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의 한국어 교육 현황
1. 머리말
한국과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다소 떨어져 있으나 문화, 역사, 풍습과 습관, 심지어 언어면에서 조차도 서로 유사한 나라이다. 두 나라의 언어는 비교 언어학적인 관점 또는 계통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서로 다른 언어 계통에 속하지만 두 나라 모두 한자 문화권에 속해 있다.
베트남의 언어학자에 따라 약간의 견해차가 있으나 베트남어에서 한자어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약 50-70%로 보고 있으며 한국어 어휘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율과 유사하다.
또한 두 나라의 한자어가 중고 한자음에 기인하고 있는 점, 또 뚜렷한 음운 대응규칙이 한자음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점에서 한국어와 베트남어가 어휘면에서는 단어의 의미와 발음이 한자 문화권의 다른 언어보다 가장 유사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육에 관한 보고서인 본고는
앞서 간략한 베트남어 역사와 1975년 4월30일 베트남 통일 전후에 한국인의 베트남 진출을 간략히 서술하므로 베트남에서의 한국어 교육의 시작과 현재 현황을 살펴보고 나아가 향후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육의 개선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지정학적인 면에서 베트남은 한국과 같이 반도이며 대양을 바라보면서 대륙과 연결되어
역사상 외세의 끊임없는 침략을 받아 왔고 그 시련 속에서도 독립과 자존을 위해 싸워 온 나라이다. 베트남은 B.C 111년 한무제 때부터 중국의 직, 간접 지배를 받기 시작하여 A.D 938년까지 북속기간이었으며 이 기간 중 한나라와 당나라의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20세기 초까지도 베트남의 교육은 유학자들이나 촌락의 훈장들이 한자와 역사, 한시를 가르쳤으며 중심교육 내용도 사서오경과 각종 유교식 제례절차와 예의범절 등이었다.
이들의 문자는 한자와 쯔놈(8-9세기 출현함)이었는데
한자의 음과 뜻을 차용해 의미와 발음을 결합하여 표현하는 베트남의 쯔놈은
언어 역사면에서 베트남인들의 자주적인 노력을 엿볼 수 있으나 한자를 모르면
여전히 사용하기 어려운 문자였다.
17세기 선교를 위해 베트남에 도착한 선교사들은 이 어려운 한자와 쯔놈을 배워야 했는데 한자를 전혀 모르는 서양 선교사들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졌으며 그래서 그들은 베트남식으로 발음되는 한자와 쯔놈을 라틴문자로 표기해 선교보고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 후 1627년 베트남에 파송된 스페인 출신 카톨릭 선교사 Alexandre de Rhodes는
베트남어가 라틴 문자로 정립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는데 그가 로마에서 발간한
<베트남-포루투갈-라틴어 사전>은 현재 베트남어사의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그 외 여러 신부들이 발간한 베트남어 교리책과 사전은 베트남어를 라틴어로 표기하는데 공헌을 하였다.
그 후 이 문자는 1878년 베트남의 프랑스 식민정부에 의해 국어(Quoc Ngu)로 공인되고
1882년 1월 1일부터 각급 학교와 공식문서에 적용하는 법령을 공포하였다.
그 후 1915년과 1919년 한학 유학 시험이 폐지되면서 한자와 쯔놈은 쇠퇴하기 시작했으며
국어(Quoc Ngu)는 공식언어로 사용되게 된다. 이것이 현재 사용되는 베트남어이다.
한국과 베트남과의 첫 만남은 약 800년 전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의 국난을 피하던 왕자 이용상(Ly Long Thuong)이 고려 땅에 정착하여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보다 100년전 안남국 왕자 이양곤이
고려에 망명했다는 내용이 정선 이씨의 족보에 기록되어 있음이 최근 발표된 바 있다.
