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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연말을 준비하는 불자들 ⑤ 동학사승가대학 건양대병원 봉사활동“스님이 손잡아 주니까 너무 좋네요” |
“많이 아프세요? 비록 지금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병이 완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기도를 하면 빨리 나을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지난 21일 동학사승가대학(학장 일초스님) 학인 스님들이 매주 환자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건양대병원을 찾았다. 병원에 도착한 스님들은 먼저 지하 법당에서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비는 기도를 드린 후 곧장 병실로 향했다. 이날 환자 위문에 참여한 스님은 12명으로 2인 1조가 되어 한 층씩 담당했다.
동학사승가대 학인스님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을 방문하고 단주와 함께 쾌유를 비는 마음을 전한다.
이날 건양대병원 7층 병실. 허리수술로 잘 걷지 못하는 전병임(71세) 할머니를 원영스님이 부축을 하고 병상에 안전하게 누울 수 있도록 돕는다. “보살님, 이 단주 차고 부처님께 열심히 기도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매주 목요일 학업 잠시 멈추고 2인1조로 고통 받는 환자 위문
“스님이 손잡아 주니까 너무 좋네요.” 다른 병실. 뇌를 다쳐 입원해 있는 50대 환자에게 스님은 단주를 채워주며 손을 꼭 잡고 “병을 꼭 이길 수 있으니까 용기 잃지 말고 힘내라”고 하자, 이 환자는 말은 하지 못하고 눈물로 대답한다.
매주 목요일 오후에 건양대병원을 찾으면 어디서든 스님들을 만날 수 있다. 스님들은 동학사승가대학 학인들이다. 목요일 오후가 되면 스님들은 학업을 잠시 멈추고 건양대를 찾아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문한다.
이날 학인 스님들은 동학사에서 발행하고 있는 사보와 법공양지, 단주를 준비하여 병실을 돌며 환자들에게 나눠주고 위로 했다.
청원스님은 “환자들은 먹물 옷을 입은 스님들만 봐도 위안이 되는 것 같고 손잡아주고 아픔을 들어 주기만 해도 행복해 한다”고 전했다.
동학사승가대학 학인 스님들이 건양대병원을 찾아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8월부터. 건양대 설립자인 김희수 총장이 병원에 약사여래불의 원력으로 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발원하기 위해 법당을 개원했다. 법당을 개원하고도 불교계의 자원봉사자들이 별로 없다는 소리를 전해들은 학장 일초스님은 학인스님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운 것을 바탕으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을 위로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제의하면서 봉사활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학인 스님들은 병원에 가서 환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며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하나 걱정됐다. 몇 차례 토론을 했지만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이었다. 직접 병원을 찾아 환자들이 병으로부터 오는 고통 속에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기도의 방법을 알려주고 빠른 쾌유를 바라고 항상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봉사활동을 마친 스님들은 “환자들을 만나서 위로의 이야기를 해보면 배우고 느끼는 부분이 많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환자들에게 더욱더 따뜻하고 좋은 말들을 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시영 충남지사장 lsy@ibulgyo.com [불교신문 2290호/ 12월27일자] 2006-12-25 오전 10:50:21 /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