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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의 무시무시한 산행시간...,
갑자기 영하로 내려간 날씨...,
위험한 산행코스...,
기타 등등의 이유로 포기하신 회원 여러분!(사정상 빠진분 빼고 쫄아서 못가신 분:물론 우리 회원중엔 없겠지만)
10회 최인동 선배님을 아시나요?
어설픈 산행기와 함께 그 선배님의 영웅적인 산행을 소개할까 합니다.
@.대구 출발(18:15분)- 설악동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가산I.C에서 대구에서 올라오는 버스에 올라 예약 명단을 확인하니 별 변동이 없고 박무홍 회원의 부인과 최병기,이우석 후배님이 오셨다.
배동주 부총무가 갑작스런 계약건으로 불참한것과 배도환 부회장님이 갑자기 빠지셨다. 그리고 반가운 분,4회 박말순 선배님 부부가 참석하시고 9회 배용호 선배님께서 참석하셨다 세분 선배님은 예약 접수때의 간단한 통화에서도 걱정을 접어도 될 선수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분들 이셨다. 회장님을 대신하여 서정만 고문님의 인사가계셨고 여행자 보험에 대하여 설명을 드리고 오늘 산행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을 드린다.
산행 가이드님의 설명중 맨 후미의 마지막 도착하시는 분의 예상 산행시간이 약19시간 정도 예상된다는 멘트가 나오고 자신으로 인하여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얘기에 우리는 쫄기 시작하고..........
나는 조심을 하라는 얘기로 받아 들이라는 추가 멘트로 회원님들의 두려움을 달랜다.
22:00경 대관령휴게소 도착 직전 휴대폰으로
설악산 날씨예보를 연결하니 영하2도에 서리가 얼어 몹시 미끄러울 것이며 구름에 강풍이 예상된다는 예보를 들으며 우리는 더욱 쫄기 시작한다.
걱정서러운 마음에 버스안을 둘러 보니 대체로 방한복은 준비된듯 하여 다소 안심은 되지만 고산의 날씨가 하도 변화무쌍한 경우가 많고 암봉에 강풍과 미끄러움이라....걱정이앞선다...
미리 잠을 좀 자둬야 할텐데 모두들 들떠서 무슨 얘기들을 저렇게 잘도 나누시는지....
그 점은 본인도 마찮가지라..어쩌겠는가?
@23:30분경 설악동 도착
나채석 관광버스 사장님으로부터 하산후 집결지겸 뒷풀이(하산주) 장소인 한강파크 모텔의 위치를 소개받고
내장 속에 묵혀 놨던 노폐물을 쏟아 낸다.
여기서 산행팀과 소풍팀을 구분하는데 우리 회원중 7명이 스스로 소풍팀으로 빠져 나간다. 속으로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여기까지 와서 안 간다니 밉기도 하고(특히 박지헌,황선복,박소선) 여러 생각이 뒤죽박죽이 된다.
자~~~여기서 문제가 발생......
당연히 평소 대로라면 소풍팀이어야 할 최인동 선배님께서 산행팀에 합류를 하신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오늘 산행을 끌어야할 산대장으로선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이다.더군다나 공룡능선은 낙오시
중간 하산로가 한곳도 없는 곳이 아닌가?
어쨌던 빠져 달라고 할수도 없는일....고총무와 내가 맨 후미로 빠지기로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23:55분 예정대로 매표소 도착
고영림 가이드님 말씀으로는 설악동 매표소로는 통제 시간이 없다 했으니 불꺼진 매표소를 보니 오늘은 공짜 통과로구나 씨익 웃으며 신발끈을 조여 매는데...... 어라?
이게 왠말? 관리 사무소에서 왠 인간이 하나 나오더니
통과 불가를 선언하며 길을 가로 막는다.
사연인즉 지난주에 이 코스에서 2명이 사망하고 30분전에도 한계령에서 넘어오던 어떤 산꾼이 탈진하여 구조요원 5명이 출동하여 구조하여 구급차로 후송 했단다.
그래서 02:00이전엔 절대 통과 시킬수 없단다.
"웅성 웅성"동요의 소리가 들리고 가이드님은 시간계산 착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무단 통과를 시도하잔다.
