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적(이원종)은 수하들이 정정당당하게 싸워 두한(안재모)을 이긴 게 아니라 술을 마시고 있을 때 급습한 결과라는 이야기를 듣고 표정이 일그러진다. 뭉치(정소영)가 두한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 없었다고 변명하자 구마적은 떳떳치 못한 일을 했다고 되레호통을 친다. 평양박치기(이무현)는 두한이 화근이 될 수 있다며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병신을 만들라고 충고한다.
우미관패에게 당한 두한은 급한대로 설향(허영란) 집으로 피신하고 이틀 만에 의식이 돌아온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김영태(박영록)는 두한을 데리고 암자로 숨어들어간다. 김영태는 자책하는 두한에게 이번 일이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위로하며 아울러 구마적에게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명분도 얻었다고 말한다.
두한은 자신이 떠나 있는 사이 구마적의 수하들이 상인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 한다. 두한이 당장 구마적을 만나야겠다고 나서자 김영태는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만류한다. 그러나 두한이 워낙 완강한 의지를 보이자 김영태는 구마적을 옭아맬 계획을 세운다. 한편 두한의 수하 김영태는 정진영(김정민)을 통해 구마적에게 도전장을 전달하는데….
씬1 우미관 외경(아침)
비가 내리고 있다.인적도 드물고 그곳주위는묘한 적막감이 흐르고있다.
구마적(E) 수고들 했어.
씬 2 동 안
구마적과 심복 부하들만이 모여 있다. 뭉치와 제비, 상하이, 평양박치기 들이다.
구마적 :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너희들이 내 체면을 세웠다.
뭉치 : 하지만.. 끝을 봤어야 하는 건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하필이면 그 때 순사들이 들이닥쳐 가지구서...
구마적 : 그 쯤 했으면 된 거야. 너무 실망할 거 없어.
평양박 : 그렇지 않은 것 같습네다. 기왕에 일을 벌였으면 뭉치 말대로 끝을 봤어야 했습니다.
구마적 : ...?
상하이 : 니가 그런 말을 다 하다니 뜻밖인데.. 넌 은근히 두한이를 감싸고 돌았잖아?
평양박 : 그 때나 지금이나 난 큰형님을 위해서 말씀드리는 것 뿐이야.
구마적 : 그래.. 그건 내가 더 잘 알지 평양 박치기 니 생각을 말해봐 끝을 꼭 봤어야 했다니?
평양박 : 이번일로 두한이는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오히려 독기를 품고 달려들 겁니다.
구마적 : 글쎄..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만큼 옹졸한 녀석은 아닌 것 같아 보였는데.. 그래두 그 녀석, 나름대로 사내다운 구석이 있었어.
평양박 : 정당한 승부였다면 아마 그랬겠지요.
구마적 : ..?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럼 정당하지 못한 구석이라도 있었다는 거야?
평양박 : 그건 뭉치한테 직접 들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구마적 : 말 해봐. 어떻게 된 거야? 또 무슨 실수를 저지르기라도 한 거야?
뭉치 : 아닙니다. 큰 형님 저희 들은 그저.. 좋은 기회를 노렸을 뿐입니다. 종로회관에서 그 자식들이 기생들하고 술을 마시고 있다길래..
구마적 : 뭐, 뭐야? 그럼 급습을 한 거야? 그것도 술집에..
구마적은 금방 얼굴이 굳어진다. 그리고 무섭게 노려본다
뭉치 :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두한이 녀석을 확실하게 잡으려면 그 방법이 가장..
구마적 : 야 인마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 얼마나 김두한이란 어린애가 무서웠으면 등 뒤를 노렸냐구 하지 않겠어? 안그래 인마 뭉치,,?
뭉치 : ...
구마적 : 형편없는 놈 같으니라그.너희 들은 아주 떳떳치 못한 짓을 했어. 건달이라고 다 같은 건달인 줄 알아? 너희들은 쓰레기야. 더러운 양아치 새끼들이라고
평양박 : 고정하십쇼 형님.. 어차피 지난 일입니다. 일단 두한이를 찾아 보는 것이 좋을것 같습네다. 찾아서 거두시던지 아니면 병신을 만들어 버리시던지 하셔야 합니다 두한이를 그대로 놔두시면 두고두고 화근이 되실것입니다.
구마적 : 알았어. 그렇게 하도록 해라.
모두들 : ...
구마적 : 아 뭐하고들 있어! 어서 두한이를 찾아와! 이놈들아, 어서..
씬 3 동 우미관 앞
뭉치와 제비, 상하이들이 나오고 있다. 졸개들이 그 뒤를 따른다.
뭉치 : (깡통을 걷어차며)이런 제기랄..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저 난리신 거야? 우린 최선을 다랬구. 그리고 이겼다구!
제비 : 누가 아니라오. 평양박치기 형은 괜히 그런 얘기를 꺼내가지구.
뭉치 : 그 자식 언제 날 잡아서 손좀 봐줘야겠어. 요즘 들어 사사건건 딴지를 건단 말이야.
상하이 : 그러지 않아도 어차피 알게 되셨을 거야. 문제는 평양박치기 말대로 두한이를 살려뒀다는 거야. 듣고 보니 일리가 있어
뭉치 : 그건 그래.. 사실 나도 마찬가지야. 뒷간 갔다가 밑 안 닦고 나온 기분이야. 왠지 찜찜해..
상하이 : 그렇게 지독한 녀석은 처음이었어. 정말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녀석이야
제비 : 갑시다. 이제 와서 그런 얘기 하면 뭐하겠소?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지.. 빨리 두한이나 찾아봅시다. 또 불호령 떨어지기 전에..
상하이: 심하게 다쳤으니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야.난 병원 부터 뒤져 볼테니까 너희들은 걔네들이 잘 다니던 곳을 찾아봐라.