그 후 2차 세계대전시 일본 징용병으로 끌려간 몇몇 한국인들이 베트남에 뿌리를 내리고 생활하게 되었으며 1960년대 중반 한국군이 베트남 전쟁에 참여할 때 이들은 한국어와 베트남어 통역자들로 활동하게 되었고 이들 2세들에 의해 간단한 한국어가 베트남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50년 북한과 북베트남의 수교 이후 북베트남 학생이 북한에 유학을 가게 되었고
북베트남에 약 500명 가량의 베트남인이 북한어를 구사할 줄 알았고 한국과 통일 베트남의
수교 초창기에 북부 지방에서는 이들이 주로 북한 발음으로 한국어의 통역을 맡았었다 .
1955년에 한국과 남베트남이 수교되었고 한국교포 중심으로 교민회가 설립되어
한글학교의 개교사업이 추진된 바 있으나 1975년 베트남의 공산화로 한국과의 모든 관계가
약 20년간 단절되게 되었다.
한국과 통일베트남간의 공식적인 외교관계가 정상화 되기 전, 민간 상사 주재원들이
호찌민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영업활동을 위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베트남 현지인을 가히 파격적인 조건으로 고용하게 되었고
이 후 베트남 내 한국어 학습의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1992년 12월 22일 한국과 베트남의 공식적인 외교관계가 다시 정상화되면서
양국가 간의 경제적, 문화적 교류가 더욱 확대되었고 베트남 경제 개방 정책인 소위 도이머이
(DOI MOI) 실시로 경제발전의 모델을 한국으로 삼은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고 따라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베트남인의 수요가 절실히 요구되었다.
하지만 이 당시만 해도 한국은 남조선이라 불리웠고 베트남인들에게 한국인의 언어는 조선어라고 불리웠으며 이러한 표현은 베트남교수들의 연구논문에서 조차도 일반화되어 있었다.
이렇게 한국어라는 단어가 생소한 실정 가운데 베트남 교육사상 최초로 1993년 11월
베트남 호찌민외국어정보대학교에서 6개월과정의 한국어 과정이 개설되었고 강사로는 안두환
교수와 본 필자인 조명숙이 강의를 담당하였다.
이어 신학기가 시작되는 1994년 9월에 국립 호찌민 종합대학교에 한국학과를 개설함으로써
베트남에 한국과 한국어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베트남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베트남 대학 내 한국학과의 개설에는 한국국제교류제단(Korea Foundation)과 주 베트남
한국대사관과 총영사관의 지원, ㈜삼성을 비롯한 한국기업의 후원, 안두환 교수, 조명숙, 송정남
등 석사 학위 이상의 자격을 갖춘 자원봉사자와 선교사들의 봉사가 초창기 한국학과 운영에
기여하였다.
2. 베트남내의 한국어 교육기관
베트남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4년제 정규 국립대와 사립대 한국학과에서 이루어 지고 있으며
그 외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학원이나 기술학교, 베트남 어학 학원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체로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베트남 남부 지방에서 한국어 교육이 보다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현재 베트남내의 대학은 세 부류로 분류된다.
공립대학(국가대학이라 부르지만 한국의 국립대학),
민립대학(사립대학),
반공대학(반공립 반사립으로 개방대학이 있음)이며
대부분의 지방대학은 공립으로 국가소속이 대부분이다.
베트남의 국립대학교는 현재 5개 지역에 있는데
하노이, 호찌민, 후에, 타이 응웬, 다낭, 껀터에 있으며
한국대학의 단과 대학이 하나의 독립된 대학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립대학교에 소속된 대학의 수는 인문사회과학대, 자연대, 사범대, 법대, 건축대, 경제대, 미술대, 음대, 약대 등인데 각 지방에 따라, 교육부의 정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며 한국과 같이 한
캠퍼스 안에 단과 대학들이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대학처럼 단과 대학 건물들이 각각의
행정 구역에 분산되어 있다.
사립대의 경우 1994년 사립대 설립이 허가된 이후, 지금까지 사립대학 설립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며 학과도 점점 다양해져 가고 있다.
