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여기다가 올리게여. 서프 국제방에서 펌.(서프가 다른곳은 볼거없어도 kein님글이나 국
제방같은 경우는 볼거리가 종종 있습니다.시간나실때마다 한번 가보세여.제가 글을 퍼오긴
하지만 퍼오지않은것도 있으니깐요^^)
야쿠자를 불러야 정신 차리겠냐!
곰방와(こんばんは)도 아니고 곤니찌와(こんにちは)도 아니고 일본에 와서 가장 먼저 배운 말은 ‘우르사이(うるさい)’ 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아주 신경질적인 우르사잇!이지요. 그 소리는 일본에 발을 디딘 처음부터 시작됐습니다.
엄마가 보내주신 소포를 풀며 울 때도 ‘우르사잇! ’
제가 좋아하는 엔니오 모리코네를 들으며 흐느적거릴 때도 ‘우르사잇! ’
전화로 수다 떨며 깔깔거릴 때도 히스테릭한 ‘우르사잇’은 계속 들려왔습니다. 신랑이 그러더군요. 그건 조용히 하라는 소리라고. 지진과 습기를 염두에 둔 일본의 가옥들은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지고 그렇기에 옆집의 소리가 잘 들린다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조심조심 살금살금이 시작됐지만, 옆집 할아버지 반응 역시 그때부터 더욱 가열차졌습니다. 책꽂이의 책을 떨어뜨렸을 때도, 그릇 부딪치는 소리 심하게 설거지를 할 때도, 바람이 방문을 ‘쿵’ 닫아도 짜증 섞인 ‘우르사잇’은 들려왔습니다.
사태는 더욱 심각해져 화장실 문을 닫을 때도 소리를 질러대 저는 방구조차 제대로 껼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신경질이 나 칼 들고 쫓아오면 어쩌나… 워낙에 겁이 많은데다,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지만 돌아서면 상대방의 등에 칼을 꽂는 것이 일본인이라는 소리를 들은 바 있어 겁이 더럭 났습니다.
할아버지지만 근육도 불룩불룩하고 눈매도 매섭고… 한마디로 힘세게 생겼다는 사실도 두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었습니다. 남편이 문제를 해결해보려 옆집 초인종을 눌렀지만 굳게 닫힌 문은 그의 마음처럼 열리지 않았습니다.
저녁 11시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했더니 1층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왔었다는 유학생의 이야기가 들려오고, 어느 맨션에서는 설문조사가 한 달에 한번씩 행해진다는 얘기가 들려오고(소음을 유발시키는 집이 어디인지, 처벌을 원하는지 등의 설문) ….
아무리 개인주의로 소문 자자한 일본이라지만 이건 그 정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쳐 있었습니다. 남 일에 끼어드는 것도 끼어듦을 당하는 것도 싫다지만 집은 가정을 이루는 기본 형태요, 안락한 휴식처 아닙니까.
침해 받기 싫어하는 지독한 개인주의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 간의 고리 안에서 또 다른 폐해를 낳고 있었습니다.
여하지간 그의 횡포는 계속됐고 3명의 손님들이 왔다 저녁 늦게 돌아간 다음날 아침, 드디어 대문에 문제의 쪽지가 붙었습니다. 반말로 휘갈긴 쪽지엔 여러 가지 욕설과 더불어 ‘너희 때문에 살수가 없다. 야쿠자를 불러야 정신을 차리겠냐?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라’라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야쿠자라는 말에 저는 벌벌 떨었고, 남편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상대할 가치도 없는 인간이라고, 힘없고 배짱 없으니 얼굴 대고 얘기도 못하고 허풍 치는 거라고. 하지만 야쿠자… 그거 사시미 칼 들고 설쳐대는 상당히 무서운 인간들 아닙니까?
문제의 사건은 쪽지가 3번 더 붙고, 제가 제 집에서 발뒤꿈치를 들고 다녀야 할 즈음 일어났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장마로 빨래가 산더미였고 더 이상은 방치해둘 수 없는 상황에서 저녁 8시에 세탁기를 돌린 것입니다.
‘우우루우~사아아잇~’
분노에 찬 우루사잇을 정신병자처럼 질러대더니 마침내 그는 저희 집 초인종을 미친 듯이 눌러댔습니다. 다급해져 자고 있던 남편을 서둘러 깨웠습니다.