그렇지만 백산산악회가 무슨 공산당도 아니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그 분들의 책임감도 공감하면서 따르기로
하고 한강파크 모텔로 돌아온다.2시간을 뭘로 떼울까?
일부는 버스에서 잠을 청하고 어떤분들은 해장국집으로 향하고(이분들도 술은 절대 안드시고 안전 수칙을 지켰슴:단 한사람만 빼고,누군지 알 사람은 다 알텐데.......
나는 절대로 말 안 할끼라.) 소풍팀은 아예 여관방을 잡고
그림 공부를 시작 하신다.
원망 한마디 안하고 시간 죽이고 계시는 회원님들이 고맙기만 하다.
@02:00 매표소 다시 도착
고춘식 총무가 입장권을 구입하는 사이 우리는 매표소 앞에서 열을 맞춘다.우리팀 앞에 날다람쥐(수성구청 곽동범 선생님 표현)같은 젊은피 5명이 쌩 통과하고 우리가 2번타자로 매표소를 통과한다.가이드님이 마등령까지 슬로우~,슬로우~로 가야 한다고 신신당부 했지만 이제부터 속도 통제는 물 건너갔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매표소-비선대 도착(02:50)
여기까지는 예정 시간대로 모두 잘 도착한다.
어둡기는 하지만 희끄럼한 달빛에 랜턴에 짙은 새벽 솔향을 맡으며 우리는 뒤질세라 종종 걸음을 친다.우려했던 강풍은 설악산 산신령님께서 다 물리시고 하늘은 구름한점없고 별빛만 총총하다.역시 복도 많은 백산 산악회라
생각하며 지난 한해 동안의 산행중 비를 맞은것은 태풍 루사때 딱 한번 뿐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하늘에 감사한다.
이때까지는 우리의 최인동 선배님의 다리는 가볍기만 하다. 아~~고마우신 우리 선배님.
@비선대-마등령 도착(06:30분)
비선대까지 그렇게 부드랍던 길이 갑자기 치솟기 시작한다.거기다 너덜지대....아! 드디어 산행이 정식으로 시작되는 느낌이 온다.결빙에 미끄러움의 걱정이 비로소 시작된다.천천히~~,천천히~~,바쁠것 없어~~,되뇌며 쉬엄,쉬엄 오른다.금강문을 지날 즈음까지 선두와 후미가 별 차이 없이 잘 간다는 것에 안도하고 미끄러움도 별로없어
걱정했던것 보다 모든게 순조롭다.하늘에 감사할뿐.....
금강문을 올라서니 드디어 하늘이 희뿌려하게 열리며 어둠이 물러가기 사작하고 여명이 밝아온다.일출이 가까와지고 있슴이리라.뒤따라 오던 최인동 선배님이 힘들어 하시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10회동기이신 서정만 고문님이 계속 같이 오신다. 아마 동기간의 끈끈한 정이리라.
끝까지 저런 모습으로 동행하시리라....짐작한다
금강문을 조금 지나니 샘물이 있다.잠시 물드시는 분들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는데 으슬으슬 썰렁해지기 시작한다. 위를 올려다 보니 마등령 정상이 보이고 일출도 보고싶고, 배도 고파오고 하여 선배님들을 뒤로하고 마지막 피치를 가한다.
마등령 정상에 올라 여명에 비친 능선을 조망하고 있는데
누군가 "일출이다"하고 고함을 친다.고개를 돌리니 정말 속초 앞바다 저너머 수평선에 얇게 구름이 깔리고 그위로
붉은 태양이 솟아 오른다.모든 산꾼들의 눈길이 한곳으로 집중되고 운좋게도 나는 마등령의 제일 높은 바위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행운을 잡았다.옆에 있던 19회 최동화,최병기 동문과 사진을 한판 박고 나름대로 일출을 카메라에
담는다.마등령 능선을 약5분 내려오니 선두팀들이 벌써 도시락을 펴놓고 식사를 시작하고 있다. 바로 뒤따라온
고총무가 라면을 끓이는데 손가락이 시리고 입김이 나온다.옆에서 식사를 하던 백두대간 종주팀으로 보이는 팀이
쳐놓은 텐트속이 얼마나 따뜻해 보이던지....