베트남대학은 첫 학기가 9월에 시작되며
여름 방학이 길고 겨울 방학이 짧은 점이 한국대학과 다른 점 중 하나이며 한국대학처럼
넓은 캠퍼스를 갖고 있지 않고 좁은 공간에 몇 동의 건물이 전부이며 교수들의 개인연구실도
따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한 개의 과마다 한 반에 30- 40명의 신입생이 입학하게 되며 (지원자가 많은 중국학과의 경우는
3개반을 운영함). 베트남 대학강사 자격도 최근 고학력 소지자의 증가로 학력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5개 4년제 대학교에 정식으로 한국학과가 개설되어 한국어를 교육하고 있으며 호찌민과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학의 문학과 (베트남문학전공) 교과과정에도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
각 대학의 한국학과 설립시기를 살펴보면
1994년 9월 국립 호찌민 인문사회과학 대학교(한국인들이 통칭 호찌민대학교라 함)에
한국학과가 개설되었고 그 후 1년 뒤,
1995년 9월 국립 하노이 인문사회과학 대학교(통칭 하노이대학교)에 한국학과가 설립되었고,
1995년 9월 같은 해에 호찌민 외국어 정보 대학교(통칭 사이공외대)에 한국학과가 설립되고,
1997년 9월 국립 하노이 외국어 대학교(통칭 하노이외대)에 설립되었으며,
1999년 9월 호찌민 소재 홍방대학교에 한국학과가 설립되어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각 대학별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2.1 국립 호찌민 인문사회과학 대학교
1992년 동방학부(khoa dong phuong hoc)의 전신인 아시아학부(일본학, 중국학)가
설립되었고 1994년 명칭이 동방학부로 바뀌면서 한국학과(nganh Han Quoc hoc)도
신설되었다.
이 동방학부에는 현재 한국학과, 일본학과, 오스트레일리아학(95년), 동남아학과(95년),
인도학과(2000)가 개설되어 있으며 지원자가 많은 중국학과는 3개 반으로 현재
동방학부로부터 독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1994년 9월부터 2년 동안은 안두환, 조명숙 두 명의 한국인이 한국어 교육을 전담하였으며
1996년부터 KOICA 지원으로 1명의 강사가 파견되었고 1997년부터 학생수가 늘어남에 따라
KOICA 단원 1명이 추가 지원되어 총 4명의 한국인 교원이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였다.
2001년 현재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에는 한국인 강사 2명(KOICA 소속)과 베트남인 4명이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들 베트남인 강사는 한국학과 1회, 2회 졸업생이거나
한국 유학경험이 있는 자들로 연령도 20대 후반이다.
현재 KOICA 지원단원은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베트남어를 연수하고 파견되나
영어를 매개로 하여 한국어를 지도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업시 적절한 표현과 전달이 이루어지려면 많은 시간을 요한다. 또한 이들의 임기는 2년으로 좀 경험을 쌓을 만하면 귀국하게 되는 아쉬움이 있다.
베트남 대학 내의 한국어 교육교재는 전체적으로 부족한 상태이고 이 대학의 한국어 교재로는
서울대, 연세대출판사 교재가 학년별로 초, 중, 고급으로 나누어 사용되고 있으며 교재는 원본을
구하기가 어렵고 가격도 비싸 주로 복사, 제본하여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창기에는 교재의 공급도 안교수 자비로 충당되었으나 차후 KOREA FOUNDATION의 지원으로 강사용 교재를 후원받기도 하였다. KOREA FOUNDATION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총 3만불을 지원하여 한국학과 발전에 기여했는데 베트남인 학과장의 운영에 따라 강사강의료와 학생들의 장학금, 서적출판 등에 사용되었다.
