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산악회 제315차 전북 팔공산1147.6m 산행 보고
대상산 팔공산1147.6m 전북 장수군 장수읍 진안군 백운면 경계
날짜 2013년 6월19일(수요일)
산행 거리 및 시간 12.8km 5시간10분
모임 시각 장소 8시00분 영광도서
출발 시간 장소 8시00분 영광도서
도착 시간 장소 11시25분 장수군 장수읍 대성리 대성마을
자동차 이동하기 승용차2대 중 한대를 들머리로 옮긴뒤 돌아오는데 1시간
산행출발 시각 장소 13시00분 대성마을 주민 쉼터건물
산행매듭 시각 장소 18시10분 장수군 천천면 와룡리 중상마을 버스정류소
부산행 출발 시각 장소 20시20분 타코마 장수촌
부산 도착 시간 장소 23시 지하철 3호선 강서체육공원역
참가회원 8명 김태영, 김경이, 신세균, 조정선, 최문규 반영숙, 최순일,
김철우
산행코스
08:00 서면 영광도서 앞 출발-11:30 전북 장수군 장수읍 대성리 마을도착-12:20 승용차 한 대 와룡자연휴양림에 가져다 놓고 돌아옴-13:00 대성리 마을 주민 공동쉼터서 점심 후 출발-13:30 삼거리 팔공산3㎞ 합미성0.3㎞ -13:40 합미성-13:45 삼거리 되돌아옴. 오른편 기슭로 가는 길-14:20 삼거리. 오른편 기슭로 간 길 합침-14:50 팔공산(八空山)1147.6m(표지금속기둥
1151m) 대성리4.8㎞ 자고개5㎞ 서구이재3㎞-15:00 헬기장 삼각점 희미함서구이재2.8㎞ -15:50 서구이재(西九耳峙)- 15:50 서구이재0.3㎞ 와룡자연휴양림5.2㎞ 팔공산2.7㎞-15:55 서구이재 동물이동통로-16:45 데미샘 삼거리 오계치1.56㎞ 팔공산4.47㎞ 데미샘0.67㎞-16:55 깃대봉1075m 구조요청 표지목1021-17:00 이정표 오계치0.7㎞ 천상데미0.56㎞ 와룡자연휴양림1.8㎞-17:20 오계치(五溪峙) 와룡자연휴양림1.6㎞ 선각산2.05㎞ 팔공산6.03㎞-17:50 와룡자연휴양림-18:10 상리마을 장수군 천천면 와룡리식사 목욕 장계면 타고마장수촌서 목욕 식사
산행대장 신세균010-9399-8763
산행 이모 저모
전라북도 장수군에 있는 팔공산은 벼르고 벼르다가 오늘에야 등산을 하게 됐다. 예상했던 것보다 부산서 장수까지 참 멀었다. 산행들머리인 장수군 장수읍 대성마을에 도착하니 11시30분으로 3시간30분 걸렸다. 마을에는 합미성과 팔공산 등산로 안내판이 큰 도로에서 갈라져 동네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에 서 있다.
어제 밤부터 부산은 비가 내렸고 오늘 아침도 비가 꽤나 내려 배낭 메고 나오는데 신경 쓰였다. 그런데 이곳은 구름이 물러나고 간혹 해가 쏟아진다. 부산과는 거리가 먼 탓에 날씨조차 다른 것일까. 아니면 부산도 이런 상태인가.
승용차 두 대 중 한 대를 우리가 산행을 끝낼 장소인 와룡자연휴양림에 가서 주차를 하고 와야 한다. 그래서 승용차 두 대는 쉴 틈도 없이 다시 목적지로 달려갔다. 우린 대성마을 공동쉼터 건물 앞에서 쉰다. 공동쉼터 건물은 기와집이고 직사각 꼴에 사방이 모두 유리문이다. 지은지도 얼마되지 않은 새집이라 이 집 앞 축대 앉아 있어도 기분이 좋다.
약 한 시간이 지나자 승용차 두 대 중 한 대가 다시 돌아왔다. 이미 12시20분이라 여기서 점심을 먹고 산행을 하기로 했다. 우리가 공동쉼터 건물 앞 축대 마당에서 식사를 하려는데 동네 사람이 집에 들어가 식사를 하란다. 너무나 정갈한 건물이라 우리가 주뼛주뼛 하며 들어가도 괜찮습니까고 물었더니 동네 사람이나 이곳을 찾는 이들이 쉬기 위해 지은 건물이란다.
집 축대에 앉은 것만으로도 기분 좋았는데 방에 들어가 앉으니 기분이 날아 갈 것 같다. 방은 깨끗했고 유리문이라 사방이 너무 잘 보인다. 문을 열었더니 맑고 시원한 공기가 피부를 부드럽게 휘감는다. 등산을 미뤄두고 이 방에서 하룻밤 잤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할 정도다. 참으로 멋진 식사 장소였다.
점심 식사를 한 뒤 산행에 나서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동네 도로를 따라 산기슭으로 가는데 이정표가 있어 길 찾기는 쉽다. 이내 짙은 숲길이고 오르막은 걸을수록 심해진다. 한낮이라 더위가 심하지만 숲 속은 한결 시원하다.