그러나 고총무의 라면은 뒤늦게 합류한 서고문님과 주위 분들의 입으로 다 들어가고 고총무님은 한젓갈도 못드셨으니 그 희생정신 이야말로 이순신 장군보다 더 고귀해 보였다. 아~~역시 정으로 똘똘 뭉친 백산 산악회.......
또 다른 어느팀에서 이런모습을 볼수 있으리오?
@마등령~1275봉(09:30)
식사를 마친 우리는 수성구청 팀을 필두로 가이드팀,배근시기 아지매팀,등등 차례로 출발하고 박무홍 부부,두분 고문님, 박용규,전점이 선배님 그리고 고춘식총무와 내가 후미그룹을 형성하며 나한봉을 향한 진군 나팔을 분다.
이미 햇살은 빠르게 번져 사방이 제대로 조망되기 시작하고 우리의 목표인 공룡능선이 시야에 빨려 들어온다.
정말 꾸불꾸불,삐쭉삐쭉 공룡이 살아 숨쉬는것 같다.
쥬라기 시대의 그 공룡이 아니라 "공포의 용능선"이란
표현이 맞을것 같다.
나한봉을 향하여 마지막 능선을 쳐올릴때 내 다리가 뻐근하게 경직되어 옴을 느낀다.쥐가 나려나 보다.....
재빨리 길가로 비켜서서 수지침을 옷위로 무식하게 쑤셔 넣는다.내 경험상 이 방법이 최고의 방법임을 나는 안다.
뒤따라 박용규 선배님이 전점이 선배님으로부터 무면허 침술을 시술받는데 어찌나 고분고분 잘 맞으시는지 참,
동기가 좋긴 좋구나...씨익~ 웃음이 난다.
뒤이어 최인동 선배님이 서정만 고문님의 호위를 받으며
올라 오시는데 어찌나 힘들어 보이시는지 안쓰럽기도 하고 갈길이 먼데 어쩌나...걱정스럽기도 하고 휴~우~우..
도착한 선배님이 다리에 쥐가 날것같다고 하시어 다시
전점이 선배님의 침술을 권하는데 이 선배님 어린아이
같이 안 맞겠다고 앙탈이시다. 이유가"침 맞으면 아프잖아"이시다. 우리는 피로도 걱정도 다 던져버리고 한바탕
웃어 제꼇다.
서정만 고문님의 꼬드김에 결국 무면허 침술은 시술되었고 우리는 힘차게 나한봉 정상에 도달하였고 휴식을 취하며 사방을 조망한다.
구름 한점없이 청명한 가을 하늘은 눈이 시리고 우측의 용아장성릉은 내년을 기약한다.좌측으로는 멀리 울산바위가 위용을 자랑하고 만물상은 무수히 많은 암봉으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정면으로는 가까이는 1275봉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그 너머 멀리 대청봉이 옅은 구름 아래로 웅장하게 솟아 설악산 최고봉임을 자랑한다.
어찌 이곳을 그냥 지나랴?
카메라에 사방을 한컷 한컷 담고 우리동기 박무홍의 장인
어른의 외손자의 어머니의 모습도 담는다.
설악산 단풍이 아무리 이쁜들 아내로,어머니로.며느리로 세상풍파 함께 해준 중년의 저 여인만큼 예쁘리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줄 모른다고 시간 가는줄 모르
다가 우리는 1275봉으로 출발한다.
시침을 받은 최인동 선배님의 다리가 조금은 가벼워 보이고 공룡능선은 정말 선경이라는 표현에 부족함이 없다.
이미 날씨는 다 풀려 따뜻해지고 배가 출출해온다.
같이 동행하고 있는 박무홍 동기가 5분 간격으로 "내가
미쳤지,여길 왜왔나? 아이구 다리야"를 외치는데 요즘
등반을 거의 안했다는 부인이 훨씬 씩씩하게 잘가신다.
그러나 무홍아 나는 안다.투덜거려싸도 니는 충분히 갈수 있고 심심풀이 땅콩으로 떠들고 있다는것을.....
우리는 일정 간격으로 약간 앞서 나가고 최인동 선배님과
든든한 보호자 서정만 선배님이 멀어지면 쉬고, 따라오면
떠나고를 반복한다.선배님은 무지 약오르시겠지만 페이스 유지상 어쩔수 없다.(선배님 죄송합니다.)
