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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박미화(55·서울 송파구)씨는 7개월 전 아쿠아운동을 시작한 이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50대 나이에 수영을 새로 배우기는 벅차고 조깅은 관절에 무리가 와서 적당한 운동을 하지 못하던 박씨는 매주 세 번 1시간씩 집 근처 수영장에서 에어로빅과 다양한 근력 운동을 결합한 아쿠아운동을 한 뒤로 관절이 튼튼해지고 식사량이 늘었는데도 체중은 오히려 줄었다. 뻣뻣하던 몸은 TV에 나오는 요가 동작을 모두 따라할 수 있을만큼 유연해졌다.
박씨는 "아쿠아운동은 쉽게 따라할 수 있고 별로 힘을 들이지 않는 것 같은데 엄청난 운동이 된다"며 "장년층 이상의 건강관리에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운동법 강습받은 동호인 6년새 4.8배 증가
물 속에서 전신을 움직이며 체중 조절, 근력 강화, 관절 보강 등 다양한 효과를 얻는 아쿠아운동이 각광받고 있다. 아쿠아운동은 원래 아쿠아로빅, 즉 '수중 에어로빅'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 걷기·태권도·킥복싱·요가 등의 동작을 접목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아쿠아운동협회에 따르면, 국내 아쿠아운동 인구(강습받은 사람 기준)는 2004년 8500명에서 2007년 2만명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이미 4만1000명이 즐기고 있다. 강성선 아쿠아운동협회 기획팀장은 "전국 400여 수영장에서 아쿠아운동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일반적으로 수영장마다 월·수·금과 화·목·토로 나눠 1일 1~2회씩 강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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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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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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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 운동보다 힘 덜들고 운동량은 많아
물에 떠서 헤엄치는 방법을 따로 배워야 하는 수영과 달리 물 속에 서서 하는 아쿠아운동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다. 물 속에서는 심장이 수압을 받기 때문에 1분당 심박동 횟수는 감소하는 반면, 한 번 피를 뿜을 때 충분한 양을 쏟아낸다. 따라서 땅 위에서 하는 에어로빅이나 피트니스보다 호흡이 덜 가쁘고 힘은 덜 들이면서 장시간 계속할 수 있어 유산소운동 효과도 크다.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는 "물 속에서 걷기 운동을 하면 지상에서 걸었을 때보다 3~5배 운동량이 많아지고 칼로리 소비량도 는다"며 "지상에서 걸을 때는 다리만 움직이지만 물 속에서는 몸 전체가 물의 저항을 받으면서 앞으로 나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아쿠아운동은 체중 조절에도 효과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지상에서 춤을 추는 운동과 아쿠아로빅을 비교한 미국 실험 결과 아쿠아로빅은 전체 소모 칼로리 중 77.2%가 지방을 태워서 사용한 반면 춤운동은 42.5%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근력 키워주지만 '몸짱 근육' 발달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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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운동은 장·노년층과 임산부, 뚱뚱한 사람 등 관절에 무리를 받는 사람에게 적격이다. 물의 부력이 관절을 받춰주는 덕분이다. 허벅지까지 물이 찼을 때는 관절이 받는 체중 부담이 35%, 가슴까지 차면 75%, 목까지 차면 90% 정도 감소한다. 이처럼 체중의 부담을 줄인 상태에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쿠아운동이 지상에서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몸짱 근육'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물에서 하는 운동은 기본적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 다만 물 속 저항을 활용하기 때문에 근력 자체는 기를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아쿠아운동은 부상 위험이 거의 없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힘을 주면서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과정에서 작은 근육이 손상되기 쉽지만, 아쿠아운동은 부력으로 물에 '반쯤 떠 있는' 상태에서 큰 근육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많지 않다.
진영수 교수는 "아쿠아운동이 국내에 보급된 역사가 길지 않아 어떤 동작이 정확히 얼마만큼의 효과를 낸다고 딱 잘라 말할 정도로 분석이 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남녀노소 모두 부담없이 즐기면서 큰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수중 운동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