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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상 조건-2
해설 :
생기는 모든 마음이 하나의 대상을 경험하고,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도 같은 대상을 경험한다. 대상이 마음 그리고 그 마음과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에게 조건이 되는데, 왜냐하면 그 대상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 그 대상은 조건법(빳짜야 담마)이고, 마음과 마음부수들은 조건생성된 법(빳짜윱빤나 담마)이다. 물질은 어떤 대상도 경험하지 않으므로 대상에 의해서 조건 지어지지 않는다.
(1) 형색 감각장소는, 안식계 및 그 안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대상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형색 감각장소”는 “형색 (감각대상)”을 의미하고, 안식계는 그 형색(모습, 색깔)을 대상으로 보는 안식(眼識. 봄)을 의미한다. 안식계와 결합한 법들이란, 모든 마음과 공통으로 항상 결합하는 7가지 마음부수인 접촉, 느낌, 인식, 의도, 집중,생명기능,마음기울임(마나시까라)을 말한다.
다르게 설명하면 첨부 5 “오문인식과정과 의문인식과정의 마음들” 중의 “가. 안문인식과정”에서 현재의 형색(조건)을 대상으로 해서 5번(안식. 13번, 20번) 마음이 생기는 순간, 조건 따라 생기는 법은 안식 그리고 그 안식과 동시에 생기는 7가지 마음부수인 접촉, 느낌, 인식, 의도, 집중,생명기능,마음기울임 모두 8가지라는 것이다.
형색은 안문인식과정의 다른 마음들(오문전향식, 접수 마음, 조사 마음, 결정 마음, 자와나 마음, 여운 마음)에 대해서도 대상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이것은 소리, 냄새, 맛, 감촉이라는 다른 오문(五門)과 의문(意門, 마노의 문, 마음의 문)을 통해서 경험되는 다른 대상들도 마찬가지이다. 그것들은 관련된 마음들에게 대상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2) 소리 감각장소는, 이식계 및 그 이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대상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소리 감각장소”는 소리(감각대상)를 의미하고, 이식계는 그 소리를 대상으로 듣는 이식을 의미한다. 이식계와 결합한 법들이란, 모든 마음과 공통으로 항상 결합하는 7가지 마음부수인 접촉, 느낌, 인식, 의도, 집중,생명기능,마음기울임(마나시까라)을 말한다.
다르게 설명하면 “귀의 문에서의 인식과정”에서 오문전향식 다음에 생기는 이식(耳識. 14번, 21번 마음)이 현재의 소리(조건)를 대상으로 생기는 순간, 조건 따라 생기는 법은 이식 그리고 그 이식과 함께 생기는 7가지 마음부수인 접촉, 느낌, 인식, 의도, 집중,생명기능,마음기울임 모두 8가지라는 것이다.
이하에 나오는 냄새 감각장소, 맛 감각장소, 감촉 감각장소도 각각 냄새(감각대상), 맛(감각대상), 감촉(감각대상) 그리고 비식(15, 22번 마음), 설식(16, 23번 마음), 신식(17, 24번 마음)을 의미한다. 7가지 마음부수(접촉, 느낌, 인식, 의도, 집중,생명기능,마음기울임)는 동일하다.
(7) 모든 법들은, 의식계 및 그 의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대상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여섯 가지 대상 중에서 형색만이 눈의 문[眼門]에서 생기는 모든 마음의 대상이다. 또한 형색은 현재의 것만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서 모든 마음이란 오문전향식, 안식, 접수 마음, 조사 마음, 결정 마음, 자와나 마음, 여운 마음을 말한다.
이와 유사하게 소리만이 귀의 문[耳門]에서 생기는 모든 마음의 대상이다. 소리도 현재의 것만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서 모든 마음이란 오문전향식, 이식, 접수 마음, 조사 마음, 결정 마음, 자와나 마음, 여운 마음을 말한다.
냄새, 맛, 감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해하면 된다.
오문에서 일어나는 마음은 현재의 형색, 소리, 냄새, 맛, 감촉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마음과 마음부수와 물질은 과거 현재 미래와도 관련된다.
개념과 열반은 시간에서 벗어난 법이다.1*
1* 개념에는 명칭 개념(namapaññatti)과 사물 개념(atthapaññatti)이 있다.
명칭 개념: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러서 지정된 이름. 알게 하는 명칭
사물 개념: 내용이나 사물에 근거하여 생기는 이름. 알게 되는 사물.
명칭 개념은 일어남, 머묾, 소멸이 명백하지 않다. 어떤 사람이 처음 사용한 뒤에 대다수가 따라서 사용한 것이다.
