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짜증이다. 기껏 쓰기 싫은 산행기 써 놓고 등록을 하니 날아가버렸다. 쓰지 말라는 이야긴가 보다. 광교산 정도의 산행긴 없는 건데 그래도 불편한 마음을 남기려 했건만 날아갔다. 시간이 많이 걸린 정도의 긴 글이었지 싶다. 남기지 말까 하다 그래도 전해지는게 있을 것 같아 다시 시작한다.
평상시 보다 이른 기상이다. 어제 마시던 술 탓이겠지 아님 산에 가는 기다림 때문이었을까? 현원이 일찍 출발한다고 전화를 한다. 무척 이른 시간이다. 주차장을 서성이는 현원을 보고 서둘러 내려간다. 몇명이나 모일까하며 걱정스럽게 10분 일찍 도착한다. 7시에 출발했다는 백두는 샌드위치를 사서 먹고 있다. 추석 교통편이 걱정이되고 귀성하는 분들이 염려가 되어 산행을 포기했건만 아우성이었다. 왜 안가냐는 의견들. 직간접으로 취합을 해보니 8명. 이 정도면 가능하다 싶어 광교로 확정 공시했다. 연휴가 길어 분산되어 내려오는 교통편은 염려가 없을거이고 올라가는 것은 그리 막히지 않는 곳이니 하며 공고했던 것.
시간이 넘어도 소식들이 없다. 현원과 나누어 여기저기 전화해본다. 받지들을 않는다. 자나보다. 어데 갔나보다. 다시 해본다. 답신이 없다. 다행히 성주는 동수원 IC란다. 반갑다. 다시 건다. 왜 잠깨냐는 목소리인듯. 더는 연락이 없다.
포기 한다.
산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땀방울 흘리며 도착한 성주를 다그쳐 바로 출발한다. 멀리 앞서가는 현원을 성주는 그런다. 뭔일 있었나 아님 어제 몸풀었나 한다. 가을 산들바람이다. 가끔 햇살을 보이나 구름으로 얇게 하늘을 가리우고 있다.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직장생활 하며 일을 구상하는지 고개숙인 남자 백두는 뚜벅뚜벅 잘도 걷는다. 어제와 같이 사람들은 별로 없다.
형제봉 45분 소요, 묘지까지 한시간 이 정도면 늦은 시간 이동이 아니다. 22회 선배님이 도착하셔 경선중인 선배님 말씀을 하신다. 하시면서도 힘든단다. 욕도 먹는단다. 그렇겠다. 성주의 가래떡으로 요기를 하고 다시 걷는다. 우회한던 정자까지도 오늘은 오른다. 멀리 보인다. 시화호도 보인다.
시루봉을 보여주려던 생각은 본인의 고사로 우회 어느덧 억새밭을 지나 전망 좋은 암벽으로 불러세운다. 청계, 관악, 남산, 북한, 도봉, 아차 다 보인다. 이천도 용인도 평촌 군포 부곡 분당 다 보인다. 시원하다. 헬기장에서 요기를 하기로 했기에 서둘러 도착한다.
시원한 바람을 뒤로 하고 성주의 막걸리 샤벳을 현원은 열심히 파낸다. 병이 통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백두의 것으로 아주 적절한 농도와 온도로 바뀐 막걸리 많기도 하다. 언제 저거 없어지나 했다. 시작은 바렌타인으로 가져온 안주들을 바닥낸다. 또 시작이다. 아쉽게 출발한 광교산 불참 다시 안주거리가 된다.
어렵게 만들어진 광교산행 본인들의 동의로 계획된 산행인데... 신뢰와 애정으로 만나는 모임인데 그리도 불성실하게들... 아쉽다. 싫다. 그리도 말많고 일 많은 조직 그렇고 그렇다. 관심과 애정으로 본인들이 가꾸어야할 조직이고 산행이라 그렇다. 억지로 만든 거이라 더욱 그렇다.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은 동호회라는 조직속에선 양보되어야하지 않나 싶다. 어는덧 그 많던 국물 바닥을 낸다.
광교를 훌로 돌아 6시간 소요하기로 한 산행은 식후산행은 무리라는 현원의 고집이라는 핑계로 모두 무언의 동의하에 현원에게 지고 만다. 다시 내려 오는 길 '산천초목'을 만난다. 얼마 흐르지도 않은 시간 다시 좁쌀 막걸리로 연결된다. 두런두런 대화는 시간을 잡아먹지만 즐거움과 우정은 샘솓는다.
여기 저기서 어디냐고 전화와댄다. 말안해준다고 대답은 한다. 어느 그룹은 관악산, 어느 그룹은 관악산 이미 하산, 또 다른 팀들은 어느 산에 계신가? 아참! 더 거칠일 만드네...
땀에 찌든 냄새와 피곤을 풀려 사우나를 거쳐 열지도 않은 호프집 주인을 불러낸다. 옆집사는 윤승조군을 불러내어 같이 한다.
일이 생겼다. 현원이 성주에게 전화통화내용을 전달한다. 성주댁이 급하게 성주를 수소문중에 있단다. 집나간 사람이 전화를 안받는다나. 주녕이 간신히 현원과 조우된 모양. 그래도 평시 습관인지 전화 안한다. 우린 집에서 오면 바로 예 접니다. 하는데... 평상시도 많이 그런가 의아해하며 우리는 성화를 한다. 전화드리라고. 내용인 즉. 산에 간다고 집나간 성주 6시가 넘어도 집에 안들어오니 난리가 난것이란다. 여느 집들은 집나가면 좋아하고 전화 한통없고 그래도 안들어 오면 보험사에 전화한다던데 하며 모두들 성주를 부러워한다.
이제 나도 필요에 의해 모임에 임할 것이라는 생각하며 초기 글보다 짧아진 산행기를 굳이 남긴다.
첫댓글 양봉님..글이 위 아래 옆으로 댜닥다닥 붙어 있어 보기가 여간 힘들어야지요? 눈알에 힘이 너무 들어 갑니다.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