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권 교수님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에 제가 답변을 했습니다.
교수님이 외국 나가셔서 며칠간 답변을 못하시는 틈을 타서...
같이 나눴으면 해서 카페에 올립니다. 지적도 해주시고요.
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타학과라 처음 방문해서 여쭙고자 합니다.
생각 없이, 마음 없이, 자유 없이...할 때 '없이'를 다 이렇게 띄어 쓰는 것인지요?
각 단어는 다 띄어 쓰기를 원칙으로 한다는 건 알지만...그리고 '띄어쓰기'도 '띄어 쓰기'가 맞는지요?
붙여 쓴다면 틀리는 것인지요?
'맞춤법과 표준어'를 들었는데, 띄어 쓰기에 대해선 간략하게만 나오더군요.
'물러나와', '무리지어져'도 '물러 나와', '무리 지어져'로 써야 하는지요.
제가 쓴 글 중에 이런 것들이 있어서요.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답변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답변---
교수님이 학회일로 외국에 나가셔서 수일간 확인을 못 하시니 제가 우선 답변드리겠습니다.
알고 계신 것처럼 각 단어는 다 띄어 씁니다. 그런데 단어의 경계가 문제가 됩니다. '띄어쓰기'가 맞다면 이는 한 단어이고 '띄어 쓰기'가 맞다면 이는 두 단어일 것입니다. 이처럼 상당수의 복합어들은 원래는 두 단어 이상의 구였던 것들이 쓰임이 빈번해져서 한 단어로 인식되거나 관용적으로 쓰여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띄어쓰기'나 '받아쓰기'는 한 단어이므로 붙여쓰지만 '붙여 쓰기'나 '듣고 쓰기'는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생각 없이' '자유 없이'는 각각의 의미들이 그대로 살아있는 두 단어이지만 '끊임없이' '틀림없이'는 한 단어로서 붙여 씁니다. 우리는 '끊임없이'의 의미를 '끊임'과 '없이'를 차례대로 생각하기보다는 전체를 '계속해서, 이어서'라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분명히', '적확히'의 의미를 갖게 된 '틀림없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복합어인지 아닌지의 구분이 대체로 보통의 언어상식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헷갈리는 것들은 국어사전을 통해 일일이 확인을 해보셔야 합니다. 사전은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이 가장 표준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우님이 하신 질문을 하나씩 보겠습니다.
1.'생각 없이', '마음 없이', '자유 없이'는 두 단어이니 띄어 씁니다.
2.'띄어쓰기'는 한 단어이므로 붙여 씁니다. 하지만 '띄어 쓰다'는 한 단어로 인정이 안 되니 띄어 써야 합니다.
3.'물러 나와'와 '무리 지어져'는 '물러 나오다'와 '무리 짓다'를 한 단어로 보지 않기 때문에 띄어 써야 합니다. 하지만 '우러나오다', '뛰쳐나오다', '흘러나오다' '물러가다' 등은 사전에 한 단어로 올라와 있기 때문에 붙여 씁니다. 그리고 '죄짓다', '웃음짓다', '마무리짓다', '한숨짓다' 등도 한 단어입니다.
마지막으로 거듭 말씀드리면 처음엔 번거롭더라도 헷갈리는 것들(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까지도)은 사전으로 일일이 찾아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맞춤법 규정도 참고로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답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사전 찾기의 생활화~~ 저도 명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