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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스너 혹은 필젠, 필스 (Pilsener or Pils)
이 필젠이라는 맥주는 1842년 11월 5일 보헤미아 지역에서 최초로 생산되었다. 사람들은 뮌헨에서 나오는 정도의 맥주를 기대했다. 그러나 보헤미아의 들에서 생산된 보리와 짜텍 지방의 호프, 그리고 경도가 대단히 낮은 필젠 지방의 물로 만들어진 맥주는 하얀 거품에 덮힌 밝은 호박색의 아주 맛있는 맥주가 되었다. 이것이 필스너 맥주의 탄생이다. 오늘날에는 가장 많이 소비되는 하면 발효 맥주의 대표주자이다. 이 맥주로부터 많은 종류의 맑은색 하면발효 맥주들이 속속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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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맥주를 맛본 독일의 양조가들은 이 맥주를 흉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또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면서 그들만의 독일식 필스너를 만들어 내게 되었다.(그래서 독일에서는 Pilsener라는 이름보다는 Pils라는 애칭으로 더 잘 불린다.) 이 독일 스타일의 필스너는 맛이 더 가볍고, 더 밝고, 톡쏘는 맛이 더 강하고, 달콤한 맛은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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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식 필스너는 밝은 황금색을 띄고, 중간 정도의 호프 플레이버와 향, 몰트의 달콤한 맛이나 향이 적다. 그리고 좀 쓴맛이 강한 편이다. 독일의 필스너에 비해 보헤미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필스너에 대한 보헤미아인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비록 이 스타일의 맥주가 세계에서 가장 대중화된 맥주 스타일이지만, 이 오리지널 보헤미아 필스너만큼 명성을 얻은 것은 없다. 최초의 필스너를 만든 양조장은 아직도 체코의 지역에서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그 맥주가 바로 필스너 우르겔(Pilsner Urquell)이다. 참고로 우르겔(Urquell)의 의미는 원조라는 정도로 해석 될 수 있다. 필스너(Pilsner)라는 이름은 1842년에 이 맥주를 처음 생산한 양조장이 들어선 보헤미아의 도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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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헤미안 필스너는 몰트의 향과 고급 호프의 향이 진하다. 특히 이 맥주의 잊지못할 향은 짜텍 지역에서 생산되는 싸즈 호프의 향이다. 약간의 캬라멜 향이 나며, 부드러운 입맛을 갖는다. 이 맥주의 또 다른 포인트는 극단적으로 부드러운 연수에 있다. 이 물의 원천은 우르겔 지역의 지하수에 있다. 보헤미안 필스너는 밝은 황금색을 띄고, 중간 정도의 호프 플레이버와 향, 몰트의 달콤한 맛이나 향이 독일식보다는 진하다. 그리고 쓴맛은 독일식보다 약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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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식 필스너-Bitburger Pils, Kaiserdom Pils(이상 독일)
보헤미안 필스너-Pilsner Urquell, Kozel Pilsner(이상 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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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스너비어? 헬레스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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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발효 맥주는 상면 발효 맥주보다 역사가 짧습니다. 이는 발효 온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상면 발효 맥주인 바이세(Weisse), 알트(Alt) 등은 상온에서 발효하지만, 하면발효 맥주는 더 낮은 온도(8~12도)에서 발효되고, 거의 0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숙성됩니다. 실제로 알트비어는 원료는 하면발효 맥주 원료를 쓰고, 효모만 상면발효 효모를 쓰던 올드스타일의 맥주입니다. 하면발효 맥주는 저온에서 오랫동안 숙성하기 때문에 상면발효 맥주에 비해 색깔이 더 맑고 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입니다. 요즘 나오는 독일의 하면 발효 맥주는 크게 필스너비어와 헬레스비어로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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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스너비어는 ‘필센 스타일의 맥주’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맥주는 1842년 체코 필센(당시의 보헤미아)에서 요셉 그롤(Josef Groll)이라는 독일인이 처음 양조하기 시작했습니다. 