사물 개념은 집, 사원, 사람, 천신, 범천 등의 사물 개념은 세속적으로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지면 물질의 미립자만 보거나 만지게 된다. 즉 집을 찾을 수 없으며, 사원은 볼 수 없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으며, 천신이나 범천도 없다. 그러므로 일어남, 머묾, 소멸이라는 생멸의 진리로서 존재하지 않는 개념을 현재 과거 미래라 부를 수 없다.
열반은 궁극적 실재로서는 분명히 존재한다.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은 생긴 뒤에 반드시 소멸한다. 그러나 열반은 일어남이 없고 소멸이 없다. 머묾조차 없다. 적정(寂靜. santi)이라는 성품만 항상 있을 뿐이다. 이처럼 일어남 머묾 소멸이 없기에 현재의 열반이란 없다. 현재가 없다면 과거 미래는 더욱 없다.
그러므로 개념과 열반을 “시간에서 벗어난 법”이라 한다.
강종미 편역, 『아비담마 해설서Ⅰ』, 도다가 마을, 2009, 391-392쪽 참조
(8) 어떠어떠한 법을 대상으로,
마음과 마음부수인 법들이 어떠어떠한 법들이 생길 때
그러그러한 대상이 되는 법들은, 그것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들에게
대상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모든 것은 경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과거, 현재나 미래의 모든 조건 지어진 정신들과 물질들, 조건 지어지지 않은 법인 열반, 그리고 궁극적인 의미에서 실재가 아닌 개념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물질은 오문과 의문을 통해서 경험될 수 있다. 마음, 마음부수, 열반과 개념들은 의문을 통해서만 경험될 수 있다. 안식에 의해서 경험되는 형색은 안식이 생기기 전에 존재하고 있어야만 되고, 안식이 그것을 경험할 때, 물질은 마음이 17번 생멸할 때까지 지속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2* 형색이 의문을 통해서 경험될 때에는 이미 그 형색은 사라진 다음이다.
2* 오문인식과정 다음에, 앞의 오문인식과정과 같은 감각대상을 경험하는 의문인식과정이 이어진다. 그러나 물질은 17개의 마음이 생멸하는 동안을 초과해서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오문인식과정 다음에 생기는 의문인식과정의 마음들이 생길 때에는, 그 감각대상은 이미 사라져 버린 다음이다.
첨부 5. “오문인식과정과 의문인식과정의 마음들” 참조.
안식도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음은 의문(意門)을 통해서, 이미 사라진 안식 등의 다른 마음을 경험할 수 있다. 한 번에 한 개의 마음만 생길 수 있으므로 안식은 이미 사라진 다음이다. 예를 들어서 안식을 무상한 조건 지어진 정신이라고 보는 이해(지혜)가 있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
대상을 경험하려면 접촉(팟사, 觸)이 있어야 한다. 접촉은 마음이 생길 때는 항상 생기는 마음부수이며, 마음이 인지할 수 있도록 대상을 ‘접촉’한다. 접촉은 정신이며, 관습적인 용어로 사용하는 물질적 접촉과는 다르다. 눈, 귀, 코, 혀, 몸과 마노(意. 마음)를 통해서 접촉이 있다. 접촉은 마음이 대상을 경험하는 데 필수 조건이다. 형색인 물질은 접촉이 있어야만 대상이 될 수 있다. 소리를 비롯한 다른 대상들도 마찬가지이다.
접촉은 어떤 종류의 대상들을 접촉할까? 왜 특정 대상을 경험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하여, 대상 조건 등의 여러 가지 조건들을 숙고해야만 한다. 우리는 바른 법을 들을 수 있고 바른 견해(정견)를 계발하기 위해서 선한 친구와 함께 어울릴 수도 있다. 혹은 무엇이 선한 것인지 모르는 나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도 있다.
이런 서로 다른 상황에서 다른 대상들을 접촉하는 것이 접촉(팟사)이다. 우리는 자신이 경험하는 대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선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상들을 경험하는 것은 여전히 조건 지어진 것이다. 조건이 알맞지 않으면 경험하고자 하는 특정 대상을 경험할 수 없다. 예를 들어서, 맛있으리라고 기대하면서 사과를 먹기 시작했지만, 사과의 내부가 썩어서 쓴맛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혹은 음악을 들으려고 라디오를 켰지만, 라디오가 고장 났거나 밖의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듣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특정 대상을 경험하려면 몇 개의 조건들이 함께 작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이식(耳識. 귀 의식)이 생길 때, 이식이라는 과보심을 생기게 하고, 문(門)인 동시에 이식의 토대인 귀-감성물질을 생기게 하는 것은 업이다. 업이 귀-감성물질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들을 수 없다. 귀-감성물질에 부딪치는 소리는 이식만이 아니라 인식과정에서 생기는 다른 마음들에 의해서도 경험된다. 그 마음들은 소리를 경험하는 동안 그것들 각각의 고유한 기능을 한다. 마음들의 인식과정마다 선심이거나 불선심인 자와나 마음들이 있다(아라한 제외).