합미성 갈림길이다. 정상과는 반대편이지만 가본다. 함미성(合米城)은 후백제 성이라고 안내판이 밝힌다. 성은 많이 허물어졌지만 이직도 성 기초인 추춧돌에서 2m정도 위까지 돌이 잘 쌓여있다. 그동안 보수를 여러 번 했겠지만 후백제 성을 본 것은 흔하지 않다.
만약 저 기초 추춧돌이 후백제 때 것이라면 지금부터 약1200년 전에 쌓은 것이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이 성을 백제시대 것이라고 주장한다니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성은 이보다 더 오랜 세월동안 이 산줄기를 지켜 온 것이다. 역사란 무엇일까. 시간은 어떤 것인가. 천 몇백년 전 여기 이 깊숙한 산골이 전략요충지였던가. 아니면 군량미를 숨겨둔 산 깊은 곳 은신처 였던가.
팔공산으로 가는 산길은 산줄기를 곧바로 올라 경사가 대단하다. 숨이 가쁘고 땀이 많이 흐른다. 그래도 어쩌다 한번 씩 뒤돌아보면 눈앞이 확 트이는 전망대가 있어 피로를 씻어준다.
마침내 팔공산이다. 하지만 대구 팔공산이나 장수 팔공산이나 정상을 통신중계탑이 점령해 아름다운 산의 멋진 봉우리를 볼품없이 만들었다. 물론 고스락의 전체 규모는 대구 팔공산 보다 적지만 그래도 이 봉우리도 기막힌 전망을 인공시설물 때문에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안내판 앞에서 아쉬움을 달랜 뒤 갈 길을 서두른다. 다시 산길을 걷는다. 누군가가 “산길이 냉장고 냉장실 문을 연 것 같이 시원하다”고 말한다. 온통 짙은 숲이라 공기가 차가울 정도다. 더구나 길 바닥이 부드러운 흙길이지만 먼지가 날지 않았고 어떤 곳은 낙엽이 쌓여 푹신푹신해도 미끄럽거나 습기가 많지 않아 멋진 산길의 표본 같다.
서구이재(西九耳峙). 예전에는 도로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와 산길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도로 위로 아주 넓게 동물이동통로를 만들었다. 이 이동통로에 산길이 있어 한결 편해 졌다. 사람도 야생동물도 이길을 이용하는가. 그런데 왜 서구이재일까. 한자 이름을 봐도 해석을 할 수 없다.
서구이재를 지나 얼마 걷지않아 뽕나무를 만났다. 오디가 많다. 오디가 잘지만 대단히 달다. 오후 4시간 넘었는데도 잠시 시간을 팽개친 채 달디 단 오디 맛에 깊숙이 빠졌다. 우리가 가는 산줄기는 금남호남정맥이다.
서구이재에서 바라본 깃대봉(1075m)은 북쪽 봉우리 사이로 얼굴을 삐죽 내밀고 왼편 건너편에 우뚝 선 게 선각산(1130m)이다. 깃대봉까지 오름은 숲속의 멋진 길 때문에 예상했던 것보다 쉽게 도착한다. 도중 데미샘 삼거리가 있는데 데미샘이란 말이 호감이 가지만 들리지 못했다.
깃대봉을 지나면 내리막이라 발걸음이 빨라진다. 오계치다. 여기서 오른편 이 와룡자연휴양림. 재에서 앞을 바라보니 선각산은 약간 왼편에 있고 맞은편에 솟은 산은 시루봉(1114m)이다. 여유가 있다면 선각산과 시루봉 삿갓봉(1098ㅡ)을 오른 뒤 와룡자연휴양림을 내려가는 게 안성맞춤 일 것 같은데 아쉬움을 삼키고 와룡자연휴양림으로 간다.
계곡 길도 상태가 좋았다. 와룡휴양림은 지금 보수 중이지만 손볼 곳이 참 많았다. 깊고 깊은 산속 그것도 물 좋기로 소문난 장수의 휴양림이라 잘 만 손질하면 전국에 이름을 떨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승용차를 운전해 온 두 회원을 눈썹을 휘날리며 하산해 출발지역에 둔 차를 가지러 갔다. 와룡자연휴양림은 보수중이라 이용객은 보이지 않았다.
와룡자연휴양림 정문을 지나 내려오니 천천면 와룡리 상와룡리(상리)다. 상리 버스 종점에서 우린 산행을 접었다. 이곳은 오미자와 사과 인삼이 특산물이다.
목욕을 장계면에 있는 타고마장수촌이란 리조트 사우나에서 했는데 요금에 비해 시설이 너무 잘 돼 있어 놀랐다. 더구나 요즘은 농번기라 남자 목욕탕은 우리 회원뿐이었다. 더구나 물 좋은 장수에서, 시설 좋은 목욕탕에서 목욕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목욕 후 이곳 식당에서 먹은 갈비탕도 별미였다.
멋진 쉼터건물에서의 점심, 부드러운 등산길 여름을 잊게한 시원한 숲속, 아주 훌륭한 시설의 목욕탕, 감칠맛 나는 갈비탕 저녁식사. 오늘 팔공산 등산은 깊이 새겨둘만하다. 타고마는 미국 워싱턴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시애틀이고 그 다음 도시가 타고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타고마는 이곳에 살던 인디언 추장이름이고 그 뜻은 눈산이다. 타코마 장수촌은 내 마음의 눈산으로 장수 팔공산과 함께 오랜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밤8시15분 부산을 향해 타코마장수촌을 출발한다. 부산에 도착하니 밤11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