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9 / 1851] |
그 왕에게 공양하였다. |
또 이나반나(伊那槃那) 용왕은 큰 연꽃을 피워 허공을 두루 덮고 아승기 묘한 비단 띠를 드리우며 아승기 보배로 장엄하고, 아승기 보배 화만과 영락 등 천상의 장엄 도구와 온갖 묘한 꽃과 향으로 허공을 가득 채워 그 왕에게 공양하였다. 또 아승기 천녀들은 허공에 가득하여 그 왕을 찬탄하였다. |
또 항상 큰 바다와 염부제에 살면서 피를 마시고 살을 먹는 아승기 나찰귀(羅刹鬼)들과 항상 중생을 해치는 물과 육지의 모진 짐승들은 모두 인자한 마음과 또 고요한 마음을 얻고, 뒷세상을 굳게 믿어 모든 악을 멀리 떠나고, 매우 기뻐하는 마음으로 온몸을 땅에 던져 그 왕에게 경례하면서 모두 몸과 마음의 무량한 즐거움을 얻었다. |
또 아승기 비사사(毗舍闍) 귀신과 네 천하의 독한 중생과 삼천대천세계 내지 시방의 각각 백만억 나유타 세계의 독한 중생들도 다 그러하였다. |
그 때 대광왕은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에게 말하였다. |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보살의 대자당행삼매(大慈幢行三昧)밖에 모른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큰 자비의 일산으로 일체 중생을 두루 덮어 구호하고 상·중·하 급의 중생들을 모두 평등하게 관찰하며, 그 사랑은 대지와 같아 중생을 다 실어 양육한다. |
보살의 원만한 달은 공덕의 광명을 내어 온갖 고뇌를 멸하고, 보살의 깨끗한 해는 지혜의 광명으로 일체를 두루 비추며, 보살의 밝은 등불은 짙은 어둠을 다 멸하고, 보살의 정수주(淨水珠)는 중생들 마음 바다의 번뇌의 흐림을 다 없애며, 보살의 여의보주(如意寶珠)는 중생의 원을 따라 다 만족시키고, 보살의 빠른 바람은 중생들을 빨리 삼매를 닦아 일체지의 성(城)에 들어가게 한다. |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다 알고 말하며, 그 공덕의 산을 찬탄하고 헤아릴 수 있겠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 공덕을 관찰하여 큰 서원의 풍륜(風輪)을 알고 진실한 자리를 얻을 수 있겠으며, 또 대승을 장엄하는 보현보살의 수행과 그 모든 삼매를 분별해 알고 그 대비를 찬탄할 수 있겠는가. |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안주(安住)라는 성(城)이 있고 그곳에 부동(不動)이라는 우바이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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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 / 1851] |
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그 왕에게 경례하고 무수히 돈 위에,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
그 때 선재동자는 바른 생각으로 대광왕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보살의 대자당행(大慈幢行)과 대자를 으뜸으로 하여 세간을 따르는 삼매를 생각하면서 불가사의한 공덕의 원력을 내고 보살의 불가사의한 견고한 지혜를 길렀다. 또 보살의 불공법[不共之法]을 생각하고 불가사의한 모든 법의 실상을 생각하며, 보살의 불가사의한 권속을 생각하고 보살의 불가사의한 뭇 일을 생각하였다. |
이렇게 생각하고는 기쁜 마음·욕심을 떠난 마음·극히 기쁜 마음·겸허한 마음·번뇌를 떠난 마음·밝고 깨끗한 마음·견고한 마음·두려움이 없는 마음·다함이 없는 마음 등을 얻었다. |
이렇게 생각할 때 그는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였다. |
'선지식을 보면 나는 일체의 공덕을 내고 보살의 행과 청정하고 바로 생각하는 다라니를 일으킬 것이요, 보살의 삼매를 낼 것이다. 모든 부처님을 뵈오면 나는 모든 불법의 구름을 내리고 보살의 모든 원을 분별하여 해설할 것이며 보살의 불가사의한 지혜의 광명을 내고 보살의 견고한 모든 근(根)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