또한 호찌민대 한국학과의 급속한 발전에는 무엇보다도 ㈜삼성의 재정적 지원이 큰 몫을 감당하였다. 1995년부터 삼성에서는 매년 20명의 한국학과 학생의 장학금을 지원해 주었고 1995년 한국학 자료실의 각종 첨단기자재(컴퓨터, CD,한국서적,TV, 오디오, 한영사전 등 10만불을 지원함)를 지원해 주었으며 한국학과 축제 행사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1회 졸업생의 경우는 한국학 자료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하여 한국어 자판을 익히거나
베트남 내 한국회사에서 요구되는 실무를 익히고 졸업할 수 있도록 교육하였다. 그러나 현재 한국학 자료실이 관리자 부족으로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점점 학생들에게 개방되지 않고 강사들의 모임 장소나 동양학부 사무실의 기능으로 사용되고 있어 자료실 설립 당시의 의도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1994년 베트남 역사상 첫 한국학과 신입생은 33명이었고 입학성적도 인문학과에서 가장 수준
높다고 할 수 있는 영문과 수준으로 매우 실력 있는 학생들이 입학하였다.
2000년 9월까지 매년 30-35명의 신입생이 한국학과에 입학하였으며 이들은 4년간 총 210학점 중에 73학점의 기초교양과목을 제외한 137학점은 한국어(93학점으로 총 1395시간임)와
한국관련 과목(한국의 문화, 경제, 사회, 법률, 국제관계 등 44학점)을 이수하도록 되어 있다.
참고로 베트남 대학에서는 한 학점 당 15시간으로 계산한다.
베트남 대학에서는 대학졸업논문은 학점이 좋은 학생들만 선별하여 쓰게 되며 이 학생들은 졸업
시험을 치르지 않고 졸업자격을 얻지만 그 외 학생들은 졸업시험을 통과해야 졸업장을 받게 된다.
한국학과의 경우는 한국어뿐 아니라 경제, 문화, 역사 등 한국에 관련된 것이라면
모두 논문제목으로 허용되며 논문 지도 교수는 한국인 강사들이 주로 한국에서 파견된 KOICA
소속이고 박사학위 소지자가 없는 관계로 주로 타 학과의 베트남 교수들이 전문분야별로 나누어
지도하고 있다. 우수한 대학생들이 졸업 논문을 쓰고 이들이 쓴 논문이 또 인용되는 과정에서
한국어나 한국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지식전달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어 교육자의 전문적인 자질이 절실히 요구되는 형편이다.
이 대학 한국학과의 자세한 교육과정(1999년 - 2003년)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전문 교원의 절대 부족과 교재부족으로 교육과정이 깊이 있게 다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으며 한국어 과정에 대한 세부적인 분류 없이 한국어라고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한국어 이외의 한국관련 과목들은 모두 베트남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어 그들이 연구하고 참고할 만한 한국관련 자료의 지원과 번역도 시급한 상태이다.
1-3학기 : 총83학점 중 36학점을 한국어과정을 이수함
4학기 : 27학점 중 12학점은 한국어, 4학점은 한국역사, 2학점은 한국지리 그 외 동아시아국가와 정치, 동양사상, 제2외국어
5학기 : 27학점 중 12학점은 한국어, 3학점은 한국의사회문화, 그 외 공산주의이론
6학기 : 27학점 중 12학점이 한국어, 제2외국어, 한국경제, 동아시아 대외정책, 국제전략, 베트남과 동양의 예술
7학기 : 25학점 중 12학점이 한국어, 베트남공산당역사, 한국문학, 종교학과 동양종교
8학기 : 21학점 중 9학점을 한국어 이수, 한국어교육방법, 졸업논문이나 졸업시험
현재 이 대학에서는 약 130여명의 학생이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이미 100여명의 졸업생이
배출되었고(94, 95, 96학번), 1회 졸업생의 경우는 베트남내 한국기업에 100% 취업이 되었고 그 중 3명의 졸업생이 현재 한국에서 대학원에 재학중에 있다.
1993년 수교 이후 많은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로 이들은 4학년 1학기부터 이미 취업을
보장받았고 한국경제위기를 극복 한 여러 한국회사의 베트남 재진출로 그 이후의 졸업생 취업률도 가장 높은 학과로 기록되었고 취업이 보장되는 인기 있는 학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재학중인 학생수는 139명이며 1학년 59명, 2학년 28명, 3학년 23명, 4학년 29명으로
학생수가 줄었다가 2000년도 신입생이 늘어난 것은 한국경제상황과 한국기업의 베트남 재진출을 대변해 주고 있다.