냉장고가 없던 당시 이 양조장의 지하 맥주 숙성 창고를 둘러싼 사암(砂巖), 필센 지방의 독특한 연수, 체코 자쯔(Saaz) 지방에서 재배된 쓴 홉이 필스너 맥주를 탄생시킨 요인으로 꼽힙니다. (물론, 요즘은 정수 기술이 발달해 세계 어느 곳에서나 필스너 맥주를 만들수 있으며, 이를 위해 용수의 전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이 맥주가 나오기 전까지의 보리맥주는 탁한 갈색이었습니다. 밀맥주의 이름을 바이스비어(Weissbier=White Beer)라고 부른 이유도, 다른 맥주들이 탁한 갈색인데 비해 흰 색이 두드러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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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필스너비어는 기존의 탁한 색깔의 보리 맥주를 "밝은 황금색"을 가진 "깔끔하고 쓴맛"의 맥주로 바꾸었습니다. 필스너비어가 곧바로 큰 인기를 끌면서 필센 안에서 유사 상품이 생겨나자 '원조'라는 뜻에서 필스너 우어크벨(Pilsner Urquell, 원조 필스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요. 그리고 이 맥주의 맛과 향, 색깔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필스너 우어크벨(Pilsner Urquell)은 19세기 중후반 맥주 양조 기술을 혁신하는 선구자였고, 19세기에 이미 미국까지 진출하는 등 맥주 산업의 세계화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필스너비어는 색깔이 진한 황금색이고, 호프의 향과 쓴맛을 강조합니다. 필스너비어는 세계 각국에서 조금씩 변화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뮌헨지방에서는 할러타우(Hallertau) 지역에서 재배된 홉을 사용해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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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스비어의 헬레스(Helles)는 영어로 “Bright"의 뜻으로 "밝은 맥주" 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헬레스비어는 필스너비어의 선풍적인 인기에 대한 뮌헨 양조업계의 대응이었습니다. 뮌헨의 양조업자들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맥주, 특히 필스너비어가 자신들의 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필스너비어가 탄생한지 50년쯤 뒤인 1890년대부터 만들기 시작한 것이 헬레스비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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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시내와 주변의 물은 탄산염이 풍부합니다. 그 결과, 뮌헨의 맥주는 다른 지역보다 맥아향이 강하며, 이것은 특히 헬레스비어에서 두드러집니다. 뮌헨에서 양조한 필스너 타입의 맥주 역시 상대적으로 달콤한 맥아향을 가지고 있고, 헬레스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카이저돔 필스가 대표적입니다. 헬레스비어는 필스너비어보다 달콤한 맥아의 맛이 두드러지고, 향긋한 홉이 쓴 맛과 균형을 맞추어 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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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황금맥주 필스너(Pilsner)' - 네이버 지식iN
필젠에서 만든 맥주
사람들은 황금색 라거를 흔히 필스너(Pilsner)라고 부른다. 이 말은 일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데, 필스너가 황금색인건 분명 사실이지만 황금색 맥주가 모두 필스너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필스너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독일어를 쓰는 지역에선 도시 이름 끝에 ‘–er’을 붙여서 원산지를 표시하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Frankfurter 소시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것이고 Hamburger는 함부르크에서, Budweiser 맥주는 부드바이스산을 가리킨다. 따라서 Pilsner는 ‘from Pilsen’ 즉, 필젠산을 의미한다. 즉, 필젠산 맥주를 가리키는 독일식 표기이다. 체코에서 나온 맥주를 독일식으로 표기한 것은 한때 보헤미아 지역이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았던 역사와 관련이 있다.
필젠은 체코 공화국의 2번째 도시이고 산업 심장부이다. 필젠의 양조 역사는 바츨라프 2세가 다스리던 13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스너의 역사는 19세기경 시민양조장(Burgher’s Brewery)의 설립과 함께 시작된다.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사람들은 황금색 라거를 흔히 필스너로 부른다. 필스너가 황금색 라거인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황금색 라거가 필스너인 것은 아니다. 필스너 우르켈은 필스너 스타일의 고전이자 표준이다.
