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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 다녀올께요”란 말에 “그래 오냐 운동 많이 하고 오너라” 하는 부모는 몇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구장하면 뿌연 담배연기, 탈선 장소, 돈내기 당구, 시간 버리는 곳이란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구는 유럽에서 출발한 귀족 스포츠. 우리나라 당구장도 서서히 깨끗한 카페식의 건전한 스포츠 문화의 장으로 이미지 업하였으니 당당하게 당구장 가자, 당구야 놀자~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두뇌 레포츠이며 수학과 과학인 당구는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현재 당구 경기의 종목으로는 캐롬(포켓이 없는 테이블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당구 게임), 포켓볼, 스누커, 잉글리쉬, 예술구 등이 있다.
남자들의 전용공간이었던 당구장이 변하고 있다. 요즘은 여자들끼리, 가족들끼리 당구장을 많이 찾는 추세다. 규칙도 간단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스포츠이고 여름 장마철에도 즐길 수 있는 실내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깨끗한 카페 분위기로 환경이 달라지면서 당구를 배우려는 여성 및 노인들이 늘고 있다.
당구는 조용하고 젠틀한 경기 방식도 그렇지만 운동 효과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유병 대한당구연맹회장은 “1시간 동안 당구를 치면 4㎞를 걷는 효과가 있어요. 또한 공 위치와 각도를 계속 생각하기 때문에 집중력 증대와 노인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크죠. 그리고 당구는 혈액순환,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향상 등에 효과가 크고 노인들에게는 체력 부담이 없기 때문에 좋아요”라며 “당구는 고급 스포츠로 원리와 기본자세 등을 제대로 배워야 참 맛을 알 수 있고 실력도 빠르게 향상 됩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당구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남녀노소 즐기는 당구교실 곳곳 운영
대한당구연맹 경기도지부, 당구선수들이 운영하는 당구교실〈표 참조〉이 있다. 당구 강습료는 다른 스포츠에 비하여 비싸지 않고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오고 가다 친해진 당구선생님이 무료 강습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주대학교에 다니는 황민지(24)양은 일주일에 두세번 당구 강습을 받는다. 여자라고 포켓볼만 즐기는 것은 아니다. 황양은 4구를 즐긴다. “아빠가 당구를 같이 배우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막연하게 공만 맞추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론을 배우면서 공을 치니까 재밌고 신기해요. 각도 계산을 잘해야 하는 당구는 수학공부도 돼요. 내 의도대로 공이 굴러가서 맞으면 얼마나 신나는데요”라며 환한 미소로 얘기한다.
대한당구연맹 경기도지부 하윤보 회장은 “당구의 인기가 급부상하면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당구장 환경입니다. 지금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해요. 여성과 아이가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당구장 내는 금연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적 선수로 자랄 꿈나무들을 양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당구의 제2전성시대가 오고 있다. 스포츠채널에서는 당구경기를 중계하고 유료 동영상 및 온라인 당구 게임 역시 인기다. 당구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당구를 아직도 그저 오락용으로만 생각하면 섭섭. 게임이 아닌 스포츠인 당구, 이번 주말엔 온 가족이 다함께 당구장으로 가볼까?
대한당구연맹 이유병회장
지난해 12월 수원에서 개최된 세계 캐롬연맹(UMB)이 주최하고 대한당구연맹이 주관한 ‘2007 수원 세계 3쿠션 월드컵’ 대회에 32개국 7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며 당구의 무한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 선봉에 대한당구연맹 이유병(52)회장이 있다. 작년 대한당구연맹 6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당구는 유흥문화다’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건전한 실내스포츠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고 있다. “우리나라가 캐롬부분에 있어서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세계 대회는 유럽을 중심으로 개최되었죠.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이 캐롬 강국 이란 걸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예전엔 당구장은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서서히 건전한 스포츠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하니 이 회장은 “당구 붐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당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뻐요. 지금 당구장 분위기는 예전하고는 많이 달라졌지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로 부상중이죠. 일반인들에게 자리 잡았던 당구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고 당구가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많은 당구인들을 발굴, 양성해나가 국위 선양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당구에 걸려있는 금메달은 총 10개다. 결코 적지 않은 수 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체전에서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있지 않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가운데 전국체전 정식종목이 아닌 것은 당구 하나 뿐입니다. 당구가 정식종목으로 인정돼야 학교 체육이 활성화 되고 선수층이 두터워집니다. 하지만 각 시·도 체육회의 예산문제가 예민한 사항인데 앞으로 예산 확보 부분에 좀 더 주력할 겁니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이 회장은 현재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희가 할 일은 귀족 스포츠였던 당구가 한갓 놀이문화가 아닌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캐롬 분야만 활성화 돼 있는데 앞으로는 전 세계 주류 당구문화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