그리하여 험한 길을 능히 떠난 선지식을 생각하고, 바른 길을 열어 보이는 선지식을 생각하며, 평등한 법을 따르는 선지식을 생각하고, 마하연(摩訶衍)을 나타내는 선지식을 생각하며, 보현보살의 행을 성취한 선지식을 생각하고, 일체지의 성(城)을 나타내는 선지식을 생각하며, 일체 법계 바다를 건넌 선지식을 생각하고, 삼세 일체 법의 바다를 두루 비추는 선지식을 생각하며, 일체의 희고 깨끗한 법을 기르는 선지식을 생각하고, 일체 성현의 법을 원만히 성취한 선지식을 생각하였다. |
이렇게 선재가 자비스런 마음을 생각할 때, 여래 사신의 하늘과 보살을 따르는 하늘은 허공에서 말하였다. |
“선남자여, 선지식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은 모든 부처님이 기뻐하고, 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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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 / 1851] |
지식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은 일체지에 가까워질 것이며, 선지식의 가르침에 대해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이치가 다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
선남자여, 그대는 저 안주성(安住城)에 가서 부동(不動) 우바이를 찾아보라. 그는 곧 그대의 선지식이니 오래지 않아 만나게 될 것이다.” |
그리하여 선재는 지혜광명삼매에서 일어나 차츰 노닐면서 안주성에 이르러 부동 우바이의 있는 곳을 물어 보았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
“선남자님, 부동 우바이는 지금 그 집에 있는데, 그 부모가 가까이서 수호하고 권속들이 둘러싸 호위하고 있습니다. 그는 무량한 중생들을 위해 바른 법을 연설하고 있습니다.” |
그 때 선재는 한없이 기뻐하면서 그 성에 나아가 그 집에 들어가 보았다. 그 궁전은 금색 광명으로 일체를 두루 비추는데 그 빛에 닿는 사람은 모두 그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
그 때 선재도 그 광명을 몸에 받아 곧 5백 삼매문(三昧門)을 얻었으니, 이른바 일체를 깨닫는 삼매문과 기특한 당기 삼매문·고요한 삼매문·일체 중생을 멀리 떠나는 삼매문·넓은 눈의 삼매문·여래 창고 삼매문 등이니, 이런 5백 삼매문으로 그 몸과 마음이 유연해져 마치 이레된 태아(胎兒) 같았다. |
그리고 또 천상과 인간에 뛰어난 묘한 향내를 맡으면서 그 앞에 나아가 합장 공경하고 일심으로 관찰하였다. 즉 그 형색은 하늘·용 등 팔부(八部)와 어떤 채녀도 따를 수 없었고 시방세계의 어떤 여자도 짝할 수 없었다. 그 용색의 절묘함은 부처님 이외에는 시방의 누구도 짝할 이가 없거늘 하물며 그보다 나을 수 있겠는가. |
그 궁전의 장엄은 시방세계에서 짝할 이 없고 그 입에서 나오는 묘한 향내도 시방세계에서 짝할 이 없으며, 그 장엄 도구도 시방세계에서 짝할 이 없고 그 권속들도 시방세계에서 짝할 이 없거늘, 여래 대중 이외에 무엇이 그보다 나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런 뛰어나고 묘함도 중생들로 하여금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지 않았다. |
누구나 그를 보는 사람은 다 번뇌를 없애는 것은 마치 범천왕에게는 욕심세계의 번뇌가 그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았고, 이 우바이를 보는 사람은 일체의 번뇌가 다 사라졌으므로 시방 중생은 즐겨 바라보아 싫증이 나지 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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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 / 1851] |
았으니 오직 명행족(明行足)만은 그 예외이다. |
그 때 선재는 그 여인의 불가사의한 법과 불가사의한 삼매와 불가사의한 견줄 데 없는 묘한 빛깔의 어떤 장애도 없는 무량한 광명 그물과 불가사의한 중생을 이롭게 함과 그 끝이 없는 권속들을 보았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그 몸을 관찰하면서도 만족하지 않았다. |
그리하여 선재는 다음 게송을 외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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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청정한 계율 지니고 |