필스너의 요람, 시민의 양조장
시민양조장은 당시로선 최첨단 양조장이었다. 제빙기, 향상된 몰트 제조기, 과학적으로 배양된 이스트 종과 같은 산업혁명의 모든 새로운 기술들이 집약되었을 뿐만 아니라 라거혁명을 주도하던 뮌헨의 하면발효 기술이 도입되었다. 부벵크 교외에 들어선 양조장은 연수(soft water)가 풍부하고 사암층을 갖고 있어 저장고를 파는 데 적합했다.
양조장을 설계하는데, 당시로서는 선도적인 건축가인 마르틴 스텔처(Martin Stelzer)가 고용되었다. 스텔처는 새로운 양조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유럽 다른 나라의 몇몇 양조장들을 방문했고 그러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필젠 공장을 설계했다. 그는 또한 필젠에 돌아올 때, 요제프 그롤(Joseph Groll)이라는 젊은이를 데리고 왔다. 그는 젊지만 바바리아 필스호펜 출신의 경험있는 양조장이였다. 당시 바바리아는 근대적인 라거 양조기술이 가장 먼저 꽃을 피운 곳이었다.
근대 라거의 완성, 필스너
그롤은 거칠고 매너라고는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좋은 맥주를 만들 줄 알았다. 그에게 부과된 과제는 간단한 것이었다: 새로운 라거 기법으로 맥주를 만들되 품질은 좋아야 하고 가능한 한 바바리아 맥주와는 다르게 만들어야 했다.
1842년 그가 만든 맥주는 필젠의 음주가들을 깜짝 놀랄만큼 기쁘게 했다. 그것은 황금색 맥주로 그런 맥주 타입으로는 최초의 것이었다. 뮌헨에서 만든 라거도 짙은 갈색을 띠었기 때문이다. 필젠 사람들이 믿고 있는 바로는 잘못된 종류의 몰트가 그롤에게 공급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공상에 가깝다: 경험 많은 양조장이라면 몰트가 마음에 안 들 경우 다른 것으로 바꾸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롤이 의도적으로 바바리아 맥주보다 더 옅은 색의 맥주를 만들려고 시도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는 몰트를 건조하는 데, 나무보다는 코크스(Coke)를 연료로 한 몰트 건조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코크스는 열을 통제하기가 보다 쉽기 때문에 자연효소가 풍부한 페일 몰트(Pale malt)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1830년대와 40년대에 코크스를 사용해서 몰트를 건조할 줄 알았던 나라는 영국밖에 없었다. 덕분에 영국은 인디아 페일 에일을 개발로 색이 옅은 맥주를 생산한 최초의 나라가 되었다. 마르틴 스텔처가 영국으로부터 코크스로 때는 건조기를 수입한 것일까? 확인할 수 없지만 어쨌든 새로운 건조기 덕분에 그롤이 바바리아에서 사용했던 것보다 더 색이 옅은 몰트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연성이 아주 높은 필젠의 물 그리고 고품질의 모라비아 몰트(질산칼륨이 낮아서 맥주를 투명하게 한다), 그롤이 필스호펜에서 가져왔을, 발효에 사용된 이스트, 풍부한 자텍 호프 역시 새롭고 독특한 맥주의 탄생에 일조했다. 마지막으로 몰트에서 당을 오랜 시간을 들여 조심스럽게 추출한 그롤의 노련함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황금색 맥주의 효시
시민양조장에서 나온 맥주는 많은 사람들을 크게 놀라게 했다. 그것은 공교롭게도 유리잔이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때와 일치했는데, 유리잔은 퓨터(Pewter)나 가죽 탱커드(Tankard)에 감춰진 탁한 맥주 대신 투명한 맥주에 대한 수요를 불러 일으켰다. 맥주의 깨끗함과 신선한 성질 그리고 투명함이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매우 즐겁게 했다면 깊고 복잡한 맛은 색이 짙은 맥주를 맛보았던 사람들을 포함해서 더 넓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다. 맥주의 명성은 들불처럼 퍼져 나갔고 공급물자는 수로와 철도를 타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전역으로 수송되기 시작했다.
