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합숙면접을 시행했다.
직원들 전용인 연수원이지만 외부인이 들어오는건 연수원 설립 29년만에 처음.
채용인원 100명. 합숙면접에 참여하는 인원은 200명.
둘 중 하나는 탈락할 수 밖에 없다.
처음 지원자는 무려 14400명.
서류심사에서 700명.
1차면접에서 200여명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합숙면접, 임원면접, 사장면접이라는 더 큰 관문이 남아있다.
이번 면접의 특징은 2박 3일동안 무엇을 하는지
지원자들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합숙면접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는 9시.
그런데 아직 강당에는 빈 자리가 보인다.
지각생들이 많이 보인다.
각자 저마다의 사정은 있겠지만, 면접관들이 그 사정을 이해해줄까?
합숙면접 대상 참가자 200명 중 실제 참여인원은 194명.
이제부턴 10명이 한 조로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각 조에는 지원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평가할 인사부 직원이 한 명.
합숙면접의 제1 관문은 조별로 과제를 수행하는 일명 로드미션.
차장 "주어진 약도를 보고 18시 40분까지 임무를 완수하고 여기 열린 교육원으로 오시는 걸로 미션을 주겠습니다."
짐은 미리 화물차로 보내고
1인당 차비 5천원만 가지고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은행이 제시한 과제는 총 5가지.
지원자들은 과제 선택에서부터 남들과는 다른 뭔가를 보여주려고 한다.
주로 노인들이 많은 이 공원에 10조 조원들이 보인다.
이 때, 은행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하시는 할아버지 한 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노인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은행원이 될 자질을 엿볼 수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면접관.
회사가 제시한 과제는 '나눔의 기쁨'이라는 컨셉 뿐이다.
노인들에게 사진을 찍어드리자는 아이디어는 스스로 낸 것이다.
그 시도에 노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같은 시각, '도전 비즈니스'라는 과제를 선택한 2조원이 노래연습을 하고 있다.
할인마켓에서 음료수를 사다가 본점에다가 팔자.
이것이 2조의 아이디어이다.
이 사람을 뽑을까 말까 칼자루를 쥐고 있는 회사.
그것도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1700명이 넘는 인원이 근무하는 본점을 선택하는 2조.
사실 사회로 보나 인생으로 보나 까마득한 후배이다.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부장님의 손은 뒷주머니에 가있다.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이태원.
14조에서는 이태원에서 '회사 알리기' 과제를 수행하기로 했다.
프리허그와 은행의 외환업무도 홍보한다는 아이디어.
근데 이게 웬일.
다른 조가 똑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나타났다.
아침에 제일 먼저 도착했던 원목씨.
궂은 일을 자처에서 도맡았다.
오후 5시.
음료수 판매를 끝낸 2조원은 이제 신갈 연수원으로 향한다.
이동 중에도 과제는 계속 된다.
승객에게 퀴즈를 내면서 회사 알리기.
가다보니 전철 끝까지 가버린 2조원들.
오후 6시가 가까워하면서 지원자들은 서서히 신갈 연수원으로 모여든다.
여유롭게 연수원에 도착한 조가 있는 반면 허둥지둥 서둘러 연수원으로 가는 조도 있다.
이렇게 저마다의 보폭으로 살아가기 마련인데
문제는 세상이 이들을 비교하고 경쟁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연수원에 도착했다.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들어온 건 처음이라
29년을 근무한 베테랑 관리소장님도 정신이 없었다.
숙소는 3명이나 4명이 한 방을 쓰도록 배정되었다.
저녁식사가 끝난 뒤 지원자들은 모두 강당에 모였다.
각자 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 발표하는 자리.
4조에선 북한산에 올라가서 막걸리를 팔았다.
조별 과제가 끝나면 나머지 조들이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이 점수에 따라 경품도 있다.
그렇다면 지원자들의 자체 평가는 어떨까.
발표자들 중 몇몇은 개그맨 뺨치는 말솜씨로 좌중을 웃긴다.
경쟁자들마저 발표자의 유머에 자지러지게 웃는데
하지만 이들을 평가하는 인사팀만은 냉정하다.
면접에 대한 동상이몽일까.
지원자들은 개인기 강한 조원에게 경쟁심을 느끼지만
사실 인사팀에선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힘들게 합숙면접의 제1 관문을 넘었다.
미련이나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자정이 넘어서 숙소로 돌아간 지원자들.
하지만 잠이 잘 안 오는 모양이다.
불이 꺼지지 않은 방을 슬쩍 들여다 보았다.
휴대폰에 여자친구의 사진과 함께 취업을 바람을 적은 정우씨.
경영학을 전공한 정우씨.
일반기업에도 면접을 봤지만, 진짜 원하는 직장은 은행이다.