“자기! 할아버지 왔나 봐. 지금 내가 세탁기 돌렸거든 어떻게 해”
잠에서 덜 깬 남편이 인터폰을 들자 반은 미쳐가는 그의 욕설이 시작됐고 점잖기만 하던 남편이 갑자기 인터폰을 던지고 거칠게 현관으로 뛰어갔습니다. 이후 정말 흥미진진한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이웃에선 전례 없던 소란에 나와 수런거리고 있었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난 남편은 맨발로 그 할아버지를 잡으려 했으며, 기세 등등 하던 우르사이 할아버지는 쥐새끼처럼 얼른 집으로 도망쳐 ‘찰칵’ 문을 걸어 잠근 뒤 아무 소리가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가구를 옮기느라 정말 큰 소리가 나도, 5명의 장정들이 모인 술자리에 시끄러워도 옆집에선 아무 소리가 없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아는 일본인들은 그건 드문 예라고, 대부분의 일본인은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는다고 얘기를 해주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강한 자 앞에 약하고 약한 자 앞에 강한 일본인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한창 고민하고 있을 때 이웃 언니가 그랬었습니다. ‘우르사이’하면 넌 더 크게 벽까지 치면서 ‘우르사이’ 하라고. 그게 일본에서 살아나가는 방식이라고. 실제로 너무 열 받아 의자를 집어 던졌더니 그 다음부턴 조용해졌다는 학원 친구의 얘기도 있었습니다.
우르사이 할아버지는 지금도 분을 삭이고 있겠지요. 작은 소리도 거슬려 신경질이 나고 울화통은 터지는데 젊고 강해 보이는 옆집 남자 때문에 마음껏 소리도 못 지르고 가슴만 치고 있겠죠.
화가 나면 시뻘건 얼굴로 튀어나와 일단 멱살부터 잡고 시작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새록새록 생각해보게 됩니다. 부침개를 가져가도, 김치를 가져가도 문 열어주지 않는 그네들보다 쌍욕질도 오가고 난타전도 예사지만 ‘씨익’ 웃으며 어깨 걸 수 있는 그런 한국인의 마음이 그리워집니다.
shak 근데 다른 것도 아니고 저녁 8시에 세탁기 돌리는게 대체 뭐 어때서요? 8시에 자는 사람도 있나요? 저녁 8시면 아직 일상생활이 한참 돌아갈 시간인데..세탁기가 뭐 그리 대단한 소음도 아니고.-_- 정말 이해할수없군요-_........... [2004/05/21]
유벤투S 솔직히 일본에서는 못살겠다. 물가가 너무 비싸다... ㅜ,ㅡ; [2004/05/21]
황색초롱이.. 음 울나라 건축회사들이 일본가서 나무로 지어도 옆집에 소리 잘 안들리게 만들면 성공하겠네... 그쳐...? [2004/05/21]
다이제 참~ 뭐같군요... [2004/05/21]
loveykorea*.. 일본에서는 살인자보다 더 나쁜 인간이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끼치는 인간입니다. 개인주의가 철저해서...엿같은 나라인 것은 확실합니다... [2004/05/21]
가나다라마... 저도 들었어요. 그래서 손님오거나 하려면 이웃들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게 예의라고.. [2004/05/22]
SL55 저분 남편이 한국분인가요? ....일본사람이라면 다혈질이신 모양이군요...맨발로...-0- [2004/05/23]
마질레 음 제가 살았던곳은 다카다 노바바 였는데 ... 거기는 별 지랄을 떨어도 주변 이웃들이 별 상관을 안한다는.. -_-;;; 집이 날아가라 영화를 봐도 음악을 들어도 -_- ;;; 근데 나랑 같이 살던 룸메이트는 옆집에서 파티댐시 조금이라도 시끄러우면 바로 한국말로 ...욕지거리를 완전 한국 사람과 일본사람이 정반대 ㅡ,.ㅡ [2004/05/23]
마질레 참고로 제가 알고 있는 일본인들은 전부 착했음 ... 과도 할만큼 .... 지금은 귀국 했어요 ~~~ [2004/05/23]
마질레 세탁기가 집에 있을 정도면 음 ...부러운 일본생활을 하신분 같군요 -_-;;;;;; [2004/05/23]
GQ 정말..ㅋㅋ 그런데 그런 할아버지를 만난것은 참 운이 나쁘네요. 저도 여태껏 만났던 분들은 다들 착하신 분들이라.. 좀 규칙을 따지긴 했어도 저런 히스테릭한 사람은 정말 만나기 힘들듯 [2004/05/24]
korea in 일본 편하다고 하던데 저희 아빠도 지금 일본에 계시고 친구분도 그 따님 언니도 유학중인데요 오히려 편하다고 하네요 저도 다녀온바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한번갔다온것 뿐인지 몰라도 일본있을때 쫌 적응안됫꾸 향수병걸릴뻔했어요 ㅜㅜ 암튼 일본 살만하다네요. 유학은 오바지만; 깨끗하고 편한건 사실이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