까?
최상궁 : ......
금영 : 마마님께서 동무를 해친 얘기를 하실 때 저는 마마님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최고상궁이 못됐을 때보다도 더 두려워하시며 고통스러운 눈물이었습니다.
최상궁 : ......
금영 : 저도 그런 삶을 살아야합니다. 또 살겁니다 기꺼이 그렇게 살겁니다.
하지만 종사관 나으리 한 분만은 내게 남겨주십시오. 제발 종사관 나으리 한 분만은..
최상궁 : ..그리는 못한다!
금영 : 마마님! 꼭 민정호 나으리가 아니어도 되는 일입니다.
최상궁 : 그리는 못해!
금영 : 저도 못합니다.
최상궁 : ..못하면?
금영 : 제발로 의금부를 갈 것입니다.
최상궁 : 뭐라구?
최판술 : ......
금영 : (단호한데)......
최상궁 : ......
최판술 : ......
씬54 다른 기방 안
최판술과 최상궁이 넋을 잃고 앉아있다..
최판술 : 금영이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최상궁 : 오라버니는 궁녀가 아니라 모르십니다.
최판술 : 하여 어쩌자는 것이냐? 계속 두면 우리를 위협할 사람이야.
최상궁 : ......
이때.. 밖에서.. 기녀하나가
기녀 : (E) 박부겸나으리 드셨습니다.
최상궁 : (최판술을 보고)
최판술 : (최상궁을 본다)
씬55 기방일각
앉아있는 금영..
씬56 옥사 안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장금과 한상궁.. 서로 기대어 앉아 있는데..
힘없는 목소리로 조근 조근 얘기하고 있다.
한상궁 : 힘들지 않느냐?
장금 : 저는 괜찮습니다! 마마님이 걱정이시지요!
한상궁 : ..괜찮다! 너한테는 참으로 미안한 말이지만 너와 같이 있으니 아프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고..
춥지도.. 슬프지도 않구나.
장금 : ..저도 그렇습니다. 곧 나가게 될 것이니 조금만 더 기운을 내셔요!
나가면 마마님께 맛있는 거 많이 해드릴 겁니다!
한상궁 : .....
장금 : 어머님께 못해드린 것을 모두 해드릴 겁니다.
한상궁 : 그래 그러거라!
이때 관원하나가 와서는
관원 : 나오시오!
장금 : (기뻐하며) 마마님!
한상궁 : 그래..
장금과 한상궁 좋아하며 서로 보는데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