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는 상위권 클럽 첼시, 볼튼, 포츠머스, 아스날이 동시에 패배하는 이변이 발생한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이 쾌조의 승리를 거두며 선두권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게 되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데뷔 20주기를 맞은 가운데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의 복병 포츠머스를 올드 트래포드로 불러들여 3:0 완승을 거두며 주중 챔피언스리그 패배의 상처를 떨쳐냈다.
맨유는 전반 3분 웨인 루니가 데얀 스테파노비치의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루이 사하가 성공시키며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갔다. 추가골을 노린 맨유는 전반 10분 최근 물오른 감각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장거리 프리킥을 시즌 4호골로 연결하며 포츠머스의 추격의지를 꺽어놓았다. 개리 네빌의 적극적인 오버래핑 공격으로 여러차례 위협적인 골기회를 노렸던 홈팀은 후반 20분 네빌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가 헤딩 추가골을 기록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감기로 결장한 솔 캠벨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포츠머스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수들을 차례로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한 수 우위의 전력을 과시한 맨유의 골문을 여는데는 실패했다.
앤필드의 리버풀은 레딩을 상대로 기분 좋은 연승을 이어갔다. 열흘 전 칼링컵 경기에서 레딩에게 4:3의 승리를 경험한 바 있는 리버풀은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더르크 카이트가 두 골을 터뜨리는 수훈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며 다시 한번 레딩과의 전력차를 확인시켰다.
리버풀은 전반 14분 스티븐 제라드가 올려준 크로스를 피터 크라우치가 헤딩으로 자유로운 위치의 카이트에게 연결하며 선취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중반 홈팀은 코너킥 상황에서 크라우치가 헤딩슛을 시도한 것을 레딩의 골키퍼 마커스 하네만이 제대로 쳐내지 못하자 골문 앞에 대기하던 카이트가 시즌 5호골로 마무리했다.
한편, 설기현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가운데 경기 종료직전 10여분간 출장기회를 얻었지만 주축선수들의 부상과 피로누적으로 밸런스를 잃어버린 레딩이 4연패의 수렁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아드리안 부트로이드 감독이 이끄는 왓포드는 11경기만에 마침내 감격스런 첫 승리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지그재그 행보를 거듭하는 미들스브루는 승격팀 왓포드에게 첫승을 헌납하는 이변의 조연이 되었다. 전반 6분 아뫼르 부아자의 슛이 조나단 우드게이트의 몸에 굴절되며 자책골이 기록된 가운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왓포드는 후반 15분 조지 보아텡의 실수를 공략한 애쉴리 영이 쐐기골을 기록하며 비카리지 로드의 승리를 이루어냈다.
2000년 5월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승리의 기쁨을 맛 본 왓포드는 이날 승점 3점을 더하며 강등권에서 벗어나는 기쁨까지 더불어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올시즌 승격한 레딩, 왓포드, 셰필드에게 모두 패하는 수모를 당한 미들스브루는 17위의 왓포드보다 불과 한계단 높은 16위로 추락하며 가렛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수심이 깊어지게 되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최하위로 추락한 찰튼 어슬레틱은 대런 벤트의 결승골로 맨체스터 시티를 1:0으로 물리치며 강등권 탈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더 밸리'의 열성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찰튼은 간판 스트라이커 대런 벤트가 전반 29분 제롬 토마스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멋진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찰튼 못지않게 승리가 절실한 시티도 후반전 총공세를 펼치며 역전을 노렸지만 하템 트라벨시의 슛이 골포스트를 강타하는 불운과 찰튼의 골키퍼 스콧 카슨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승점확보에 실패했다.