은행권은 그래도 일반기업보다 여성 취업율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기업에서 미역국을 몇 번 마시고 은행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다희씨.
과제 발표시간에 인기가 많았던 진호씨.
적성에 맞게 발로 뛰는 영업직을 맡고 싶다고 한다.
다같이 가기엔 너무 좁은 취업의 문.
합숙면접 이틀째.
아침 체조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이제 탐색전이 끝난걸까.
겉으로는 친해보이지만 마음으로는 은근히 경쟁심이 깊어진다.
심기일전한 아침.
합숙면접의 두번째 일정은 분임과제이다.
말만 들어서 무슨 평가가 알 수 없는데 우선 자료가 배포된다.
짧은 시간에 주어진 66개의 문서.
내가 영업점 대리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66게의 문서를 한꺼번에 처리하려면 무엇보다도 업무분담이 중요.
리더십을 발휘하며 업부를 분담하는 사람.
묵묵히 맡은 일을 처리하는 사람.
다양하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지원자 모두가 하나하나 다른 상황.
그에따라 인사팀의 평가도 바빠진다.
설상가상 마감시간 20분을 남겨놓고 돌발상황이 벌어진다.
분임과제 5개 추가. 이 한마디에 강의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가만히 보면 조급한 가운데 침착한 사람이 있고
말만 앞세우고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
면접관이 보고싶은 것이 이 부분이다.
인사팀의 관심은 시간이나 결과물보다는
공동작업에 대한 각 개인의 협동과 조화이다.
지원자들과 인사팀의 동상이몽은 더욱 더 분명해진다.
개인별로 업무능력과 성향이 골고루 드러난 분임과제.
어쩌면 이것이 이번 면접의 핵심일지도 모른다.
이제 막 2번째 관문을 지났다.
지원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열정이 깊어지고 그만큼 합격의 기대도 커진다.
지원자들은 이제 자연스럽게 조별로 뭉친다.
은행권의 상반기 대규모 채용으로는 마지막 기회.
이번에 떨어지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그때도 실패하면 1년을 허송세월로 보내게 된다.
합숙면접 3번째 관문.
퀴즈 게임.
퀴즈문제는 일반상식과 기업에 대한 상식이 반반.
필기시험을 대신한 또하나의 평가방법이다.
퀴즈 게임의 최종 우승자는
이번 지원자들 가운데 최연장자인 시준씨.
매순간 남을 의식하고 자기를 드러내는 불편한 시간들이 지나고
오락시간이 찾아왔다. 그렇게 합숙면접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
강행군으로 달려온 이틀.
적과의 동침으로 불린 합숙면접은 어느새 동병상련으로 바뀌었다.
합숙면접 사흘째.
지원자들이 작성한 자기평가서를 들고 인사팀 직원이 한 곳에 모였다.
인사팀은 어제의 일을 잊고 지원자들을 냉정하게 평가해야한다.
같은 시각, 지원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인사팀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느라 분주하다.
2박 3일동안 함께했던 직원에게 정이 많이 든 모양이다.
이제 합숙면접의 공식 일정이 끝나간다.
지원들에게는 2박 3일 귀한 시간을 내준 대가로 10만원의 면접비가 지급되었다.
며칠 뒤면 100명의 합격자와 94명의 탈락자가 가려진다.
조금이라도 나은 인재를 뽑겠다는 욕심으로 진을 뺀 2박 3일이었다.
194명의 지원자들이 모두 떠나고 인사팀은 다시 마지막 평가에 들어간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큰 갈림길이 될 수 있는 취업 면접.
그 당락에 미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의외로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제부턴 개인별 평가를 해야하므로 촬영을 중단해달라는 회사 측의 요청.
꼬박 2박 3일동안 194명의 열기와 흥분으로 가득했던 연수원을 이제 떠난다.
8월이면 그들 중 누군가는 신입사원이 되어 이 곳으로 돌아올 것이다.
아직은 굳게 닫혀있는 취업문이지만
언젠가는 이들의 뜨거운 도전을 다 받아줄 수 있는 큰 세상이 열리기를 바란다.
Far_East_Movement_-_Rocketeer_(Feat._Ryan_Tedder).swf
캡쳐해보겠다고 의욕있게 시작했는데진짜 너무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걸 왜 캡쳐해야겠다고 생각했냐면
다들 취업의 고민은 한 번쯤 해봤을테고 그만큼 힘든 일이잖아.
이 다큐 보면서 동기 부여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해서 여시들이랑 같이 보려고 캡쳐해봤어!
이 비루한 캡쳐를 누가 스크랩하진 않겠지만 스크랩해간다면 어디로 퍼간다고 댓글로 달아줘~!
여시들 취업 성공하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