공룡능선에 오기전에 연습 한답시고 금오산 야간산행에
나섰다가 넘어져 다친, 아물지않은 어깨죽지가 다시벌어져 진물이 나오기 시작하고 너무 많이 준비한 먹거리와
물 때문에 허리까지 뻐근하다.
1275봉에 도착하니 여지껏 지나오면서 본 조망은 경치도 아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망이 확 트인다.
참 인간의 생각은 간사 하기도 하여라.....
하옇던 이 공룡능선은 능선을 지나 갈수록 점점 더 감탄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 좋다.
@1275봉~무너미재(13:00)
우리가 매표소를 오늘의 선두로 입산 하여서 인지 다른 산꾼들을 별로 만나지 못하고 왔는데 여기서 부터는 우리를 추월하는 팀,마주오는 팀을 제법 많이 만난다.
여지껏 왔던 길보다 능선의 구비(높낮이)가 점점 커지고
3개 정도의 로프 구간도 만난다.
로프 구간에서는 로프가 하나 뿐인 관계로 오르려는 사람과 내려 가려는 사람이 부딪쳐 약간의 실랑이가 생기고
기다림이 생긴다.조금만 기다려 주면 될일을....
아뭏던 우리는 쉴 핑계를 잡은듯 휴식을 취한다.
최인동 선배님이 "아이고 이제는 발바닥이 아파서 못 가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우리는 그 말씀을 애써 외면한다.
이제는 돌아갈수도 없고 오직 전진뿐인데 어쩌겠는가?
그러나 최인동 선배님의 표정에서 낙오는 절대 할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읽는다.너무도 비장했으므로.....
내리막길에서 위에서 "돌 굴러 내려간다"는고함을 지르고
서정만 선배님이 "돌 굴리지마"라고 맞고함을 지르면 위에서는 "그게 맘대로 됩니까?"라고 화답을 한다.
비싼 입장료(단체권 인당3,200원)주고 들어온 국립공원이
등산로 정비가 너무 안되어 있고 안전조치가 너무 안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위험한 절벽 끝자락에 노끈 하나라도
매어 놓으면 좋을텐데.....
그리고 현위치나 도착한 암봉의 이름을 알수 있는 표지판이 거의 없다.지나가는 등반객의 위치 설명도 그래서 제각각 이다.아무리 생각해도 구간별 거리 표지도 엉터리 같다. 관리사무소가 뭐 하는 곳인지?......
그래도 경치 하나만은 좋다를 넘어서 쥑인다.
역시 최고의 명산은 명산이다.
천화대에 도착하니 정말 거대한 암릉 덩어리가 버티고 우리를 반긴다.가이드님이 설명했던 천화대를 천화봉이라 하지않고 "대"라고 하는 이유가 그 주변 암봉 전체를 일컬음 이라는 설명이 공감이 간다.
모처럼 최인동 선배님을 기다리며 긴 휴식을 취한다.
박무홍 동기의 투덜거림을 노래 삼아 다시 들으며....
투덜 거리면서도 지 이뿐 마누라 사진은 계속 디카에 담는다. 우짜다 나도 양념으로 한방 박히고 여기서 부터는 조금은 설익은 단풍들이 제법 많이 눈에 들어온다.
서정만 고문님께 "몇시입니꺼? 밥 먹고 갈까예?"하니 "뭔소리고?이제 열시 쪼끔 넘었다" 하신다.
한참을 조망하며 쉬다가 다리근육 늘어지기 전에 우리는 다시 신선대를 향하여 출발한다.
신선대 직전 이름 모를 봉에서 전점이 선배가 꺼내주는
오이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데 우리는 모처럼 그렇게도 없던 자연 화장실을 발견한다.암봉 뒤로 우리가 출입을 통제하면 아무도 볼수없는 그런 곳을.....
두분 여자분들에게 화장실 사용을 권하고 두분은 지체없이 다녀오신다. 그런데 같다오신 두분중 한분이 풀섶에다
등산화를 부비고 계신다. 아하!뭘 밟았구나.....밟은 분이 누군지 여기서 밝히지 못함을 용서바라며 숙제로 삼는다.
문디! 자슥들 요즘 자연 분해되고 냄새도 안 난다는 간이
화장실 쌨더구만 하나 갔다 놓으면 어디 덧나나?......
