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테스트의 주요 제품은 도닉의 옵챠로프트루카본입니다. 네이밍이 옵챠로프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실제로 주력으로 사용했던 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흔히들 도닉표 비스카리아라고 잘 알려진 제품입니다.
표층재가 코토재질이며, 특수소재는 비스카리아와 동일하게 아릴레이트카본이 사용되었고 두께도 5.6~5.7mm 정도에 헤드사이즈는 156.5X150로 측정이 되나 제작오차 정도로 보고 표준 사이즈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전체 두께 뿐만 아니라 중심층과 표층의 두께 또한 비스카리아와 거의 유사합니다. 사용하기 전 러버셋팅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정말 너무 심할 정도로 표적 제품이다”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포핸드롱을 치는 순간 그러한 선입견은 무참히 붕괴되었습니다.
첫 번째 테스트 때는 옵챠로프트루카본과 비스카리아 그리고 장지커ALC도 같이 사용해보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장지커ALC를 버터플라이 표준 ALC제품으로 테스트해왔었는데, 비스카리아를 다시 영입하면서 이 둘 간의 감각차이가 얼마나 있는지도 상당히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이 둘 간의 감각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익히 알려진 바 그대로 그립사이즈의 차이만 있을 뿐 타구감각 상의 차이는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모두 FL 그립제품을 사용하였는데, 옵챠로프트루카본의 FL그립의 느낌은 비스카리아와 비슷한 정도였고 장지커ALC보다는 좀 얇게 느껴졌습니다.
기본 포핸드롱 타법을 쳐보면 옵챠로프트루카본은 매우 높고 경쾌한 타구음을 발산합니다. 비교적 낮고 적당한 타구음을 내는 비스카리아와 비교했을 때 첫 인상에서 극명한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하드웨이 상의 특성이 거의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소리”의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것은 정말 의외였습니다.
매우 높고 청명한 타구음 덕분에 옵챠로프트루카본의 울림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잘 파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울림이 존재하지만 역시 ALC 제품답게 잔여진동은 빠르게 소멸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 부분은 비스카리아나 장지커ALC와 유사합니다.
전반적인 블레이드의 스피드는 비스카리와 비교했을 때 동등 이상의 수준으로 보였습니다. 다만, 의외로 비스카리아나 장지커ALC처럼 잡아주는 감각이 부족하고 타구점 또한 다소 앞에서 형성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테스트에서는 장지커ZLC를 소환하여 비교해보았습니다만, 장지커ZLC보다는 좀 더 묻히는 감각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즉, 비스카리아와 장지커ZLC의 중간지점 정도에서 타구점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장지커ZLC도 ZLC 특유의 경쾌함과 날카로움이 살아있고 타구음도 ALC류에 비하면 큰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옵챠로프트루카본이 이 장지커ZLC보다도 타구음이 높고 큰 편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ALC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잘 잡아주는 감각, 즉 그립력도 살아있는 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비스카리아(=장지커ALC)와 장지커ZLC의 특성을 적절하게 믹스해놓은 성격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평소부터 장지커ALC(=비스카리아)와 장지커ZLC의 중간적인 특성을 갈구한 분들이나 타구감각이 좀 더 명확한 아릴레이트카본 제품을 갈망한 분들이 사용하시면 아마도 만족하실만한 제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타구감각이 좀 더 명확한 아릴레이트카본 제품”은 넥시 오스카라는 걸출한 제품이 존재합니다만, 오스카가 히노끼 표층 특유의 늘러붙는 듯한 타구감이 돋보인다고 한다면 이에 비해 옵챠로프트루카본은 “타구감각이 좀 더 명확한 아릴레이트카본 제품”이면서 더 경쾌한 타구음과 타구감각을 지니고 구질의 날카로움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테스트에서는 높고 경쾌한 타구음에 주목하면서, 스티가 라인업 중에 이와 유사한 특성을 보여줄 것 같은 인피니티 VPS V와 카보나도90을 소환해서 함께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인피니티나 카보나도90 또한 비교적 높고 경쾌한 타구음을 갖고 있는 블레이드들인데도 불구하고 옵챠로프트루카본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깡깡”, “땅땅”의 하이소프라노 타구음은 세 번째 테스트에서도 적응이 안되고 여전히 부담이 남아있었습니다. 인피니티나 카보나도90이 선명한 울림을 동반하면서도 공을 깊이 잡아주면서 쭉 끌어주는 손맛이 출중함에 비해서 옵챠로프트루카본은 그보다 더 높고 짧고 강렬한 울림과 타구음을 보여주면서 또 타구점이 그리 깊지 않고 반응이 빠른 편입니다.
