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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惡尾蟲(인오미충)이 不辨淨穢(불변정예)인달하야
사람이 미충을 미워하는 것이 정예를 가리지 않기 때문과 같아서, 사람이 미충을 미워하는 것은 미충이 정예를 가리지 않는다. 깨끗하고 더러운 것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미충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도 옳게 사귀는 사람이 없어요. 모든 강사들. 모든 사람들이 다 미충을 옳게 못 사귀어서 저 사람들도 책들도...
尾蟲은 꼬리달린 구데기 거든요. 꼬리달린 구데기가 淨穢를 가릴 리가 있습니까? 언제든지 더러운 것뿐이지 깨끗한 것을 가리지 않는다 이 말입니다. 그 놈이 꿈틀꿈틀 기어서 주방이든 어디든 올라가는데 올라가도록 놔두나요?
들어오도록 놔두나요? 변소 구데기에서 꿈틀대다가 나중에는 똥파리로 화해서 가 버리고 그렇지요. 미충이라는 것은 똥파리를 말하는 겁니다.
어째서 똥파리를 꼬리 尾자를 달았느냐? 미충이라는 것은 꼬리가 달렸다고 해서 미충이 아니라, 벌레 중에서는 제일 꼴찌가는 벌레다 이 말입니다.“인간 末者(말자)다.”하듯이 벌레 말자가 똥파리라는 말입니다.
똥파리가 정예를 가리지 않거든요. 부처님 마지인지 부처님 코인지 뭘 아나요? 똥에도 앉았다가 부처님 마지 그릇에도 앉았다가 아무데나 그냥 덤빈다 이 말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똥파리를 五月蠅(오월승)이라고 그럽니다. 5월 파리라는 말이지요. 낮잠 한잠 자려면 사방 달라붙어서 귀찮게 하는 파리에 대한 재미있는 詩가 있어요. ‘야 치지 말아라. 파리가 손을 비빈다. 다리를 비빈다.’살려달라고 손도 삭삭 비비고 뒷다리도 삭삭 비비는데 자비심 없이 때리지 말라 그 말입니다.
이것을 書狀(서장)에 보면 太末蟲(태말충)이라는 얘기가 있거든요.
【비유컨대 태말충이 가는 곳곳마다 가서 앉되, 불꽃위에는 못 앉는다. 다른 데는 다 앉아도 불꽃위에는 못 앉는다 이겁니다. 중생의 마음에 어디든지 안 가는 곳이 없어요. 다 가요. 지옥세계나 부처세계나 온갖 곳에 다 다니는데 반야 위에는 머물지 못 한다 이겁니다. 더럽고 때낀것을 싹 쓸어버리고 청정하게 스스로 앉아서 오직 한 마음을 얽어 묶어서 딱 생각하는 것이 禪이다.】←이런 말이 있지요. 태말충이라는 말이 바로 미충이라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꼬리가 붙었다는 말이 아니라, 꼴지 가는 벌레. 끝가는 벌레다 이 말입니다.
聖憎沙門(성증사문)이 不辨淨穢(불변정예)니라.
성인들이 사문들을 미워하는 것이 정예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미워할 수밖에 없지요.
“聖賢(성현)”하면“성”은 아주 높은 경지이고, “현”은 버금가는 경지거든요. 신장님들도 다 “현”에 속해요.
그런데 聖人들이야 다 無心 하지요.
성인이야 日 月과 같은데 밉다고 안 비춰주고, 이쁘다고 비춰주고 그러겠나요? 밉거나 곱거나 다 동일하게 비춰주지만, 신장들은 안 그렇거든요. 신장들은 그 아랫급이니까요. 대통령은 아무소리 아니하지만 그 경호원들이 뭐라고 하지요. 안 그래요? 경호원들이 ‘저 놈의 자식 담배 쳐 먹는구나.’저 놈의 자식 술 쳐 먹고 못된 짓 하는구나.’그래 벌 내릴 수도 있다 이것이지요.
성증사문이 불변정예니라. 정예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청정과 더러움. ←이것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미워한다 이 말입니다.
계를 크게 파한 비구들은, 대해바다가 온갖 것을 다 수용하지만, 죽은 송장은 수용해 두지 않는대요.
그래서 死屍渡海(사시도해)라. 죽은 송장을 타고 바다를 건너간다는 소리가 있어요. 바닷물에 빠져 죽어서 배가 뚱뚱 부어있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이 튜브 같은 것이지요. 살기 위해서는 할 수 없이 송장만 붙잡고 있으면 파도에 말려서 언젠가는 섬이나 육지로 옮겨진대요. 바다가 비록 아무리 너그롭다 하더라도 죽은 송장은 그냥 놔두지를 않는대요. 기어이 밀어 낸다는 겁니다.
하루에 못 밀어내면 이틀에 밀어내도 밀어 낸다는 겁니다. 이틀에 못 밀어내면 사흘에라도 밀어 낸다는 겁니다. 망망대해에서 어디가 어딘지 모를 때, 동서남북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 섬이 나올지 육지가 나올지 모를 때, 송장 타고 있으면 섬이나 육지로 나온 답니다. 그러듯이 결국에 파계한 사람은 죽은 송장과 같은 것이니까 죽은 송장이 오래 머물지는 못 해요. 임시는 머물러도 오래 머물지는 못 해요. 결국에는 다 밀려 나간다 이겁니다.
대처승들이 30년간 장악을 하고 있다가 대처승들 다 밀려 나갔잖아요. 통도사 범어사 해인사 31본사에서 다 밀려 나갔잖아요. 하나라도 제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옛날 고찰들은 하나도 제대로 가지고 있지 못하거든요. 불교 정화 후에 다 밀려나갔거든요.
성증사문이 불변정예니라. 사문들이 정예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청정과 더러움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棄世間喧(기세간훤)하고 乘空天上(승공천상)은 戒爲善梯(계위선제)니
세간에 복잡다단한 것. 세상에 是是非非心(시시비비심). 괴로운 일. 슬픈 일. 근심걱정 스러운 일. 憂悲苦惱(우비고뇌) ←이런 걸 다 초월해서 사랑 뭐 어쩌고 하는 것. 사랑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고, 사랑 때문에 근심걱정이 생기고, 사랑 때문에 두려움도 생기고, 온갖 우비고뇌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걸 다 초월해서 기세간훤이라.
세간에 시끄러운 것을 다 털어버리고 승공천상이예요.
空天이라는 것은 텅 빈 하늘이라 이 말이지요. 하늘이라 해서 꼭 천당이라는 말이 아니라, 천당이라 해도 좋기야 좋지만 여기 와서 살면 여기서 척 내려다보면서 “아이고 천당에 올라온 것 같네. 여기가 도솔천 내원궁 아닌가?”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흔히 세상 사람들 무식해서 “아이고 신선 사는데 같다.”하고 “이런데 살면 안 늙겠다.”고 하는 사람들 있지요.
사실 제 병도 공기 좋은 데서 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 병이 대구나 부산이나 서울 같은 데서 살았으면 벌써 죽었을런지도 몰라요.
제가 병나고 나서 훨씬 뒤에 저처럼 병 생긴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이 7 ~ 8명이나 됩니다. 그네들은 다 도시 근방에서 살고, 다 무리하고 함부로 하기 때문에 죽은 겁니다.
저는 여기서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편안하게 지내니까요. 저는 사람들 덜 만나면 제일 좋은데요.
사람 너무 많이 만나서 얘기 너무 많이 해서... 사람 안 만나다가 만나면 얘기 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두 배를 얘기 하게 돼요. 제가 얘기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좋아하느냐 하면 세 살 때, 우리 누님이 보니까 사랑방에서 아이가 꽥꽥 소리를 지르거든요.
누구와 저렇게 소리를 지르나 하고 가보니까, 우리 집에 큰 화로가 있었거든요. 그 화로를 앞에 놓고 화로 전등을 탁 치며 “알아듣겠나?”화로한테 연설을 한다고 이쪽으로 갔다 저쪽으로 갔다 하면서 혼자 그렇게 화로를 보고 떠들더랍니다. 쟤는 세 살 때부터 연설 하는 걸 연습했다고 하지요. 얘기 하는 것을 진짜 좋아 하는 데요.
태백산에서 70일간 사람을 안 본 때가 있었어요. 70일간 전혀 사람을 안 봤는데 70일 후에 저 건너 산에 가랑잎 사이로 어떤 사람이 흰 옷을 입고 지나가는 거예요.
저~ 건너산이니까 여기서 10리도 더 되지요. 어떻게나 반가운지 그냥 붙잡고 얘기를 하고 싶은데, 만날 수가 있어야지요. 그 후에 약캐러 사람이 왔는데, 약캐러 온 사람이 신심이 있나요? 불교를 아나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인데요. 불교얘기 해 준다고 한참 붙잡고 앉아서 얘기 했는데 그 사람도 잘 들어주더라고요.
세간에 시끄러운 것을 다 버려버리고...
고운 최치원 같은 사람도 그랬던 것 같아요. 머리가 좋고 학문이 높아서 한림학사(문교부 장관)까지 지내다가, 신라가 망하는 것을 그냥 볼 수 없다 해서, 벼슬 내버리고 가야산으로 들어와 홍류동에 들어오는데 폭포수 쏟아지는 것을 보고,
狂奔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미쳐서 대가리를 들이 받으면서 쏟아지는 시냇물은 중중첩첩된 봉우리를 보고 소리를 치는구나. 폭포수가 앞산을 보고 소리를 친다 이 말입니다.
人語(인어)는 難分咫尺間(난분지척간)이라. 사람 말소리는 지척간에 있어도 분간을 할 수가 없어. 그 폭포수 소리 때문에...
或恐是非聲到耳(혹공시비성도이) 혹 이것이 시비 소리가 내 귀 곁에까지 올까 무서워서
故敎流水(고교류수)로 盡籠山(진농산) 이라. 짐짓 이 흐르는 물로 산을 둥우리 둥우리 해서 막아놓은 것이 아닌가? ←이것이 만간산 시라고 유명한 것이잖아요.
이것이 世間喧(세간훤). 세간에 시끄러운 것을 다 내버려버리고 乘空天上(승공천상)은 이 불법을 “공문”이라고 하거든요. 불법의 일주문을 “공문”이라고 그래요.