필스너 맥주를 가득 실은 열차가 매일 빈을 향해 출발했고 베를린과 파리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컬트 맥주가 되었다. 새로운 맥주는 엘베 강을 따라 함부르크를 비롯한 북부 독일의 여러 도시에 도착했는데, 프러시아 양조업자들은 남부 바바리아의 다크 라거를 포기하고 황금색 맥주를 선택했다. 중앙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2차 이민의 물결과 함께 1874년에는 미국에 상륙하고 이를 계기로 라거 양조법은 미국 헌법을 기초한 국부들이 가져온 에일 헤게모니에 도전하기 시작한다.
▶비트부르거 필스(Bitburger Pils)
1913년 쾰른 법원 판결 이후 독일에선 필스너 앞에 원산지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필젠산을 의미하는 Pilsner 대신 Pils라는 표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펠라시옹 vs. 스타일
필스너의 대인기와 함께 필젠의 양조산업이 활기를 띠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필스너의 성공에 힘입어 시민양조장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가장 큰 양조장이 되었고 생산량(1913년 현재)은 1백만 헥토리터(22만 갤론)를 넘어섰다. 양조장의 설립도 활발했는데, 1868년에는 두 번째 양조장인 감브리누스(Gambrinus)가 시내에 세워졌고 그 뒤를 이어 프리어(Prior)가 1892년, 끝으로 체코 필젠 양조장이 1910년 들어선다. 하지만 현재 마지막 두 개의 회사는 합병 폐쇄로 사라지고 시민양조장과 강브리누스는 1935년 합병되면서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필스너의 성공은 필젠 양조업자들만 기쁘게 한 것은 아니었다. 폭발적인 인기에 편승해서 타 지역의 양조업자들이 너도나도 자칭 필스너 또는 필제너(Pilsener)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설명했지만 필스너는 필젠에서 만든 맥주를 의미한다. 체코인들에게 필스너라는 이름은 원산지를 뜻하는 와인의 아펠라시옹(AOC)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양조업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이름’을 자기 맘대로 사용했고, 대부분의 경우, 스타일과는 무관하게 함부로 사용했다.
비록 때늦은 감이 있었지만 가짜 필젠산 맥주의 범람에 맞서 필젠 양조업자들은 ‘이름’을 지키려고 했다. 1898년 시민양조장은 자신의 맥주를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로 등록했는데, 뜻은 오리지널 필스너를 의미했다(체코어로는 Plzensky Prazdroj). 이름을 지키려는 필젠 양조업자들의 노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와인의 아펠라시옹과 마찬가지로 법적 강제성을 얻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라인란트 비트부르크(Bitburg)에 있는 지몬 양조장(Simon brewery)에서 1908년 ‘오리지날 지몬브로이 도이치 필제너’를 출시했을 때 필젠 양조업자들은 라벨에 필제너라는 표기를 막기 위해 법정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5년간의 송사 끝에 쾰른 고등 법원으로부터 받은 판결은 필제너가 아펠라시옹이라기보다 하나의 스타일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법정은 필젠산이라는 암시를 주지 않도록 모든 독일 양조업자들이 라벨과 광고에 맥주를 실제로 어디서 만들었는지를 명시하도록 요구했다. 패소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승부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독일의 양조업자들은 비트부르거 필제너, 바스타이너 필제너, 크롬바커 필제너 등과 같이 생산지를 앞에 표기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의 독일 양조업자들은 용어를 단순히 필스(Pils)로 줄여 쓰기 시작했는데, 필젠에서 만든 맥주라는 연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독일 양조업자들과의 문제는 산지 표기의 문제였고 독일 측의 신사적인 태도로 갈등이 줄어들었지만 대부분의 양조업자들과는 그렇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들은 필스너라는 이름을 스타일과 무관하게 사용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맥주들은 체코의 필스너에 비해 알코올이 낮고 옥수수나 쌀과 같은 값싼 곡식으로 양조되었으며 호프는 적게 들어간 황금색 맥주였다. 지금도 라벨에 맥주 종류를 필스너로 표기한 대부분의 맥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필젠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가 진짜 필스너를 만든다. 다른 양조업자들은 단지 색이 옅은 맥주를 만들뿐이다.”라고 말한다.
