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올해로 60회를 맞이한 전통의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물론 전도연이란 배우 개인이 상을 탄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배우란 전체 영화 속에서 그 의미가 있는 것이기에 영화 <밀양>이 수상을 한 것이고 수상 부문은 여우주연상이라고 보는 것이다. 아무튼, 세계적인 배우로 인정된 전도연 개인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우리 나라 영화의 세계화에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물론 칸 영화제의 기준이 정말 세계 최고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서양 중심의 가치에서 동양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시점에서 오히려 중국, 일본 영화 등 우리 영화가 어드밴티지를 얻은 것이란 것 도 어느 정도는 일리는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서 속하는 칸 영화제 그 전통과 권위는 쉽게 부인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다.(칸 영화제에서 상을 탔다는 것과 이청준 의 소설 <벌레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란 것 외엔) 영화의 내용이나 전도연의 한과 슬픔은 한국 사람이면 뭐 그리 놀랄만한 것도 아니다. 그만큼 우리는 많은 아픔을 지닌 채 살기도하고 또 영화나 소설, 드라 마에서 아픔을 많이 다루고 있기에, 한편 영화를 보고 다소 냉소적인 생각도 들 수 있겠다. '뭐 이만한 내용이나 연기는 그저 한국에선 그리 대단한 게 아닌 데 외려 칸에서 인정을 더 받은 거 아냐?'이런 식으로 말이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영화의 미덕 가운데 하나인 편하게 잘 보게 되고(소설이 잘 읽혀야 하는 것처럼) 재밌어야 하는 것에서는 좀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영화제 에서 수상한 영화들이 때론 지나치게 진지하기에, 지루하게도 느껴지고 대중들 에겐 외려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신애(전도연)는 남편이 죽은 후에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온다. 아들을 데리고. 남편이 밀양에서 살고 싶다고 한 말을 기억하며 신애는 서울과는 많이 다른 낯선 밀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피아노 학원을 경영하며 생계를 유지한 다. 남편과의 유일한 열매이고 추억인 아들(준)을 양육하는 일에 전력을 쏟고 아이가 쑥스러움을 많이 타자 웅변 학원을 보낸다. 어느 날 준이 집에 돌아오질 않는다. 전전긍긍하는 가운데 전화를 받는다. 아들을 유괴한 범인의 전화다. 당황하고 무서워하는 엄마의 리얼리티를 잘 보여 준다. 유괴 사건의 불행이 늘 그렇듯이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다. 신애는 그 받은 상처와 충격이 얼굴에 나타난다. 전도연은 이 영화에서 전혀 이 쁘게 보일 기회가 없다. 늘 우수에 차 있고 때론 추하기도 하다. 안색이 안 좋 다! 이런 말을 하는데 정말 안색이 안 좋은 여인의 얼굴이 무엇인지 영화 내내 볼 수가 있다. 살인범은 웅변학원 원장 선생님이었다. (서울을 떠나 밀양으로 온 것이 아마도 서울보단 시골이 정겹고 범죄로부터도 자유로울 것이다. 그리고 서울엔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있지만, 밀양엔 나를 아 는 사람이 없어서 자유롭다, 그런 이유들이었을텐데--결국 그런 선택이 아들을 외려 죽음으로 내 몰게 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가져 온 것이다. 그러니 신애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그 살인범을 경찰서에서 만나지만, 신애는 그 살인마의 얼굴을 쥐어뜯지도 않 고 그저 시선을 피하기만 한다. 분노를 그 살인범에게 폭발하지 못한다. 신애에게 가장 절망스러운 것은 원망과 분노를 터뜨릴 대상이 없는 것이다. 그 대상은 실제론 사랑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존재여야만 한다. 그러므로 그 유괴범, 살인범은 그 대상이 될 수 없다. 외려 유괴범이 용서의 대 상은 될 수 있어도 분노의 대상은 아닌 역설이 거기 존재한다. 신애는 가슴에 한이 맺힌 슬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던 중에 약국집 부부가 전도를 하여 교회를 가게된다. 마침 내적치유세미나와 같은 집회가 있어서 그 곳에 가서 흐느껴 울게 된다. 