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나 장맛을 보면 그 집의 솜씨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작 밥상의 주인인 밥맛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 쌀쌀한 계절엔 따끈한 쌀밥이 최고! 밥맛 좋은 요즘, 밥맛 좋기로 소문난 밥집의 밥짓기 노하우를 훔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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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을 가장 좋게 하는 솥은 역시 가마솥이다. 가마솥은 두꺼운 몸체가 솥 안의 온도를 105℃로 일정하게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증기가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해주는 무거운 뚜껑도 밥맛에 기여한다. 남한산성 산채정식집 반월정(031-743-6562) 마당에는 커다란 무쇠 가마솥이 있다. 이 집에선 매일 아침 100인분의 쌀을 씻어 가마솥에 밥을 해낸다.
가마솥밥만 50년 동안 지어온 '경순 엄마'(이 집에선 이렇게 부른다) 이옥순씨가 쌀 씻기에서부터 주걱으로 퍼 내는 일까지 전 과정을 직접 담당한다. "가마솥은 솥 아랫 부분이 화덕 안에 깊숙이 자리해 열이 골고루 퍼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는 게 이씨의 얘기. 때문에 불 조절이 밥맛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이씨는 말한다. 밥을 안치고 뜸을 들인 후 퍼 낼 때까지 지켜보며 정성스럽게 밥을 하는 것도 맛 좋은 밥의 비밀이다. 이씨는 "밥 하는 동안 가마솥을 물기 있는 헹주로 닦아주는 것도 솥의 온도를 조절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인다. 조리 전 과정도 중요하다. 쌀을 씻을 때는 한번 조물조물 씻어서 물을 버린 후 헹굴 때 같은 방향으로 흔들어 씻는 게 밥맛을 좋게 한다고. 반월정에선 3번 헹군 후 20~30분 불린 쌀로 밥을 짓는다.
덕소에 있는 가마솥밥상(031-577-2505~6)도 밥맛 좋기로 유명한 집. 주문하면 조그마한 무쇠솥을 가지고 와 밥상에서 직접 밥을 해준다. 때문에 손님들은 앉은 자리에서 생쌀이 밥이 되는 전 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 이 집은 백미만으로 밥을 하는 게 아니라 기장과 조, 흑미, 맵쌀, 서리태 등을 적절하게 섞어 한다.
"영양도 풍부할 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다"는 주인 김봉녀씨의 설명. "옛날에는 장작으로 불을 지펴 곁에서 계속 지켜보며 밥을 해서 밥맛이 더 좋았지만 요즘에는 가스불이라 불 조절을 따로 할 수 없어 예전만 못하다"며 "그래도 불 조절할 때 뜸을 잘 들이면 밥맛이 좋아진다"고 조언한다. "요즘엔 농약을 많이 치기 때문에 쌀을 1번은 치대 씻고 2번은 움켜쥐듯 씻은 후 5~6번 헹궈야 한다"고 김씨는 얘기한다. 묵은 쌀은 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물량을 조금 더 많이, 햅쌀은 물을 적게 먹기 때문에 물량을 조금 덜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밥하기 1시간 전에 채에 불린 쌀을 받쳐 물기를 뺀 후 밥을 하면 밥알이 덜 뭉개진다. 무쇠솥으로 밥을 할 땐 센불에서 8~10분이면 밥이 본격적으로 끓기 시작하는데 김이 날 때 중불로 해 7~8분 끓인 후 밥물이 잦아들면 다시 최대한 약한 불로 뜸을 오래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자칫 가스불은 탈 수 있기 때문에 불꽃이 올라올 때 바람을 이용해 열기를 빼주는 것도 밥맛을 좋게한다"는 게 김씨의 얘기다.
이천쌀로 돌솥밥정식을 만들어 내는 청목(청목 031-634-5414, 분당 청목나들애 031-717-42 24)에서는 좋은 쌀 선택을 강조한다. 좋은 쌀은 쌀겨 냄새가 적고 윤기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밥을 했을 때 밥알이 살아 있고 끈기가 있는 것을 말한다.
"좋은 쌀을 구입한 후엔 쌀을 박박 치대지 말고 손으로 움켜쥐듯 한 번 재빨리 씻어낸 후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좋다"고. '누룽지가 생명'인 돌솥밥을 만들려면 뜸을 5~8분 들인 후 1분 정도 센 불에 두면 된다.
글 박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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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마솥밥은 확실히 밥맛이 다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