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승 (본지 객원기자)
지난 3월 초 영등포경찰서는 영등포역 앞 성매매업주와 건물주에게 영업장 폐쇄 방침을 담은 서한문을 발송했다. 이어 그달 20일 영등포(갑) 전여옥 국회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영등포 집창촌 폐쇄”를 천명했다. 경찰은 이에 4월 1일부터 성매매 업소 입·출구를 모두 통제했으며, 때문에 큰 폭으로 줄어든 집창촌 수입으로 갈 곳을 잃은 성매매 여성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지난 4월 14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에는 마스크와 빨간색 모자로 얼굴을 가린 150여 성매매여성들이 경찰의 집장촌 폐쇄에 반대하며 까나리 액젓과 휘발유 등을 몸에 뿌리고 타임스퀘어에 진입을 시도했다. 4월 20일엔 집창촌 철거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라며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이날 오후 영등포 전여옥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내년 총선때 보자 등 피켓을 들고 집회를 가졌다.
5월 15일에는 신세계백화점 명품관 매장에 들어와 100만원이 넘는 가방을 동전으로 계산하겠다며 ‘준법 시위’를 벌였다. 급기야 5월 17일엔 400여 성매매여성들이 집회를 열고, 이중 일부가 소복을 벗고 속옷차림으로 몸에 휘발유를 뿌린 채 대로변을 질주하는 진풍경을 연출하여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금 영등포에 때아닌 성매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성매매=불법이 시행된 지 만 7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말이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009년 9월 서울서남권 최대 쇼핑몰 타임스퀘어의 등장 이후다. 1년 누적 방문객 7000만명, 1일 평균 20만(주말 30만)을 기록하며 단숨에 과거 강남으로 불리워졌던 영등포의 영광이 재현될 것이라는 부푼 전망이 나오던 때였다.
하지만 가족 등을 동반한 수많은 방문인파들 사이에서 타임스퀘어 바로 뒤편 수십년간 성매매를 해온 이른바 집장촌이 문제의 장소로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급격히 바뀐 환경 그리고 보이지 않게 다가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들. 이미 법적으로도 2004년부터 적용돼 온 성매매특별법으로 수년간 불법이지만 유예를 받아 온 집장촌 여성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게 됐다.
때문에 혹자는 외국사례와 같이 차라리 합법적인 성매매 공간인 공창제도를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이를 상회하기에 누구도 섣불리 대안을 내놓기가 어려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성매매는 역사이래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한다. 성욕이라는 인간본능이 있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는 필요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악이라고 해서 마냥 방치하기엔 그 악영향이 너무도 크기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이 문제는 풀기위해선 다음과 같은 방법이 요구된다.
먼저 성매매 여성들은 안타깝겠지만 2004년도부터 시행돼온 성매매특별법을 받아들여야 한다. 악법일지라도 법이질 않는가.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서 다수의 공동약속인 법을 무력화시켜서는 곤란하다. 성매매밖에 할수 없는 생존권의 문제라면, 성매매하지 않고 비록 적은 임금에도 열심히 저축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일반서민들을 잠시라도 돌아보았으면 한다. 특히 성매매 업주들의 인간적 양심에 호소하고 싶다. 자신의 자녀들과 함께 그길을 당당히 걸을 수 있는 지..
그리고 지역사회에서는 전문가, 자치위, 업주, 성매매여성 등이 폭넓게 참여한 지역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 대화를 통해 극단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여기에 상대적 영업의 수혜자인 타임스퀘어 등의 비공식적 배려가 필요하다. 법 이전에 인간이라는 말도 있듯이 여기에는 유무형의 재화지급 등이 폭넓게 고려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경찰의 준엄한 법집행은 불가피하다. 결코 불의에 타협해서는 안된다.
지금 영등포는 역사이래 가장 오래된 직업인 성매매 문제를 놓고 골몰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야말로 영등포의 얼굴이라는 영등포역 주변일대가 더 이상 집장촌으로 인해 이미지가 구겨지는 것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영등포에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때가 온 것이다.
첫댓글 유익한 정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