그냥 슬픈 울음이라기 보단 짐승이 죽을 때 내는 소리 같은 그런 울음을 운다. 그렇게 시작된 신앙 생활이 결국 신애에게 유괴범을 용서할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그것이 또 다른 비극의 심화 과정이 되는 플롯을 가지고 있다. 교도소에 가서 오랜 시간 힘들게 고민하며 결정한 용서 --- 그 용서의 고백을 한다. 그러나 유괴범의 얼굴은 너무나도 평안하다. 신애의 얼굴이 죽음이 가득했던 것 에 반하면, 유괴범의 얼굴은 정말 불공평의 극치를 상징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선인은 물론 악인에게도 햇빛을 내려주신다. 이게 밀양의 또 다른 중 요한 의미가 될 수 있는 줄 원작자와 감독은 알고 있는 지는 모르겠다.) 유괴범은 너무나 멀쩡한 사람, 아니 신앙인의 어법으로 말한다. "저는 주님의 은총으로 평안합니다. 여기와서 하나님을 믿게 되어 얼마나 다행 인지 모릅니다. 벌써 이전에 저의 죄는 하나님께 용서받았습니다. 이제 평안합 니다. ----" 그 말을 듣는 순간 신애는 그 동안의 시간이 허물어지고 왜? 왜? 내 아들이 죽을 때에도 도와주지 않았던 하나님께서 그토록 자비롭게 이 유괴범을 용서해주고 평안을 주었는지--- 아이의 어미인 내 자신만이 이런 유괴범을 용서해 줄 수 있는데 이미 하나님께서 다 해 버리셨다니 ---- 신애는 면회가 끝나자 마자 나와서 실신을 한다. 이 실신은 신애의 삶이 평안이 아닌 불화와 미치광이의 삶으로 반전되는 것을 암시한다. 신애는 이제 하늘, 하나님께 반항을 한다. 분노의 대상을 찾은 것이다! 사랑의 하나님, 자비의 하나님! 어떤 죄인도 살리시는 하나님이 왜 우리 남편과 우리 아이는 죽게 내 버렸는지? 질문을 포기하고 타락한 자신의 삶으로 시위를 한다. 교회 장로(약국 집사 남편)를 유혹하는 장면에서 자동차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하는 말이 잘 보여요? 하나님 이렇게 타락한 내가 잘 보여요? ----그런 의미였던 것 같다. 과일을 깍다가 그 과일칼로 자신의 손목을 그은 순간 그 손목을 그은 그림이 아닌 얼굴을 보여주는 데 그 얼굴이 이 영화의 핵심인 것 같다. 하나님에게 원망과 분노로 데모를 할 수 있는 극치의 얼굴은 자신의 몸을 죽이며, 자살하며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무섭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은 연약하다. 죽고 싶으면서 살고 싶은 거다. 자살하고 싶으면서 누군가 살려 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죽음의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그 공포심으로 뛰쳐 나온 신애는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고 --- 그림자, 아픔과 절망, 상처와 분노, 죽음 --- 이런 부정을 내 몰을 수 있는 게 햇빛일텐데 --- 이 햇빛은 너무나도 많이 가려져 있다. 비밀스럽게---그래 도 음지와 음지 사이엔 작은 양지들이 있다. 별로 아름답지도 의미를 가진 것으 로 보이지 않아도 그렇게 우리 삶엔 있다. 그런 비루한 삶은 그래도 계속 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런 멘트같은 엔딩장면으로 그렇게 이 영화는 끝난다. 밀양 입구의 국도. 아들과 함께 죽은 남편의 고향을 향해 가던 신애의 고장난 차가 카센터의 종찬을 불렀다. 렉카차를 타고 밀양으로 들어가는 세 사람. 그러나 아직 그들은 모른다... 남편도, 아들도 모두 잃었다! 당신이라면 이래도 살겠어요? 신애는 피아노 학원을 열었다. 이제 통장엔 아주 작은 돈이 남았을 뿐이지만, 그녀는 이웃들에게 ‘좋은 땅 을 소개해 달라’며 자신만만하게 새 생활을 시작한다. 죽은 남편의 고향에 덩그러니 정착한 모자를 측은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 저 하나도 불행하지 않아요” 라고 애써 말하며, 씩씩하게 군다. 그러던 중, 아들 준이를 잃었다. 숨바꼭질을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는 그렇게 영영 나타나지 않았다. 동그라미처럼, 그가 맴돌기 시작하다 친구가 좋고, 다방 레지 아가씨의 치마 속이 궁금한 종찬은 서울서 밀양에 살러 왔다는 신애를 만난다. 살 집을 구해주고, 피아노 학원을 봐주고, 그녀를 따라 땅을 보러 다니며 그의 하루 일과는 시작된다. 이따금 돌발적인 신경질과 도도하고 고집스러운듯한 그 여자는 관심 좀 꺼달라며, 그를 밀어낸다. 그래도… 자꾸 그 여자가 맘에 걸린다. 이런 사랑도 있다…! 그녀에겐 남은 것이 없는 모양이다. 울다, 울다... 그저 혼자 토하듯 울고 있다. 모든걸 잊고 싶지만, 모든 원망을 놓아 버리고 싶지만, 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싸우려, 그녀만의 일탈을 시작한다. 오늘도 종찬은 그런 그녀 주변을 빙글뱅글 맴돌고 있다. 