텅 빈 문이라고 공해탈 문 이라고 그러거든요. 일주문은 어디든지 대문이 없잖아요. 누구든지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문입니다.
“空門”입니다. 텅 빈 문이어서 잠그는 것도 없고 닫지도 않아요. 원래문짝이 없잖아요. 빈 문이다 이 말이거든요. 그래 “공문”이다 이 말이지요.
절 집안에 턱 들어서보니까 천상에 온 것 같다 이 말입니다. 천상에 들어선 것 같다 이 말입니다.
승공천상은. 공천상에 턱하니 올라서선 것 같은 것은,
戒爲善梯(계위선제)라. 계가 근본 바탕입니다. 계로 말미암아서 사다리가 되어서 한발짝 한발짝 해서 부처님 경지까지 갈 수 있는 것이다 이 말입니다. 계가 없으면 기초가 설 수 없다 이 말입니다. 말이 그런 뜻인데 과거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승공천상은. ‘허공을 타고 하늘에 올라가는 것은’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렇게 하는 사람은 글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승공상천”이라고 해야 됩니다. 윗상자가 위에 가야 “하늘에 올라간다.” 그러지 윗상자가 밑에 와 있으면 “하늘 위”라는 뜻이지 “하늘에 올라간다.”는 뜻은 안 되는 겁니다. “上天”과 “天上”이 다르다 이 말입니다.
乘空天上(승공천상)은 戒爲善梯(계위선제)니
계가 좋은 사다리가 되는 것이니, 공천상은 세상에 시비심을 다 버려버리고, 생사대사를 요달한 대장부로서 무애지. 일체 걸림이 없는 무애. 도인의 경지다 이 말입니다. 그렇게 보는 것이 꼭 하나님이 있는 천상으로 간다기 보다도 걸림이 없는 세계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좋다 그 말입니다.
是故(시고)로 破戒(파계)하고 그러므로 계가 좋은 사다리가 되기 때문에, 부러진 사다리를 타고서는 올라갈 수가 없잖아요. 계를 파 한다고 하는 것은. 부러진 사다리를 가지고는,
爲他福田(위타복전)은 남의 복전이 된다고 하는 것은
如折翼鳥(여절익조) 負龜翔空(부구상공)이니라. 날개 부러진 새가 거북을 짊어지고 허공을 나는 것과 같다. 자기도 날지 못하는 놈이 어떻게 거북을 짊어지고 허공을 날겠습니까? 그것은 되지도 않는 소리다 이 말입니다.
自罪(자죄)를 未脫(미탈)이면 他罪(타죄)를 不贖(불속)이니라. 자기의 허물을 벗어나지 못하면 다른 이의 허물을 구해낼 수가 없는 것이니라. 贖 자가 돈을 주고 구해 낸다는 뜻입니다. 속죄가 무엇인가 댓가를 치르고 건져낸다는 뜻입니다. “속바치지 못한다.” 자죄를 미탈하면 자기의 허물을 벗어나지 못하면 타죄를 불속이니라. 남의 허물을 “속바친다.”소리가 구해내지 못하느니라.
然(연)하니 그러니
豈無戒行(기무계행)하고 受他供給(수타공급)이리오 계행이 없이 남의 공급을 받겠느냐? 계행 없이 남의 공급을 받을까 보냐? 이 말입니다.
無行空身(무행공신)은 養無利益(양무이익)이요.
행이 없는 빈 몸은 길러도 이익이 없는 것이요.
無常浮命(무상부명)은 愛惜不保(애석불보)니라
무상한 부명은. 뜬 목숨은 애석하여도 보존하기가 어려운 것이니라.
福田이라고 하는 것이 복을 심으면 밭이 되어서 거기서 곡식이 많이 자란다 이 말이지요. “밭”이라고 하는 것은, 뭘 심어서 많이 자라는 것이 밭이잖아요? “복”도 종류가 많아요. 여러 가지 복이 많아요.
글 잘하는 사람은 “文福(문복)”이라고 그래요.
돈이 많은 사람은 “財福(재복)”이고요.
장가 잘 간 사람은 “妻福(처복)”이지요.
이빨이 좋은 사람은 “齒福(치복)”이라고 그러더군요.
그러니까 복도 종류가 아주 많거든요. 여러 가지 복이 많은데요.
복전이라고 하는 것이 벼슬을 잘하는 사람이 있고 공부는 잘 해도 벼슬을 못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것은 “官福(관복)”이 없어서 그렇거든요. 재주 없어도 벼슬자리 잘하는 사람이 있어요. “관복”입니다. 이렇게 복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그것은 어쩔 수가 없어요. 그것도 전생에 다 지은대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大富(대부)는 在天(재천)이요. 小富(소부)는 在勤(재근)이라. 큰 부자는 하늘이 주었고, 작은 부자는 자신이 부지런 하면 된다고도 했는데요.
복 짓는 것이 “팔복전”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광야에 “의정”샘물을 파서 사람들이 물을 마시게 하는 물 공급해 주는 복.
깊은 물에 다리를 놓아서 물을 건너가게 하는 복.
험한 길을 평평하게 잘 닦아서 많은 사람들이 잘 오고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복.
자기 부모에게 효도 해서 부모를 잘 봉양하는 복.
불법승 삼보를 공경 공양하는 복.
병든 사람을 잘 구휼해 주는 간병 복.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구제빈궁 하는 복.
무차대회를 열어서 누구한테든지 밥을 먹여 주는 것. 요즘은 그런 것 별 필요가 없는 데요. 옛날에는 饑民(기민) 먹인다고 해서 아침마다 배고픈 사람들 다 와서 먹고 가라고 하는 “무차대회”라는 것이 있어요. 그런 것이 다 복 짓는 것이다 이 말이지요.
그러나 이것은 전부가 有漏福(유루복)입니다. 유루복이라는 것은 有爲福(유위복)이거든요. 함이 있는 복이거든요. 셈이 있는 복이거든요. 그래서 住相布施(주상보시)는
生天福(생천복)이라. 상에 머물러 있는 그 복은, 큰 복 지으면 천상에 가서 낳는데요. 勢力盡箭換墜(세력진전환추)요. 세력이 다하면 다시 떨어지는 화살과 같아요. 올라갈 만큼 올라가면 힘이 다하면 다시 떨어진다 이 말입니다. 福盡墮落(복진타락)입니다. 복이 다하면 다시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悟心之福(오심지복)은. 마음을 깨친 복은 마음을 깨달아서 바꿔 짓는 복은 이것은 夢中(몽중)이 아니고, 꿈을 깬 복이거든요. 상에 머무는 복은 꿈속 복과 같고, 깨달은 복은 꿈을 깬 사람이 짓는 복과 같아요.
그래서 금강경에 삼천대천세계에 칠보로 보시한 것 보다, 금강경의 1 사구게를 일러주는 것이 낫다고...
금강경 1 사구게라고 해야 凡所有相(범소유상) 皆是虛妄(개시허망) 若見諸相非相(약견제상비상) 卽見如來(즉견여래) 이렇게 한다고 그것이 복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거 일러준다고 복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내용을 깨달아야만 진짜 복이 되는 것입니다.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이라. 모양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다고 그랬지요? “허망하다.”는 말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것이 확실히 확증이 되어야 된다 이 말입니다.
“허망하다.”고 그럴 것 같으면 80살 할머니하고, 20살 아가씨하고 같다고 봐야 된다 이 말입니다.
같이 볼 수 있어야 된다 그 말입니다. “이것은 이쁘다.”“저것은 밉다.”←이런 차별심이 있으면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이 안 된 겁니다. 입으로 아무리 범소유상이 개시허망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나요?
邯鄲之夢(한단지몽)이라는 얘기 있지요? 옛날 盧生(노생)이라고 하는 사람이 부자 되기 원이고, 예쁜 아가씨한테 장가가기가 원이고, 큰 벼슬하기가 원인데...
呂翁(여옹) 이라고 하는 신선이“네가 그것이 원 이라면 내가 시켜 주지.”바랑 속에서 夢枕(몽침)을 꺼내서 “이것을 베고서 여기서 누워 있으라”고... 그것을 베고 눕자마자 잠이 스르르 들었거든요.
잠이 들자 꿈을 꾸었는데, 어디서 절세미인 아가씨가 나타나서 결혼 하자고 합니다. 아이고 이거 왠 떡이냐 하고 둘이 결혼을 했지요. 그래서 어디 가다가 금덩어리를 주워서 큰 부자가 되었어요. 지방유지라 해서 벼슬을 내려서 큰 벼슬을 하고 자식을 낳고 떵떵 거리고 오욕락을 누리고 잘 살았어요. “그만치 했으면 됐지. 베게 달라.”하고 베개를 뺏으니 잠이 깨었거든요. 잠이 깨니까 허망하다 이 말입니다. 그것이 한단지몽입니다.
南柯一夢(남가일몽)이라는 것도 있지요?
계수나무 밑에서 한숨 자다가 꿈에 남지국이라는 나라에 가서 자기가 왕이 되어서 아주 떵떵 거리고 살았는데 깨 보니까 저쪽 끝에 왕개미집이... 그것이 남가일몽이지요. 남쪽가지의 한 꿈이다.
꿈속에서 왕 노릇한 것 보다는 꿈을 깬 가운데 군수나 도지사 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이것이지요.
그래서 삼천대천세계에 身命(신명)으로 보시하는 것 보다, 1 사구게를 보시하는 것이 훨씬 수승하다 소리입니다. 1 사구게를 보시하는 것은 깨달음의 세계이고,
삼천대천세계의 칠보는 유루법이고 유위법이기 때문에...
그래서 불법은 어디까지나 以悟由則(이오유칙)입니다. 깨달음으로서 법칙을 삼는다. 번뇌망상을 깨닫기 전에는...
깨닫는 작업을 하는 것이 최고 복 짓는 일입니다.
지혜를 가장 잘 닦는 일이고요.
지혜로서 愚癡(우치)를 다스리고요.
자비심으로서 성내는 마음을 잘 다스리고요.
이 계법으로서 모든 선악을 잘 다스려야 하는 것이다.
發心修行章 제 15 강
無行空身(무행공신)은 養無利益(양무이익)이요
無常浮命(무상부명)은 愛惜不保(애석불보)니라.
행이 없는 빈 몸은. 무행공신 이라는 말이지요. 사람이 이 세상에 나와서 해 놓은 것 없이 그냥 간다고 하면. 청산이 웃고 백수가 찡그린다는 말이 있지요.
