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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으로 가리라. 맑은 바람과 풀향기가 부른다. 전원에서 살 집을 설계한다. 아직 아무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뜻이 있으니 그 설계도는 나온다[첨부파일 참조]
먼저 전체적인 모양은 피라밋으로 했다. 대피라밋의 각도 51도 51분을 구현하여 피라밋 파워를 계속 받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삼각형 한 밑변을 높이의 1.57(=3.14/2)의 비로 해야 한다. 피라밋은 높이를 반지름(r)으로 하면 4밑변은 2 π r 이기 때문이다.
피라밋은 밑변은 15m, 높이는 9.55m, 빗면은 12m가 나온다. 피라밋 밑면의 넓이는 225㎡(68평)이 나온다. 1층은 부대시설 34㎡, 방81㎡로 115㎡ 이고 데크가 약 절번을 차지하여 110㎡에 이르고 지붕면적은 145㎡이다.1층 방은 9칸(1칸은 3m×3m=9㎡)으로 9 × 9 = 81㎡(24.5평)로 했다. 1층의 거실(茶香齋 : 144호)은 4칸으로 36㎡, 침실1(松香齋 : 135호)과 침실2(蓮香齋 : 153호)는 각 2칸으로 18㎡, 부엌(造化場)은 1칸으로 9㎡로 두었다. 도덕경이 81장이요, 천부경은 81자이며, 81은 곧 9수로 궁극의 수다.
225,81,36,18,9등이 단수화하면 다 9수이고 방의 호수인 135,144,153,216도 9수를 따라 붙였다. 9는 결국 인(人)의 수인 3의 배수이니 피라밋 치수인 15, 9.55, 12도 단수화하면 6,9,3으로 나온다. 또 피라밋 각도인 51도 51분도 6수다.
집을 짓는 소재는 완전 친환경소재로 한다. 화려하게 할 것은 아니나 원가가 더 드는 것은 감수하고 친환경으로 한다. 경량목구조의 트러스트공법으로 원가를 절감하나 벽과 바닥은 황토벽, 게르마늄, 숯 등의 소재로 마감 한지장판과 한지도배로 한다. 천장의 등은 한지조명 매립등으로 한다. 시멘트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지붕도 오지기와나 너와 등으로 한다.
외부벽은 순황토벽돌을 쓰되 2중으로 쌓고 외부는 구운 황토벽돌로 습기를 막고 내부는 황토벽돌을 쓴다. 가운데는 단열재와 숯을 넣어 외부벽은 30㎝로 한다. 내부벽은 외줄쌓기로 20㎝로 한다. 집 바닥은 45㎝를 띄워 습기를 방지하고 구들을 놓을 수 있는 공간 등을 만든다. 집안에도 화장실은 구운 황토 타일을 쓴다.
좌향은 정남향으로 하여 남향에 거실을 배치한다. 남향은 꼭 지켜야할 필수불가결의 요소로 본다. 문의 이름은 동서남북 방향에 맞춰 이름 중앙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처음엔 원형리정(元亨利貞) 등으로 이름을 붙여서 방향에 따라 이름을 달리한다.
거실 전면(남향)에는 통창으로 큰 문을 3개를 내었는데 중앙의 덕례문(德禮門) 좌측 형례문(亨禮門), 우측을 이례문(利禮門)이라 부르고 거실 왼쪽은 덕인문(德仁門) 오른쪽은 경의문(敬義門)으로 불렀다. 주 출입구는 덕인문(德仁門)이다. 거실의 큰 통창으로 자연을 그대로 들어오게 하였고 거실에서는 정원과 자연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또 오상(五常)에서 중앙은 신(信)인 바, 거실 중앙으로 나오는 문은 동쪽은 신인문(信仁門), 서쪽은 신의문(信義門), 북쪽은 신지문(信智門)으로 부쳤다. 침실에서 거실로 통하는 문은 거실 안쪽 측면에 두어 거실에서 침실은 얼른 보이지 않게 감춘다. 다만 침실에서도 자연을 최대한 감상할 수 있도록 동, 서쪽으로 큰 통창문을 내어 도인문(道仁門), 경의문(敬義門)으로 부르고 커튼을 단다. 침실에서 이 문으로 곧 데크로 나갈 수 있다.
창과 문은 집의 눈이요, 숨을 쉬는 곳이다. 각 방마다 단열이 우수한 이중창이나 시스템창호로 창을 크게 내고 많이 낸다. 특히 각 방에는 외부와 마주보게 하여 바람이 잘 들고나게 한다. 거실의 창은 단정, 고상한 아(亞)자창을 하고 송향재의 창은 강건한 용(用)자창, 연향재는 장수를 기원하는 거북살, 요천재는 화려한 완[卍]자창으로 한다. 내부의 거실 중앙으로 통하는 신인문과 신의문은 유리 대신 한지를 창호로 한다. 거실의 창은 모두 투명으로 하여 모든 전경을 수용하고 대신 커튼을 달아 경우에 따라 빛을 차단한다. 침실의 내창은 반투명유리로 한다. 외창은 반드시 모기장을 달도록 한다.