뭉치 : 알았어
상하이 : 가자
상하이와 그의 졸개들이 한쪽으로 사라지면 뭉치와 제비들도 다른 곳으로 향한다
씬 4 시장통
고기집 주인을 비롯해서 상인 여러명이 한쪽에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주인 : 그게 무슨 소린가? 두한이 패가 당하다니?
상인 1 : 간밤에 종로회관에서 큰 싸움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구마적 패들이 떼로 몰려와서 닥치는 대로 패고 몽둥이를 휘두르고.. 아주 난장판을 만들었대요.
주인 : 그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야? 어이구.. 그럼 두한이 패는 어떻게 되었다던가?
상인 2 : 피투성이가 돼서 간신히 일어나기는 났다고 합니다마는.. 거기를 빠져나간 후에 소식이 없다지요 아마..
주인 : 이런.. 이런 낭패가 있나?.. 많이 다치지는 않었어야 하는데..
정진영과 양코가 그 쪽으로 다가 오고 있다.
상인 3 : 그럼 앞으로 여기는 어떻게 되는 건가?
상인 1: 구마적 패가 싸움에서 이겼으니 그자들이 들어오겠지요.
상인3: 그럼 앞으로 여기는 어떻게 되는 건가?
상인 1 : 구마적패가 싸움에서 이겼으니 그지들이 들어오겠지요..
상인 2 : (한숨) 세금도 절반으로 깎아주고 나이는 어려도 정말 좋은 오야지였는데.. 김두한이 말입니다. 정말 안됐어요.
정진영 : ..?
주인 : 그러게 말일세.. 속도 깊고 참으로 사내다운 젊은이였는데말이야.
정진영:(듣다가 끼어든다. )저기 어르신들, 지나다가 듣자하니 두한이 얘기를 하는것 같으신데...두한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주인 : 두한이를 아는가?
개코(대본에서는 양코로 나오져?): 알다마다요. 저희들하고는 어릴적부터 동뭅니다,
주인 : 그래..? 참으로 안된 소식이지만 말일세, 두한이가 어젯밤에..
상인 3 : 이보게, 저 , 저기..
상인들이 돌아보면 뭉치와 제비들이 인상을 잔뜩 구긴 채 그 쪽으로 오고 있다. 상인들이 조금 물러서며 그들이 지나치는 모습을 피한다.
상인1 : 저놈들입니다. 저 앞에 있는 놈이 뭉치라는 놈인데요.. 저놈이 어제 앞장을 섰답니다.
주인 : 그랬구만.. 나도 아는 사람이야. 언젠가 두한이한테 망신을 당한 일이 있었지. 그래서 복수를 한거 였구만..에잉 몹쓸사람..
정진영 : 복수.. 라니요?
주인 : 저기 가고 있는 사람들이 어젯밤 두한이 패를 쳤다네. 두한이가 심하게 다친 모양이야.
정진영 : ..?
양코 : 예? 두한이가요?
정진영 : 그럴리가요,.. 두한이가 그렇게 당한리가 있나요? 두한이가..
상인 1 : 사실이라네 종로바닥에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야.
정진영 : ..?
믿겨지지 않는 다는 듯 정진영이 뭉치가 사라진 쪽을 본다.
정진영 : 그럴리가 없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두한이가... 두한이가 그렇게 될리가 있나..?
씬 5 어느 주택가 골목
설향의 집이 있는 주택가 골목길이다..
설향 : (소리) 아무래도 병원으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씬 6동 설향의 집 방안 (수정)
설향이 두한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살펴주고 있고 그 옆에서 김영태가 보고 있다. 김영태도 상처 투성이다.
설향 : 이렇게 집에서 상처를 볼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김영태 : 병원은 위험합니다.저자들이 지금쯤 두한이를 찾느라고 날리들일거예요..
설향: 하지만 아직도 못깨어 나시고 계세요
김영태 : 출혈이 워낙 많았어요..하지만 뼈가 부러지거나 찢어진 상처는 다행이 없어요. 이머리 말고는.. 아무튼 그렇게 집중적으로 몰매를 맞고도 이정도라는 것은 참으로 믿기지 않는 일이예요. 통뼈라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설향 : 세상에.. 도대체 이게 무슨 변인가요 다 우리 잘못입니다. 우리가 떼를 써서 .. 억지로 모시다가 그만..
김영태 : 천만해요 설향씨와는 상관 없는 일입니다. 저자들은 우리를 오래전 부터 노려왔어요. 아주 오래 전 부터요.
설향 : ..
설향이 다시 두한의 얼굴을 들여다 보는데..
(이 뒷부분 씬 9-1로)
씬 7 두한의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뭉치와 제비들. 안을 휘 돌아본다 그러나 그곳은 텅 비어 있다.
뭉치 : 여기에 있을 턱이 없지.. 쥐새끼 같은 놈들 도대체 어디로 숨은 거야?
제비 : 찾아 볼데는 거의 다 찾아 본것 같소. 아무래도 경성을 빠져나간 것이 틀림 없소!
뭉치 : .. 그렇다면 큰일인데.. 이거야 원.. 숨으려고 작정을 했으면 웬만해선 찾기 어려울 거야.. 왠지 불길해 예감이 좋지 않아..
뭉치의 근심어린 표정 위로 미와의 소리가 더블된다.
미와 (E) : 뭐라? 긴또깡이 사라져?
씬 8 종로서
미와가 날카롭게 되묻고 있다. 문달영이 그 앞에 와 있다.
미와 : 긴 또깡이 사라지다니, 도대체 언제 말인가?
문달영 : 어제 밤 종로회관에서 구마적패와 크게 싸움이 붙었는데, 싸움이 끝난 뒤 심하게 다쳐서 어디론가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미와 : 그렇다면 어디 병원에 실려가 있지 않겠는가?