男兒丈夫此世間(남아장부차세간)에 남아장부가 이 세간에 無一事成功去(무일사성공거) 하면 한 일도 성공해서 가는 것이 없다고 하면 靑山笑綠樹嚬(청산소녹수빈)이라 청산이 웃고 녹수가 찡그릴 것이라는 말이 있지요.
세상 사람은 무엇인가 한 가지 해놓고 가야 된다는 소리지만, 중으로서는 무엇을 해놓고 가야 된다기 보다도, 한 생각을 쉬어가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다 그 말이지요.
잘 하기보다도 잘 안 하기가 더 어려워요. 잘 한다는 것은 끝이 없거든요. 아무리 잘 한다 해도 나 보다 더 잘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더 잘 하면 더 잘 하는 사람이 또 있고요. 그러니까 끝끝내 더 잘하기는 어려운 것인데요.
아주 안 해 버린다 말입니다. 아주 못 해 버린다 이 말입니다. 지극히 못 해 버리면 못 하는 것 하나 잘 하는 것 있다 이 말입니다. 그것이 진짜배기입니다.
중은 그것이 진짜 중입니다. 우이 집안에는 그런 희망이 있는 사람이 둘이 있는데요. 하나는 자혜이고 하나는 성묵입니다. 지금 태백산 산속에 있지요. 자혜는 세 살 때부터 제 상좌인데요. 지가 맏 상좌라고 하지요. 세 살 때부터 상좌이니까요. 4월 초파일 오시에 났거든요. 생일이 부처님 생일하고 똑 같으니까 “인물이 될 것입니다. 스님 크거든 상좌 하세요.”“그럽시다.”그랬더니 진짜 그렇게 되었어요. 어릴 때부터도 아주 신심이 있고, 자라더니 지금도 애기와 같아요.
열 번 속이면 그냥 열 번 속아요. 아까 속았으니 안 속아야 될 것 아닙니까? 또 속아요. 참 희한한 사람입니다.
한라산에 가서 염소 키워서 젖 먹고 산다고, 염소 젖 짜주고 염소 먹여주고 산다고 하다가 염소가 죽어 버렸거든요. 염불을 몇 날 며칠을 해주고 묻어 줬는데요. 나중에 아프니까 혜륜이가 있다가
“염소 귀신이 붙어서 자꾸 아프는 거요.”
“그럼 어떻하지?”
“어떻하기는 염소 천도를 해야지”
“내가 많이 했는데...”
“많이 한 것으로 소용이 있어? 혼자 하니 안 되지.”
“그럼 어떻해?”
“대중공양을 내야지, 대중공양을 내야 대중 힘으
로 천도가 되는 것이지 혼자 힘으로 되는가?”
“그런가?”
“돈 얼마 있소? 다 내놔 보시오.” 다 뒤져서
“3만원 밖에 없는데...”
“3만원 그거라도 내 놓으시오.”
3만원 가지고 해륜이는 좋다고 빵이랑 쵸코렛이랑 사 온다고 장보러 갔는데 올 때가 됐는데도 안 오거든요.
안 오니까
“아 내가 협잡꾼한테 속았는가 본데? 3만원이면 2만
원으로 비행기 타고 부산으로 갈 것이고, 만원가지고
도망간 모양인데? 내가 속았구나.” 곁에 누가 있다가
“대중공양 낸다고 그랬으니까 돈을 꿔서라도 해야
지 별 수 있소? 협잡꾼한테 속은 것 도리가 있소?” 앞에 마을 상좌라 해서 꼬마가 있는데, 꼬마 엄마가 간호원 출신이예요.
그 집에 가서 3만원 꿔다가 자기가 직접 사러 간다고 장터에 가서 빵하고 뭐하고 3만원어치 사서 왔어요.
와서 조금 있으니 해륜이가 사서 오거든요. 6만원어치 공양을 했어요. 먹고나서도 병이 안 났거든요. 그래도 아프거든요. “10만원을 채워야 났소.”그렇게 속아요. 웬만하면 안속을 텐데 어땠든지 간에 참 희한합니다. 그렇게 천진합니다. 그렇게 천진하니까 세상 물정을 모르지요.
세상 물정을 전혀 몰라요. 암만 일러줘도 몰라요.
성묵이도 조금 닮았어요. 성묵이도 정진만 하라하면 정진은 잘 하거든요. 둘 다 도인 감입니다.
어떤 스님이 장씨 친구가 있는데요.
“네도 이제 죽을 때가 멀지 아니 했으니까 염불참
선 좀 하다가 죽으라.”고 하니까,
“염불참선을 하기는 해야 되겠는데 내가 세 가지
를 다 마치고 해야 되겠는데...”
“세 가지 뭐냐?”
“아들 딸 다 장가보내고, 부자 되고, 아들 출세하는
것을 봐야만 내가 염불을 하겠다.”그러거든요.
“하는 수 없지 그렇게 하라.”고 그랬더니 세 가지 를 다 마치기 전에 죽어버렸거든요.
죽어버렸으니까 그 스님이 가서 조사를 읽기를
“내 친구 장조류야, 그대에게 염불 하라고 항상 권
하니까 세 가지 다 마치고 나서 한다고 하더니, 염라
대왕 그 양반 분수도 참 어지간히 없지 세 가지
를 마치기도 전에 갈쿠리로 끌어가다니...”弔詞(조사)를 그렇게 지었어요.
그것이 다 무행공신입니다. 이 세상에 왔다가 아무 이룸도 없이 그냥 가는 겁니다.
【인생을 헤아리니 한 바탕 꿈이로다.】 그 꿈 깨고 나면 空身아닙니까? 텅 빈 것 아닙니까?
【좋은 일 궂은 일이 한 바탕 꿈이로다. 꿈속에 꿈을 헤니 그 아니 가소로운가?】 꿈속에서 또 꿈을 헤아리고 있다 이 말입니다.
【어즈버 인생 일장춘몽을 언제 깨려 하느뇨?】인생 일장춘몽을 깨지 못하고 살다가 가면 그것이 무행공신이다 이 말입니다. 行이 없는 공신이다. 빈 몸이다 이 말입니다.
더군다나 우리 출가한 사람은 계행을 지켜서 선정을 닦고 해탈을 얻어서 해탈지견을 성취해서 모든 중생을 제도 하고저 중이 된 것인데, 하나도 이루지 못 했거든요. 계행이 없으니까 선정이 담겨질 수가 없고, 그릇이 깨졌으니까 선정이 담겨지지 않거든요. 새어 버리지요.
물이 담겨져 있어야 찌꺼기가 가라앉아서 달이 비추고, 지혜가 성취되는 것인데 지혜도 성취 못 했으니까 해탈과 해탈지견은 엉망불법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일찌감치 파장하고 치워버렸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와 같은 무행공신은 밥이나 푹푹 먹여서 키워 봐야 무엇에다 쓰느냐 이겁니다. 아무리 키워도 양무이익입니다. 미운 자식은 밥이나 많이 쳐 먹으라고 그냥 밥이나 잔뜩 먹여서 맹꽁이 배 처럼 만들어서 일찌감치 죽어버리는 겁니다. 조선시대 마지막 임금 철종이잖아요?
강화도령인데 강화에서 꼴 먹이던 아이인데 낫 놓고 기역자도 몰라요. 그런 아이를 왕족이라고 데려다 임금을 만들어 놓으니까, 보리찌꺼기 밖에 못 먹던 아이에게 수라상을 갑자기 갖다 놓으니까 간장까지 말끔히 먹고 배가 불록 해서 별명이 맹꽁이 임금이래요. 때마다 안 먹던 것을 마구 먹어대니까 위장병이 생기지 안 생길 수 있나요?
요새로 말하면 위하수에다 위암에다 위궤양에다 그래가지고 죽었어요. 그렇게 그런 임금을 만들어놓고 대신이라는 사람들이 전부 이리 팔아먹고 저리 찢어먹고 어쨌든지 그래서 나라가 망한 것이거든요.
無常浮命(무상부명)은 愛惜不保(애석불보)니라.
무상부명. 덧없는 뜬 목숨이라는 말이지요. 덧없는 뜬 목숨이 무상부명이거든요. 한 중이 중노릇을 옳게 안 하고, 생각이 ‘어쨌든지 내가 권리를 잡아서 대장군이 되든가 왕이 한번 돼야 되겠는데...’매일 생각이 그렇지요.
그러다가 어느날 밤 꿈을 꾸는데, 지가 출세를 하고서는 사람들이 옹립을 해서는 왕이 되었어요.
왕이 되어서는 큰 소리를 꽝꽝 치고 왕 노릇을 하면서 삼천궁녀를 거느리면서 사는데, 얼마후에 전쟁이 났어요. 적군이 쳐들어 왔어요. 적군이 쳐들어 왔는데 어떻게 막을 재주도 없고, 적장이 치고 들어와서 도망을 하는데 뒤에서 말을 타고 쫓아오더니만, 큰 도끼로 머리를 치니 목이 덩그덩 나가거든요. “아이고 관세음보살”하면서 깨었어요. 깨고 보니까 꿈이거든요.‘아이고 꿈이기 천만다행이네. 진짜 도끼로 대가리 쪼개졌으면 어쩔 번했나? 아이고 이제는 왕 노릇 안 한다.’고... ‘다시는 진짜 왕 노릇 안 한다.’고... 꿈꾸고 나서는 왕 노릇이고 뭣이고 다 정 떨어져 버렸어요. 이런 얘기 많지요. 노생의 邯鄲之夢(한단지몽)도 그렇고, 南柯一夢(남가일몽)도 그런 것이지요.
삼국유사에 초신해몽이라고 조신대사. 양양 낙산사 중입니다. 양양 낙산사 조신대사가 양양 군수 따님을 보고 그만 상사병이 걸려서 죽을 지경입니다. 그날부터 그 따님을 보고 싶은 생각 밖에 없어요. 그래서 관세음보살님한테 양양 군수 따님하고 결혼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거든요. “관세음보살님이여 어쨌든지 그 처자하고 한번 만나서 살게 해 주십시오.”하고 사뭇 기도를 하다가 꾸뻑 조니까 그 처자가 찾아왔거든요.