모든 사랑을 잃어버린 여자와 지 맘도 잘 모르는 속물 같은 남자.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연, 그들은 함께 찾을 수 있을까? 사랑… 시작할 수 있을까? 밀양 密陽 Secret Sunshine 제6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초청작 비밀의 햇볕 인구 11만, 경상남도의 작은 도시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꾸려가는 삶의 터전 이창동, 전도연, 송강호의 만남으로도 가슴 벅찬 빅 프로젝트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두 남녀의 아주 특별한 사랑이야기 이렇게… 시작합니다 【 등장인물 】 밀양 외곽 5km 종찬, 신애를 만나다 “밀양이 무슨 뜻이에요? : 신애 서른 셋, 아들 준과 죽은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들어가던 그녀... 자신을 아는 이 없는 그 곳에서 새 출발을 하고 싶다. 피아노를 배웠던 이 도시 여자는 학원을 연다. 피아니스트의 꿈도 남자의 사랑도 모두 잃어버린 그녀는 그러나 ‘저 불행하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관객은 이내 곧 애벌레처럼 웅크린 그녀의 등에서 새어 나오는 울음을 듣게 된다. 예상치 못한 사건… 남은 사랑, 아들이 어디론가 사라졌고 결국 죽은 시체로 발견됐다! 신애는 가짜로 코를 고는 흉내를 내며 아빠를 그리워하던 아들처럼, 아이가 생각나면 코를 골았다. 그래도 참을 수가 없었다. 이제 가슴속 남은 온기를 알알이 파내버린 그녀가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이라면... 이래도 살겠어요?” 그녀의 싸움이 시작됐다. “뜻보고 삽니꺼? 그냥 사는거지예” : 종찬 순진한 속물 같은 남자. 친구 좋아하고 다방 레지와 농걸기 좋아하는 카센터 사장인 그는 이 서울 여자가 신기하다. 고장으로 서버린 그녀의 차가 그를 불렀고 낯선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처럼 잊혀지지 않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그녀가 속물이라고 비웃어도, 그녀의 동생이 ‘사장님은 우리 누나 취향이 아닙니다’라고 말해도 그저 웃는다. 그렇게 종찬은 마치 동그라미처럼 신애의 주변을 맴돌았다. 어쩌면 지 맘도 모르는 것 같다. 그저 그녀가 가는 곳엔 그림자처럼 그가 나타났다. 지금 사랑이 시작되려는 걸까? 그런데... 그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밀양 소개 하나 】 송강호, 전도연, 이창동 빛이 모였다 그리고 최고의 작품이 탄생하다! 제6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초청작 – 밀양 1993년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작가로 입문,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 오아시스> 세 편의 영화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하고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 2003년에는 문화관광부 장관직을 수행 후, 4년만에 다시 돌아온 이창동 감독. 1992년 방송을 통해 데뷔, <접속> <해피엔드> <스캔들> <너는 내 운명 > 등에서 절정의 연기를 보여주며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평가 받는 전도연. 1991년 연극 <동승>으로 첫 발을 내딛은 후, <살인의 추억> <괴물> 등 한국영화사, 새로운 신화 탄생의 현장에 늘 자리했던 송강호. 각자 떨어진 채 자신의 제국을 쌓으며 빛을 발하던 이들이 2007년 <밀양>에 모였다. 한번쯤 만났을 법도 한데, 이룰 수 없는 한 여름 밤의 꿈 같던 이들이 드디어 만난 것이다. 전도연은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보지 않고도 하겠다는 욕심을 냈고, 송강호는 ‘앞서가는 멜로’ 라는 말로 애써 흥분을 감췄다. 2006년 밀양의 촬영장. “이 여자가 전도연이야? 이 남자가 송강호란 말이야?. 과연 이걸 우리가 어떻게 해낼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출사표를 던졌던 이창동 감독. 그리고 2007년 4월 19일, 프랑스발 급전이 세상에 또 하나의 걸작 탄생을 예고하기 시작했다. 제6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이 영화 <밀양>을 공식 초청키로 결정한 것! 