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만의 화려한 마침표를 찍다
-제1회 서산시여성생활체육대회를 마치고
서산시 여성들의 건강을 위하여 생활체육협의회가 앞장섰습니다. 근래 들어 최상의 삶 조건을 돈보다도, 명예보다도 건강이 최고라고 믿게 되었지요. 사실이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옛날 보릿고개 시절 말고 굶어 죽는 사람은 없습니다. 외려 부족함보다는 넘쳐흘러 화가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 반인륜적인 흉측한 모습들이 사회 곳곳을 뿌옇게 흐려놓곤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최선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최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탐구하는 정신입니다. 옛 성현들이 깨우침을 얻으려 도를 닦고 수양을 쌓는데 게을리하지 않은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니겠는지요.
먹을 과 입을 것과 잠자리가 편안함으로 인해서 정신이 해이해지고 게으른 영혼 때문에 육신은 점점 병이 들어가게 됩니다. 부와 명예를 얻고도 시든 육신을 어쩌지 못하고 세상을 등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질의 풍요 속에서 정신과 육체의 빈곤이야말로 가장 불행한 운명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먹을 것은 많지만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입을 것이 널려 있지만 어떻게 입을 것인가를 망설여야 하는 시대에 사는 것입니다. 삶도 마찬가지지요. 똑같은 환경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간 우리 사회는 남성 주도적이고 남성 위주의 생활을 살아왔습니다. 여성으로서의 위치는 극히 제한적이었고, 마저 개방되지 못한 채로 눈치를 보며 살았지요.
하지만 요즘은 참으로 많이 달라졌습니다. 호주제를 폐지할 정도니 말예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꼭 女子여야만 하는 좁은 편견은 버려야 할 때입니다. 여자는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살림하고, 남편 뒷바라지만 하며 희생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여자도 당당히 나의 건강을 위해 투자하고 책임을 질 줄 알게 된 것입니다. 혹시 아주 오래전 체육이 남성의 전유물로만 생각됐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 아세요? 이제는 생활체육도 여성들만이 참여하여 행사를 빛낼 수 있는 창구가 생겼습니다.
바로 이에 발맞춰 서산시생활체육협의회에서는 어제(8일) 오전 10시 서산시종합운동장 외 보조경기장에서 충남 최초로 '제1회 여성생활체육대회'를 개최하였답니다.
서산 관내 8개 종목 연합회에서 여성 700여 명이 참석하였는데 식전행사로 댄스스포츠와 에어로빅 공연은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고요. 선수들 모두 여성이니 체육관 전체가 꽃물결로 환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생활체육이다 보니 경기 종목이 한정되고 협소한 부분이 있지만 나름대로 배드민턴과 테니스, 볼링, 게이트볼, 탁구, 댄스스포츠, 생활체조, 축구 등 각 여성 동호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의 한마당을 펼쳤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여성생활체육의 특징은 대부분이 가정을 가진 주부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가정을 돌보고 난 여가의 시간을 틈틈이 생활체육에 투자하여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는 자체가 아름다운 거지요.
신나는 음악에 맞춰 화려한 율동이 뭇시선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고, 박진감 넘치는 파워와 탄력 있는 몸매를 과시하는 생활체조 그리고, 노인들의 여가를 활력과 건강으로 제공하는 편안한 쉼터인 게이트볼, 깜찍한 재치와 순발력을 요구하는 배드민턴과 탁구는 여성들이 다가가기 쉬운 종목입니다. 대신 야외에서 땀을 흘려야 하는 테니스와 축구는 힘들고 거칠긴 하지만 나름대로 매력 가득하지요.
이번 행사는 종목별 연합회별로 대회를 진행하도록 하여 성적 위주의 경쟁보다는 회원 간의 참여와 화합을 우선으로 하게 하였거든요. 올해가 처음이지만 매끄러운 대회진행으로 모처럼 여성들만의 화려한 마침표를 찍게 해 주었습니다.
3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이를 뛰어넘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늘에 있기까지 함께 뛰어온 노력의 결실이 아롱아롱 건강으로 피어나는 순간, 나도 겁 없이 늙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작성일: 200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