남좌여우(男左女右)의 전통에 따라 왼쪽 동향 침실(송향재 : 135호)은 아들, 남자들 방이며, 서재를 겸한다. 소나무 원목 등으로 마감 피톤치드 향과 송향이 풍기도록 한다. 오른쪽 서향 침실(연향재 : 153호)은 딸, 여자들 방이며, 완전 황토방으로 찜질방을 겸하도록 한다. 딸이 시집가면 어머니를 모시는 방으로 쓴다.
각 침실에는 화장실을 부대시설로 하여 북쪽이나 북서쪽에 두고 송향재에 딸린 화장실은 외부에 원지문(元智門)을 두어 주로 낮에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저녁에는 내부에서 시건) 연향재에도 화장실을 설치한다. 그밖에 부대시설로는 정북에 보조주방, 동서에 각 창고를 두어 동장고, 서장고를 만든다.
부대시설에 주목할 만한 것은 데크(DECK)다. 이 데크는 마루와 비슷하지만 주로 외부에 노출되어 자연 속으로 직접 들어가게 했다. 전원의 맛을 한껏 맛볼 수 있는 것이 이 데크다. 데크에는 파라솔과 의자를 놓아 쉴 수 있게 하면 운치가 좋다. 별도의 정자가 없을 경우에는 정자에서 느끼는 정취의 절반은 느낄 수 있다. 통상 데크에 난간을 설치하나 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아 난간을 설치하지 않고 마루에 걸터앉을 수 있도록 하여 접근성을 최대한 높인다.
폭 3m로 동남서를 두르니 동쪽은 봄의 정원에서 봄을 맞이하는 영춘대(迎春臺)요. 남쪽은 관자대(觀自臺), 서쪽은 송추대(送秋臺)라 부른다. 남쪽의 관자대(觀自臺)는 자연을 바라본다는 뜻이요, 자신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그리고 북쪽은 툇마루로 1m로 내어 정원과 텃밭을 볼 수 있게 하니 데크가 온 집을 한 바퀴 돌도록 한다.
1층은 층고를 3.37m로 충분히 높이고 펜트하우스가 된 2층은 벽 2.55m, 천장은 4.46m가 된다. 2층은 부부침실과 명상실로 쓴다. 동서남북 4방향(仁義禮智)으로 비둘기창을 열어 햇빛과 바람을 들게 한다. 가장 특이한 것은 피라밋 꼭대기에 하늘창[天窓]을 두어 하늘빛과 별빛을 담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하늘을 즐긴다’하여 요천재(樂天齋)로 부르고 호수는 216호로 하였다. 216은 건책수(乾策數)이니 하늘의 수요, 땅의 수인 1층 거실의 곤책수(坤策數) 144에 대비된다.
꼭대기 삼각형 창의 밑변에 다시 유리를 두어 지붕으로 과다한 열손실을 막는다. 요천재의 천창의 빛을 막을 필요가 있을 때를 대비하여 들창에 착안 문을 달아 천장에 걸어 놓는다. 조명은 역시 네 천장 빗면에 매립형 한지조명으로 한다. 비가 오면 비가 내리고 눈이 직접 내려오는 한데 같은 특이한 방이다. 밤에는 별빛, 달빛을 즐길 수 있다.
2층방은 25㎡(7.56평)으로 하고 동남서에 붙박이장과 서가를 두고 북쪽에 화장실을 둔다.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은 어디에 어떻게 둘 것인가 고민했으나 1층 방의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기 위해 외부에 두고 조망 등을 해치지 않기 위해 부득이 북쪽에 둔다.
외부에 계단을 두어 1층과 완전 분리하되 데크를 통해 통할 수 있게 한다. 계단은 주출입구인 동쪽 데크에 오른 뒤 쉽게 접근토록 동북귀에서 시작하여 가파르지 않게 하여 2층 바닥까지 오르고 2층 북쪽 요지문(樂智門)으로 들어가게 한다. 계단 위쪽은 지붕을 씌워 우천 시 등에도 대비할 수 있으나 지붕이 없으면 우산을 쓰고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집안은 편리하게 하고 각 방은 독립되면서 중앙의 거실을 통해 소통하고 주방과 연결된다. 1층 거실 중앙은 거실이면서도 각 침실과 주방이 만나는 지점이다. 기가 모이는 곳이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주방은 온갖 것을 만들고 변화시키는 곳으로 조화장(造化場)이라 부른다.
자연으로 돌아가 무위의 삶을 살자는 의미에서 호를 무위(無爲)로 하고 집을 무위정(無爲亭)으로 한다. 대문도 무위문(無爲門)이다. 전체 대지는 총 300평으로 한다. 더 넓다면 유실수를 더 심고 잔디원을 만들고 싶다. 무위정 이외에는 특별한 건물은 없고 여유가 있다면 팔각정으로 요춘정(樂春亭)을 짓고 봄을 즐기며 새 시대를 열어가고 싶다.
