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삼박사일 후 삼박사일
임 재 문
금년 여름휴가는 푸짐한 잔칫상이라고 해야 한다. 왜냐 하면 전 삼박사일로 고향을 다녀왔고 후 삼박사일로 변산반도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예년 같으면 이박삼일로 고향에 겨우 다녀왔을 여름휴가 ! 그래서 금년 여름휴가는 더욱 더 뜻깊고, 알뜰한 여름휴가가 되었다.
전 삼박사일의 목표는 "바르게 살자." 이다. 그래서 고향을 찾았고, 성묘까지 다녀왔다.그래서 그런지 고향 마을 어귀에나 도로변에는 어김없이 돌판에 "바르게 살자" 가 아로새겨져 있다. 내 고향에는 처가의 장모님께서 올해 94세 생존해 계신다.
그래서 내 고향은 더욱 더 뜻이 깊다. 전 삼박사일에는 우리 내외와 손주 그리고 윗동서 내외 아랫동서 내외 또 처남댁이 식솔들을 이끌고 함께 다녀왔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군산휴게소 까지는 내가 운전을 하고 군산에서 집에까지는 아내가 운전을 했다.
전에는 목포 시내를 거쳐 가야 하는데, 이번에는 영암쪽으로 새로 뚫린 도로가 있어서 바로 갈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첫날은 94세 장모님께 인사 드리고, 처가에서 일박을 했다. 뒷날은 강진 덕룡산 기슭에 위치한 한옥팬션에 여장을 풀었다.
그곳에 풀장도 있고, 산속에 위치해서인지 공기도 맑고 좋았다. 특히 손주가 풀장에 들어가 재미 있게 노는 것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풀장에서 신나는 손자
내가 어릴 적에 어디 풀장이라는 것이 있기나 했었던가? 그져 여름이면 시냇물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는 것이 고작이 아니었던가? 그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 내가 손주의 재롱을 보고 살아야 하는 나이가 되었으니 금석지감이 있다.
강진군 덕룡산 기슭에 위치한 패션에서 느끼는 심정은 역시나 “바르게 살자!” 하는 느낌을 그대로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풀장이 시간이 다 되어 통제를 하니 그 어느 누구 한 사람도 풀장에 뛰어 들어가는 사람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밤이 깊자 아무도 밖에 나와 서성거리는 사람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또 얼마나 깨끗하게 사용하는지 쓰레기를 그냥 버리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그런데 다른 바다의 해수욕장이 춤판 술판이라고 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우리가 머물었던 한옥 팬션에는 유일하게 노래방 기기가 설치 되어 있어서 우리는 장모님을 모시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재미 있게 놀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다.
우리는 또 처가에서 일박을 하고 밤이 세도록 은하수와 별빛아래 수박을 먹고 놀면서 옛추억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냈다.
전 삼박사일이 팔월 일일부터이고, 후 삼박사일은 팔월 십오일부터 이어졌다. 전 삼박사일의 목표가 “바르게 살자! ”였다면 후 삼박사일의 목표는 “신나게 놀아보자!” 이다.
그래서 변산반도 격포항에 예약해둔 팬션에 여장을 풀었다. 오후 한시에 도착할 예정이었었는데, 광복절 휴일이어서 그런지 차가 밀려 한시간이 더 지난 오후 두시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먹어야 했다. 그리고 곧 바로 우리는 관광을 나섰다. 역시나 처가의 윗동서 아랫동서 그리고 처남 내외와 내 아내 그리고 내 아들과 며느리 손주 손녀까지 모두 함께 총동원 휴가 여행이 되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처가의 장모님을 모실 수 없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우리는 배를 타고 먼 바다를 다녀오기로 했다. 내가 강과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놀던 기억은 많지만, 바다에서 배를 타보기는 참으로 오랫만의 일이다. 내가 네 살 쯤이었던가? 내 어머니께서 나를 데리고 배를 타고 어디론가 가던 기억! 그리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 심부름으로 목포 용당에서 나룻배를 타고 목포에 다녀오던 기억이 전부다.
배가 바람에 흔들려 아내가 배멀미를 할 정도였지만, 나는 마냥 어린아이처럼 환호성을 내지르지 않으면 안되었다. 갑판위에서 “사자바위” 사진도 찍고 흥겨운 한마당이 되었다.흡사 의리에 죽고 사는 바다의 사나이 마도로스 박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배를타고 지나며 찍은 사자바위
바다는 그렇게 잔잔한 줄만 알았더니 심하게 요동을 하는 것도 처음 알았다. 자칫하면 황천행이 아니던가? 말로만 듣던 채석강을 감상하고, 전망대에 올라 변산반도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가 있었다.
발길을 돌려 영상테마파크를 구경했다. “불멸의 이순신” “왕의 남자”등 인기사극의 주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나는 그 곳을 지나며 “암행어사 출두야 !” 하고 외쳐보기도 했다. 얼마나 통쾌한 일인가? 역사는 흘렀지만,그 당시만 해도 말하자면 암행감사반이 아닌가 말이다.
영상테마 파크
뒷날은 날이 밝기가 무섭게 내소사가 있는 능가산을 올랐다. 숲이 있고, 그리고 계곡이 있는 능가산이다. 전나무 숲을 지나며 건강에 좋다는 유산소 공기도 마음껏 마시고 내려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저녁바다
그리고 곧 바로 바다 체험에 들어갔다. 바닷물에 풍덩 몸을 담그고,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것도 체험하고, 바닷바람도 쏘이고, 바다 구경을 온몸으로 느끼며 실컷 했다. 바로 갯다슬기를 잡기 시작해서 한솥을 삶아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그것을 까먹었다.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면서 ... ...
뒷날은 장소를 옮겨 죽세공으로 유명한 담양에서 점심을 먹고, 압록강 칠백리 굽이굽이 돌아서 지리산에 갔다. 그러니까 삼십여년전 내가 등산 배낭을 메고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왔었는데 지금은 노고단 초입까지 자가용으로 가는 길이 뚫여서 얼마나 편하게 지리산 국립공원을 구경할 수가 있는지, 참으로 세상은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아내와 함께
미리 예약해 둔 지리산계곡 팬션에서 일박하기로 하고 여장을 풀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지만, 팬션아래 계곡 물이 흐르고 팬션 가까운 곳에 구룡폭포가 있다. 우리는 또 구룡폭포에 가서 발을 담그고, 물장구도 치고 놀았다.
지리산 계곡에서 하룻밤으 지낸 펜션
신나게 놀자다.뭐니뭐니 해도 팬션의 묘미는 돼지고기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는데 있다. 석쇠위에 삼겹살을 구워서 먹는 재미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지리산계곡의 구룡폭포
팬션에서의 하룻밤을 끝으로 전삼박사일 후 삼박사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아쉽지만 그러나 삶의 활력소를 재충전하는 계기로 삼아 더욱 더 알차게 살아보자고, 추억으로 간직하자고, 다짐하며, 귀가해서 단꿈에 젖어들었다.
첫댓글 여름 휴가를 참으로 의미있게 잘 보내셨습니다.
94세의 장모님과 노래방에서 즐기시고 경관이 좋은 팬션아래
계곡 물이 흐르는곳에서 피서를 했으니 즐거운 여행을 하셨군요!
참으로 즐겁고도 정겨운 여름 휴가 였습니다
아마 평생을 못잊을 추억을 느끼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제 김권섭 선생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