정진하면서 인욕 닦나니 |
비유하면 저 원만한 달이 |
별 속에서 홀로 빛나는 것과 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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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선재는 이렇게 게송으로 찬탄한 뒤 그 여인에게 아뢰었다. |
“대성이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대성은 잘 해설하신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부디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
그러자 여인은 부드럽고 정다운 말로 선재에게 답하였다. |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잘 내었구나. 나는 보살의 무괴법문(無壞法門)을 성취하여 보살의 견고한 행을 닦아, 일체 법의 평등한 자리[地] 다라니를 얻고 일체 법의 평등한 법문을 얻고 존재를 떠난 장엄한 삼매를 얻었느니라.” |
선재는 아뢰었다. |
“보살의 무괴법문과 내지 존재를 떠난 장엄한 삼매의 경계는 어떠합니까?” |
“선남자여, 그것은 알기도 어렵고 말하기도 어렵느니라.” |
“원하옵노니 대성은,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저를 위해 해설해 주십시오. 저는 선지식에 의해 믿고 알며 분별하고 바로 생각하며 관찰하고 일심으로 따르면서, 허망함을 멀리 떠나 평등한 법을 알겠습니다.” |
우바이는 답하였다. |
“선남자여, 지난 세상 이구(離垢)라는 겁에 수비(脩臂)라는 여래·응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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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 / 1851] |
등정각께서 세상에 나오셨다. 그 때 전광(電光)이라는 왕이 있었고 나는 그 왕녀가 되었다. 내가 밤중에 음악을 그만두었을 때에 5백 시녀들은 다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
나는 누각에 올라가 별들을 우러러보았다. 그 때 허공에 계시는 그 여래는 마치 보산왕(寶山王)과 같았는데, 하늘·용 등 팔부(八部)와 불가사의한 큰보살 대중은 그 부처님을 공경하고 호위하면서 큰 광명 그물을 놓아 시방을 두루 비추었다. |
그 부처님은 털구멍에서 미묘한 향내를 내었다. 나는 그 향내를 맡자 곧 몸이 유연해지고 마음이 크게 기뻐졌으므로, 공경하고 예배하며 일심으로 그 부처님을 우러러보았으나 그 정수리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몸의 좌우를 보았으나 그 끝도 또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장엄한 상호는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았느니라. |
선남자여, 나는 그 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
'어떤 업을 닦았기에 이런 몸을 얻고 이런 몸을 기르며, 이런 몸을 갖추었는가. 또 그 몸은 이렇게 청정하고 이렇게 자재한가. 그리고 그 광명과 권속과 모든 장엄 도구와 공덕과 지혜와 삼매와 다라니와 모든 변재의 창고도 비유할 수 없을까.' |
선남자여, 그 때 여래는 내 마음을 아시고 곧 내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깨뜨릴 수 없는 마음을 내어 번뇌를 모두 없애고, 뛰어나게 묘한 마음을 내어 일체의 존재에 집착하지 말며, 게으르지 않은 마음을 내어 방편의 법을 따라 깊이 들어가고, 인욕의 마음을 내어 중생들의 모든 악한 마음 바다를 다스리고, 우치를 떠난 마음을 내어 일체 생사의 갈래를 멀리 떠나며, 싫증이 없는 마음을 내어 일체 부처님을 보되 고달파하는 마음이 없고,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을 내어 일체 불법의 구름을 모두 마시며, 고요한 마음을 내어 모든 부처님의 방편으로 세간을 다 따르고, 수호하는 마음을 내어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호지하며, 분별하는 마음을 내어 그 응함을 따라 법을 연설하여 모두 기쁘게 하여야 하느니라. |
