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의 도드람산은 높이도 보잘 것 없고 코스도 짧다. 하지만 능선 전체가 암석으로 이뤄져 `바위맛'에 있어서는 수도권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산이다. 바위맛이란 발뿐 아니라 손을 이용해 바위 뿌장귀 등을 잡고 가는 등산로의 아기자기함을 뜻하는 등산 동호인들의 은어.
서울에서 별로 멀지 않아 자주 찾을 수 있는 산중의 하나이다. 정상부분의 능선이 바위로 형성되어 있어 산행하는데 묘미가 있고, 등산로는 남쪽 표고리 정류소에서 들어가는 길과 이천 시내에서 관고 저수지의 남쪽길을 따라 고개를 넘어 주막거리에서 오르는 두 길이 있다.
멀리서 보면 알프스 마터호른을 닮았고 능선 윗부분은 설악산 용아장성을 연상케한다. 산행기점인 영보사 뒤쪽부터 곧바로 손발을 모두 동원해야하는 바윗길이 시작되는데 능선 양쪽이 깎아지른 벼랑이어서 스릴을 더해준다. 15분쯤 올라가면 제1봉. 중부고속도로 건너로 펼쳐진 설봉산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봄 들판이 굽어 보인다.
제3봉으로 향하는 안부에는 내리막 바윗길이 있는데 바위를 등지면 위험. 바위를 안고 내려오면 쉽게 돌파할 수 있다. 제4봉에서 돼지굴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높이 15m에 달하는 절벽을 내려가야 한다. 밧줄이 늘어져 있지만 이끼 낀 바위가 미끄러워 주의.
절벽하강코스가 끝났다고 행여 긴장을 풀면 안된다. 집채만한 바위에 한 사람이 겨우 빠져 나 갈 만큼 비좁은 틈이 있는 `돼지굴'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다. 능선 왼쪽으로 얌전하게 나있는 오솔길로 우회하면 그만이다. 하산길은 골짜기 코스가 있지만 몹시 미끄러워 온 길을 되짚어 가는 편이 낫다.
도드람산 이름의 유래
한문으로는 돋(돼지) 저(渚), 울 명(鳴) 저명산. 지금은 멧돼지가 살만한 곳이 아니지만 도로 등으로 산맥이 끊기기 전에는 남으로 설봉산, 북으로 양각산 해룡산 태화산까지 연결돼 있었을 터이므로 멧돼지가 있었을 법도하다. 또 `돋을 암(岩)', 바위가 도드라져 있다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온천욕과 도자기촌 구경
이천은 나트륨이 많이 섞인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온천이 처음 발견된 원탕은 현재의 미란다호텔(0336-33-2001) 자리다. 온천욕 비용은 어른 5,800원, 어린이 3,500원. 나트륨천의 특성상 목욕후 물기를 닦아 내지말고 말리는 편이 매끄러운 피부를 위해 효과적이다. 노천온천에는 140m길이의 물 미끄럼틀 `아큐브 슬라이더'도 마련돼 있다.
이천시내에서 10분거리에 있는 민속도자기촌도 둘러볼만 하다. 이곳에서는 나무를 때는 재래식 가마도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서울 인사동보다 30% 가량 싼 값에 도기 등을 구입할 수 있어 인기다. [도드람산(이천)=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