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AFP 2011-7-27 (번역) 크메르의 세계
[르뽀] 캄보디아 고아원 자원봉사 관광 : 무엇이 문제인가
Cambodia’s ‘orphan tourism’ sparks concern

(시엠립) - 캄보디아 관광의 허브인 시엠립(Siem Reap)에 있는 한 진흙밭의 안마당에 서 있는 벽에는 이전의 자원봉사자들 사진 수백 장이 붙어 있다. 이들은 한때 이 고아원 원생들에게 매우 친숙한 얼굴이었지만, 현재는 오래 전의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아코도 고아원'(Acodo orphanage)에 걸려 있는 형형색색의 사진들은 휴가를 맞이한 이들이 이 가난한 국가의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들의 시간과 재능을 기부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도움이 되기보다는 도리어 해로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코도 고아원'은 앙코르와트(Angkor Wat) 사원군 인근에 위치하며, 3세에서 18세 사이의 고아 60명 이상을 보호하고 있다. 뉴욕에서 온 20대의 학생 마리사 소로우디(Marissa Soroudi)도 이곳에서 영어를 가르친 많은 자원봉사자들 중 한명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일주일간 일하는 데 50달러를 지불했고, 여행을 하기 전 며칠 동안 이곳에 머물 예정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과 같은 자원봉사자들이 오고 가는 일이 어린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다음과 말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한 사람이 떠나면, 다른 사람이 달려드는 꼴이다. 그들은 어린이들에게 말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일주일만 있을거야'란 말을 하지 말라거나 하는 식인데, 그 이유는 어린이들이 혼란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하러] 안 오는 편이 더 낫다." |
아마도 단기 자원봉사자들은 선의에서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아동복지 전문가들은 그러한 이들이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위험할 수도 있는 요소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한다. '유니세프'(UNICEF: 유엔 아동기금)의 아동보호 전문가인 욜란다 반 베스터링(Jolanda van Westering) 씨는 본지(AFP)와의 회견에서 다음과 말했다.
"돌보는 이들이 끊임없이 변하면 어린이들에게 감성적인 상실감을 안겨주게 된다. 지속적인 감성적 상실감은 어리이들에게 이미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일으키고 만다. 이방인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폭력과 인권유린 등이 발생할 위험성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단기 자원봉사자들이 그들에 대한 별다른 이력사항의 검증도 없는 상태에서 고아원에 오기 때문이다." |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고대사원 앙코르와트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있다는 이유로, 이 조용했던 강변 마을에는 관광객들의 흐름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이 가난한 나라에서 단순히 보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을 원하고 있다.
호텔이나 카페들, 그리고 기념품 가게의 게시판들에는 학교나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이 커다란 눈망울로 응시하는 사진들이 걸려 있고, 그를 통해 관광객들로 하여금 특별한 목적에 대한 시간이나 돈을 기부토록 독려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과 캄보디아 내 기구들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단체인 '글로발티어'(Globalteer)의 프로젝트 매니저 애슬리 챔프맨(Ashlee Chapman) 씨는 다음과 말했다.
"방문객들은 [캄보디아에서] 빈곤에 관한 모습들을 보게 되고, 그래서 그들은 마음이 아프게 된다. 따라서 그들은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한다." |
그녀는 그러한 방문객들이 아동 관련 프로젝트 현장을 몇시간 동안 방문할 수도 있고, 돈이나 장난감들을 기부할 수도 있다면서, "휴가 시간을 쪼개어 공헌을 하고 싶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위 '자원봉사 관광'(volunteer tourism, 발룬티어 투어리즘)이란 분야가 성황을 이루면서, 너무도 많은 어린이 보호 시설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유네세프'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캄보디아의 고아원 수는 거의 2배가 되어 269곳에 이르고 있고, 수용하고 있는 아동의 수는 약 12,000명이다.
도시지역 소외 아동 및 청소년들 문제를 다루는 캄보디아 NGO인 '프렌즈 인터내셔날'(Friends International)은 관광이 아동 보호시설 증가에 공헌했다고 말했다. '프렌즈 인터내셔날'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마리 코우셀(Marie Courcel) 씨는 프놈펜이나 시엠립 같은 대도시들에서 고아원 방문이 하나의 관광 "명소"(attraction)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러한 현상이 청소년들을 [시설로] 조직화시키는 경향을 부추겼고, 실제로 그러한 청소년들 중에는 최소한 한쪽 부모라도 살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의 고아원 중에서 국가의 지원을 받는 곳은 10곳 중 1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설들은 생존을 위해 자선에 의존한다.
