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이 식 투 병 기
나는 행복한 사람
서울 삼성병원 이내학
2003년 3월 13일 평강(부인)의 만류에도 불구 6개월 동안만 현지에서 회사의 프로젝트를 안정시키고 돌아오겠노라고
헝가리로 출장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14일 만에 돌아와 병원에 입원했고 다리는 심하게 붓고 배는 서서히 불러오며 숨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간경변에 의한 복수 부종으로 복수가 차 빼내기 시작했고 일주일, 5일, 3일 점점 응급실로 가는 날이 빨라졌으며 입원도 수시로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응급실과 입원실을 번갈아 오가는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입원과 복수를 빼내기를 반복하며 지내던 7월 말 휴대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친목회 친구로부터의 전화로 같은 모임 친구가 간을 이식해 주겠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기쁨을 전하는 친구도 목이 메여 채 말을 잇지 못하고 끊었고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어왔을 때 저 또한 감격하여 목이 메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둘도 없는 목숨을 나누어준 절친한 친구(도우너 : 정 진설)의 도움으로 2003년 8월 28일 새 생명으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창문 옆 FM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귓전에 들려왔습니다. 의식이 돌아온 것입니다. 중환자실 천장의 불빛도 맞은편에 누워있는 동병상련의 환우도 보였습니다. 그 해 9월은 왜 그리도 비가 많이 왔는지 중환자실의 창 밖은 빗줄기가 그칠 줄 모르고 창문을 때리며 줄기차게 내렸습니다. 평강은 중환자대기실 앞에서 지내며 면회시간만을 기다리고 저 또한 왜 면회시간이 그렇게 기다려졌는지 평강은 중환자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거의 매일 1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 정성과 기도 덕분인지 중환자실 에서 준 중환자실을 거쳐 일반 병실로 옮겨지며 조금씩 회복되며 본격적인 병실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식사를 잘 먹어야 했으나 하루에 밥 반공기도 먹지 못해서 평강이 속상하고 미워했었답니다. 지나고 나니 그땐 왜 그렇게 먹지 못하고 힘들게 했는지 정말 평강의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병실의 하루하루를 지내다 10월 16일 52일간의 병실생활을 마치고 퇴원하게 되고 집에서 평강이 해주는 밥은 정말 꿀맛같이 맛이 있어 체력은 급속도로 회복되어갔습니다. 그 후 2004년 직장에 다시 복직하여 근무하던 중 약물 후유증으로 악성 림프종이 발병되어 다시 병원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2006년 2월 1차 항암치료를 시행하여 효과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항암치료와 병행 복용하는 스테로이드제제에 의한 당뇨가 발병하여 당뇨치료도 들어가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림프종이 다시 재발하게 되어 좀더 강력한 항암치료제로 3주 간격으로 4회에 걸쳐 치료를 시작했으며, 매회 치료 시 면역력 저하로 고열과 감염에 시달리며 치료하는 고통도 겪으며 6개월간의 긴 항암치료를 이겨내고 이제는 림프종이 완전 관해 되어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18번 노래는 이문세의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노래가사 “어두운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그대(친구, 평강)를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이세상에 그 누가 부러울까요 나는 지금 행복하니까”처럼 나는 정말 행복합니다. 하나는 친구로부터 세상에 둘도 없는 목숨을 나누어 받는 행복을, 또 하나는 세상에 둘도 없이 헌신적인 아내가 있어 정말 한없이 행복합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해봅니다. 남은 시간을 건강하게 열심히 살며 이 행복을 그대에게 꼭 다시 되돌려 주며 살아가겠다고.
친구야 사랑한다. 사랑해요 평강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