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중국 하얼빈에서 온 안중근 의사의 동상이 우리 고장에 세워졌다. 한반도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죽음을 맞은 안중근 의사. 동포사랑, 민족사랑, 평화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순국한 안 의사의 동상이 내 주위에 있는 것만으로도 민족의식이 살아나는 것 같다.
올 들어 최저 기온을 기록했던 10월 26일. 안중근 동상이 있는 안중근 공원(부천시 중동)에서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안중근 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대표 정광일 )는 하얼빈 의거 101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민족 사랑과 동포 단결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웅변대회를 연 것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안중근 정신 웅변대회에서는 전국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12명의 연사가 출전해 주먹을 불끈 쥐고 연단 앞에 섰다.
독서토론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지만 이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는 안중근 약전보고와 안중근 유언낭송, 안중근 노래, 경과보고, 결의문 낭독, 웅변 순으로 진행되었다.
정광일 대표는 개회사에서 "안중근 의사는 더 이상 추모의 대상이 아니라 실천의 대상이다. 안중근 유해 찾기가 아닌 안중근 정신 찾기가 필요하다"며 "오늘 이 자리는 안중근이 그토록 갈구했던 조국의 완전한 독립과 동포들의 단결이 잘 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를 추모하며 음반을 발표한 가수 이설빈씨는 "사나이 가는 길 그 누가 막으랴. 불타는 대한국인 청년가슴 그 누가 알까"라고 시작되는 노래 '대한국인'을 비롯, '아, 조국이여'를 불러 분위기를 돋우었다. 또 영화 '안중근'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이일재 씨도 참석해 연사들이 뿜어내는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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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의사 가문의 비극'에 대한 주제로 웅변하는심재권 군 (부천 상도초 2) |
ⓒ 최정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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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준, 심현정 학생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안중근 정신을 이어받아 평화 통일에 앞장선다. 이를 위해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사는 공정한 사회, 인간이 중심이 된 건강한 시민사회를 구현해 한 민족의 기상을 드높이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초·중·고, 일반을 대상으로 펼친 이번 대회에서 대상은 '천추만대에 길이 빛나소서'를 제목으로 출전한 유정인(용인 태성고 1학년), 최우수상에는 '아, 대한민국' 의 최성태씨 (경북김천), '애국 정신'의 김상민(용인 이동초 2학년)군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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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에도 웅변대회에 꼭 가고 싶어했던 독서토론교실 아이들, 왼쪽은 안중근 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 정광일 대표 . 오른쪽은 안중근 평화재단 이진학 이사장 |
ⓒ 최정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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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변대회를 지켜본 박성현 군(부천 상미초 4학년)은 "몇 권의 책을 읽은 것보다 더 많이 안 의사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웅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발음이 정확하고 감정이 풍부해 그 울림이 가슴에 박히는 듯합니다. 특히 안 의사 가문의 비극에 대한 내용을 들으니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소감을 털어놨다.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는 안중근 의사 하얼빈 작전 기념일인 10월 26일을 전후로 1주일을 안중근 평화주간으로 선언했다. 안중근 정신 재발견운동, 안중근 정신 실천운동의 일환으로 10월 23일에는 안중근 산악회 주관 등반대회, 10월 24일에는 안중근 평화축구 조직위원회 주관 제2회 안중근 평화축구대회, 10월 26일에는 서울 남산 안중근 기념관에서는 안중근 의사 새 기념관 개관식이 있었다. 10월 30일에는 안중근 통일포럼 주관으로 '안중근 민족정신과 남북협력시대'란 주제를 놓고 안중근 정신실천 대토론회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