선남자여, 나는 그 때 그 여래 가르침의 청정한 법문을 듣고는, 일체지(一切智)·여래 십력의 헛되지 않은 말씀과 광명의 장엄과 청정한 법신과 상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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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 / 1851] |
의 장엄과 여래의 권속과 장엄한 부처님의 국토와 여래의 위의와 여래의 수명을 구하려 하였느니라. |
선남자여, 내가 이 마음을 내었을 때, 그것은 어떤 번뇌도 성문이나 연각도 금강의 모든 산들도 깨뜨릴 수 없는 것이었다. |
선남자여, 나는 그 마음을 낸 뒤에는 염부제의 티끌 수 같은 겁 동안 욕심을 내지 않았는데 어찌 그 일을 행했겠으며, 또 그 겁 동안 내 권속에 대해서도 성을 내지 않았는데, 어찌 다른 사람에 대해서겠으며, 또 그 겁 동안 나라는 마음도 내지 않았는데, 어찌 내 것이라 생각했겠으며, 또 그 겁 동안 어리석은 마음도 내지 않았는데, 어찌 무기(無記)라는 마음을 내었겠으며, 내지 태 안에서도 항상 바른 생각을 일으켰는데, 어찌 다른 때겠으며, 또 그 겁 동안 심지어 꿈 속에서도 모든 부처님을 뵈었는데 어찌 열 눈으로 봄이겠는가. |
또 그 겁 동안 일체 불법의 구름을 듣고 기억하여 한 글귀도 잊지 않았고 내지 세간의 말도 잊어버리지 않았는데 어찌 여래의 말씀이겠으며, 또 그 겁 동안 일체 불법의 바다를 다 마시고 내지 세간의 법도 분별해 알며 일체 방편과 모든 삼매문을 내되 허망하다는 마음이 없었으며, 또 그 겁 동안 일체 부처님의 법륜을 받들어 지니되 그 법륜 가운데서 한 법도 잃지 않고 내지 중생의 교화 이외에는 두 가지 지혜가 없었으며, 또 그 겁 동안 일체 부처님 바다와 모든 변화한 부처님에 있어서 그 부처님에게서 큰 서원을 다 원만히 이루었느니라. |
또 그 겁 동안 일체 보살 바다에서 청정한 보살행의 바다를 원만히 내었고, 또 그 겁 동안에 만일 나를 보는 중생이 있으면 그는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되, 내지 한 찰나 사이에도 이승(二乘)의 마음을 내지 않았으며, 또 그 겁 동안에 일체 불법에 대해서 내지 한 글귀, 한 뜻에 대해서도 의혹을 내지 않아, 두 가지 생각이 없고 허망하다는 생각이 없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없고 좋고 나쁘다는 생각이 없으며 사랑하거나 밉다는 생각이 없었느니라. |
선남자여, 나는 처음 발심한 뒤로 항상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선지식을 보고 부처님의 큰 서원을 듣고 보살의 행과 모든 바라밀과 지혜의 모든 자리와 다함이 없는 법의 창고를 닦아, 무량 무변한 일체 세계에 들어가고 무량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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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 / 1851] |
중생계를 분별하며, 청정한 지혜의 광명을 떠나지 않고 일체 중생의 번뇌를 멸하며, 중생들의 선근을 내어 기르고 그 응함을 따라 다 나타나며, 미묘한 음성을 버리지 않아 누구나 듣는 사람은 다 기뻐하느니라. |
선남자여, 나는 이 무괴법문(無壞法門)에 들어가 일체 법이 평등한 다라니를 관찰하고, 한량없이 자재한 신변을 나타내려 하는데, 그대는 보고 싶어하는가?” |
“예, 보고 싶습니다.” |
그 때 부동 우바이는 1만 삼매문에 들어가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였으니, 이른바 오로지 장엄한 바른 법을 구하되 마음에 고달파함이 없는 삼매문과 우치를 떠난 장엄한 삼매문·십력의 삼매문·부처님의 무진장의 삼매문 등이었다. |
이런 삼매문에 머물 때 십 불가설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면서 유리처럼 깨끗하였고, 그 낱낱 세계 가운데에는 각각 백억 여래가 나타나며, 그 낱낱 여래는 대중에 둘러싸여 큰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비추었다. 그리하여 혹은 도솔천을 나타내고 혹은 일체 세계를 나타내어 미묘한 소리로 깨끗한 법륜을 굴리고, 내지 큰 반열반을 나타내 보였다. |