대상들을 경험하는 마음들과 함께 여러 가지 감정들이 생긴다. 즐겁거나 괴로운 대상을 경험하는 과보심인 안식, 이식, 비식, 설식은, 항상 덤덤한 느낌과 함께 생긴다. 이 마음들에 의해서 경험된 대상이 즐거운지 괴로운지 모르는 채, 이 마음들은 즉시 사라진다.
그러나 몸-감성물질을 통해서 즐겁거나 괴로운 대상이 경험되면, 과보심인 몸 의식[身識]은, 덤덤한 느낌이 아니라 즐거운 몸의 느낌(즐거움이 함께 한 몸의식, 24번 마음) 혹은 고통스러운 몸의 느낌(고통이 함께 한 몸의식, 17번 마음)과 함께 생긴다. 몸-감성물질에 대한 감촉대상의 충격은 다른 감각대상들의 해당 감성물질들에 대한 충격보다 더 강하기 때문이다.
과보심들이 사라진 다음에 자와나 마음들이 생긴다. 이것들이 선심일 경우에는 즐겁거나 덤덤한 느낌과 함께 생기고, 불선심일 경우에는 즐겁거나 괴롭거나 덤덤한 느낌과 함께 생긴다.
선(꾸살라)을 행하지 않고 있을 때가 불선한(아꾸살라) 자와나 마음들이 생길 기회이다. 이 순간에 이식(귀 의식)이 생길 수 있고 바로 뒤에 집착이 생기는 것을 우리는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집착은 되풀이해서 생기게 되어 있다. 우리가 다른 감각기관들을 통해서 보거나 듣거나 경험할 때의 마음들은 대부분 불선심들이다. 생각하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는 동안 수많은 어리석음과 함께 하는 순간들이 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마음은 하나 혹은 다른 대상을 되풀이하여 생각한다. 담마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서로 여러 가지 다른 문들, 서로 다른 여러 가지 대상들을 구별하지 못하고, 그것들을 함께 ‘합친다.’ 그는 영속하는 어떤 ‘것’을 경험하는 자아가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한 번에 단 하나의 대상만이 경험될 수 있다. 왜 어떤 특정 대상을 경험하는지, 왜 주의를 하나의 대상에서 다른 것으로 옮기는지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다. 『앗타살리니』는 물질들이 ‘의도적으로 주의기울임에 의해서’ 혹은 ‘끼어듦에 의해서’ 대상이 되어 감성을 통해 경험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의기울임을 따라서 조건 지어졌다고 할지라도 조건 지어진 것임을 기억해야 하고, 어떤 대상을 경험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아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앗타살리니』는 ‘의도적으로 주의기울임에 의해서’ 대상을 경험하는 예를 이렇게 들고 있다.
발우에 음식을 담아 가지고 왔을 때, 음식을 손으로 집어서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조사하는 사람은, 화대나 풍대도 함께 있지만 지대만을 고찰하고 있다. ‘끼어듦에 의해서’ 대상을 경험하는 경우의 예로써 『앗타살리니』는, 미끄러져서 머리를 나무에 부딪친 사람이나 밥 먹다가 돌을 씹은 사람은, 화대와 풍대가 공존하고 있지만, 지대가 끼어들었기 때문에, 지대만을 대상으로 삼는 경우를 말하고 있다. 나아가서 『앗타살리니』는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어떻게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옮겨갈까? 본인이 원하거나 새로운 대상이 너무 강한 경우, 둘 중의 하나이다.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여러 군데의 탑, 스님, 불상 등에 예경을 드리러 가거나, 조각 혹은 그림을 감상하러 가는 사람은, 한 곳의 탑, 불상, 그림에 예경 드리거나 감상을 마친 다음에는, 다른 곳으로 예경 드리거나 감상하려고 떠난다. 이것이 본인이 원해서 옮기는 경우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탑을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케스트라가 연주되기 시작한다면, 형색을 떠나서 소리로 옮기고, 향기로운 꽃향기나 향수 냄새가 스며들면 그는 소리를 떠나서 냄새로 옮긴다. 이것이 새로운 대상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마음이 옮겨간 것이다.”
담마를 열심히 공부하거나 숙고하고 있을 때에는 자동차 소리를 못 들을 수 있지만, 소리가 아주 클 때는 들을 것이다. 그럴 때 대상이 끼어든 것이다. 통증이 심할 때도 마찬가지여서, 끼어든 통증이라는 대상 때문에 통증 이외에 다른 대상을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즐거운 대상들과 괴로운 대상들이 선심들과 불선심들에 의해서 경험된다. 선심과 불선심도 선심에 대해서 그리고 불선심에 대해서도 대상 조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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