2.2 호찌민 외국어 정보 사립대학교
실제로 한베 수교이후 한국어 강좌는 이 대학에서 최초로 시작되었으나
정식 한국학과 개설은 호찌민 인문사회과학 대학교보다 1년 늦은 1995년이다.
학과개설 후 한국어강사가 없어 KOICA 지원단 1명의 교원 파견을 기다리는 동안
필자가 한국어를 잠시 지도하였다.
사립대학인 관계로 여러 한국단체의 한국학 지원이 국립 대학보다는 적은 편이나
한국 내 여러 대학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유지하고 있고 Korea Foundation의 지원과 KOICA의 한국어강사 지원을 받고 있으며 ㈜ 삼성의 장학금지원과 그 외 여러 한국회사들의 협력으로
한국학과가 설립, 발전되어 왔다. 학비가 국립 대학에 비해 비싸지만 더 많은 학생이 이 학교
한국학과에 지원하고 있다.
이 대학에서는 KOREA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2000년 제1회 한국-베트남간의 세미나를 성대하게 개최한 바 있으며 한국내 대학과의 자매결연을 통하여 한국학과를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한국학과에 95년,96년에는 약40명의 학생들이 입학하였고 현재 1학년 47명, 2학년 46명, 3학년 60명 4학년 34명으로 총 187명의 학생이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4명의 교원이 한국학과에서 한국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중 2명은 한국인 교원이며 2명은 베트남인이다.
사용되는 교재는 주로 연세대, 서울대 출판 교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어학시설이나 컴퓨터시설이
국립대 한국학과보다 개방되어 있으나 한국 관련 서적이나 자료는 마찬가지로 부족한 상태이다.
교육과정은 국립대와는 달리 총 4년간 225학점을 이수해야하며 기초교양과목이 67학점이며
그 외 158학점은 한국학관련 필수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이 중 전공필수 과목으로는 한국어 122학점이며 한국역사, 지리, 경제, 문학, 사회문화,
동아시아국제관계 등이 총 36학점이다.
이 대학의 경우 총 8학기 동안 110 학점의 한국어 교육과 여름방학 기간 중 12학점에 해당하는
한국어 교육을 받는다. 자세한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다.
1학기 : 한국어 16학점(총240시간), 막스레닌철학, 베트남문화, 군사교육
2학기 : 한국어 16학점, 경제정치학, 베트남어, 체육
여름학기 : 한국어 4학점, 사회주의이론
3학기 : 한국어 16학점, 컴퓨터실습, 동양문명과 문화, 사회학
4학기 : 한국어 16학점, 세계경제, 동양역사와 사상, 동아시아국제관계
5학기 : 한국어 15학점, 한국역사, 한국경제, 한국사회문화
6학기 : 한국어 14학점, 제2외국어, 한국지리, 한국문학
여름학기 : 한국어 8학점, 제2외국어
7학기 : 한국어 9학점, 제2외국어, 베트남공산당역사
8학기 : 한국어 8학점, 제2외국어, 체육
2.3 홍방 사립대학교
1999년 홍방대학교에 한국학과가 개설되었고
현재 1학년 43명, 2학년 30명이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한 명의 한국인(KOICA파견이 아님), 한 명의 베트남인 총 두 명의 강사가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학과 설립 2주년을 맞는 이 대학의 한국어 교육환경은 아직 자리 잡히지 않았으며
시설도 미비하고 한국대학과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부족한 교원을 가지고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2.4 국립 하노이 인문사회과학 대학교
하노이가 베트남의 수도이고 정책 상 하노이를 여러 분야에서 육성시켜 나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호찌민시의 인구와 경제수준을 능가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95년 9월 한국학과가 개설되었다.
