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몽골어 “사르”(月: 달)의 변형표음일 수가 있겠지요. 달력이 월력(月曆)이고 설이 몽골어로는 차간사르(白月)이라서 그 가능성이 자못 높아 뵙니다. 예상 외로 몽골 유목민은 한국 농경민의 정초 귀성대열 뺨치게 위험천만인 설중 스텝 정초 귀성길에 한사코 집착하지요.
한랭 고원 건조지대에는 황금빛 태양이 솟고, 태평양권의 온난 저습지대는 홍옥빛 해가 뜨지요. 보통 황(金)태양은 유목태반 기원 한겨레를, 홍(玉)태양은 농경태반 기원 한족을 상징한다고 봅니다. 황금태양은 유목민의 칸을 상징하고, 홍옥태양은 농경민의 왕을 상징한다고 보아도 좋을 듯 하구요. 그래서 칭기스칸의 Altan urug-황금씨족이나 누르하치의 애신각라(愛新覺羅)-황금겨레가 모두 천손족-황금용손인 황손(皇孫)을 지칭하는 보통명사랍니다. 유목지대에서는 김씨(金氏)가 농경 한국에서처럼 고유명사가 아니고 “임금님 핏줄”-천손족(天孫族)이라는 보통명사란 거지요.
애신각라를 두고 자신들이 “신라임을 깨닫고 사랑하라”는 뜻이냐 아니냐가 이야깃거리로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지만 실은, 음역과 의역을 동시에 하는 한어권의 관행상 이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금(金)은 Gold라는 귀금속을 가르키고 신라(新羅)-“샤르”(Шар; 몽골어)는 “금빛(金光=黃色)”을 지칭하기 때문에 신라와 금은 실은 “신라=금”으로 같은 이름의 다른 표기일 수 있으니까요. 알타이산(金山)이나 신라에서 금이 많이 채굴된다는 소문은, 이런 표기에서 비롯된 상징적 입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시베리아 일대에 금산이나 “서라벌” 같은 이름이 많지만 꼭 금광이 많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올 설날엔 알타이공화국 뿐만 아니라 만주의 신라-옛 금나라(Altan ulus) 땅이나 한반도 금나라-옛 통일신라 땅에도 유목태반 기원 사안(史眼)으로만 볼 수 있는 황태양이 찬란하게 떠올라, 유목몽골로이드 활겨레(弓族) 천손으로 온 겨레가 다시나면서 홍태양을 살포시 품어주게 하소서. 낯설고 어설프더라도, 유목목초와 유목가축, 순록-양치기와 소수 유목민의 다수 농경민 통합 “유목제국 개념”에도 눈길을 주어 한겨레 유목모태 회귀 길을 물꼬 트게 하소서!
출처 : (김동길의 Freedom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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