우선 무위정 데크 둘레로 길을 내어 무위정으로 갈 수 있게 한다. 우천시 흙이 묻지 않도록 평평한 돌들을 풀숲 사이로 징검다리식으로 놓는다. 그 주위에는 향나무로 두른다. 모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중간에 모기 퇴치용으로 산초마무, 초피나무, 구문초 등을 섞어 심는다.
정원은 철저히 방위에 따라 동,남,서,북에 춘,하,추,동으로 초목을 기본으로 배치하여 춘원(春園),하정(夏庭),추원(秋苑)으로 두었다. 울타리는 생울타리를 기본으로 하고 울 주위에 차나무,동백림,덩쿨장미,단풍대,송림대,유실수,죽림 등을 둔다. 집 뒤엔 텃밭을 두었다. 친환경으로 채배된 채소밭, 과일밭 등에서 나온 찬거리는 전원생활의 실질적인 맛을 충분히 제공한다.
사철 향기나 나도록 향기가 나는 풀과 꽃을 심는다. 무위문을 열고 들어오면 3-4월이면 서향(瑞香), 5-6월이면 라일락(수수꽃다리) 향기가 코를 찌른다. 5월이면 동원의 찔레꽃, 남원의 장미담엔 넝쿨장미가 향기를 내품는다. 가을밤에 향기를 내는 야래향(夜來香)과 금목서[萬里香]도 심는다. 정원과 집에 사철 향기가 가득하도록 배려한다.
동원(東園)은 3,8목(木 : 東)의 숫자에 대응하여 담밑에 매화 3그루[삼매(三梅)]를 심는다. 봄은 이 동원에서 시작되고 그 시작은 삼매가 알린다. 3매앞에는 8각정이다. 8각정은 봄을 즐긴다는 뜻으로 요춘정(樂春亭)으로 하였다. 춘(春)은 새시대를 상징한다. 춘원에는 금낭화, 양지꽃, 민들레, 은방울꽃, 제비꽃, 작약, 조팝나무, 쪽동백 등을 심는다.
동원에 작은 연못인 부용당(芙蓉塘)을 만들고 안쪽엔 작은 석가산에 일송(一松)을 심고 연꽃을 심는다. 연못깊이는 안전성을 위해서도 얕게 하나 물이 없거나 연못 조성이 어려울 경우는 진달래, 철쭉 동산으로 대신한다.
남원(南園)은 2,7화(火 : 南)의 숫자에 대응하여 장미원 밑에 배롱나무를 7주 심는다. 여름에 피는 우리나라꽃 무궁화를 비롯, 도라지, 원추리, 패랭이꽃, 메꽃, 접시꽃, 곰취, 닭의 장풀 등을 잔디원으로 하정(夏庭)을 꾸민다.
서원(西園)은 농가에 많은 해바라기, 채송화, 봉숭아, 맨드라미 등을 비롯, 구절초, 코스모스, 감국, 홍싸리꽃, 용담 등을 추원(秋園)에 심는다. 서쪽 담에는 단풍나무를 9그루 심어 4,9금(金 : 西)의 수리에 대응한다. 또 지조와 절개의 상징은 솔과 대를 서쪽과 북쪽에 심는다. 또 서북쪽에는 밤,대추,감,살구,복숭아 등을 심는다
서원에는 장독대를 두고 우물과 빨래터, 빨랫줄을 설치하고 그 옆에는 솥을 건다. 물과 불은 인근에 두어 화재시 진화를 쉽게 하고 우물물은 수도가 없을 경우 관정을 파서 양수기를 설치하여 식수 등으로 사용한다.
북쪽엔 북풍을 막아줘야 하고 겨울에 꽃이 피는 동백이 제격이다. 동백이 잘 자라지 않는 고위도 지방은 쪽동백림을 조성한다. 집 뒤안에는 세 두락의 텃밭이 있다. 동채전(東菜田)과 중앙의 북채전(北菜田)은 무,배추,상추,깻잎,쑥갓,시금치,마늘,당근,참외,토마토,오이,고추,감자,고구마,수박,호박,딸기 등 채소를 서북쪽 과전에는 포도,배,앵두,자두,복숭아,사과 등을 심는다.
전원의 재미는 앞의 정원의 향기에 취하는 것 이상으로 이 뒤에 텃밭을 가꾸고 채소와 과일을 따고 먹는 재미일 줄 모른다. 이 정도 무위정을 짓고 무위락(無爲樂)에 빠지는 것은 호사스러운 사치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함이다.
이 그리는 전원 생활이 언제쯤 가능할 지는 잘 모르겠다. 도연명이 40대에 자연의 품에 안겼거니와 지금은 적어도 50대를 넘고 60대가 될 수도 있겠다. 세상은 날로 빨리 돌아가지만 은퇴는 늦어지고 자연과 교류할 시간은 적어지기 때문이다. 언제나 요춘정에 올라 무위송(無爲頌) 무위무(無爲舞)로 무위락에 푸욱 빠져 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