이 대학도 호찌민 국립인문사회과학 대학과 마찬가지로 국립대학으로 동방학부소속 한국학과이며 한국학과 뿐 아니라 문학(베트남문학)과에서도 한국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참고로 베트남 대학 내에는 문학과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
호찌민 소재 대학의 한국학과가 베트남 남부의 한국어 전공자 수요를 담당하듯이 이 대학도
하노이 외국어 대학과 함께 북부지방에서 요구되는 한국어 전공 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회 졸업생이 배출되었고 이들도 한국관련 베트남기업과 한국기업들의 필요 인력을 채워 주고
있으며 졸업생 중 한국에서 유학중인 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학과 책임자는 베트남 교수로 한국어 구사가 어려우며 한국어 강사는 현재 총 6명으로 주로
KOICA 지원단과 한국어과 졸업생, 한국어통역 경험자들로 구성되는데 전문 교원 인력이 부족한 점은 이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육과정은 국가대학 소속으로 교육부가 관할하므로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학과 유사하며 교재는 연세대, 이화여대 출판사 간행 한국어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각 학년별로 약 25명의 학생들이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현재 30여명 정도의 졸업생이 있다.
2.5 국립 하노이 외국어 대학교
1997년 한국학과가 개설되었고 각 학년별로 25-30명의 학생들이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한국어 강사는 KOICA 지원단이 담당하고 있으며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전문 한국어 강사 인력의 지원과 양성이 시급한 문제이며 한국어교재와 어학실습용 비디오나 테이프 등 각종 교육기자재의 부족이 여느 대학과 마찬가지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학과 책임자도 베트남 교수이나 한국어를 거의 구사할 줄 모르며 한국어 강사로는 주로 KOICA
지원 단원이 파견되어 있으며 그 외 한국학과 졸업생이나 또는 한국어 통역 경험이 있는 현지
교원이 담당하고 있다.
교재는 연세대학교 출판사과 이화여대 출판사 한국어 교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몇몇 기타 교재들로 한국어 기본(청소년출판사간행)등 총 10여권의 한국어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 내 5개 정규 대학 이외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기술학교와 청년문화원,
한국 어학원 같은 곳에서도 한국어 교육이 활발히 실시되고 있는데
이들 학습자는 주로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는 직장인들이며 교육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등록할 수 있고 낮에 일하며 저녁시간에 한국어를 공부하므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정식 한국학과 학생들에 비해 한국어 실력이 뒤떨어진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하노이 대사관에 의하면 이런 사설 학원들이 하노이쪽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호찌민시의 경우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학 야간강좌(대학교건물을 빌려 저녁시간에 운영됨)에
약 50명이 한국학과 2회 졸업생으로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한국인 목사가 경영하는
기술학교 3곳에서 약 60명이 한국어를 수강하고 있고 청년문화원(1 Pham Ngoc Thac)에서
약 40명이, 그 외 3곳의 학원에서 약 100여명이 한국어 강좌에 등록하여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3. 베트남에서의 한국어교육의 문제점
교육과정에 의하면 한국학과에서는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각 대학의 교육과정은 현실적으로 베트남 사회에서 한국어를 말하고, 듣고,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과 각 대학의 한국학과에서 한국어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자명한 것은 한국어 교육이 선행되어야만 한국관련 연구가 비로소 바르게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어 교육 과정 내용이 체계적,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정해진
교육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베트남내의 한국학과 개설 7년이라는 짧은 역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육은 아직 극복해야 할 여러 가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교육과정의 성취를 위한 전문성 부족 : 교육과정은 다양한 교육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전문성 부족으로 체계적인 교육방법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매우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한국학과는 베트남 언어학교수들의 책임하에 협력단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KOICA 지원단은 파견시 베트남어 교육을 받지만 그 기간이 매우 짧고 영어 해석이 첨가된 교재를 가지고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한국어 교육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으며 교사와 학습자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학습자들이 한국어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 외의 한국인 교원은 유학생 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전문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학을 바로 마치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베트남 한국어 강사의 교육방법 향상과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육시 모델이 되는 표준화된 교육과정 제시와 이에 따르는 전문교재의 일관성 있는 보급이 필요하다.