아무 말하지 말고 우리 둘이 도망가자는 겁니다. 삼수갑산에 도망가서 얼마나 재미있게 살았는지 감자밭매고 아무리 나무를 해도 힘들지 않아요. 참 재미있게 살아서 5남매를 낳았어요. 5남매를 낳았는데 아이들이 다 크니까
“우리가 이렇게 살아서 되겠나? 아이들 교육을 시켜
야지”
“어디를 가서 교육을 시켜?”
“서울로 가야 하지 않겠나?”
“아이를 낳으면 서울로 보낸다고, 서울로 가자.”
살림살이래야 바가지밖에 없으니까, 바가지 하나씩 차고서는 서울로 갔어요.
삼수갑산에서 나오다가 마천령고개 밑에 와서는 배고프니까 밥을 얻어먹어야 될 것 아닙니까? 제일 큰 딸이 밥 얻으러 갔어요. 밥 얻으러 갔다가 미친개한테 물려서 그만 죽어버렸거든요. 죽어버리니까 어떻해요. 갖다가 묻어 버리고... 4남매만 남았지요. 식구 여럿이 가니까 안 되겠다고... 얻어먹더라도 나눠서 얻어먹어야지 뭉쳐서 다니니까 다 굶어죽게 생겼다고...
그래서 둘이는 아빠 따라가고, 둘이는 엄마 따라가고 나눠져서 딴 길로 가서 서울 남대문이 있다고 하니 서울 남대문 앞에서 만나도록 하자하고 한 여남은 발짝 가니까 아빠 따라가던 아이들은 “엄마”하고 이쪽으로 쫓아오고, 엄마 따라 가던 아이들은“아빠”하고 저쪽으로 쫓아가고 이거 안 되겠거든요. 울다가 먼지하고 범벅이 돼서 쳐다보니까 양양 군수 따님. 그처럼 예쁘던 것이 쭈글쭈글 하고 형편없는 무인지경이거든요.
둘이 붙잡고선 어쩌다가 우리는 이렇게 되었느냐고 이쁘던 얼굴이 다 어디 가 버리고 섬섬옥수가 북두갈고리가 웬 일이냐고 엉엉 우는데 어디서 바윗돌이 대가리에 꽝 떨어져서 깜짝 놀라 깨보니까 스님이 주장자로 대가리를 꽝 때리며 “이놈의 자식이 종 치다말고 졸고 있네” 그러거든요. 잠을 깨보니까 아직 종소리도 다 떨러지지도 않았더래요. 으~~ㅇ~~~응하고 있더래요.
삼수갑산에서 아이들 다섯 낳고 힘들게 산 조신대사의 그 얘기는 실지 얘기예요. 실지 얘기인데 그것을 이광수가 각색해서 꿈이라는 소설을 썼지요.
이 경지가 참 그야말로 무상무명입니다. 참으로 무상무명인 줄을 알아야 무상발심을 할 수가 있고, 무상발심을 하면 무상도심을, 무상보리심을 발 할 수가 있다 이 것입니다. 이것이 덧없을 無常(무상)이고, 참으로 무상한 줄 알면 그 다음엔 無上菩提心(무상보리심)을 발하는, 그 이상 없는 보리심을 발 할 수가 있다 이 말입니다. 그 이상 없는 무상 보리심은 無相可得(무상가득)입니다. 어떤 모양. 相(상)으로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無常(무상)= 무상심.
無上(무상)= 무상보리심.
無相(무상)= 모양이 없다는 말입니다. 어떤 상이 있어서는 안 되거든요. 좋다. 궃다 하는 그런 상이 없어야 된다 이 말입니다. 無常浮命(무상부명)은 愛惜不保(애석불보)니라. 애석해도 소용이 있는 건가? 아무 소용없는 것이지요. 그러기 때문에 諦觀生滅無常心(제관생멸무상심)이 卽是無上菩提心(즉시무상보리심)이라. 생멸무상을 아는 그 마음이. 생멸무상심이 그것이 곧 그대로 무상보리심이다 이 말입니다.
제관생멸무상심. 나고 죽고. 生하고 滅하는 無常心. 덧없는 마음이 자세하게 진실하게 관 한다 이 말입니다.
생멸무상심을 자세하게 보면 그것이 곧 그대로 즉시무상보리심이다 이 말입니다. 그것이 위에 없는. 이상 없는 보리심이다 이 말입니다. 제관생멸무상심이 즉시무상보리심이라. 이랬거든요.
望龍象德(망용상덕)하야 能忍長苦(능인장고)하고
용상의 덕을 바래서 그 말이거든요. 용상의 덕은 불보살의 덕. 불조의 덕. 부처님을 大龍(대룡)이라고 그랬어요. 부처님을 자기 자신이 대룡이라고 한 적이 있어요.
제바달다가 술 먹은 코끼리를. 아주 흉폭한 코끼리를 술을 많이 먹여서 꼬리에 불을 붙여서는 코끼리를 때려 쫓았거든요.
좁은 길로 부처님과 1200제자가 걸식 나오시는데, 아주 좁은 골목으로 오는데, 그 골목으로 다 밟아 죽이라고 코끼리를 몰아 쫓았거든요. 좁은 길로 코끼리가 뛰어오는데 어디로 비키나요? 미친 코끼리가 뛰어오니까 비구들은 엎어지고 자빠지고 골짜기에 숨는데, 부처님은 떡 서서 쳐다보고 부처님이 다섯 손가락을 펴면서 “莫害大龍(막해대룡)하라.”“막해대룡하라.”큰 용을 해치지 마라.
대룡은 難出世(난출세)니라. 큰 용은 세상에 출현하기가 어려우니라.
그 말씀을 하자마자 그냥 코끼리가 퍽 주저앉아서, 퍽 주저앉으니까 불도 꺼져버리고 퍽 엎드려서 코를 쭉 내려뜨리더니 눈물을 흘리고 그만 잠이 들었어요.
그것이 경에 있는 얘기입니다. 율장에도 나오는 얘기입니다. 그것이 뭐냐 하면, 요새 우리가 볼 때는 부처님이 최면술을 썼다고도 볼 수가 있거든요. 요새 최면술 잘 하는 사람들 그것이 된다고요. 그것이 가능하다고요.
악어 같은 것 탁 최면 걸면 그냥 걸려버리거든요. 부처님이 6년 동안을 그걸 배웠거든요. 요가를 성취 했거든요. 요가해서 최면 다 하잖아요.
부처님이 제일 처음에, 한문으로는 “아남 가남”이고 원문으로는“아나마 가나마”라고 하는 요가의 성자거든요. 그때 인도에서는 아주 이름났던 요가의 성자인데 그이한테 가서 3년 동안을 요가를 배웠잖아요. 무상정이라는 정을 닦았어요. 닦아서 완전 성취 했거든요.
“아나마 가나마”그 정 가지고는 안 되고, “울뜨나마자”라고 하는 이가 있었어요. “울뜨남자”라고 하는 그이보다 더 고수급이 있었어요. 그이한테 가서 또 3년을 배웠거든요.
두 사람한테 다 배워서 그 당시의 모든 요가. 요기에서 완전히 마스터가 돼버린 겁니다. 그래서 떠나려고 하니까 그 스승들이 화를 내거든요. “너 같은 유능한 제자를 내가 고생을 해서 키워 놓니까 우리를 버리고 네가 떠냐느냐”고 막 화를 내니까 “대 성자는 화를 내지 않아야 되지 않습니까?”화 내는 것을 이용해서 이러니까 둘이 딱 체면에 걸려서 꼼짝을 못했어요. 울뜨남자 하고 아나마 가나마...
부처님 혼자 떠나서 보리수하에 가서 6년 동안을 혼자... “아나마 가나마”한테 무상정을 성취 했고, 여기서는 비상. 비비상정을 다 성취했거든요. 그것도 생사를 영원히 해탈하는 법이 아닌 줄을 알고, 가야산 보리수하에 앉아서 생사의 근원을 참구 했거든요. 참선을 해서 6년만에 동쪽에서 돋아오는 별을 보고 확철대오를 하셨다 이 말입니다. 거기서 완전히 성취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설산에서 12년입니다. 19세에 출가해서 30에 성도하셨으니까 설산에서의 수도가 12년 동안입니다.
부처님이 자기 자신을 대룡이라고 말씀하신적이 있는데, 용은 물에서도 살고, 육지에서도 살고, 허공에서도 사는 이상적인 동물이거든요. 물에서도 자유자재하고 육지에서도 자유자재로 다니고, 허공에서도 자유자재로 날아 다닐뿐 아니라, 흥운포우”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뿌립니다.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뿌려서 대지의 말라비틀어지는 모든 초목 총림. 모든 사람이 물 없으면 못 살잖아요. 목이 타서 죽을 지경인데 떡 그늘을 가려 주면 얼마나 시원하고 좋습니까?
음덕을 베푼다 이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를 쫙 뿌려서 “윤택만물”만물을 윤택하게 한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용을 아주 이상적인 동물로 치는 겁니다. 용이 우리 동양만이 아니고, 마야권 마야문명 잉카쪽에서도 용을 굉장히 숭배합니다. 인도 그 쪽에도 그렇고요. 그런데 서양 쪽에서는 용을 마귀 취급을 합니다. 제가 미국 가서 법문하는데 질문할 것 있으면 하라 그랬더니, 미국 사람들이 “우리는 용을 사탄으로 보는데 어째서 불교에서는 그것을 숭상하고, 사찰에 가면 대들보에 용 그림이 기분 나빠서 못 들어가겠더라.”고 그래요.
發心修行章 제 16 강
“그림 호랑이를 봐서도 그렇게 겁이 나냐? 실재 호랑이를 봤으면 기절초풍 하겠네?”제가 그랬더니 씩 웃더군요.
용은 그와 같이 “흥운포우”하여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뿌려서 “윤택만물”만물을 윤택하게 하는 그런 공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정신. 그런 자유자재한 것을 상징하는 것이지 꼭 그렇게 야단스럽게 생긴 동물만을 생각 하느냐?
누구든지 물속에서도 자재하고, 육지에서도 자재하고, 허공에서도 자재하는 그런 兵機(병기)가 지금 나왔다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육해공군에 막 써 먹을 수 있잖아요. 아직 그런 병기가 없지요? 물위로 가는 장갑차는 있지만 물속으로는 못 들어가잖아요.