문달영 : 지금 종로 일대의 병원을 수소문 하고 오는 길입니다. 긴또깡은 물론 그 붙하들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제 생간엔 아무래도..
미와 : 아무래도 뭔가?
문달영 : 구마적의 추가 보복이 두려워서 어디론가 잠적해 버린 것 같습니다..
미와 : 잠적을 했다..?그렇다면 경성을 떠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그런 얘긴가?
문달영 : 예... 주먹패들은 싸움에서 지면 경성을 떠나는 것이 그 세계의 불문율 처럼 되어 있다고 합니다.
미와 : 그건 나도 들은 적이 있어. 사법계에서 올라온 보고서에 얼마전 쌍칼이라는 자도 구마적에게 패한 직후 만주로 떠났다고 말이야. (그러다 문득 ) 만주? 만주?
문달영 : ...?
미와 : 쌍칼이라는 자는 긴또깡의 옛 오야붕이 아닌가?
문달영 : 그렇습니다.
미와 : 이런.. 그렇다면 이거 보통일이 아니구만.. 긴또깡이 만주로 향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긴또깡의 부하들도 모두 사라졌다고?
문달영 : 예 그런것 같습니다.
미와 : 안되겠다. 즉각 수배령을 내려라. 만주로 가는 모든 길목에 검문 검색을 철저히 실시하라고 지시해라.
문달영 ; 예, 알겠습니다.
대답하고 사라진다.
미와 ; 긴또깡 그 녀석은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놈이야.. 만일 부하들을 데리고 만주로 간다면 모두가 독립군으로 둔갑할 수도 있어. 찾아야 돼. 긴또깡을 찾아야돼, 그 놈은 늘 우리 감시망안에 있어야해.
씬 9-1 설향의 집 방안 (삽입, 수정)
두한이 심하게 고통스러워 하면서 식은 땀을 흘린다. 꿈을 꾸는 모양이다. 두사람 보면.. 두한의 그 의식속으로 뭉치와 구마적, 상하이 , 평양박치기들의 면면이 앙각으로 무섭게 웃으면서 달려 들고 사라지기 반복하고 있다. 어는 한계점에 이르자 두한이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깨어난다.
설향 : 서방님..? 서방님..?
두한 : ...(아직도 모든게 흐릿하기만 하고)....
김영태 : 두한이 날세.. 나 김영태야 그리고 설향아씨도 여기있네.
두한 : ..(서서히 돌아본다) ..형..님..?
김영태 : 그래 나야.
두한 : 여기가... 어디..죠?
김영태 : 설향 아씨 집이네. 그때 형편이 워낙 다급해서 임시로 여기로 온 것일세. 허나 저들이 우리를 찾고 있어.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하네.
두한 : ....
김영태 : 내가 잘 아는 암자가 하나 있어. 쌍칼 형님께서도 자주 가셨던 곳이지 곧 그리로 옮기세.
두한 :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김영태 : 지금은 무리야.. 그냥 누워있게..
두한 : 아닙니다.. 괜.. 괜찮습니다.. (간신히 일어나 벽에 기댄다 ) 어떻게... 된겁니까? 제가 얼마나.. 잔겁니까?
김영태 : 이틀이 지났에.. 여기 설향씨가 그동안 자네를 보살피느라 고생이 많았다네.
두한 : .... 고마워요..
설향 : ....(눈물)... 일어나셔서 다행이십니다 서방님..
두한 : .. (미소)..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김영태 : 일단 뿔뿔히 흩어졌네, 여럿이 몰려다니면 저들 눈에 띄이기 십상이니까.
두한 : ... 그렇게 되었군요.. 모두 제잘못입니다.. 제가 방심을 했습니다..
김영태 : 아닐세.. 어차피 우리가 이기기는 힘든 적이었어.
두한 : 제가 자만을 해서 이렇게 된 겁니다 형님 말씀에 조금 더 귀를 기울였어야 했었는데.. 부끄럽습니다..
김영태 : 그런 후회는 나중에 하세. 우선은 여기를 떠나야만 하네. 한시라도 빨리 종로를 벗어냐아만 하네.
두한 : ...
김영태 : 설향씨.. 잘 아는 인력거인 있으면 조용히 부탁을 합시다 암자로 가야겠어요.
설향 : 네 , 알겠습니다.
씬 9 어느 거리 (밤)
두대의 인력거가 가고 있다. 김영태와 두한이 타고 있는 인력거 이다. 그러게 사라져 가면..
최동열 : 백야 장군 이후로 가장 뛰어난 독립군 대장 중의 한분이셨는데.지난번에 중국에서 잡혀와 서대문 형무소에 갇혀 계셨네. 신문에도 크게 소개 되었었지 헌데 결국 고문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네.
김이수 : 그랬구만..
최동열 : 그런데 그 위대한 독립 투사의 시신을 아무도 거두어 가려고 하지 않았어 가까운 가족도 없었고 일가들은 쉬쉬하고 피해버리고..일제의 눈초리가 무서웠던 거야.. 결국 만해 스님께서 어떻게 그 일을 아시고 시신을 인수 받으셨다네. 날 보고 일을 좀 거들라고 해서 다녀 왔네.
김이수 : 오.. 그런일이 있었구만. 그래 열시.. 역시 만해 스님이시로 구먼? 그리고 의지의 우리 투사 최동열군이고..
최동열 : 그런 소리 말게. 난 그저 곁에서 지켜만 보았을 뿐이야. 모든 건 만해 스님께서 손수 다 하셨어. 어떤가? 두한이 소식은 아직 없는가?
김이수 : 그런 것 같아. 많이 다쳤다는데 괜찮을지 모르겠구만..
최동열 : 차라리 어떻게서라도 만주에 보낼것을 그랬어, 그랬으면 이렇게 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 그 아이 사는게 너무나 안타깝네..