그렇게 휴식중 연세 지긋한(한60세는 됐을듯?)분이 "수고
하셨습니다.지금 부터는 수평으로 지나가면 됩니다.고생
다하셨습니다." 하시며 지나 가신다.
순간 최인동 선배님을 비롯한 우리의 표정이 한껏 밝아지고, 벌떡 일으나 발길을 재촉한다.
그러나, 우리의 행복감은 5분도 못 넘겼으니................
암봉을 돌아 나가자 마자 우리는 입이 딱 벌어졌고, 벌린
입을 다물수 없었으니...건너편에 거~대한 암봉이 거의
수직으로 떠~억하니 버티고 있는게 아닌가?(지쳐 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최소한 그렇게 보였슴)
그 아래 쪽으로 사람들이 개미 새끼같이 일렬로 고물고물
올라가고 있는게 보이고.......
이 "C-8 물어 본것도 아닌데,말이나 하지 말지" 우리중 가장 점잖으신 분의 입에서 C자가 나온다.그래도 우리는 그능선에서 박무홍 동기 부인 다음으로 이뿐 단풍을 많이도 보았다.박무홍 동기의 투덜거림은 계속되고 결국 우리는 신선대에 도착하고야 말았다. 신선대 하단부분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참 후에 최인동 선배님이 올라 오신다.
고통이 최고조에 이른것 같은데 얼굴은 의외로 부처님
얼굴같이 평온하다.휴~~우~우 다행이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있을까?.....
선배님! 이제 밥묵고 하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우리는 선배님의 완주를 믿습니다.믿고 말고요....
선배님 화이팅!
신선대 정상부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네발로 기어
올라 가는데 미끄러 질까봐 궁뎅이가 찌릿찌릿 하다.
올라와 보니 왜 이곳의 이름이 "신선대" 인지 알만 하다.
정말 신선이 노닐만한 최고의 비경이다. 건너편 대청봉이
코앞에 보이고 하산 갈림길인 무너미재가 내려다 보인다.
지나온 공룡 능선을 돌아 보니 아! 우리가 저곳을 지나왔구나....등반이 다 끝난것 같이 감격스럽다.
대청봉은 쳐다 볼때마다 엷은 구름을 쓰고 있다.
과연 높긴 높구나(1708M).....
배고픔을 느끼며 식사할 장소를 찾는데 놀던 신선은 어디
가고 사방이 똥밭이라......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 긴 코스에 어찌 똥눈 사람을 탓 하리요.
문디,자슥들...
간이 화장실 하나 갖다 놓으면 어디 덧나나?....에이....
식사를 포기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한다. 약 5분도 안되어
서정만 고문님이 아늑한 낙옆밭에 식사터를 잡고 우리를
손짓한다.
아~아 자상하신 우리 서고문님!
항상 생각 하지만 서고문님은 정말 자상하시고 열의가 있어 참 고마우신 분이시다.
참 모두들 반찬도 다양하게 많이도 가져 오셨다.
느긋하게 입속에 퍼넣는 이 기쁨을 무슨 말로 표현하리.
추위에 웅크리고 먹던 아침과는 비교도 안되는 이 여유로움과 식사후의 포만감...
이제 잠이 스~을슬 몰려 오기 시작한다.
무너미재로 향하는 오솔길에서 햇살을 받고 있는 이뿐
단풍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이 단풍 봐라,저 단풍좀 봐라" 우리는 어린아이 같이 웃으며 하산길을 재촉한다.
이윽고 무너미재 도착,천불동 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무너미재~매표소(17:00):산행종료
무너미재에서 공포의 계단을 약30분간 내려와 계곡물을 만난다. 서고문님과 내가 조금 앞서 내려와 후미를 기다리며 얼른 등산화를 벗고 탁족을 한다.
산행의 피로가 확 달아나는것 같다.
물이 어찌나 찬지 1분을 견디기 어렵다. 공기가 너무 깨끗하여 건강에 해로울까봐 서고문님과 내가 맛스런 담배
"에쎄"로 약간의 희석을 시킨다.흐흐흐...바로,이맛이야!
어찌된 일인지 한참을 기다려도 박용규 선배 팀과 박무홍 부부,최인동 선배님이 내려 오시질 않는다.