스타일의 표준, 필스너 우르켈
필스너 우르켈사(1950년대 이후 시민양조장은 이름을 필스너 우르켈로 바꿨다.)는 체코슬로바키아를 공산당이 지배했던 오랜 기간 동안 서방 국가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공산주의의 오랜 통치에도 불구하고 19세기 브루조아지의 긍지와 화려한 양식이 손상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나폴레옹의 개선문을 연상시키는 문을 통해 들어가면 중앙도로 끝 편에 영국의 철도 터미널을 연상시키는 유리로 둘러 쌓인 빌딩이 서 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무어(Moorish) 양식의 수탑이 있다. 하지만 겉모습과는 달리 수탑은 독일의 감시탑을 모델로 한 것으로 1920년대에 세워졌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풍경은 양조장 뒤뜰에 있는 참나무로 만든 3500여 개에 달하는 거대한 발효조들이었다. 철저한 로테이션 관리로 참나무 통들은 저장고 깊은 곳에서 꺼내 왔는데, 사암층에 만든 저장고는 필젠 시 아래로 6마일에 걸쳐 뻗어 있었다. 1980년대까지 양조장은 1차 발효를 작은 나무 통에서 하고 2차 발효와 숙성은 이 참나무 통에서 70일 동안 했다. 이러한 오랜 숙성을 거쳐 나온 맥주는 알코올 함량 4.4%에 쓴맛(BU)은 40으로 일반적인 라거보다 높았다.
하지만 공산정부의 몰락과 자유시장의 등장 이래 발효과정은 눈에 띄게 변화했다. 참나무 발효조는 한쪽으로 치워졌고 1차, 2차 발효 모두 독일에서 사온 원추형의 스틸 발효조에서 처리한다. 발효는 더 빨라졌고 수요가 많은 여름에는 더 짧아진다. 필스너 우르켈사가 인정하듯이 발효는 평평한 것보다는 수직으로 솟은 발효조에서 더 빠르게 진행된다. 전통적인 수평형 발효조에서 이스트는 잔당을 천천히 소비하는 반면 맥주에선 거칠고 원치 않는 맛과 향이 제거된다. 수직형에선 이스트는 마치 굶주린 듯이 몰트 당을 공격하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정도의 당-알코올 전환이 일어난다. 이는 맥주의 알코올 함량이 더 많아지고 더 드라이해지고 좀더 호프의 쓴맛이 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양조장도 과거의 시간 속에 남아있을 수 없다. 그러나 변화는 전통적 가치들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 필스너 우르켈사는 수직형 발효조 생산으로 전환하기 전에 맥주 맛을 매칭하는데 1년을 소비했다고 말한다. 물론 맥주는 여전히 대단하다. 하지만 맛의 콤플렉스가 약해진 것은 감출 수 없다. 맛은 좀더 절제되고 보디(Body)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호프의 아로마와 맛은 이전보다 크고 몰트의 부드러움은 일부 약해져서 결과적으로 체코 맥주라기 보다 투박하고 쓴 독일 필스와 비슷하게 되어 버렸다. 필스너 우르켈은 여전히 모든 필스너 맥주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하지만 옛날 것보다 컴플렉스가 떨어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