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7)
2017-10-27 21:31:59
제 668차 괴산 정기산행기
1. 일시 : 2017. 10. 22(일)
2. 곳 : 괴산
3. 참가 : 또3공 이하 서울 31명, 부산 32명
1년에 한 번 있는 경부합동 소풍날이다. 죽전 간이 휴게소에 11시 20분이라니 소풍치고 참 넉넉하다. 진수, 진운이와 11시에 차에 탄다. 28인승 리무진, 서울에서 출발한 친구들과 반갑게 악수를 하고 맨 뒤 빈자리가 앉았다. 옆에는 아이구야, 억수로 무게 나가는 창근 회장님이다.
뽈이 일어나서 마이크를 잡고 두유 운운... 일장 유세를 한다. 평소 참 말은 잘 하는데 곰곰 되씹어보면 안 해도 될 말 같고, 또 한편으로 해서는 안 될 말 같기도 한 게 아리까리하다.
오늘도 마이크 놓기 직전,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면서 기록을 하란다. 절마 저거 도대체가 어데로 튈지 모르는 깨구리같은 놈이야.
괴산도 산이다.
괴산에 닿으니 주차장에 차가 얼마나 많은지 정말 운전기사님들 운전솜씨 대단하다. 부산 친구들도 도착하고 일일이 악수를 나눈다. 입맛대로 놀고 오되 4시 까지 버스에 타면 된단다. 삼삼오오 사람들에 밀려 산막이길을 간다. 산막이 길 중간에 공사구간은 저 아래 물위로 걸을 수 있게 부교를 연결해 두었다. 그게 사람들이 많이 지나갈 때나 유람선이 지나가고 난 뒤에는 많이 출렁거려 어지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산에 간 친구들은 산으로, 유람선 탈 친구들은 유람선 선착장으로, 대부분은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산막이길... 중간쯤 갔나? 유람선 탔었다는 부산 친구들이 걸어서 오고 있다. 지금 유람선 타러 가봐야 기다리는데 두 시간 걸린다며 말린다. 친구 따라 강남도 간다는데, 친구들 말 듣고 죄다 돌아온다. ‘수와 진’ 노래도 듣고, 처음 보는 정사목도 구경하고 숲에 들어가 성무랑 나는 가오리와 무상이 피우는 담배연기 맡아가며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가오라, 니 담배 끊었다며? 또 피우나?”
“내가 우리 마누라한테... 내가 니 하고 살면서 우째 담배를 안 피울 수가 있겠노? 그 말 했다가 와이프 삐쳐서 보름동안 말을 안 하는 거 있제? 내가 돌아삐겠더라.”
“자알~ 한다. 지 죽을라몬 무슨 짓을 몬하겠노? 도대체 니는 언제 사람될라꼬 그라노? 아이고 아이고... 마 담배나 팍팍 피아라.”
무상이는 성당 가니 담배 피워도 되고 성무는 독실한 크리스찬이라 담배는 금하고 술도 맥주만 골라 마신다.
-도다리가 구르메에 올린 사진을 도용했다.
괴산한우타운에 가서 술도, 소고기도 원대로 묵고, 원대로 취했다. 호주에서 온 용성이는 정신이 갔다가, 왔다가, 맘대로 한다. 낼 모레 백내장 수술한다카더니 아마 지금쯤 애꾸눈에 금주하고 있겠다.
단체 사진 찍고 부산팀과 헤어진다. 또 1년 지나야 본다. 다들 건강합시다~
차는 서울로, 서울로, 양재에 내려준다. 가오리는 한 잔 더하고 가자며 손을 잡는다만 나는 갈 길이 멀다며 뿌리치고 딸아이 집에 갔다. 아이고... w는 이미 죽전으로 갔다네? 헛걸음 했다. 다시 돌아오니 1시가 넘었더라. 손에는 오리역에서 산 오뎅이 들려있고, 전화 안하고 와삐서 미안하다는 w, 오뎅은 잘 먹더라. 전화 확인 안 하고 헛걸음 한 나도 미안타며 오뎅 한 꼬치 들고 둘이 브라보 한다. 그렇게 인생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