시엠립의 '아코도 고아원'에서는 나무 밑에서 웅크리고만 있는 아이들을 상대로, 소로우디가 오후 활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녀의 인솔에 따라 고아들은 풀을 엮어 모자를 만든 후, 원뿔형 모자에 초록색과 노란색 물감으로 장식을 만들었다. 이들은 밤에 있을 전통적인 크메르식 무도회 준비를 위해 자신을 치장하는 것이다. 매일마다 열리는 30분간의 이벤트에는, 아이들의 율동 덕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기부금도 들어온다.
반 베스터링 씨는 아이들이 관광객들을 위한 쇼에서 [사실상의] 구걸을 강요당함으로써 자신들의 보호자를 위한 기금의 마련에 관한 압박을 받을 우려를 표명하면서, 다음과 말했다.
"아이들은 [관광객들을 위한 행사에서] 자신들의 최선을 다해야만 하며, 자신들을 위한 충분한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곳에서 살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어린이들이 안전이 보장이 안되는 환경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녀는 관광객들이 짧은 시간 동안 고아원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다음과 같이 단순한 조언을 해주었다.
"[그런식으로 고아원에] 가지 마라. 그리고 지역 공동체에 기반을 둔 단체들을 도와주라. 어린들을 위해 주간에만 활동하고, 밤에는 아이들을 귀가시키는 그런 단체들 말이다." |
미국의 애리조나에서 온 50대 여성으로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고 있는 베스티 브리텐햄(Betsy Brittenham) 씨와 15세 된 그녀의 딸 알렉스(Alex) 양은 바로 그러한 곳인 '그래이스 하우스 공동체 센터'(Grace House Community Centre)에서 3주간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그래이스 하우스 공동체 센터'는 밤이 되면 아이들을 그 가정으로 귀가시키고 있다.
베스티 씨 모녀는 한달 동안의 일정으로 캄보디아에 왔는데, 이 유명한 센터에서의 자원봉사가 자국(미국)의 상황과는 거리가 멀며 그 자원과 기회들이 매우 희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코도 고아원'에서 일했던 자원봉사자들과 마찬가지로, 베스티 씨 역시 센터에서 일하기 위해 돈을 내야만 했지만, 부정적인 측면을 경험하진 않았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런 식으로 자원봉사를 하려면 자기 돈을 가져와야만 한다. 그리고 큰걸음으로 다가와서 아이들을 가르치면 된다. 그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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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프놈펜에 있는 고아원 두곳을 방문해본 경험이 있는데 잠시 머물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생각 했던것보다는 시설이나 운영이 잘 되어 있었다.
한곳은 방문자를 위해 게스트하우스까지 운영하고 있었고 규모도 컸고 체계적인 운영이 이루어 지는 것으로 보였다.
빅베어 님, 정보 감사합니다..
실제로 "고아원 자원봉사 투어"라는 것이 체계화되어 있는가보군요,,,
이 기사가 말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돌보는 사람이 자주 바뀌는 것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인데요..
이게 실은 캄보디아만 문제가 아니라 말이죠..
한국이나 선진국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런 시설에서의 봉사는 "지속성"이 중요한데
캄보디아는 워낙 먼곳이면서, 동시에 유명 관광지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시설은 상당한 재정적, 인적, 시스템적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해야한다... 이런게 메세지일듯 합니다..
이런 문제들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물파기 문제도 지적해 주셨는데 현지에서 몇 년 씩 사역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안타깝게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좋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점점 체계화 되어져 가면서 돌벌이를 위한 시스템으로 변질 되어져 간다는 것입니다.
봉사활동 때에 만난 한국인을 그리워 하는 현지아이들, 몇 번씩 배신을 당하고서는(?) 이제는 깊은 정을 주려고 하질 않습니다.
물질적 시간적 수고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조금 더 돌아보고 세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수님의 위 댓글이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 있어 오늘 송고한 고아관광의 문제에 관한 기사에 인용글 형식으로 넣었습니다. 기사는 내일쯤 올라갈 것 같습니다. 편집부에서 어떻게 편집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득이 사전양해 없이 넣어서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얼마전 여행박사 라는 한국여행사가 대놓고 고아관광상품을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광고성 기사를 본 적이 있어 고아관광의 문제점을 파헤친 기사를 하나 작성하려고 준비중이었는데 마침 크세에도 이런 좋은 번역기사자료가 있었군요.. 기사 쓸때 위 내용을 좀 참조하겠습니다. 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별로 까페에 도움을 드리지 못하고 신세만 져서 죄송하구요..
최근에 나온 심층 기사들이 몇편 더 있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내용 자체가 대동소이하여 더 이상 다루진 않고 있습니다.
@울트라-노마드 최근 나온 기사들을 보니 말씀처럼 대동소이하기는 하지만, 고아관광이 우리 사회만 모르는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에서 오는 봉사팀원들에게도 이점을 말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죠..
전반적으로는 한번쯤 더 다뤄줄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