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을 왜 1시간 30분~1시간 40분 동안 돌아서 가야
합니까. 우리도 병원에 편안하게 다녀오면서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가로림만 해상 교량 건설 조감도. 조감도의 위에 보이는 다리가 주민 및 지자체 등이 건설을 요구하는 해상 교량이다. 태안군 제공© 경향신문 충남 태안군 이원면 주민들이 충남도·정부 등에 이원~대산 간 가로림만 해상교량의 조속한 건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원면 주민들은 이원~대산 간 교량 건설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기 위해 지난 17일 이원면종합복지회관에서 이원면지역 사회단체장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이원~대산 간 연륙교 (해상교량) 건설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고 21일 밝혔다. 주민들은 현재 바다로 막힌 태안군 이원면 내리 만대항과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를 해상교량으로 연결하는 ‘가로림만 교량 건설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해상교량 2.65㎞와 접속도로 2.96㎞ 등 총연장 5.61㎞의 도로를 놓는 것이 골자다. 이 교량이 생기면 이원면은 물론 원북면 등 인근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대산 간 이동 거리가 기존 73㎞에서 5.6㎞로 줄어들면서 두 지역 사이의 이동 시간이 현재 1시간 30분~1시간 40분에서 단 5분으로 1시간 30분 이상 단축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지역 주민들의 서해안고속도로 등 고속도로에의 접근성도 높아지면서 수도권과 1시간대 생활권도 형성할 수도 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311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비용편익분석(B/C) 결과가 기획재정부의 기준보다 낮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 기준으로 보면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지역주민은 이 교량 건설을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의 면제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한 뒤 건의서와 서명부를 충청남도 및 중앙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학재 공동위원장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8000명에 이르던 이원면 인구는 현재 2000여명으로 줄었고, 그중 65세 이상이 50%에 달하는 등 지역 전체가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이원~대산 간 해상교량 건설은 쇠퇴해가는 지역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세로 태안군수도 이 사업과 관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토를 균형 있게 개발하는 사업을 단순한 경제 논리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 사업이 꼭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