용은 물속으로도 들어가고, 허공으로 날라 가기도 하고,육해공군 뿐이 아니고 수중. 잠수함 노릇까지 다 하잖아요.
시카고에 가면 군사 박물관이 있는 데요. 2차 대전 때 독일 잠수함을 하나 잡아다가 거기다 갖다 놨는데요.
아따, 잠수함안에 들어가 보니까 참 복잡하더군요. 어지간히 복잡하더군요. 그것을 납포해다 놨는데, 납포한 줄도 모르고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갖다 놓은 줄도 모랐다 그래요. 해방 하고 나서 공개가 됐다 그래요.
용은 그와 같이 잠수도 하고, 물 위에도 뜨고 육지에도 다니고, 하늘도 날으고 그러거든요.
또 우리 마음자리는 그렇게 자유스러워야 하는 것인데, 무엇에 걸려서 그렇게 마음대로 못 가는지...
등소평이가 일본에 왔더래요. 일부러 최고 좋은 신간선을 태워서는 쏵 가는데, 눈을 지긋이 감고 앉았는데 곁에 안내 하는 자가
“각하. 어떻습니까? 참 빠르고 좋지요?”
“어디까지 가려고 이렇게 빨리 가는고?”그러더래요.
‘손바닥만 한 일본 땅. 빨리 가면 어디까지 가려고, 무엇이 그리 바빠서 이렇게 부지런히 가느냐?’이것이 중국사람 말솜씨입니다. 중국 사람은 만만둥이 거든요.
천천히 가도 실컷 갈 것인데 어디까지 가려고 이렇게 빨리 가느냐’이것입니다.
대 자유자재 한 것이 부처님. 조사 스님네들이 마음의 자유해탈을 얻은 사람들이 용과 같이 마음대로다 이겁니다.
마음대로죠. 자유자재죠. 하나 괴로움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지요. 언제든지 그냥 念念菩提心(염념보리심)이니 處處安樂國(처처안락국)입니다.
생각생각에 보리심이기 때문에 처처에 안락국입니다.
가는 곳마다 안락국일 뿐이지요. 입가에는 언제든지 미소가 항상 나오고, 가슴에는 밝은 태양이 언제든지 자리하고 있고, 언제든지 희망과 용기가 가득 차 있고요.
기쁘거나 즐겁거나 편안 하거나 그것뿐이지요. 괴롭거나 슬프거나 안 됐다 하는 것이 있을 수가 없지요. ←이것이 용을 비유한 것이죠.
코끼리는 뭐냐? 코끼리는 짐승 가운데 제일 덩치 큰 놈이 코끼리지만, 코끼리는 목이 따로 없거든요. 목이 없으니까 앞만 보고 가지, 옆을 돌아다보는 법이 없답니다.
코끼리의 반대는 야시입니다. 야시는 다섯 발짝 마다 돌아보고 간답니다. 뒤 돌아보지 않고 뛰면 될 텐데 자꾸 뒤 돌아본답니다. 강을 건너가는데, 개하고 야시는 비슷하잖아요. 이것들은 개헤엄이라고 하부작 하부작 하거든요.
몇 발짝 못 가서 지쳐서 빠져 죽어 버립니다. 조그만한 도랑은 건너가는 데요. 100미터 이상 되면 못가요. 3~40미터는 가지요.
개헤엄은 못 써요. 개구리헤엄을 칠 줄 알아야 돼요. 네 팔 다리를 쫙쫙 뻗는 그것만 할 줄 알면 얼마든지 갈 수 있어요. 힘들지 않게 천천히 하면 얼마든지 갈 수 있거든요. 모든 짐승들은 개헤엄 식으로 가기 때문에, 큰 강을 못 건너갑니다. 더군다나 코끼리는 덩치가 크니까 그렇게 헤엄 칠 수도 없고요. 뛰어도 겅충겅충 뛰지 뛰어도 쎄게 뛸 수 있나요? 코가 기니까 요새 포크레인 있잖아요?
포크레인 그것이 코끼리보고 만든 겁니다.
남방에 가면 코로 큰 재목을 탁 물고 가고, 안 그러면 한 아름 두 아름씩 되는 것은 코로 밀어서 떼굴뚱 떼굴뚱 굴려서 가고, 웬만치 서까래 같은 것은 코로 말아서 들어 올려요. 코끼리가 일을 얼마나 많이 한다고요. 굉장합니다. 코끼리를 보고 거기에서 힌트를 얻어서 포크레인을 만든 겁니다. 코끼리는 코로 강물을 재보거든요.
얼마나 깊은가를 딱 재봐서 코가 안 닿는다면 안 들어가요. 함부로 들어갈 생각을 아니합니다. 안 들어가고 얕은 쪽으로 올라가거든요.
상류로 상류로 올라가서 코로 재보고 바닥에 닿더라도 그냥 안 건너가고 내 다리하고 긴가 짧은가를 재보고 또 올라가서 다리보다 짧을 때 다리를 들여 놓는데, 그것도 밑에 푹 빠질지 안 빠질지 아나요? 진흙이 수렁인지 아닌지 모르니까 세 발은 딱 버티고 발 하나로 다져 보거든요. 딴딴하면 그때 발 하나 또 올려놓는 겁니다. 포크레인 처럼 코로 딱 버티고 조심조심 강을 건너가거든요. 함부로 허부작 허부작 날치기로 건너가지 않는다 이 말입니다.
이것은 무엇인가 하면 渡江涉河(도강섭하)에 期於踏土(기어답토)라. 강을 건너가고 물을 건너감에 기어코 땅을 탁 밟고서야 건너간다 이 말입니다.
어물쩍하니 얼렁뚱땅 아는 척 한다든가, 얼렁뚱땅하고 견성 했다고 한다든가, 실력을 쌓지 아니하고, 실다운 힘은 實力(실력)으로 통하는 겁니다. 신기로운 힘으로 통하는 겁니다. 실력을 쌓지 아니하고, 얼렁뚱땅하니 모르는 것 아는 척 하고, 협잡으로 그냥 후닥탁 넘어가려고 한다든가 그런 것이 없다 이 겁니다.
분명하게 알고, 분명하게 안다고 하는 것은 완전히 내 것이 됐다는 뜻이거든요.
내 것이 된 것이 아는 것이지, 내 것이 되지 아니하고 귀로 들어가고 입으로 쏙 나오는 알 知(지)자는 화살시 변(矢)에 입구(口)했잖아요. 화살처럼 귀로 쏙 들어갔다가 입으로 쏙 나와 버리는 것. 그것은 아무 가치가 없는 것이다 이겁니다. 그것은 短販(단판) 하니라 “짧은 장사꾼”또는 短版(단판)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은 무슨 소리냐 하면, 큰 판대기 베니다 같은 것을 해 놓으면 앞만 보고 가지, 뒤는 전혀 안보이거든요. 뒤에 어느 누가 오는지 마는지 아무것도 안보이지요. 판대기 짊어진 사람은 앞만 볼 줄 알지, 옆도 뒤도 볼 줄 모르는 사람이다 이 말입니다. “단판 하니라.”그럽니다.
코끼리는 그와 같이 “실천실답” 학자가 공부를 하는 것도 그와 같이 실다이 정진해서 실다이 깨달아야지 어물쩍하니 모르는 것 아는 척 하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이겁니다. “실천실답 해야 된다.”
그래서 龍은 부처님이나 조사. 선지식을 말하고,
象은 실다히 배우는 진실한 학자들을 두고 하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용상방” 이라 할 적에는 큰 스님들과 작은 스님들. 어른 스님들하고 새끼 스님들하고 다 한데 모여서는, 같이 가르치고 배우고 배우고 가르치고...
“총림”이라 할 때는 다 모여 사는 것이 총림인데
총림은 떨기. 덤풀 叢(총)자. 수풀 林(림)자. 덤풀 속에 들어가면 草不亂生活叢(초불란생활총)이라. 풀이 어지럽게 나지 아니해요. 풀이 나더라도 쪽 쪽 곧게 난다 이 말입니다.
木不亂長活林(목불난장활림)이라. 나무가 어지럽게 크지를 아니해요. 쪽 쪽 큰다 이 말입니다.
그 속에서는 지 혼자 꾸부러지게 크려고 해도 클 재주가 없어요. 다른 놈이 다 쪽 쪽 곧으니까요.
참대 밭에 나는 나무가 옆으로 클 수가 없거든요.
같이 반듯하게 올라가는 수밖에 없지요.
넝쿨이라도 소나무를 타고 바로 올라가지 자기혼자 자기 마음대로 옆으로 이쪽으로 저쪽으로 크지를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리 못 된 놈이라도 그 속에 있으면 자연히 길들이게 된다 이 겁니다. 자연히 길들어져서 저절로 저절로... 독학한 사람하고 학교에 다닌 사람하고 다른 겁니다.
독학한 사람은 아무래도 독단이 많고, 자기혼자 어물쩍하니 “이렇다.”하는 것이 많고, 그래도 체를 맡고 옳게 배운 사람들은 전통이 있고 자리가 바로 잡히는 거죠.
그것이 총림이고. 총림에 龍象大德(용상대덕)이라. 그래서 다 덕을 크게 갖추는 사람들이다 이 말입니다.
望龍象德(망용상덕). 그와 같은 용상대덕의 그런 덕을 바래서, 훌륭한 乘寶(승보)가 되기 위해서, 그것이 승보입니다.
청정한 승보가 되기 위해서, 望龍象德(망용상덕)하야 能忍長苦(능인장고)하고. 먹고 싶은 것도 참고, 괴로운 것도 참는다 이 겁니다. 모든 괴로운 것을 조금 참으면 되는 것이니까요.
期獅子座(기사자좌)하야 永背欲樂(영배욕락)이니라.
사자의 자리를 바래서 영원히 욕락 을 등질 것이니라.
등진다는 말은 짊어진다는 것의 반대. 저버린다 이 말입니다.
사자는 짐승 가운데 왕 이라고 그러잖아요.
코끼리보다 덩치는 작지만, 소리는 사자 소리가 제일 크답니다. 창경원을 한 번 갔는데요.
사자가 어쩌다가 “카르릉”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옆에 호랑이고 곰 이고, 곰이 낮잠 자다가 사자 소리에 놀라서 벌떡 일어나더니 왔다갔다 왔다갔다 왔다갔다 정신을 못 차려요. 호랑이는 끄르륵 끄르륵 끄르륵 거리기만 하고...