김이수 : 꼭 나쁘게만 보지는 말게 두하이는 역시 주먹패들하고 어딘가 모르게 달랐어. 난 두한이가 뭔가 다른 뜻이 있을거라고 믿네.
최동열 : 글쎄 ... 그만 또 일어나 봐야겠네.. 두한이가 있는 곳을 알만한 아이들이 있는데 좀 만나봐야겠어.
씬 12 거지촌
정진영과 개코가 청계천을 보며 앉아 있다.
개코 : 진영아 , 우리가 두한이를 찾아봐야하는 거 아니냐?
정진영 : 글쎄.. 도무지 짐작이 가는 곳이 있어야지.. 있을 만한 곳은 다 가봤잖아..
개코 : (한숨) .. 어디에 있을까? 몸은 괜찮을까? 혹시 영영 떠나버린것은 아닐까?
정진영 : 두한이는 돌아올 거야 그렇게 물러설 녀석이 아니야
개코 : 그래 그렇겠지?
그 떄 거지아이 하나가 최동열과 함께 그쪽으로 다가 온다.
거지아이 : 저기예요 저기있어요.
최동열 : 그래, 고맙구나
거지아이 : (달려가며 ) 개코 대장 어떤 아저씨가 찾아왔어요!
개코 : 뭐, 누가?
개코와 정진영이 돌아본다. 최동열이 가까이 다가 온다.
정진영 : 최기자 아저씨 아니세요?
최동열 : 그래 , 오랜만이로구나..
정진영 : 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혹시 두한이를 찾으로 온 것 아니세요?
최동열 : 그래.. 답답해서 와 봤다. 두한이 소식을 아는 게 있나해서
정진영 : (도리질 ) 저희도 지금 두한이를 어떻게 찾을까 궁리하고 있었어요.
최동열 : 음 그렇구나.. 알겠다 두한이가 돌아온다면 아마 너희들을 가장 먼저 찾을 것 같아서 와본 것이야 나중에라도 두한이와 만나게 되면 연락을 주길 바란다 . 이건 내가 일하고 있는 주소다.
명함을 내민다. 정진영이 받아든다.
정진영 : 네 .. 그렇게 할게요. 꼭 연락드릴게요.
양코 : 두한이를 찾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짜식.. 빨리 돌아와야 할 텐데...
정진영 : 시간이 좀 걸릴꺼야. 몸이 낳는다 해도 섣불리 돌아오지는 못할거야 구마적패들이 두한이를 찾기 위해 날 뛰고 있지 않니?
양코 : 그.. 그러게..
정진영 : 두한이가 돌라온다면 돌아온다면 그건 구마적과 다시 싸우기 위해서 일꺼야.
양코 : ..?
정진영 : 난 두한이를 알아.
씬 13 사쿠라 외경
씬 14동 사쿠라 안
구마적과 나미꼬가 술잔을 놓고 마주해 있다. 평양 박치기도 그 옆에 앉아 있다.
구마적 : 요즘 장사는 잘 되어 갑니까/
나미꼬 : 뭐, 그럭저럭요.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손님들이 없는 모양이에요..
구마적 : 차차 나아질 거요. 우리 아이들도 여길 주로 다니라고 내 특별히 명령을 내려 놓았소. 허허허..
나미꼬 : 그러셨군요.. 그렇지 않아도 건장한 분들이 자주 오시더라구요. 그 분들이 다 구마적 오야붕이 보내실 것들이었군요? 호호호..
구마적 : 뭐 다 그런 것은 아닐 거요. 걔 중에는 나미꼬상의 미모에 반해 스스로 찾아오는 녀석들도 꽤 있을 거요.
나미꼬 : 어머.. 그래요? 호호호.. (사이) 근데 ,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요. 종로 2정목의 김두한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된거죠?
구마적 : ...김두한이라..조직의 규율을 어겨서 처벌을 좀 했소. 지금 어딘가에서 근신 중일 거요.
나미꼬 : 다시 돌아오지 않는 건가요?
구마적 : 허허 .. 나미꼬 양은 김두한이에게 관심이 많은 모양이오?
나미꼬 : 그냥 궁금해서요.. 한번 쯤 만나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종로에 오는날 하필 그렇게 됐으니 아쉬울 밖에요.
구마적 : .,...그건 그렇고 하야시 아우님은 이곳에 자주 드르시오?
나미꼬 : 웬걸요. 개업식 이후 한번도 들르지 않으 셨어요. 워낙에 바쁜 일이 많은 분이니까요.
구마적 : 허허.. 그럼 난 한가해서 여기에 와 있는 줄 아시오?
나미꼬 : 예? 말이 그렇게 되나요? 하지만 종로야 구마적 오야붕의 나와바리잖아요?
구마적 : 하하.. 농담이요.. 농담, 하하하..
구마적이 그렇게 웃지만 왠지 허전한 모습니다..
씬 15 혼마찌 외경
씬 16동 거실
하야시와 미우라, 가미소리, 시바루가 모여있다.
가미소리 : 역시 구마적은 강했습니다. 김두한이라는 자가 신마적을 꺾으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지만 구마적이라는 거봉은 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야시 : 하지만 방법이 좋지 않았어. 종로는 물론 전 조선 주먹패의 오야붕이라는 사람이 그런 비겁한 수를 썼다는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야.
가미소리 ; ..?
하야시 : 그 일은 훗날 구마적의 발목을 붙잡게 될거야 김두한은 죽지않고 지금 어딘가에 숨어 있다고 하는 데 그 자가 다시 일어서면 그땐 구마적도 감당하기 힘들거야.
가미소리 : 종로 2정목은 초토화가 된 상태입니다. 과연 김두한이 재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하야시 : 나는 재기를 하는 쪽으로 걸겠네. 자네는?
가미소리 : 저야.. 아무래도..