둘째, 낮은 수준의 강의료 : 절대적인 학교 재정 부족과 베트남 정부 지원 부족으로 외국인 강의료 수준은 시간당 한화로 2000원-3000원 정도 지급된다. 봉사할 마음이 있거나 한국에서 파견된
교원이외에는 우수교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셋째, 교육과정에 따른 교재의 부족 : 자체 개발한 한국어 교재가 없다. 베트남인을 위한 베트남어로 된 권위 있고 수준 있는 한국어 교재의 개발이 시급하다. 현재 대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든
한국어 교재는 영어를 매개로 하여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동시에 두세 언어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장점도 있으나 영어 능력이 뒤지는 학습자에게 한국어는 더 어렵게만 느껴질 것이다.
넷째, 교육기자재 설비 및 관리 능력 부족: 컴퓨터, 비디오 등 각종 기자재를 이용하여 다양하게
한국어 교육 자료를 활용할 베트남 대학 내 한국학 자료실이 아직 구비되지 못했거나 있어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열악한 베트남대학 환경은 차차 개선되겠지만 이미 ㈜ 삼성을 통해 어느 학과보다도 먼저 한국학자료실을 확보한 호찌민 인문사회과학 대학교
한국학과의 경우 학생들에게 이미 있는 자료실을 개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관리자도 없고 시설을 학생들에게 적극 개방하지 않는 실정이라서 초창기 학생들에 비해
현 학생들은 거의 이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학의 일본학과의 경우는 정부지원으로
대학 내에 자체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상주하고 관리운영 인력도 파견되어 일본어 보급과 일본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가 된다.
다섯째, 한국어 심화학습의 부재 : 그 동안 한국어 교육은 대학 4년간 회화 교재를 중심으로 교육이 되어 왔으며 한국어와 관련된 깊이 있는 학습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여섯째, 우수교원의 양성을 위한 투자 및 관리 강화 : 현 베트남 대학교수의 한국대학내 교환교수 초빙을 통하여 베트남 대학내 고급인력들이 한국어와 한국학 관련 연구에 관심을 갖도록 배려하고 한국학과 졸업생들이 계속 한국어를 연구할 수 있도록 한국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또한 이를 위해 한국대학내 국어국문학과의 적극적인 후원도 필요하다. 현재 베트남 대학내의 한국어 대학원 과정도 없고 유학하려면 경제적 부담이 크므로 우수한 학생이라도 자비를 들여서 한국에 유학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대부분 한국정부나 한국대학의 초청으로 한국내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하여 계속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을 한국어 지도자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4. 맺는말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육의 출발은 여러모로 한국의 위상이 높은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되었다.
수교 전후로 양 국가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류가 활발한 가운데 한국어 습득자의 필요성이
절실한 환경이었으므로 베트남에서 한국어 학습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한국경제 위기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잠시 위축되기는 했으나 한국어 학습자의 수는 계속 증가하였다.
국립대학을 시초로 한국어 구사 인력 양성을 위해 5개 대학에서 정규 한국학 학위과정을 연이어
설립하게 되었고 올해로 7년을 맞게 된다. 베트남에서 정규 한국어 교육의 역사는 다른 나라
한국어 교육의 역사에 비하면 짧지만 취약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고 하겠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베트남 내에서 한국어 교육 개선이 타 국가에서의 한국어 교육 경험을
토대로 조속히 이루어진다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보다 효과적인 한국어 교육을 진행해 갈 수
있으며 교육환경의 개선과 아울러 재정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펴 나간다면 베트남 내에서의
한국어 교육의 성과는 대단히 클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양국가의 학술적인 교류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참고 문헌>
안경환. 1998. 「짜오 베트남」. 여행비지니스정론.
호찌민 정보 외국어 대학. 2000. 「한-베 학술 세미나 논고집」.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학 동방학부 교육과정.
호찌민 정보 외국어 대학 동아시아학부 교육과정.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학 동방학부 교육과정.
<자료출처>
조명숙
베트남 호찌민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