암사자의 젖을 유리그릇에 담으면 유리그릇이 탁 터져 버린답니다. 다른 짐승들이 그것을 먹으면 창자가 녹는대요.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지 사자 젖이 그렇게 강하고 독하답니다. 사자 새끼들은 그것 먹어도 끄떡없거든요. 그것을 먹어야 크거든요.
사자일후에 중수가 내열이라. 사자가 한 번 소리를 질렀을 때, 많은 짐승들이 뒤 꼭지가 터지는 것 같이 놀란다 이 말입니다. 사자가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서 동굴 속에서 나오면서 “어흥”하고 소리를 세 번 지른대요.
처음 한번 지르는 것은 골짜기에 다 울리면서
“내가 왕이로다.”하고 소리를 지른다는 겁니다.
“내 소리를 듣고 백성들 다 일어 나거라.” 또 두 번 째 “와르릉” 소리 지르는 것은,
“내가 왕이기 때문에 너희는 나만 믿으라.”
“걱정 말고 다 나만 믿으라.”
“어쨌든지 나만 따르라.”
“나만 따르면 너희는 걱정 없으니까 내 시키는 대로만 해라.” 이런다고요. 지가 왕이라고...
세 번째 “와르릉” 소리를 지르는데
“내 백성들을 다른 맹수들이 건드린다면 대가리 터질 줄 알아
라.”
“아무도 범접하지 말어라.” 자기골짝 밖의 짐승들한테 협박전화입니다. 그것이...
옛날부터 사자에 대한 얘기가 부처님 경전에는 참 많아요. 인도에는 큰 사자들이 많으니까...
말을 하거든 如法(여법)하게 말을 하고, 여법하게 말 하는 소리를 들었으면 여법하게 그 말과 같이 수행을하라.
여법히 設(설)하고, 如說(여설)의 行(행)이라. 그 말과 같이 行하라. ←이런 법문을 하시면서 부처님이 그랬어요.
【과거 무량업겁전에 한 산골짜기에 황금 사자가 살았더니라. 아침마다 일어나면서 세 번 소리를 지르면서 백성들 은 나만 따르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그 골짜기에 내외 원숭이가 살고 있었더라. 아주 예쁜 원숭이 둘이 살았다는 겁니다. 한 놈은 나무에 올라가서 과일 따서 던지면 밑에서 척척 받아 넣고, 굴에 가지고 와서 둘이 먹고 재미있게 살다보니 새끼를 낳았다는 겁니다.
새끼를 낳으니까 새끼가 보통 걸리적거리는 것이 아니거든요.
업고 가자니 과일을 따올 수가 없고, 놔두고 가자니 다른 짐승들이 잡아먹을까 것 같고,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둘이 연구를 하다가 사자 소리를 듣고, “사자 임금님한테 맡기고 가자.”“오냐 그러자.”이래서 둘이 새끼를 업고 가서
“임금님 임금님 사자 임금님. 우리 새끼 맡아 주세
요. 우리는 과일 따러 갔다 오겠습니다.”
“오냐 놔두고 가라.”좋다고 원숭이 둘이는 과일 따러 갔어요. 원숭이 새끼 두 마리는 씨름을 하고 재주를 넘고 마당에서 놀거든요.
사자가 눈을 게슴츠리 뜨고서는 구경을 하면서 “아따 그 놈들 재주 부리네. 재롱도 잘 떤다. 네가 이겼다. 네가 졌다.”하면서 심판을 보다가 잠이 들어 버렸어요.
실컷 자고나서 퍼뜩 깨보니까 새끼들이 어디 가 버리고 없거든요. ‘아이쿠 큰일 났네. 내가 단단히 봐 준다고 했는데 이 아이들이 없어졌으니 원숭이 엄마 아빠가 와서 새끼 내노소 하면 내가 할 말이 없다.’베비스쿨 원장 떨어지게 생겼거든요. 새끼들 찾으려고 동서남북을 막 “새끼들아 어디 갔느냐고 소리 지르며 지르며 다녀도 없거든요.
사방 쫓아다니니까 어디서 “꽥”“꽥”소리가 나는데 보이지는 않거든요. 저 위에서 웬놈이 소리를 지르기를,
“야 이 바보 같은 사자 임금아, 동서남북만 보
말고 상하를 쳐다 볼 지니라.”이러거든요.
“위를 쳐다보라.”이러거든요. 쳐다보니까 높고 높은저 바윗돌 꼭대기에. 층암절벽 꼭대기에 큰 고목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 꼭대기에 떡하니 큰 독수리가 새끼 두 마리를 끌어다가 거기에 놔 놓고, 먹으려고 하는 판입니다. 그것이 축왕. 독수리 왕입니다. 그래서
“아, 독수리야 내가 저 원숭이 새끼들을 찾느라고
얼마나 욕 봤다고...”
“네 새끼도 아닌데 야단스럽게 그러느냐?”
“내 새끼보다 더 귀한 거다. 내 몸보다 더 귀한 거다. 여법하게 말하고 여법하게 말대로 행을 해야 되는데, 나는 여법하게 행을 하는 사자요. 그 말과 같이 나는 실행에 옮디려고 하는 사자다. 한 평생 내가 여법하게 말하지 아니한 적이 없고, 말과 같이 여법하게 실행하지 아니한 적이 없다. 내 백성들이 나 한테 맡긴 것인데, 내가 이것을 아니 지키면 나는 임금 노릇이고 뭣이고 다 틀렸다. 내 몸 뚱이 보다 더 귀중한 믿음이니까... 나는 그 신조를 내 생명 하고도 바꿀 수 있다.”
“아따 거창하게도 나오네.”이러면서 독수리가 자꾸 능글능글 비웃는 겁니다.
“네 한테 있을 때는 네 백성의 새끼지만, 이미 내 날개 쭉지에 걸려서 이 꼭대기에 있을 적에는 내 것 아닌가? 네 한테 있을 때는 네 것이고, 내 한테 있을 때는 내 것이니 이건 내 밥이다. 암만 잔소리 해봐야 소용없다.”이러니까
“독수리야 차라리 내 몸뚱이를 네가 뜯어 먹어라.”
“어떻게 뜯어 먹으란 말인가?”
“내가 저 바위에 올라가서 떨어져 죽을 테니까, 내 몸뚱이를 네가 뜯어 먹고 그 원숭이 새끼를 놔 주라.”하니까 독수리가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하더니만,
“진짜인가?”그러거든요.
“진짜다.”
“진짜라면 나도 맹세 하겠다. 네가 바위 꼭대기에서 눈 꽉 감고 떨어져 죽으면 내가 너를 뜯어 먹을 요량하고, 이 원숭이 새끼들을 돌려주겠다.”
“좋다.”그러고 사자가 바위 꼭대기에 올라갔어요.
바위 꼭대기에서 합장을 하고 제천선신 천룡팔부들한테 원을 세우는 겁니다.
“아금에 이호시이자하여, 내가 지금 이 두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신불석을 요거초로다. 이 몸뚱이를 버리면서 아까워하지 않기를 마른 풀 한 주먹 내던지는 것과 같이 하리로다. 약호아신 이망오인댄, 만약 내 몸뚱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내가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린다면, 운하득친 여사령. 어찌 말과 같이 행하는 자 라고 할 수가 있겠느냐?”‘나는 생명을 버리고라도 거짓말쟁이는 안 되겠다.’이렇게 하고서는 그 노래를 척 부르고나서 떨어지는 겁니다.
떨어지려는 찰라에 그 축왕이 “잠깐, 내 말 한 마디 들어보고 떨어지”라는 겁니다.
“뭐라고 할 것인가?”이러니까, 축왕이 한다는 소리가, 새끼 두 마리를 턱 거머쥐고 날으면서 하는 소리가
“약이타고로 시신명인댄, 만약 남을 휘해서 자기의 신명을 버리는 사람이라면, 시인은 즉득 무상락 하리라. 이 사람은 곧 무상법락을 얻는 사람이라고 하리라.
아금에 시호미오자 하리니 내가 지금 너에게 원숭이 새끼를 돌려 줄 것이니 원대법왕은 막자해하소. 원컨대 대 법왕 께서는 스스로 죽지 마시오.”】알겠느냐?
그 때의 사자왕은 이 몸이요. 부처님. 자기 자신이라는 겁니다. 그 때의 축왕은 지금 사리불존자랍니다.
사리불도 지혜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 때의 숫 원숭이는 가섭존자이고, 암 원숭이는 묘행비구니. 묘행비구니가 가섭존자의 본래 마누라였거든요.
결혼은 했어도 한 번도 같이 잔적이 없대요.
無緣夫婦(무연부부)입니다. 새끼 두 마리는 하나는 아란존자이고, 하나는 라후라존자였대요. 과거 무량겁전에 그런 일이 있었더니라. 그랬거든요.
사자에 대해 얽힌 얘기가 부처님 경전에 자주 많이 나와요. “사자좌”라고 하면 “사자왕의 자리다.” 그런 말입니다. 아주 최고 최상 높은 자리다 이 말입니다.
사자중수운하 사자 새끼가 모든 대중 뒤에 가지만,
삼세애별대애효니라. 세 살만 먹으면 능히 크게 소리를 지를 수가 있어요. 약시약아니축법아닌댄 만약 여우가 사자를 따라 오려고 한다면, 백년요괴도 흑애고라. 100년을 묵은 여우도 사자 소리는 못 낸다는 겁니다. “캥”“캥”소리만 내지 사자 소리는 못 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와 같은 사자왕의 자리.
말하자면 佛祖(불조)의 지위를 얻고자할 진대는 期獅子座(기사자좌)하야 永背欲樂(영배욕락)이니라.
한 평생이 몇 십 년 동안인데 그 욕락. 못 참겠느냐 이 겁니다. 몇 년 동안 그 욕락. 참을 수 있다 이 겁니다.
욕락을 참으면 “사자좌”에 올라갈 수가 있느니라 이 말입니다.
밑줄 친 곳은 엉망으로 비정확.
發心修行章 제 17 강
귀하게 사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 사람들은 천상 따라지들입니다. 천상 중생의 따라지로서 인간에 태어나서 그래도 좀 고귀하게 사는 겁니다. 사람은 사람인데, 평생을 감옥 생활만 하는 장발장 같은 이도 있거든요.