하야시 : 더 어려워질 수도 있겠어. 구마적이 그 일만 깨끗히 처리했다면 야시장은 쉽게 우리 차지가 되었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가미소리 : 김두한을 너무 높게 평가 하시는게 아닙니까?
하야시 : 높게 평가 한다기 보다 두려워 한다는 쪽이 더 맞을 거야.
가미소리 : 예..?
하야시 : 그렇게 물불 가리지 않는 자는 언제나 골치덩이지. 적당히 타협할 줄을 모르거든.. 김두한이라.. 김두한.. 어쩐지 예감이 좋지 않은 이름이야...
씬 17 암자 (낮 ) (수정)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가 산사의 정취를 ㄷㅓ하고 있다. 김영태가 그곳 산사 주변을 바라보고 있다. 스님이 법당 쪽에서 요사체 쪽으로 지나쳐 간다. 잠시후 방문이 열리며 두한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온다.
김영태 : (다가오며) 일어났나?좀더 누워있지 않고?
두한 : 많이 좋아졌습니다 좀 갑갑하기도 하구요
툇마루에 걸터 앉는다. 김영태도 그 옆에 앉는다.
김영태 : 자넨, 보통 사람같았으면 목숨도 부지하지 못할 큰 부상을 입었어. 되도록 찬바람을 쏘이지 않는 것이 좋아. 후유증이 더 커질수도 있으니까.
두한 : 괜찮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여기에 있어야 하는 겁니까?
김영태 : 일단 자네 몸이 회복 되어야겠지 그리고 상황을 좀 지켜보세나..
두한 : 다른아이들은.. 괜찮을까요?
김영태 : 너무 걱정 말게.. 이만한 일로 낙담할 아이들은 아니니까..
두한은 괴로운 듯 잠시 고개를 숙인다. 김영태는 그런 두한의 마음을 릭은듯 가만히 어께에 손을 올린다.
김영태 : 한번의 패배는 좋은 약이 될수 있네. 자넨 이번 싸움으로 소중한 경험을 얻은거야. 패배의 아픔을 모르는 사람은 계속해서 이길 수가 없는 것이거든.
두한 : .....
김영태 : 그리고 또한 우리는 이 일로해서 명분을 얻었네 구마적에게 도잔장을 내밀수 있게 되었단 말이야. 우린 한 순간도 정정당당 함을 잃지 않았지만 저들은 그렇지가 않았어 다시 재기할 발판을 마련한 셈일세
두한 : 하루 빨리 종로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김영태 : 자네 몸이 완전하게 회복되면 다시 우리 식구들을 모으겠네. 서두르지 말게. 마음만 급하다고 될일이 아니야.
두한 : ...
씬 17-1 변두리 어느 여관 (첨가)
여관주인의 방 문턱에 걸터 앉아 김무옥이 전화를 걸고 있다. 옆으로 문영철이 궁금한 듯 통화 내용을 듣는다
김무옥 : .. 긍게 아직도 뭉치 놈덜이 눈에 불을 켜고 우릴 찾아다닌다 그 말씀이지라우..? 야..야.. 아 뭣이요?아 이런 싸가지 읎는 자식들을 봤나? 참말로 뭉치 새끼가 그랬단 말이요? (사이) 야.. 야.. 아 우리덜은 걱정 마씨요. 무사히 잘 있응께 야.. 야.. 암튼 고맙구만이라우. 글고 뭔일 있으면 이짝으로 연락을 좀 주셨으면 고맙겄는디.. 여그가 어디냐면.. 잠깐 여그 주인을 바꿔 줄테니께 들어보씨요. 글면 나중에 또 전화 드리겄습니다. 예.. 고기 많이 파십쇼. (수화기 건네며) 말씀좀 해주씨요..
주인 : 예, 전화 바꿨습니다. 예.. 여긴 개성인데요.. 전화를 하시려면요..
문영철 : 어떻게 됬어?
김무옥 : 두한인 무사한 것 같다. 뭉치 새끼가 두한일 찾느라 눈에 불을 켜고 댕기고 있단다.
문영철 : (끄덕이며) 다행이구나..
김무옥 : 근디.. 종로가 개판이 되어부렀단다. 뭉치놈덜 이 시장이고 드이고 다들 쑤시고 댕기면서 지랄을 떨고 있는 모양이여.
문영철 : 이미 짐작하고 있었잖아.
김무옥 : 그려도 환장하겄다. 이것이 뭔 꼴이란 말이여? 영철아, 어디가서 술이나 한 잔 하자.. 이러고 있다간 복장터져 죽어불겄다. 가자..
문영철 : 어딜 나가려구? 정 마시고 싶으면사다 먹어
김무옥 : 아 뭣이 걱정이여? 왜 구마적 놈덜이 여그까지 쫓아왔을까 봐서..? 그런일은 절대 없으니께 적정 붙들어 매셔 여관 방에서 뭔 맛으로 술을 마시냐? (영철을 잡아끌며)아 괜찮다니께..
문영철 : .. (내키지 않는데)
씬 17-2 저자 거리
김무옥과 문영철이 번잡한 거리를 지나쳐 오고 있다. 두사람이 주위를 둘러보며 술집을 찾는데 별안간 어느 국밥집 문이 와장창 부셔진다. 잠시후, 늙은 주인이 건장한 건달 몇에게 밀려나오고 뒤 이어 그 지역 패거리들이 따라 나온다.
늙은 주인 : 아이구.. 이거 정말 왜들 이러시는가?
패거리 1 : 몰라서 물으슈? 우리 덕택에 편안히 장사를 하면 돈을 내놔야 할 거 아니야?
늙은 주인 ; 아직 개시도 않했 다고 하지 않았나? 허구헌날 찾아와서 이러면..
패거리 1 : 야 .. 더 들을 것도 없어. 안에 있는 것들 다 끌어내.
