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가는 야간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 같은 숙소에 머무르며 친해진 민경이는 건축학과 학생이다,. 지금 4학년,. 자그마한 체구에 보물단지 카메라 가방을 엑스자로 질끈 맨 모습이 참 당차보였는데,. 민경이와 다니며,. 가우디와 그의 작품에 대해 이것저것 듣고는 단지 구경이 아닌,. 아, 그렇구나,. 라며 이해하는 바르셀로나 여행을 했던 것 같다,.
우리는 바르셀로나의 파란 하늘과 11월에도 따뜻하기만 한 햇살을 참 좋아했고,. 많이 걷고,. 또 노천 카페에서 카푸치노에 티라미수 조각 케익을 시켜놓고 수다떨길 좋아했다,. 티라미수 케익은 너무 좋아해서 매일 먹었다,.^-^
민박집 아저씨가 지나가듯 말씀하신 시체스 해변 이야길 듣고 feel이 꽂힌 우리는 시체스에 가서 일몰을 보기로 작정을 했고,. 바르셀로나 산츠역에서 시체스 가는 국철에 올랐다,. (바르셀로나 내에 있는 인포메이션에 물어보면 시간표와 플렛폼을 알려준다) 30~40분 갔을까,. 시체스는 바르셀로나에서 꽤 가까웠다,. 우리가 시체스에 내렸을 때는 벌써 해가 지려하고 있어서 우리는 미친듯이 골목 골목을 뛰기 시작했다,. 서쪽은 저쪽이야!! 라며,. 무조건 서쪽으로 뛰었다,.
해는 거의 다 지고 있었다,. 땅거미가 내려앉은 시체스에서 숨이 턱에 차,. 바라보는 바다는 잔잔하기만 했다,. 우리 걸을까? 해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신발이랑 양말 벗고 걸을래,. 이거 정말 모래 맞아? 모래가 너무 부드러워,. 진흙같아,. 난 이런 모래는 처음이야,.
너무 좋다,.,.,. 그치? 한참 걸었나보다,. 바다는 언제 봐도 좋다,. 가다보니 그네도 있다,.^-^ 그네에 앉아 민경이와 무슨 얘길 그리 했을까,. 우리는 언니, 동생도 되었지만,. 친구였다,. 타인과 그렇게 빠른 시간에 가까워지고 가슴속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거 가능하구나,. 어쩌면 타인이라 가능한지도 모른다,.
민경이는 너무너무 친한 친구가 있는데 어떤 사정으로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절교 같은거 였나보다,. 여행을 오니 그 친구가 너무 보고싶단다,. 가방을 뒤적여서 전화카드를 꺼내고는 민경이 손에 쥐어주었다,. 더 늦기 전에 그 친구에게 전화해,. 꼭! 자존심이 무슨 상관이야,. 놓치고 싶지 않은건 꼭 잡아야해,. 알았지?
바르셀로나에서 민경이는 빠리로 갔고,. 나는 마드리드를 거쳐 포르투칼로 갔다,. 이제 우리는 여행에서 교차점이 없었다,. 여행중에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만,. 한국가서 보면 되지,. 뭘,. 내가 유럽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며칠 지나지 않아 민경이로 부터 문자 메세지가 왔다,. "돌아왔어요? 저 바르셀로나에서 만났던 민경이예요. 그곳 너무 그리워요..."
첫댓글 정현님 말 듣고 찾았던 시체스 일몰이었는데, 날씨가 흐려 일몰은 놓쳤지요... 제가 스페인에 3주 체류하는 동안, 시체스는 3번 갔었죠. 그곳에서 하루밤도 보내고... 멋진 휴양지...
해변의 모래가 정말 예술이지요?
제가 등장했네요.. 언니의 글을 통해서 그 곳을 추억해봅니다.. 또다시 그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