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공항 생존 노력 돋보이나
보조금만으론 못 버텨
건설비 3567억원을 들여 2002년 문을 연 강원도 양양 국재공항은
2009년까지 개점휴업 상태였다.
개항 때는 양양~김포, 양양~김해공항 노선을 억지로 개설해
하루 평균 5편 정도 운행했지만 승격을 거의 없어
2008년부터는 국내 정기(定期) 여객기 운항이 완전히 끊겼다.
국제선도 관광철에 전세기가 반짝 운행되다가
2009년에는 비행기가 한 편도 뜨지 않았다.
그러던 양양 공항이 올 들어 국내외 승격 2만3000여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강원도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서 베이징-하얼빈 등
중국에서 수시로 관광 설명회를 열고 전세기를 운행해달라며
관광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덕분이다.
강원도는 중국 여행사가 양양공항으로 들어오는 관광객 1명을 모집할 때마다
여행사에 1인당 일만원씩 보조금을 지급했고,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중국 전세기에는 편당 200만~400만원씩 운항 장려금을 주었다.
양양공항도 중국에서 출발한 전세기에 대해
착륙료-정류료 같은 공항 시설 이용료를 전액 감액해주고
공항 직원들에겐 중국어 교육도 했다.
강원도와 양양공항이 손잡고 관광객을 불러와 문을 닫을 뻔한 공항을 살린 것이다.
국내 14개 공항 중 김포-제주 김해공항을 제외한
11곳은 매년 10억~70억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
나머지 지방 공항도 양양공항처럼 지자체와 협력해 생존 대책을 짜내야 한다.
그러나 지자체의 보조금에 의존하는 건 영구적(永久的) 대책은 못 된다.
시즈오카공항 등 일본의 지방 국제공항도 한때는 지자체가 나서서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며 관광객을 유치했으나
장기 불황으로 지자체 재정이 악화되면서 보조금을 줄 수 없게되자
많은 노선이 축소 또는 폐쇄되고 있다.
양양공항의 올해 승격 3만명은
연간 여객 193만명을 처리할 수 있는 공항 시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어떻게든 양양공항이 숨을 쉬게 하고
이후로는 자력(自力)으로 설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자면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양양공항을 통해 강원도를 찾을 수 있도록
교통-숙박-음식 등 관광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2012. 10. 3. 조선일보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