패거리 : 예, 형님..
늙은 주인 : 아 알았네 알았어 (돈 꺼내며) 여깄네 여깄어
패거리1 : (받아들며) 진작 그럴 것이지 왜 이렇게 있으면서 없다고 거짓말을 하슈? 처음부터 순순히 나왔으면 이런 험한 꼴을 안 당해도 됐잖아?
늙은 주인 ;장을 봐야 장사를 할 게 아닌가? 그 돈이 없으면..
패거리 1 : 다음부턴 제때제때 내놓으슈. 알았수?
그 장면을 지켜보던 김무옥이 울컥한듯 한발 나서려는데 문영철이 잡아끈다.
김무옥 : 저런 호로 자식들을 봤나?
문영철 : 됐어.. 나서지마..
김무옥 : 그려서.. 저런 싸가지 읎는 놈들을 그냥 두자구?
문영철 : 참아.. 사고쳐서 좋을거 없어.. 다 끝났잖아.
김무옥은 잠시 그 패거리들을 노려보다가 화를 누르며 이내 발길을 돌린다.
씬 17-3 선술집
김무옥이 술을 벌컥벌컥 마신다. 문영철은 묵묵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김무옥 : 캬 좋아 이제 살것 같구마잉?
문영철 : ..
김무옥 : 근디 두한이하고 영태 형님은 워디로 숨었을까? 그거라도 알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을 틴디..
문영철 : 대강 짐작가는 곳이 있어.
김무옥 : 잉? 그게 뭔소리여?
문영철 : 예전에 쌍칼 형님이 자주 가시던 그 암자 말이야. 아마 거기 가 있을 것 같다.
김무옥 : 아 거그.. 허지만.. 거그라면 종로하고는 엎지면 코 닿을 곳인디..
문영철 : 두한이가 중상을 입어서 먼 곳으로 가지 는 못했을거야
그암자라면 멀지도 않고 숨어 지내기에도 딱 좋은 곳이지
김무옥 : 듣고 보니 그렇네 그럼 우리도 그 쪽으로 가봐야하는 거 아녀?
문영철 : 절간에 장정들이 우글거려봐라.. 사람들 눈에 띄기 딱 좋을 거다.
김무옥 : 그건 그렇지만 서두..
문영철 : 그래서 애초에 뿔뿔히 흩어진거 아니냐? 어떻게든 영태 형님께서 연락을 취하실 거야. 잠자코 기다려 보자.
그때, 국밥집앞에서 본 패거리들이 왁자하게 들어온다. 김무옥은 그들을 보며 인상을 찌뿌린다.
패거리1 :(돈을세며) 오늘 수입은 그럭저럭 좋은데.. 큰형님께서 좋아하시곘어.
패거리 2 : 거 보십쇼. 그러니까 앞으론 말을 안 듣는 것들은 죄다 맛을 보여야 한다니까요.
패거리1 : 어서 술이나 시켜, 인마.
패거리 2 : 예, 형님. (주인을 향해) 이봐.. 여기 술 안가져오고 뭐해?(의자를 걷어차며) 아 손님이 왔으면 빨리 빨리 술을 가져와야지..응?
여주인 : 예.. 곧 갑니다요..
몇몇 손님들이 분위기가 험학해지자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나가버리고 김무옥과 문영철이 구석 자리에 남아있다.
김무옥 : 여그도 구마적 패거리 같은 놈들이 있구만. 뭉치 같은 놈들 말이여.
문영철 : 참견하지 말고 조용히 술이나 마시자.
그들 그렇게 술을 마시는데, 패거리들은 계속해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패거리1(E) : 근데 저 새끼들은 뭐야? 처음보는 놈들인데..?
패거리2(E) : 누구요?
패거리1 (ㄷ) : 저기 두 새끼말이야..
김무옥 : 아 이자식들이 참자참자 하니께.. (탁자를 치며 일어난다)
문영철 : 무옥아!
패거리 1 : 저새끼 왜 저래..? 머리가 어떻게 된 놈 아니야? 응? 하하하
김무옥 : (다가와) 느그들 나 좀 봐야쓰겄다.
패거리1 : 지금 우리한테 하는 소리냐?
김무옥 : 이 잡놈아.. 이안에 느그들 말고 누가 또 있냐?
패거리 1 : 뭐? 잡놈 이 새끼가 돌았나?
그대로 주먹을 날린다 그러나 무옥은 명치에 한대 얻어 맞고도 끄떡도 안한다.
김무옥 : 뭐여? 지금 뭐한 거여?
패거리들 : ..(당황 스럽다)..?
김무옥 : 다그야.. 것두 주먹이라고 달고 다니냐?주먹이란말이여..
패거리 2의 면상을 후려치면 그들의 탁자로 나자빠진다.
김무옥 : 이정도는 되야 주먹이제..
패거리들 : ..(겁에 질린)..
김무옥 : 다음 누구여?
씬 동 밖
패거리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김무옥이 그 앞에 털 버티고 서있고,
많은 상인들이 나와 고소하며 손가락질을 한다
패거리1 : 저,, 죄송합니다. 저희들이 형님을 몰라 뵙고..
김무옥 : 누가 느그들 형님이여? 난 느그들 같은 양아치를 동생으로 둔 적이 읎어.
패거리들:..
김무옥 : (한대씩 쥐어 박으며) 에라 이 벼락맞을 자식들아! 너희 같은 놈들 때문에 조선 천지에 있는 주먹들이 욕을 먹는 것이여. 임마, 그 주먹이 약한 사람들 괴롭히라고 있는 건 줄 알어?
패거리들 : ....
김무옥 : 다시 한번 그런 못된 짓거릴 혔다간 다리뭉댕이들 다 부러질 줄 알어. 알겄냐? (사이) 왜 대답들이 없어?
패거리들 : 예, 형님..!