따라서 극단적인 루프활용 전형이나 스윙스피드가 느린 분들은 적응이 어려운 제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두텁게 맞추는데 능수능란하고 다양한 타법을 자유자재로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적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OFF이상급 스피드를 지니고 반응이 빠르면서 높고 큰 타구음을 동반하는 라켓이므로 커트스트로크나 스매싱 전형에도 매우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80대 초반 무게가 많으므로 여성동호인에게도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도닉표 비스카리아라고 불리우던 옵챠로프트루카본은 흔히 알고있는 전형적인 ALC 라켓의 특성이 아니라 ALC이면서도 ZLC적인 특성이 조금 더 강한 독특한 특성의 제품이라고 정리해볼 수가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을 하나만 꼽자고 한다면 “높고 경쾌한 금속성 타구음”이라고 요약하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버터플라이의 비스카리아나 티모볼ALC, 장지커ALC 그리고 넥시의 오스카, 그리고 제가 특별히 사랑하는 브랜드인 스티가의 카보나도90, 190으로 대표되는 표준적인 아릴레이트카본 제품의 포지션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제품이 바로 옵챠로프트루카본이며, 오히려 카보나도145나 에메랄드VPS V, 로즈우드XO 등의 경우처럼 특정 매니아 사용자층을 잘 공략할 수 있는 개성이 강한 제품으로 생각됩니다.
첫댓글 옵차로프 트루카본 관심있던 제품이었는데 리뷰 감사합니다^^ 전 45,245만 써봤는데 글을 보고 기회가되면 90시리즈도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290은 너무 카본스러울까요?? 탐카5천처럼 너무 카본스러운 손맛은 꺼려지더라구요^^;
카보나도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부담스러운 특수소재는 아닙니다. 290은 245와 크게 다르지않으니 잘 사용하실 수 있을거에요. 그러고보니 금속성의 높은 타구음을 내는 특성은 옵챠로프트루카본과 245/290이 비슷하겠네요.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루카본을 요즘 옵챠로프가 주력으로 사용한다고 들어서 관심이 많던 차에 리뷰 잘봤습니다.
단순히 비카 클론버전으로 생각하셨을 분들께 좋은 정보주셔서 감사합니다^^
ALC제품에 대한 고정관념은 내려놓고 사용해보셔야할 제품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분들은 의견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제 의견은 ALC와 ZLC 특성이 섞여있으나 약간 ZLC의 특성 측면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비스카리아처럼 묻지마 추천을 하기에는 좀 부담스럽다고 생각됩니다.
테스트하실때 같이 시타해보고
ALC제품의 진동과 공동감을 좀 느껴보고 싶군요. 대부분의 후기가 제가 느끼는 ALC감각과 틀려서 교정좀 받아야 할것 같아서요. ^^
제가 특이하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세모래님이 느끼는 ALC 특성을 이야기해주시면 피드백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미라쥬 잔여진동이 사라지지않고 많이 느낍니다. 특히 이너포스ALC가 그렇더군요. 옛날에는 이느낌을 안정감으로 여겼는데... 어느순간 맞드라이브시 손이 지릿지릿합니다.
@세모래 이너포스ALC는 비스카리아나 장지커ALC보다는 진동이 오래 남겠지요. 카보나도145가 주력으로 알고 있는데 그 진동보다도 길던가요?
@미라쥬 넵. 무지 길고 진동도 크다고 저는 느낍니다. 주변 지인들도 마찬가지구요.
@세모래 예전 고슴도치님의 ALC 설명을 기억해보자면 ALC 소재 자체가 전체 진동을 짧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전체 진동에서 특정 영역만 짧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특성이 먹먹함으로 표현된다고 했었습니다.
@미라쥬 특정영역이라... 아직 그단계는 제가 범접할 영역이 못되나 봅니다. ^^
@세모래 그리고 이너포스레이어ALC가 아니고 구형 이너포스ALC라면 헤드사이즈가 크므로 진동이 좀더 크고 길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해외 리뷰에서도 70g 후반대 제품이 있을 정도로 가벼운 편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러버 선택폭을 넓혀주는 좋은 블레이드 대안이 되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네 동감합니다. 가벼운 제품이라 여러 장점이 있을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게 비카나 티모볼alc 대용으로도 강력히 추천할만한 제품인가요?
아직 비카나 옵트카 사용을 못해봐서요...
아니요. 비스카리아나 장지커, 티모볼ALC부터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미라쥬 티모볼 alc / zlc 는 사용해봤고, 현재는 안드로 트레이버 k 사용중이거든요....
가벼운 개체도 있고 괜찮다기에 사용해볼까 했거든요.....
@미소철사 네 그렇다면 한번 사용해보셔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