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잣나무숲, 철쭉 동산 못잖은 매력
서리산(832m)은 경기도 남양주시와 가평군의 경계에 있다. 능선을 따라 2.8km 거리에 축령산(886km)과 어깨를 맛대고 있는데, 서리산은 축령산에 등산 왔다가 들렸다 가는 산의 이미지가 강하다.
축령산을 간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축령산자연휴양림에서 남이바위로 정상에 올라 능선을 종주해 절고개에서 휴양림으로 하산하거나, 길게 타면 서리산 정상까지 가서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반대편 산 너머에서 오르는 길은 지도 상에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 서리산 동쪽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서 오르는 길은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반대편 길이다. 게다가 축령산이 아닌 서리산이다. 그를 다 안다고 선입견을 갖지만 누구에게나 모르는 면은 있다.
서리산의 산세를 보면 정상에서 북쪽이나 동쪽으로는 가혹하리만치 가파르지만, 유독 행현리가 있는 동쪽으로는 마치 다른 성격의 산처럼 부드러운 흐름이다.
서리산과 축령산에는 잣나무숲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80여년전 일제시대에 심었다는 잣나무들은 너무 크게 자라서 잣을 쉽게 따지 못 할 지경이라 한다. 능선의 절고개로 올라 서리산쪽으로 몇발짝 가면 3m정도의 바위 사면에 고정로프가 있다. 놀이기구처럼 즐기며 지나는 구간이다. 절고개의 높이가 692m이니 정상까지 고도 140m를 높이면 된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루금이지만 푹신한 흙이 깔려 있고 널찍해 기분 좋게 오를 수 있다. 뒤를 돌아다보면 축령산이 육중한 덩치로 앉아 있다. 호랑이가 웅크려 앉아 잠을 자는 듯 범상치 않은 산세다.
정상은 터가 완만해 탁 트인 경치는 없다. 철쭉동산이다. 서리산은 등산인들에게 잣나무숲보다는 철쭉 명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교통: 청평에서 행현리행 37번도로~행현리입구 세창슈퍼 앞 삼거리~(3.3km)히든밸리 갈림길
가이드: 히든밸리 차단기앞~성심선원~잣공장~너와집~절고개에서 왼쪽 능선~정상(산불무인감시탑)~오른쪽 내리막 능선~헬기장지나 만나는 갈림길~좁은 오른쪽 길~임도~갈림길에서 이정표의 '행현리마을회관 5.4km'방향을 따라 직진하다 ~삼거리에서 방향을 반대로 틀면~잣공장. 원점회귀 산행으로 주행거리는 10.9km. 4시간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