볼튼 원더러스는 철옹성 리복 스타디움에서 위건에게 패하며 지난주 맨유전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전반 초반 니콜라스 아넬카의 단독기회가 골문을 외면하며 불운이 감지되기 시작한 볼튼은 스텔리오스 지아나코풀로스의 골마저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무효화되는 악재가 이어졌다. 무승부의 가능성이 점쳐지던 이날 경기는 에밀 헤스키를 대신해 투입된 리 맥컬록이 후반 34분 케빈 킬반의 도움을 받아 결승골을 기록하며 위건의 값진 원정승리로 마무리되었다.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막강한 풀햄 역시 난적 에버튼을 상대로 쾌조의 승리를 얻으며 40년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풀햄의 클라우스 옌센이 후반 21분 스로인을 이어받아 슛을 시도한 것이 에버튼의 미드필더 리 카슬리의 몸에 굴절되어 팀 하워드가 손쓸 수 없는 결승골로 기록되었다. 이날 승리한 풀햄은 9위로 올라섰고 시즌 2패째를 당한 에버튼은 7위로 순위가 한계단 내려갔다.
승격팀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 1: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후반 23분 셰필드의 공격수 대니 웨버는 닉 몽고메리의 크로스를 헤딩 결승골로 연결시키며 귀중한 원정승리를 얻어냈고, 부진한 플레이로 홈팬들의 야유를 받은 글렌 로더 체제의 뉴캐슬은 19위로 추락하며 감독교체의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일요일에는 아스톤 빌라가 승리를 얻어낸 반면 첼시와 아스날이 동반 패배하는 이변이 이어졌다.
지난 주 리버풀전 패배로 심기일전한 아스톤 빌라는 블랙번 로버스를 상대로 가레스 배리의 페널티킥과 후안 파블로 앙헬의 추가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41분 크리스 서튼의 크로스를 안드레 오이에르가 손으로 건드렸다는 이유로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빌라의 주장 가레스 배리가 무리없이 선취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5분에는 '비운의 스트라이커' 앙헬이 블랙번의 수비수 주랍 키자니쉬빌리의 실수를 틈타 자신의 시즌 3호골을 성공시키며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위기의 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런던 라이벌 아스날을 상대로 극적인 1:0 승리를 이루어냈다. 아르헨티나 듀오 영입이 팀밸런스의 와해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는 웨스트햄은 두 선수를 제외하는 앨런 파듀 감독의 선택이 이날 만큼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바비 자모라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말론 헤어우드는 경기종료 1분을 남기고 매튜 에더링턴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웨스트햄을 강등권으로부터 탈출시키는 결승골을 작렬, 업튼 파크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최근 3경기 무득점으로 결정력에 아쉬움을 갖고 있는 아스날은 이날도 수차례 위협적인 기회들을 만들었으나 로버트 그린의 선방과 공격수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득점 창출에 실패, 선두 맨유와는 승점 10점차의 5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투지가 돋보인 토트넘 핫스퍼는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첼시를 2:1로 물리하며 17년만에 리그승리를 이루어냈다. 전반 15분 클로드 마켈렐레의 보기드문 중거리슛으로 첼시가 경기를 앞서갔으나 10분 뒤 저메인 지나스의 프리킥을 마이클 도슨이 헤딩 동점골로 성공시키며 승부의 균형을 맞추었다. 양팀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토트넘은 후반 7분 로비 킨이 측면에서 칼리드 불라루즈를 농락하며 크로스를 시도한 것을 '승리의 주역' 아론 레넌이 수비수들을 제치고 침착하게 결승골로 연결시켰다.
역전을 허용한 첼시는 설상가상으로 주장 존 테리가 후반 27분 공격도중 토트넘 선수들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숫적 열세에 놓이게 되었다. 마이클 에시앙이 수비수로 전향되는 다급한 상황에서 첼시는 10명이 총공세를 펼치며 여러차례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으나 아르엔 로벤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는 등 불운이 이어지며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맨유와의 선두경쟁에서 한걸음 뒤쳐지게 된 첼시는 팀의 주장 존 테리가 다음 경기에도 나설 수 없게 됨에 따라 위기의식이 고조된 반면, 토트넘은 첼시전 승리를 기반으로 초반의 부진을 뒤로하고 10위로 도약, 유럽대항전 출전권을 향한 가능성을 높이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