지난 2000년 제53회 칸영화제에 <박하사탕>으로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는 그로선 또 한 번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 5월, 이창동, 전도연, 송강호 이들 세 명은 칸의 붉은 카페 위에 서서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다. 한국의 빛이 모여 사랑을 만들고, 그 사랑은 또 하나의 걸작이 되었다. 그 러나 이 영화 <밀양>의 사랑을 둘러싼 수많은 논란과 신화 같은 이야기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 밀양 소개 둘 】 “모두가 사랑때문이다” 더 러브스토리 – 밀양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본 관객들. 누구는 모든 사랑을 잃어버린 여자, 신애의 가슴시린 드라마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이는 “아니! <밀양>은 송강호의 러브 스토리였어!”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울었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웃었다고 말한다... 모두 신애와 종찬 때문이다. 누구는 신애를 보게 되고, 누구는 종찬을 본다. 어떤 이는 마음이 아프고, 다른 이는 희망을 본다. 상관 없으리라. 모두 이 특별하고 새로운 사랑 때문이기에... 완전히 긁어 파내버린 희망의 자리에 신애를 채운 건 슬픔 뿐이다. 고통을 안겨준 세상에 대한 원망이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목 놓아 울거나 하늘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것 뿐. 혹은 그녀만의 일탈을 감행하는 따위일 뿐이다. 종찬, 그는 사랑이란 걸 알기나 하는걸까? 사랑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라면 종찬은 퇴학감이다. 신애를 정말 좋아하기는 하는건가? 사랑... 그걸 해본 적이라도 있는 남자일까? 한 여자는 서울에서, 한 남자는 밀양에서, 그 여자는 채우지 못한 결핍의 욕망으로, 그 남자는 있는 그대로의 삶으로 다른 시선, 다른 감성으로 살아왔다. 그렇게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두 남녀가 나란히 가고 있다. 여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운다. 남자는 뒤늦은 숙제를 하듯, 그녀를 따라 다닌다. 모두가... 사랑 때문이다. 정말 모두가 사랑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 속에 비어버린 사랑 때문이다... 이제 그들에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그들은 어디를 향해 가게 될까? 그들이 찾은 사랑은 어디에 있는가? 관객이 흥미의 끈을 꼭 쥐게 만드는 이 영화 <밀양>은 이창동, 전도연, 송강호… 그들이 만든 너무나 특별한 사랑이야기이다. 【 밀양 소개 셋 】 엉엉 울어도 좋다! 배시시 웃어도 좋다! 아픔과 유머, 절묘한 마법의 영화 – 밀양 한 여자가 길에 주저 앉아 울고 있다. 사연은 모르지만 괜시리 다가가 등을 ‘툭툭’ 쳐주고 싶다. <밀양>은 그런 영화이다. 남편을 잃고, 하나 남은 사랑이었던 어린 아들마저 잃은 여자, 그래서 길에서 집에서 교회와 교도소를 돌아다니며 엉엉 울고 화내고 다니는 여자. 그녀의 웃음도 그녀가 부르는 밝은 찬송가 마저도 가슴이 시려 그녀와 함께 눈물 흘리는 자신을 발견케 되는, 전도연의 그런 영화다. 밀양 - 密陽이란 제목은 참 신비롭다. 너무나 슬픈데, 그 안에 웃음과 따뜻한 시선이 봄날의 햇살처럼 숨어있다. 참 특이하다. 눈물과 웃음, 슬픔과 따뜻함이 절묘한 줄타기를 하며 우리의 가슴을 들었다 놨다, 울렸다 웃겼다 한다. 그리고, 부르지 않아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종찬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신애는 그래도 종찬이 함께 하기에 숨을 쉴 수 있구나, 나도 살아도 되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있으면 웃을 수 있기에 관객은 신애의 감정에 서서 종찬에게 살가운 치유를 받는다. 그와 함께 배시시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케 되는, 송강호의 <밀양>은 참 고마운 영화다. 【 밀양 소개 넷 】 그들은 찾은걸까? 우리도 찾을 수 있을까? 사랑의 시작되는 비밀의 영화 – 밀양 밀양(密陽). 경상남도 작은 도시. 당신은 지금까지 신비로운 빛이 가득하다는 그 곳에서 신애와 종찬이란 매우 특별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들었다. 재미있었는가? 그런데 그곳이 밀양이 아니면 어떤가? 그들이 신애와 종찬이 아니면 또 어떤가. 