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사이드 맨
월 스트리트에 위치한 한 은행에서 무장강도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 강도들은 뭔가 이상하다. 굉장히 스마트하며 질서정연하게 조직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여유만만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뭔가 뒤가켕기는 은행주에다 더러운 일처리 전문의
변호사까지 등장하여 일은 가일층 꼬여만 간다.
과연 이기는 것은 누구일까?
범인들의 기상천외한 심리전과 두뇌게임이 볼 만하고, 캐릭터들도 나름의 원칙과 사연을 가지고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 게다가 이 영화는 은행간도사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먼 발치에서
범인과 형사, 변호사등의 인물을 따라가며 제 3자의 입장에서 사건의 추이를 바라보고 있다.
믿음을 주는 배우들의 연기는 역시 정확하며 심지어 은행주 역할의 배우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아버지
역할로 나왔던 크리스토퍼 플러머옹이시다.
은근히 긴장을 주는 영화이며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마지막의 반전은 보너스다.
2.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라디오 드라마 극본 공모에 당선된 미야코는 설레는 마음으로 자신의 대본이 녹음되는 모습을 보러 간다. 그러나 리허설까지 마치고 순조롭게 준비되던 방송은 왕년의 스타 성우 노리코(도다 게이코)의 고집으로 엉망진창이 되어 간다. 노다가 자신의 극중 이름을 난데없이 '메어리'로 바꿔달라고 요구하자, 남자 주인공도 생방송 중에 무단으로 이름을 바꾼다. 게다가 이상하게 변해가는 대본과는 달리 음향 효과가 전혀 준비되지 않아 스탭들은 좌충우돌하는데...
그야말로 난장판 희극. 각 캐릭터들의 충돌과 기발한 상황전개가 숨쉴틈 없이 이어진다.
최대한 캐릭터에 비슷한 직업을 가진 배우들을 섭외, 사실성을 강조했으며 일본사회를 해부하는 날선 풍자와 함께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놓치지 않는 모범적인 대중영화.
마지막에는 가슴이 찡해오는 묘한 코미디.
강력추천!!!!!!
3. 킹덤 오브 헤븐 - 감독판
십자군 전쟁은 성지를 탈환하기 위한 것이라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동방의 영토와 재화를 약탈하기
위한 추악한 전쟁이었다. 실제 십자군은 가는 것마다 닥치는 대로 약탈을 자행했고 심지어 기독교지역
들도 여지없이 노략질하고 살상을 저질렀다.
걸프전은 이러한 십자군전쟁의 리바이벌과도 같은 사건이다. 종교의 이름을 걸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가?
과연 그때의 종교는 무엇인가?
리들리 스코트는 그 수많은 영상파 감독중에서도 탁월한 영상을 자랑하는 영국감독이다.
그는 남들이 죽어라 노력해야 만들수 있을까말까한 멋진 장면들을 거의 껌씹으며 설겆이하는
가벼운 기분으로 무수히 만들어내는 '장인'이다.
게다가 그는 가끔 '에일리언'이나 '블레이드 런너'처럼 걸작들을 기습적으로 만들어내는 그런 사람이기도
하다. 본 영화도 지나치게 정직하기는 하지만 가능한한 올바른 관점을 유지하려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아랍인들을 이교도가 아니라 또 하나의 문화권으로 동등하게 다루려 노력했으며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반드시 감독판을 보아야 한다. 2시간 으로 축약된 버전으로는 본 감독판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서사시적인
장면들을 볼 수 없다. 가능하면 dvd로 보시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