감옥에 갔다 나오면 또 들어가고, 들어갔다 나오면 또 들어가고. 그것이 다 지옥 중생들입니다. 有間地獄(유간지옥)에서 온 중생들입니다.
인간은 인간인데 축생보다 더 못하게 추잡하게 살고, 형편무인지경인 맨날 배가 고파서 헐떡거리는 사람이 있거든요.그것은 축생에서 온 중생들입니다.
사람은 사람인데 맨날 귀신병에 걸려서 싹싹해서 술 귀신 걸린 사람도 있고, 인간도 별의별 귀신 걸린 사람도 많아요.
귀신 쟁이 들이 많아요. 남자들은 주로 술 귀신 걸린 사람들이 참 많지요. 그것을 주사에 걸렸다고 그러지요?
삼국지에 장비로부터 시작해서, 삼국지에 장비도 주사에 걸렸거든요. 보통 때는 사람이 호걸남자 인데, 술만 먹으면 개 귀신이거든요. 아무한테나 그냥 욕하고 덤비고, 아무한테나 뚜두려 패고 그냥 하도 부량을 부리니까 결국에는 자기의 부하한테 칼 맞아 죽었잖아요.
유현덕 관운장 장비 그렇잖아요. 장비가 주사에 걸린 사람인데 지금도 주사에 걸린 사람 천지입니다.
그것도 많이 먹으면 자꾸 많이 먹을수록 술 귀신이 자꾸 더 강해진다고요.
심령 과학에서 보면 영사를 탁 깨보면, 술 귀신이 목구멍 밑에 딱 붙어서 술을 먹으면 술 귀신이 벌떡벌떡 받아먹는 대요. 받아먹고서는 버릇이 자꾸 더 나빠지는 겁니다.
술을 먹더라도 어른 앞에서 배워서 버릇을 잘 들여야 된다잖아요. 잘 먹으면 약인데 잘 못 먹으면 독이라고 그러지요. 전부다 귀신이 붙어서 그래요.
술 귀신 붙은 것만이 아니라 또 싹싹이 귀신 붙은 것도 많아요. 맨날 싹싹싹싹싹싹싹싹 해가지고서 그런 사람들은 어땠든지 간에 꿈도 잘 꿔요. 희한한 꿈 다 꿔서는 뭣이 어떻고 저떻고 어떻고 저떻고 이렇게 해서 오종오상이 인간인데 천층만층 구만층이 있고, 대별해서 정상법측이 지가 지은 업보대로 다 받아가기 마련이다 이 말이거든요.
전생에 어디서 어떻게 왔느냐가 금생을 좌우하고 그렇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오종오상도 능엄경에서 잘 밝혔고요. “십습인 육개보”라고 지옥 얘기도 아주 자세하게 밝혔거든요. “지옥을 누가 만듭니까?”탐습 으로 말미암아서. 탐하는 욕심으로 말미암아서 寒氷地獄(한빙지옥). 얼음지옥이 생기는데 탐하는 생각이 뭐냐 하면, 욕심이라는 것은 잡아당기는 것이다 이 겁니다. 이 사바세계가 욕심으로 건립이 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 덩어리 자체가 당기는 욕심입니다. 引力(인력). 만유인력이잖아요. 전부 잡아당기는 힘입니다.
지구 덩어리 전체가 그냥 그대로 지남철처럼 뭐든지 잡아당기거든요. 사람이 저 위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지구 땅 덩어리가 잡아당기니까 떨어지는 것입니다.
저 무중력 상태에 가면 떨어지지 않아요.
붕 뜨면 수 십 길도 공중으로 그냥 날으기 마련이지 중력이 없으니까 떨어지지 않아요.
여기는 욕심이 많아서. 욕계가 되어서 잡아당겨요.
그 당기는 힘을 자꾸 키우고 키워서 잡아당기기만 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입을 모아서 들이 마시면 찬 기운이 생기는 것과 같이, 요새 냉장고 원리가 바로 그거거든요.
공기를 압축 시켜서 잡아당기니까 그래서 냉동이 된다 이 말입니다. 얼음지옥이 그래서 생긴답니다.
한 평생을 잡아당기기만 했지요. 먹고 싶고 갖고 싶고 하고 싶고, 이것도 내것. 이것도 내것. 이것도 내것. 자꾸 당기기만 했지,“네 해라.”“네 먹어라.”“네 가져라.”주지를 아니했다 이 겁니다.
풀어 놓으면 물이 되고, 잡아당기면 얼음이 되잖아요.
얼음지옥이 달리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그래서 얼음지옥이 생긴다는 겁니다. 당기는 힘으로 얼음지옥이 생기는 겁니다. 貪習(탐습)으로 말미암아서 한빙지옥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면 도산지옥은 왜 생깁니까?
당기다 당기다 지 마음대로 안 당겨지니까 자꾸 짜증을 내고 성을 낸다 이겁니다. 嗔心(진심)을 콱콱 내기 때문에 진심을 낼때마다 칼이 하나씩 튀어나간답니다.
칼끝이 팍팍 튀어나간답니다.
“소리 안 나는 총이 있으면 팍 쏘고 싶다.”
“팍 찔러 죽이고 싶다.”는 욕심이 성비유출이라. 별빛과 같이 팍팍 나간다 이 말입니다.
만화 그리면 성 팍 나면 칼 같은 것 그리잖아요.
한 평생 큰 성을 내면 큰 칼이 튀어 나가고, 작은 성을 내면 작은 칼이 튀어나가고요. 송곳 끝 같은 칼끝이 팍팍팍팍 튀어나가서, 그것이 한 평생 쌓이고 쌓여 그것이, 내 몸을 찌르고 내 마음을 찌르는 그런 刀山地獄(도산지옥)이 된다 이 말입니다. 신경통이 성 안 내면, 마음을 항상 기쁘고 즐겁게 쓰면 삭신이 쑤시는 병이 없답니다.
성을 팍팍 팍팍 자꾸 내기 때문에 삭신이 쑤시고 아프고 그렇답니다. 그럼 화탕지옥은 왜 생깁니까?
화탕지옥은 중생의 淫習(음습)으로 말미암아서, 음란한 습기로 말미암아서 화탕지옥이 생기는 겁니다.
찬데서는 음란한 행이 이루어지지 않는답니다.
뜨겁고 열이 나는 데서 생긴다 이겁니다.
마찰을 함으로서 열이 생긴다 이겁니다. 그것이 그치지 아니하기 때문에 화탕지옥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십습인 육개보”라고 그것이 모든 18대 지옥이 전부 중생의 業習(업습)으로 말미암아서 만들어 진다는 것입니다.
염라대왕이 만드는 것도 아니고 누가 어떤 조물주가 있어서 지옥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모든 중생의 업습으로 말미암아서 만들어 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극히 과학적입니다. 능엄경에 다 밝혀져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行者(행자)가 心淨(심정)하면, 마음이 청정하면.
諸天(제천)이 共讚(공찬)하고. 제천이 다 칭찬을 하게 되고, 그 반대로 道人(도인)이 戀色(연색)하면, 색을 생각하면, 善神(선신)이 捨離(사리)하나니라. 선신이 다 버리고 도망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천이 공찬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 아무리 어려운 곳에서라도 어려운 것이 없어요. 순안천이 무난이라. 어려운 데서도 어려움이 없게 되고, 선신이 버리고 떠나게 되면 내안방이 불안이라. 편안한 곳에서도 저절로 편안하지를 아니해요.(밑줄부분 비정확) 아무리 난리가 나고 전쟁 속에서라도 계행이 청정하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자가 심정하면 절대 죽는 일 없답니다. 횡액을 당하는 일 없답니다. 그런데 연색 한다면 죽어요.
6.25사변 때 여기 해인사에도 인민군들이 3000명 들어왔었거든요. 여기서 수도암으로 도망간 스님이 있었는데, 공산당 부녀부장인가 하던 여자가 도망을 해서 거기 와서 있었어요. 스님 혼자 있는데 젊은 여자가 와서 유혹을 하니까 결국엔 연애가 되어 버렸지요.
어떤 스님이 가다가 멀리 하라고 그러는데도 멀리해지나요? 멀리 떠나버리면 될 텐데...
거기 둘이 있다가 둘이 다 잡혀서 총 맞아서 죽었어요.
그것이 도인이 연색하면 선신이 사리하게 되는 것이지요.
염관 지안선사 라고 하는 스님이 마조스님 당시 큰 스님인데, 저녁을 자시고 자기 방에서 법당 축대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법당 축대에서 수좌들 둘이 저녁 먹고 왔다갔다 포행을 하거든요. 포행을 하면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香風(향풍)이 진동을 하더니, 제천선신들이 오색 彩輦(채연)을 타고 와서 그 젊은 스님네들한테 합장을 하고 절을 하고 그러거든요. 얼마 있더니 그 선신들이 하나씩 슬슬 다 가 버리거든요. 가 버리고 나니까 돼지같이 생긴 돼지귀신들이 아주 추한 냄새를 풍기면서 쿡쿡 쿡쿡 쿡쿡쿡쿡 하면서 침을 뱉으면서 발자욱을 쓸면서 쫓아다니거든요. 아주 기분 나쁘게요.
‘이상하다.’해서 그 이튿날 수좌들 둘을 불러서
“너희들 어제 저녁 때 법당 앞에서 경행을 했지?”
“그렇습니다.”
“무슨 얘기를 했었나?”
“처음에는 법화경 얘기를 하면서 우리가 處染常淨(처렴상정). 진흙 속에서 항상 깨끗한 연꽃과 같은 청정수행을 하게 되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고...” 그런 불법에 대한 환희심을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아이고 이거 암만 해 봐야 밑도 끝도 없고, 술에 술 탄것 같고, 물에 물 탄것 같고 무슨 끝이 나야 말이지. 에이 빌어먹을 것. 아무데 아가씨가 나를 좋아하는데 장가나 가서 된장이나 지져먹고 살까? 어쩔까?”하고 시시껄렁한 소리를 했다는 겁니다.
대중을 모아놓고 법상에 올라가서,
막도암실에 무인견하라. 어두운 방에서 보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지 말어라.
신목이 여전호불눈니이라. 神의 눈이. 제천선신들의 눈이 번갯불과 같아서, 터럭 끝만 한 것도 놓지지 않느니라.