사람이 지칠 때는 하산이 더 힘들다는 사실을 알기때문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데 서고문님이 "걱정마라,그 사람들도 씻고 있을끼라" 하시며 안심을 시켜 주신다.
고문님 말씀대로 잠시후 모두들 씩씩하게 나타나 주신다.
고마버라...고마버라...
같이 합류하여 하산길을 재촉 하는데 공포의 계단길은 끝
이 보이질 않고 탁족으로 잠시 물러갔던 잠은 쏟아지기 시작하고 ...이윽고 우리는 천당폭포에 도착한다.
비몽사몽간에 도착한 천당폭포,음폭,양폭은 또다른 선경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계곡 양측으로 우뚝 선 직벽은 뭔가를 닮은듯 한데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서고문님과 "저 바위는 뭘 닮았다,조 바위는 뭘 닮았것 같다" 쉴새
없이 얘기 하며 비경을 감상한다.음폭포과 양폭포은 정말 인간의 특정 부위를 닮아 이름이 잘못되지 않았슴을 확인시킨다.
깎아지른 암벽에 설치한 높은 철계단은 보기에도 아슬아슬 한데 이 비경을 감상할수 있도록 위험 작업을 감수한
설치 팀에게 감사 드린다.
양폭 산장에 도착하니 감자전, 막걸리 등을 파는데 막걸리 생각이 굴뚝 같지만 그냥 지나친다.
내동기 박무홍이가 옆에 있었으면 한잔 했을텐데......
무의식중에 동기 생각이 나는걸 보니 동기가 좋긴좋은가
보다....
마지막 오련폭포를 지나 귀면암에 도착할때 까지도 그놈의 잠은 물러 가지 않고 쉴새없이 나를 괴롭힌다.
귀면암은 정말 무시무시한 괴물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귀면암을 지나 이호담,문수담에 이르니 첨벙 뛰어 들고
싶도록 맑은 물이 나를 반긴다.
잠도 쫓을겸 다시 한번 탁족을 하고 싶지만 먼저 도착한
분들이 기다릴걸 생각하고 그냥 지나친다.
최인동 선배님의 발걸음이 조금 느리긴 해도 아직은 괜찮아 보인다.정말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이시다.
나도 저 나이에 공룡능선을 탈수 있을까? 새삼 선배님들이 존경스럽다.
이윽고 길고 긴, 많디많은 계단을 지나 비선대에 이르니
올라갈때 어두워서 못 봤던 비경이 발목을 잡는다.
구름다리 위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매표소로 향한다.
이제는 평탄한 소풍길...룰루,랄라...발걸음이 가볍다.
매표소에 가까이 가니 12회 여자 선배님 두분이서 택시 같이 타고 집결지로 가기 위하여 기다리고 계신다.
이 분들도 참 대단한 분들이시다.
아시아 최고 규모라는 청동불상 앞에서 우리는 최인동 선배님을 기다리고 내동기 박무홍의 부인과 12회 여 선배님은 무사 산행에 대한 감사의 불공을 드리러 간다.
가족의 건강과 자식이 잘 되라는 내용이 포함 됐으리라...
잠시후 최인동 선배님이 보무도 당당하게 합류 하시고
최동화 후배가 배낭을 받아 들기를 자청한다."괜찮다. 놔라,놔."최선배님의 말씀에 해냈다는 자긍심이 가득하다.
아! 대단하신 우리 선배님!
선배님을 걱정했던 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제가 선배님의 후배라는 사실이 너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매표소를 통과 하면서 관리사무소에 들러 부실한 등산로,
안전시설,화장실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비싼 입장료 받으면서 너무 하는것 아닙니꺼?" 항의를 해본다.
직원 왈 "말도 마이소,우리도 그런것 때문에 구조 하러 다니느라 죽을 맛입니더.환경단체에서 풀 한포기 못 건드리게 하는데 우린들 어쩝니꺼?" 하신다.
아! 대단한 대한민국 환경단체여!
수없이 일어나는 실족,추락사고 보다 미물의 생태가 우선
한단 말인가?......
@뒤풀이 장소(한강파크모텔)에서~대구로
택시로 뒷풀이 장소인 한강 파크 모텔에 도착하니 선두팀은 벌써 알싸하게 술이 오르셨고 오늘 산행 얘기에 입에 침이 마른다. 월막초등학교 총동창회 총무이신 수성구청 곽동범 선생님은 백산산악회와 백산동창회를 수없이 칭찬하시며 월막도 백산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분위기를 띄우신다. 즉석에서 연세가 비슷한 분들과 친구 하기로 약속도 하시고.....