문영철 : (다가오며) 그만 가자, 무옥아..
김무옥 : 잉.. 알았어.. 느그들이 잘못했으니께 저집 부서진 물건값은 다 치러드려..
패거리들 : 예, 형님..
김무옥 : 나가 나중에 다 확인해 볼것이여..(씩웃고는) 가자..
김무옥과 문영철은 천천히 그 곳을 나간다. 주먹패들이 이를 악물고 두사람을 노려본다.
씬 18 그 암자 (아침)
대웅전 너머로 서서히 날이 밝아온다. 김영태가 마당을 가로질러 나오면 저편에서 스님이 다가 온다. 김영태가 합장을 하며 인사를 한다 스님도 합장을 한다.
스님 : 일찍 일어나셨구려..?
김영태 : 예, 스님.. 헌테 어디 출타를 하시려는가 봅니다?
스님 : 아니오. 귀한 분이 오시기로 되어 있어서
마중을 하려는 참입니다..
김영태 귀한 분이라니요?
스님 : 요 아래 ㅅㅁ우장이라는 곳에 사시는 분인데 만해 선사라고 들어보셨소?
김영태 : 만해..스님 말씀이십니까?
스님 : 처사님도 알고 계시는 구려
김영태 : 조선 청년 중에서 만해 스님을 모르는 이가 몇명이나 되겠습니까? 아.. 그분이 오시는 군요..
스님 : 허허허.. 그렇소이다. 그래 젊은 처사님은 좀 어떠시오? 차도가 좀 있소?
김영태 : 예,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나마 본 바탕이 건강해서요..
스님 : 그래요? 그거 다행입니다. 오 마침 저기 나오는 구려?
(나오는 두한을 보다가 다시 일주문쪽에서 오고 있는 스님을 본다.) 아이구 큰 스님까지...?
두한이 그 쪽으로 다가와 함장을 한다. 스님도 마주보며 합장을 하고는 만해 쪽으로 반갑게 다가 간다.
스님 : 어서 오십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만해 : 고맙소이다. 형무소에서 모셔온 억울하고 외로운 영가가 있어서 법당을 좀 빌려 천도제를 지내 주려고 합니다. 신세를 좀 져야겠소이다.주지스님?
스님 : 무슨 말씀이십니까. 신세라니요?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두 스님이 안으로 들어간다. 김영태가 합장하며 보고 있다가 말한다.
김영태 : 저 분이 뉘신 줄 아는가? 바로 만해 스님일세. 휘분고보를 다닐적에 언젠가 저분의 연설을 들은 적이 있었네 참으로 그땐 대단했었지
두한 : ...?
씬 19 법당안
만해가 염불을 하며 천도제를 지내고 있다. 김동삼 신위가 제단에 놓여있다. 주지스님도 함께 염불을 하고 있다.
그위로 해설이 흐른다.
해설 : 만해한용운 . 그는 이떄 총독부가 보기 싫다 하여 일부러 북쪽으로 향을 정해서 집을 짓고 거기에 살았다. 그 집이름을 심우장이라고 스스로 지어 불렀는데, 마침 서로군정서 참모장을 역임했던 김동삼 장군의 옥사를 전해 듣고 그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러주러 온것이었다.
옥사한 김동삼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일찍이 1918년 김좌진등 38인과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였고 서로군정서 참모장으로 있던중 김좌진, 지청천 등 과 함께 민족 유일당촉진회를 조직하여 그 위원장을 지낸 사람이다 31년 만주사변 당시 하얼빈역에서 일경에 붙잡혀 징역 10년을 언도 받은후에 옥고를 치루다가 1937년 4월 서대문 형무소에서 한만은 인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씬 19-1 종로서 외경 (첨가)
미와(E) : 독립군이라니? 지금 만주에 무슨 독립군이 있다구 그런 소리야?
씬 19-2 동 고등계
미와가 흥분해 길길이 뛰고 있다.
미와 : 그럴리가 없어.. 뭔가 잘못된 정보일계야.. 독립군이 모전모를 공격하다니 .. 이건 말도 안돼. 말도 안된단 말이다..!
오무라 : 그 쪽에서 타전 되는 소식으로는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 같습니다. 경찰 주재소는 물론이고 면사무소와 우체국, 산림 보호구 까지 그들에게 공격을 당했고, 잠시나마.. 점령을 당했다고 합니다..
미와 : (충격) 점, 점령?
오무라 : ...
미와 : (아찔하다) ..도대체 어떤 자들의 소행인가? 어느 부대냔 말이야?
오무라 : 동북항일연군 소속의 조선인 부대라고만 알려졌을뿐,, 자세한 사항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와 : 이런 멍청한 것들! 그곳 경찰들은 도대체 뭐하는 자란 말인가? 칙쇼.. 칙쇼!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오무라 : 저도 도무지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곧바로 만주의 관동군이 출동을 했다고 하지 곧 토벌이 될 것입니다.
미와 ; 망신이다. 이건 ㄷㅐ일본제국의 수치야..!
형사들 : ...
미와 지금 즉시 일선 경찰서의 고등계에 비상령을 선포해라 이번 사건은 보천보 일대 조선인들의 도움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했을것이다. 그 주변 경찰서에 지시를 내려 의심 가는 자들은 다 잡아들이라고해.
형사들 : 하이, 경부님..
미와 : 요사이 좀 조용하는가 싶었더니.. 뒤통수를 얻어 맞았어. 그것도 아주 호되게 말이야. 대륙 진출이라는 거사를 앞두고 이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미와의 일그러진 표정에서..
씬 19-3 종로거리
군용 트럭이 지나가고 군인들이 행국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그 살벌한 광경을 보며 수근거린다. 그들 속에서 최동열이 굳을 표정으로 도리질을 친다.