친히극호위라가 정성을 다 해서 지극히 호위를 하다
가
발현노아 소각정이니라. 발현히 그만 노하고 꾸짖으면서 발자취를 끊느니라.(밑줄부분 비정확) ←이것이 行者(행자)가 心淨(심정)하면, 諸天(제천)이 共讚(공찬)하고. 道人(도인)이 戀色(연색)하면, 善神(선신)이 捨離(사리)하나니라.
善惡神衆(선악신중)들은 相에 놀아나기 때문에, 좋은 일을 하면 상을 주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준다고요.
신중들이 벌을 줘요. 부처님이나 불보살이 벌을 주고 상을 주는 것은 아니고, 불법을 옹호하는 신장들이 그래요.
그런데 이 가운데서도 大護法(대호법)은 不見僧過(불견승과)라. 三洲護法 韋馱天神 (삼주호법 위태천신)같은 이들은 스님네들의 허물은 보지 않는다고 그랬어요.
스님네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잘못할 수 있는데, 잘못한 것을 금방 후회하고, 새로 고칠 수 있는 분이 있기 때문에 허물을 보지 않는다고 그랬어요. 대호법은 불견승과라. 이랬거든요. 혜인스님이 100만배 하기 전에 군대에 가 있을 때, 그 때만 하더라도 6.25사변 직후니까 우리나라 군대가 요즘처럼 편안하지 못할 때거든요.
그리고 방망이도 되게 세고 곡괭이 자루로 패는데 나중에는 곡괭이 자루가 다 부러진답니다.
사람 엎어놓고 패는데 궁둥이가 뭐가 되겠습니까?
한 번은 연탄을 꺼내 놨는데 잊어버리고 안 갖다놨던가 어쨌던가 하여튼 그것이 지적이 되었어요.
연대장인가 대대장인가 그것을 봤대요. 그런 것 한번 걸리면 모조리 기합 받는 것이지요. 모조리 기합 받는 판인데 어떻게 된 것인지 용하게 기합을 안 받고 넘어 갔다는 겁니다. 혜인스님은 총을 둘러메고 훈련 받을 때도, “하나 둘 셋 넷. 둘둘 넷넷.”이렇게 할 적에 “관 세 음 보 살. 관 세음 보 살.”그저 죽자사자 “관세음보살” 부르고 “화엄성중”도 부르고 그랬대요.
죽자사자 “관세음보살” 부르고 “화엄성중”을 불러서 그런지 어쩐지 하여간... 한 사람 잘못하고 모조리 두두려 맞는 때가 있다네요. 모조리 두두려 맞는 판인데, 사람 패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대요. 그 사람이 패는데 “아 좀 근질근질 한데 모조리... 힘 좀 풀겠다.”고 모조리 패서 들어오는데 먼저 맞은 사람은 실컷 맞았어도 구경만 하면 되는데, 다음 맞을 사람이 마음을 졸이고 있는 것이죠. 쭉 맞아 오는데 그 다음에 자기 차례예요. 자기 옆에 사람까지 맞고 자기가 맞아야 될 판인데,
그때 장교가 들어오면서 “이 놈이 또 패는 구나”하고 소리를 지르니까 뚜두려 맞던 사람도 벌떡 일어서서 안 맞았다고 하고... 희한하게 자기 앞 자리에 와서 자기는 안 맞는 일이 생기고... 생기고... 어려운 일을 그렇게 한 두 번이 아니게 자주 면하게 되더라는 겁니다.
“화엄성중”을 많이 부르는데요.
하루는 꿈 가운데 연병장에 사람이 수백 명 모였는데, 종을 치더니 자기가 그 위에 올라가서 일장연설을 하고, 법문을 하는 꿈을 꿨다는 겁니다.
‘거 참 이상하다. 어쨌든지 간에 기분은 좋다만...’법문을 뭐라고 했는지 어쨌든지 간에 신나게 떠들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이튿날 아침에 연병장에 쫙 모였는데, 어디서 찦차가 오더니 자기를 불러내더래요.
‘어쩐 일인가?’하고 나갔더니 글씨 잘 쓴다고(혜인스님 붓글씨 잘 쓰잖아요.) 육군본부에 賞狀(상장) 쓰는 데로 발탁이 되어서 하루에 100장씩인가 50장씩인가 쓰는 연습을...
“상장을 수여함 대장 아무개 무슨 어쩌고”하는 그것을 매일 써서, 거기서 한글 글씨가 많이 늘었다고 그래요. 그래서 군대에서 편안하게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참 그야말로 行者(행자)가 心淨(심정)하면, 諸天(제천)이 共讚(공찬)하고. 道人(도인)이 戀色(연색)하면, 善神(선신)이 捨離(사리)한다 이 말입니다.
이것을 생각하면 돼요. 틀림없이 이런 줄만 알면 됩니다.
한 평생 중노릇 하는 가운데 어려운 일이 닥치고 나쁜 일이 닥치면 선신이 나를 옹호하지 아니해서 그렇고, 어려운 일이 닥치려다가도 용하게 모면이 되면 ‘선신이 나를 옹호하기 때문에 괜찮구나’이렇게 알면 되는 겁니다.
남산 도선율사라는 스님은 계행이 청정 했는데, 밤길 가다가 퍽 엎어졌거든요. 엎어지니까 누가 와서 “아이쿠 스님”하고 붙잡아 일으키거든요. 쳐다보니까 아주 철갑을 한 장군이거든요.
“네가 누구냐?”
“예 저는 북방 毘沙門天王(비사문천왕) 아들 장경이 올시다.” 長瓊(장경)이라고 하는 장군인데 북방 비사문천왕의 아들 이라는 겁니다.
“북방 비사문천왕 아들 장경이가 어쩐 일이요?”
“스님이 계행이 청정하고, 항상 스님 마음은 불심하고통하기 때문에 제가 항상 스님 뒤를 모시고 다닙니다.”
“나를 그렇게 모시고 다니면 내가 넘어지기 전에 내가 안 넘어지게 붙잡아야지 내가 넘어지고 나서 일으켜 주면 뭐하나?
“스님을 항상 곁에 부축해서 모시고 다니고 싶어도, 스님 몸에서는 항상 구린 냄새가 나서 스님을 못 모시고 다니고, 30리 밖에 따로 다닙니다.”30리 밖에서 스님 넘어지는 것을 보고 쫓아온다는 겁니다.
“내 몸에서 어찌 그렇게 구린내가 나는가? 똥 묻었 나?”
“예, 스님 몸에 똥 묻었습니다.”
“어찌 그러나?”
스님이 뒷물을 안 한다는 겁니다. 뒷물을 하고서는 入厠五呪(입측오주)를 해야 되는데, 뒷물을 하고 입측오주를 아니 하기 때문에, “입측진언 옴 하로다야 사바하”하는 것 있잖아요. 그것을 아니 하기 때문에 스님 몸에서는 항상 구렁내가 난다는 겁니다.
“어허 그것참, 그런 허물이 나 한테 있구나. 그러면 내일부터 해야 되겠다.”그래 그 다음 날 부터는 꼭 입측오주를 하고, 뒷물을 하고 손을 일곱 번 씻었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행자심정하면, 제천이 공찬 뿐만 아니라 항상 옹호를 하는 겁니다. 큰 스님네들은 항상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나 청정하면 옷에도 때가 덜 묻는 답니다.
옛날 영각사에 백파 스님이라고 하는 스님이 있었는데, 그 백파 스님은 추사 보다 나이가 스무살인가 더 먹었어요. 초의 스님이 추사하고 나이 동갑이고, 백파 스님하고 정다산 선생하고 나이가 거의 비슷하고 그래요.
그런데 그 네 사람이 이조 말년에 한국불교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사람들입니다.
초의스님은 해남 대흥사 스님이잖아요. 해남에서 조금 나온 강진이 있거든요. 강진에 “만덕사”라고 있습니다.
“만덕사 다산 초당”이라는데 정다산 선생이 귀양 와서 살았거든요. 거기서 오래 살았거든요. 초이 스님이 정다산한테 가서 한문을 배웠어요. 초이 스님의 “다신전”같은 곳을 보면 한문이 순전히 불교 한문이 아니고, 유교의 온돌 같은 소리만 해놨어요. 말이 그렇게 까다롭고 어려워요. “사망오조”같은 이야기 “반고시”같은 이야기 그런 아주 까다로운 소리 많이 해놓고 그랬어요.
그리고 초의 스님하고 추사하고 나이가 동갑이고 아주 친했고요. 정다산 선생하고 백파 스님하고는 친하지는 아니했지만, 어쨌던지 정다산 선생은 儒家(유가)의 큰 선비이고, 백파 스님은 불교의 큰 불교학자인데요.
백파 스님이 그랬다고도 하고, 설파 스님이 그랬다고도 하는데, 화엄경의 대과 과목을 쳐서 추사가 중국을 가는데, 중국 북평 昆盧寺(곤로사)라고 했지만 곤로사가 아니고 毘盧寺(비로사)일 겁니다만, 곤로사라고 그랬어요. 곤로사 방장 스님한테. 큰 스님이니까 화엄 대과를 좀 보여 달라고...
옛날에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굴욕적이었는지, 뭐 큰 것. 좋은 것 있으면 중국에 가서 인증을 받아야 돼요.
중국의 인증을 받아야 행세를 하게 돼있어요.
그래서 그랬던지 어땠는지 간에 북평 곤로사 방장 스님. 한테 대과를 보여 달라고 추사가 가지고 갔는데, 책 껍데기를 보니까 글씨도 못 썼거든요. 멍청이 글씨 같이 영 시원치않게 썼거든요. 추사는 명필이잖아요. 그래서 껍데기를 쑥 빼내버리고 자기가 턱 하니 “화엄대과”라고 글씨를 옥필로 잘 써서 알맹이는 할 수 없고, 가지고 가서 인사를 드리고 “우리 조선에 백파라는 學聖(학성)이 있는데, 화엄대과를 지어서 갖다 보여드리라고 해서 가져 왔습니다.”
갖다가 바치니까 그 스님은 “으~ㅇ”그러더라는 겁니다.“으~ㅇ 그래?”그 뿐입니다. 두 번 다시 쳐다보지도 않고, 만져보지도 않고, 열어보지도 않고...
그 이튿날 가서 봐도 처음에 놨던 그 자리에 그냥 있지 한번도 열어보지 않고... 사흘 후에 가도 객실에 그냥 있더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