모두들 고생담, 수고했다는 덕담으로 떠들썩하고 얼굴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산악인의 자긍심이 가득하다.
배근식 아지매와 몇몇 분들이 지친 몸에도 불구하고 뒤풀이 자원봉사를 하고 그 고마운 손으로 퍼주는 찌개와 밥한공기가 꿀처럼 입에서 녹아내린다.
예정 출발 시간인 18:00을 조금 넘겨 15분경에 관광버스는 출발하고 불꺼진 버스안에서 우리는 꿈나라로 떠난다.
22:30분경 버스는 가산I.C에 도착하고 잠든 모습을 보며
나는 인사를 생략하고 하차를 한다.
@@에필로그:복도 많은 우리 백산산악회
1.그 보기 힘들다는 일출감상
2.구름에 강풍,일기예보가 청명한 하늘,바람 잔잔으로...
3.관광버스 나채석 사장님의 협조:뒤풀이 장소 무상제공.
4.4회 박말순선배님,최동화 후배님 음료 제공.
박무홍 동기님 빵 제공.;스폰서도 많아라...
5.소풍팀의 희생정신:내 한몸 빠져 짐 되지 않으리....
6.가이드님의 철저한 산행지도:왈"백산산악회 참 대단하셨습니다."
7.회원님들의 철저한 사전 준비:매일 인근 산을 타신분도
있다죠....
#####이 모든것이 종합 되어 최인동 선배님과 37인의
영웅들이 탄생한것이 아닐까요?.화이팅! ##########
#####어설픈 산행기를 처음으로 용기내어 시도해 봤습니다.시원찮더라도 이해해 주시고 보신 분은 덧글 달아
용기를 북돋워 주세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내용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안 가길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하여튼 오라버니들 존경하옵니다.이젠 전문 산악인이 되셨습니다. 누가 설악을 정복해야 전문 산악인에 들어 간다나 어쩐다나 ...
오늘 울 동기들은 설악을 정복한 기념으로 한턱 냈습니다.고소한 곱창에다 참이슬과 노래방 아이고 다리,허리 목 아파라 !!
대장님! 요즈음 바쁘시다면서요 자꾸 보채서 죄송 함니 !! 울 머시마들이 하도 자랑을 시켜서 부러운 마음에 ...푹 쉬시다가 편안할때 올려 주셔요.
와우~~~백산분들..등반만잘하시는게아니네요..산행기더 넘 잼있게 올리셨습니다. 잘보았습니다.한귀절 한귀절이..골룡을그대로 실감케하는군요..
주여님! 편안하게 올리렸다고 너무 길어졌지요.쓰고보니 너무 장황한것 같아 쑥스럽네요. 상학봉,묘봉에서 뵈어요.
비록 몸은 고달프고 힘들었서도 대단한 경험 좋은 추억이 되었서리라 , 생각하며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산행지인 속리산 북릉(상학봉-묘봉)도 설악산 못지 않게 아름다운 산행지입니다. 절대 후회 안하실 산이니 많이 참석해 주세요. 설악산 연습 산행으로 가셨던 여섯 분도 모두 한번 더 가겠다고 참석 하신답니다.
제가 좀 바빠서 이제야 산행기를 맘 놓고 읽는데 어찌나 현장감있게 써 주셔서 제가 대원들의 고통을 함께 하고 있는것 같이 그 이미지들이 머리속으로 확확 지나가면서 제 다리에 쥐가 났다가, 비경들을 볼때의 환호성과, 시원하게 탁족을 할때의 느낌 그대로 다 전해옵니다.다음부터 산행기는 대장님이 다.
멀미 납니다.....그렇게 비행기 태워 주시니..... 그리고, 고맙습니다.
산대장님수고하샜습니다 아름다운산행 즐거운 산행 기억에남는 산행 이었겠네요 산행후기글에 즐거움과 아름다운 경치가 보여요 산대장님꼼꼼한산행기잘보았습니다 산행기에감탄하면서 입가에미소를 머금고갑니다 산대장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