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정신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인문학당에서 철학 분야를 시작할 때
인도철학과 중국철학을 먼저 다룬 다음
고대 그리스철학으로 넘어와 여기까지 왔는데
이것 아니라도 수메르의 사상에서도 인류의 정신사의 기원을 찾을 수 있고
이후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 일어난 일들에도 그것이 엿보이며
인도와 중국의 역사 속에서도 정신사적 의미를 갖는 일들은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헬레니즘 문화와 사상, 그리고 철학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할 수 있습니다.
헬레니즘 사상 가운데 스토아철학자이면서 위대한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인류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모범적인 인간이었고
제왕으로서도 하나의 흠결도 보이지 않는 위대한 황제였다는 것만으로도
이 시대의 사상이 얼마나 깊이가 있고 넓이에 있어서도 엄청났는지를
쉽게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정의에 대한 관심과, 거기서 나온 어느 정도의 개념 확립
그리고 모든 인간이 보편적으로 지니고 있는 인권 개념 또한
여기서 구체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류의 재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직까지도 우리 인류는
스토아철학과 헬레니즘 사상과 이들이 추구했던 가치에는
어림도 없이 뒤처진 삶을 살고 있다는 자기 성찰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엄청난 헬레니즘 철학을 한 시간에 훑어본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지만
여기서 다룬 것 정도를 기반으로 하여
혹시라도 이 분야의 사상과 철학에 대해 접근한다면
그리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는 데에는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헬레니즘 철학을 끝으로 고대 자연철학에서부터 시작된 그리스철학의 맥락은
아주 긴 기간 동안 역사의 뒷편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역사를 되돌릴 수도 없으니
현대철학은 그만큼 더 걸음이 바빠야 하는데
지금 그렇게 바쁜 걸음으로 걷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더 가 봐야 할 멀고 어려운 길이 남아 있지만
또 나아가 볼 참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