그 사랑은 서울 청담동 한 연인의 러브스토리일수도 있고, 강원도 두메산골 할머니와 손주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렇게 아파했던 그녀가, 그렇게 지 맘도 모른 채 한 여자를 맴돌았던 그가 찾았던 건, 단지 사랑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시작되는지, 언제 찾아오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도 찾을 수 있을까?’ 그렇게 이창동 감독의 네 번째 영화 <밀양>은 당신에게 삶과 사랑의 의미를 되물어 오고 있는 것이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가 ‘하늘에서 시작되어 우리가 사는 땅 위에서 맺어지는 이야기’라 말한다. 그 빛은 밀양에도 서울 청담동에도 강원도 정선에도 돌맹이가 구르는 길가 어디든 있다. 다만, 우리가 삶에 파묻혀 모른 채 하며 살아가는 사이, 신애와 종찬이란 두 남녀는 그토록 오랜 시간을 거치며 아파하며 찾고 싶어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사랑할 수 있는지를. 손바닥에 배어나는 땀을 쓸어내며 울다가 웃다가 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덧, 스스로 자문케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래서 <밀양>은 보통의 영화처럼 극장을 떠나는 순간 소통이 끝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당신의 인생과 사랑과 삶의 가치에 대해 물어오는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힘든 순간, 당신 옆에 당신이 발 붙이고 선 땅에 조금만 더 기대어 보라고 말하는 영화다. 희망은 당신 옆에 있다. 【 밀양 소개 다섯 】 “사랑이다 vs 아니다 이해한다 vs 할 수 없다 ” 논란! 시선이 열린 당신의 영화 – 밀양 왜? 신애는 죽은 남편의 고향으로 내려간 걸까? 그녀는 부인하지만, 사실 남편은 그녀를 버렸었다. 종찬은 정말 그녀를 사랑한 걸까? 신애의 아픔은, 그녀의 일탈은 이해될 수 있는 것일까? 종찬식 사랑방식이 과연 현실적인걸까? 그를 아름답다고 해야 하나, 바보라고 해야 하나? 신애가 교도소를 찾아간 행동은 어떤 의미일까? 그래서, 당신이 신애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신애는 그렇게 주변을 맴도는 종찬이를 받아들인 걸까? 5월 24일. <밀양>을 본 관객이라면 전화를 통해, 혹은 친구를 만나 이 영화 <밀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신애의 아픔에 공감해서 펑펑 울었다고 말할 수도 있고 그런 여자가 과연 있을 수나 있는 거냐고 화를 낼 수도 있다. 이 남자, 송강호의 사랑스러움에 미소짓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웃게 될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런 여자를 그렇게 사랑할 수가 있는거냐고 불만을 품을 수도 있다. 이창동, 전도연, 송강호... 당신의 가슴 속 잠자고 있는 욕망을 깨워 누군가와 이야기하거나 토론하게 만드는 영화 <밀양>. 당신은 이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두 남녀를 어떻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당신은 이 영화의 결말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이제 당신의 몫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 Production Note 】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 전도연 연기인생 최초로 촬영을 포기하다. “그 말하기 죽기보다 싫었지만, 하고 나니 잘한 것 같다” _전도연 아이를 데려간 범인의 전화를 받기 위해 신애는 정신없이 전화벨이 울리는 집으로 뛰어들어 온다. 신애가 약속 장소에 돈을 놓고 집으로 돌아와 범인과 통화하는 장면. 통화를 마치고 복받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아이를 잃은 엄마의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전도연은 안간힘을 쓴다. “아이를 잃은 슬픔에 대한 시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시작하느냐였는데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이 굉장히 컸어요” 막 견딜 수 없는 큰 슬픔을 표현해야 했던 그녀는 연기생활을 시작하고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당일 촬영 포기를 선언한다. “제가 제 입으로 감독님 이거 오늘 안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찍죠.”라고 말하기까지 정말 죽기 보다 싫었다는 전도연. 