씬 19-5 잡지사
최동열이 글을 작성하는 위로 직원들의 대화가 들린다
직원 1: 벌써 며칠째, 트럭들이 극정이예요.도대체 뭘 그렇게 실어나른게 많은지...
진원 2(여) : 들리는 소문으로는 만주에 가는 것들이던데요. 중국과 전쟁을 일으키려고 말이예요.
직원 1: 글쎄.. 과연 일본이 중국이라는 대국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요
직원 2 ;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요? 일분의 욱일승천하는 저 기세를 중국이라고 감당할 수 있겠냐구요?
직원 1 : 어쩃든 죽어나는 건 우리 조선 사람들 일겁니다. 벌써부터 그런 조짐들이 보이고 있어요..
듣고 있는 최동열의 얼굴에 괴로움이 스쳐간다. 그 때 문이 열리며 신문을 말아 쥔 김이수가 들어온다.
김이수 : 하하.. 안녕들 하십니까?
최동열: 아니 .. 자네가 여긴 왠일인가?
김이수 : 나라고 카페에만 처박혀 있으란 법 있나? 산책나왔다가 들렀네.. 방해가 된 건 아니겠지?
최동열 : 아닐세.. 자 앉게..
그들 쇼파에 가 자리에 앉는다.
최동열 : 차라도 한잔 해야겠지?
김이수 : 아닐세. 됐네.. 밤낮 카페에서 마시는 게 커피 아닌가. 그 보다도 .. 자네두 그 소식 들었지?
최동열 : 무슨 소식?
김이수 : 허허 이런.. 신문사 그만두더니 정보가 아주 느려졌구만.. 오늘에서야 일본놈들의 거짓말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네... 자 보게..(신문펼치면서..)
최동열 : 뭔데..?
김이수 : 독립군들이 저 백두산 근처의 보천보를 해방구로 만들었다네.. 이 얼마나 통괘하고 짜릿한 일인가?
최동열 : ..!
직원1,2도 놀라 달려와 신문을 본다.
김이수 : 그 동안 총독부 기관지 들이 만주의 독립군들은 전부다 소탕됬다고 떠들어대지 않았나? 근데 그게 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네, 이말일 세.. 하하하..
최동열 : 그렇구만 .. 이거야 말로 제 2의 청산리 전투가 아닌가? 아니
그보다 더 대단한 것 같네.. 어떤 사람들일까? 어쩌면 이리도 대담할 수가 있단말인지.. 허허.,왜놈들의 가슴이 철렁 했겠구만.. 일제의 가슴에 비수를 꽃은 일이 아닌가?
상기된 최동열의 모습에서..
씬 20암자 (밤)
두한과 김영태가 법당쪽을 바라보면서 마당에 서성거리고 있다. 법당 쪽에서는 계속해서 염불과 요령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김영태 : 늦은 밤까지 제를 올리는 모양일세. 아무도 거두지 않는 독립군을 장사 지내 주고 제까지 올려 주신다는 걸쎄. 참으로 대단한 어른이 아닌가?
두한 : ..?
김영태 : 이렇게 만나기가 쉽지 않은 분일쎄. 가시기전에 법문이라도 한말씀 청해봐야겠네 두한이도 만나뵈면 좋을 것이야.
두한 : ..
잠시호, 법당안의 소리들이 그치고 두 스님이 법당에서 나온다 이들이 합장하며 멀리서 예를 표한다 스님들은 천도제의 의식중인 하나 만자의 수의를 태우느라 한 쪽에서 가서 옷에 불을 붙인다. 어둠 속에 불길이 빨갛게 타오르고 있다. 짧은 염불이 끝나고 스님들은 옷을 계속 태우고 있고 김영태들이 보다가 다가간다 조용히 보면 만해가 자연스래 묻는다.
만해 : 젊은이들은 누구신가?
김영태 : 스님께서는 저희들을 모르시겠지만 저는 스님을 여러 차례 뵈었습니다.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끝나고 차를 한잔 대접해 드릴까 합니다만
만해 : 차?곡차 말인가? 그거라면야 내 마다하지 않지 천도제는 이제 다 끝났에. 이옷을 태우는것으로.. 외롭고 억울하게 슬픈 혼백을 이 깨끗한 옷을 입혀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보내는 것일세..
김영태 : 아예..
만해 : 자, 주지스님 이제 대충 된 것 같소이다. 고생하셨소
스님 : 어인 말씀이십니까?
만해 : 이 젊은이들이 차를 한잔 준다는 구료
스님 ; 예 다녀오십시요.
만해 : 아, 차를 준다면서.. 뭘하는가?
김영태 : 아 예,, 저희들 방은 바로 저기입니다. 가시지요..
만해 : 가세..
그들 그렇게 간다.
씬 21 어느 방안
만해 : 곡차는 어찌 내오지 않는겐가?
김영태 : 그게.. 저..
만해 : 허허.. 됐네.. 보아하니 젊은이들도 사정이 딱해보이는 구만
김영태 : 죄송합니다. 스님..
만해 : 난 청년들을 좋아하네.. 청년들은 어디까지나 이 나라의 미래니까 오늘 내가 하루종일 저 안에서 무엇을 했는줄 아는가?
김영태 : 예 절해서 일하는 분께 대강 들었습니다만..
만해 : 김동삼이라는 사람의 천도제를 지내주었ㄷㅏ네.. 자네들은 김동삼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았는가
김영태 : ..예 오늘 조금 알았습니다.
만해 : 오늘 조금이라니.. 안타깝구만.. 어찌 조국을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은 위대한 독립투사의 이름을 몰랐단 말인가?
두한 : .?
만해 : 그 분은 만주에서 무장투쟁을 이끌은 독립군장군이었네 그런데 얼마전 서대문 형무소에서 안타깝게도 옥사를 하고 말았지 또 한분의 위대 한 독립 투사가 허무하게 간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