그 죽기보다 싫은데 죽어도 안 될거 같아 결국, 그날의 촬영을 접을 만큼 그녀의 연기인생을 걸고 일생일대의 최고의 고난이도의 연기를 <밀양>에서 선보인다. 5개월 내내 고통과 분노속에 살아야했고, 24시간 날이 선 감정을 벼리고 살아야했던 전도연. 혼신을 다해 열연을 펼친 그녀가 이번엔 얼마만큼 전도연을 버리고 신애가 되었을까? <밀양>을 통해 최고 아니, 그 이상의 배우로 거듭난 그녀의 연기가 자꾸만 기대된다. 송강호 첫번째 멜로연기,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위한 열연 “종찬이는 밸도 없어. 그래도 사랑받을만 해” _송강호 카센터 사장치고는 멋쟁이, 그렇지만 은근히 속물적이면서도 순진한 노총각 종찬. “엉뚱하지만 따뜻한 가슴을 지닌 것이 종찬만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송강호는 병원에 누워 있는 신애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는 장면만큼 좋아하는 여자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남자의 마음을 잘 표현한 장면은 없고, 세속적이라 더욱 좋다며 자랑한다. 신애에게 잘 보이려고 교회도 따라 나가고 알아서 주차 안내도 하는데 괜히 몰아세우는 신애앞에 좋아하는 마음을 들키는 것도, 속상한 마음 들키는 것도 싫은 종찬이가 사랑스럽다고, 주차장의 비뚤게 서있는 차에게 살갑게 욕하는 종찬이가 진짜 너무 ‘종찬스러워’ 좋다고 자랑한다. 아이의 사망신고를 위해 홀로 가는 여자가 안쓰러워서 같이 택시를 타려고 애쓰지만 결국 떠밀리고 마는 모습, 그래도 멈추지 않고 뒤따라가는 종찬이를 보고 있으면 은근히 그를 응원하게 되고 저런게 사랑이려니싶고, 그리고 어느 순간 송강호니까 하고 인정하게 된다.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남자 ‘종찬’ 이지만, 그런 종찬이를 만들 수 있는 배우는 송강호 밖에 없다. 병원에서, 생일날 카센터에서 신경써주는 엄마와의 통화에서 애꿎게 툴툴거리는 종찬이는 사실 엄마한테 미안하다. 더 외로워지기도 하고 다 큰 놈이 엄마 걱정끼치는 것도 마음이 괴롭다. 그래서 화를 낸다. 그게 종찬이다. 표현은 서툴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남자,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그의 애정표현이 종찬만의 사랑법이라고 송강호는 정의한다. 세상에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종찬 뿐이라고 말하는 전도연의 극찬처럼 송강호는 종찬을 통해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사랑법을 선보인다. “어떻게 이렇게 멋진 배우들이 여기에 다 숨어 있었나!” 이창동 감독이 격찬한 <밀양> 속, 신애와 종찬의 주변인물들 어쩌면 진짜 밀양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인테리어 흉 잡힌 양장점 여자, 약국하는 장로부부, 카센터를 아지트로 맨날 모여도 정겨운 종찬이 친구들… 지방 소도시 어디에든 가면 있을 법한 적당한 농을 즐기고, 누구네 숟가락 잃어버린 소식 하나도 반나절이면 다 알게 되는 식구 같은 사람들… <밀양>에서 주연을 제외한 배우들은 모두 스크린 연기는 처음이거나, 일반인들이다. <밀양>의 조연배우 오디션을 거쳐간 배우들만 무려 3~4천명. 우연히 실제 다방레지가 필요해, 즉석 오디션을 보기도 하고 실제 카센타 주인, 실제 동사무소 직원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들은 완벽하게 밀양 사투리를 구사하며, 절대로 ‘밀양’스럽게 또는 아주 ‘생활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영화에 배치된 모든 배우들은 완벽하게 밀양의 일부가 되어있다. 그 중에 특히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다. 약국 강장로 이윤희, 부동산 신사장 김종수, 목사 오만석, 친구 김영삼, 일명 ‘울산 형님들’이라 불리운 이들이다. 그 지역에선 나름대로 받을 상 다 받아 본 베테랑 연극 배우이지만 영화는 처음인 분들. 현장에서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연기에 임해 현장 스탭 뿐 아니라 감독님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런 이들을 두고 이창동 감독은 “어떻게 이런 멋진 배우들이 다 여기 숨어 있었나!” 라는 격찬을 하기도 했다. 오만석은 자신은 <밀양>을 찍고 있는 요즘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울산에서 밀양을 넘어올 때는 너무 행복해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도 말할 만큼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