그 때 우바이는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에게 말하였다. |
“선남자여, 그대는 이것을 보았는가?” |
“예, 보았습니다.” |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무괴법문을 성취하여 일체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여 그들을 다 기쁘게 할 뿐이다. |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시방에 노닐면서 아무 장애가 없고, 저 금시조왕(金翅鳥王)과 같아 중생의 큰 바다 밑바닥을 다 얻어 만일 보리의 종자가 있는 어떤 중생을 보면 나고 죽는 바다에서 그것을 움켜잡아 보리에 편히 두며, 또 마치 상인(商人)이 큰 보배 섬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 오로지 여래의 십력이라는 큰 보배를 구하여 생사의 바다에 노닐면서 중생을 교화하여 번뇌를 멸한다. |
또 마치 밝고 깨끗한 해와 같아, 간절한 애욕의 물을 말리고 일체 중생의 연꽃을 피우며, 또 마치 빠른 바람과 같아 시방에 노닐면서 일체 중생의 사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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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 / 1851] |
(邪見)과 번뇌라는 나뭇가지를 꺾어 버리며, 또 마치 대지와 같아 일체 중생의 선근을 기르며, 또 마치 전륜왕과 같아 사섭법(四攝法)으로 중생들을 다 포섭하는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다 알고 말할 수 있겠는가. |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불가칭(不可稱)이라는 나라가 있고, 그곳에 지족(知足)이라는 성(城)이 있으며, 수순일체중생(隨順一切衆生)이라는 출가 외도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
그 때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저 우바이는 바로 내 선지식이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 바른 가르침을 생각하고 그 말한 바를 생각하며, 그 개발(開發)한 바를 생각하고 그 나타내 보임을 생각하며, 그 찬탄한 바를 생각하고 그 밝힌 바를 생각하며, 그 넓은 설명을 생각하고 그 수행한 바를 생각하였다. |
그리하여 그에 따라 깊이 생각하면서 두루 닦고 고요함을 닦으며 밝게 비추어 관찰하였다. 그리고 차츰 도시와 촌락을 지나 해질녘에 지족성에 들어갔다. 거기서 수순일체중생 외도는 지금 어디 있는가 하고 두루 찾았다. 그러다가 밤중이 되어 그 성 북쪽에 어떤 산이 있는데, 거기 빛나는 광명이 마치 해가 처음으로 뜨는 것 같음을 보았다. |
그리하여 선재는 새벽에 그 성을 나와 산으로 올라가서, 그 외도가 고요한 곳에서 거닐고 있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그가 성취한 묘한 몸은 1만 범천의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범왕보다 훨씬 뛰어났었다. |
그는 곧 그에게 나아가 그 발 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
“대성이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
외도는 답하였다. |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잘 내었구나. |
선남자여, 나는 일체처(一切處) 보살의 행에 편히 머무르면서, 삼매의 법문을 두루 관찰하는 무의무작신족(無依無作神足)을 성취하였다. 그리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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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 / 1851] |
평등한 반야바라밀의 광명으로, 일체의 갈래[趣]에서 일체 중생들이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면서 모든 세계로 흘러 다닐 때, 그 갖가지 무리들 형색의 좋고 나쁜 것과 갖가지 욕락과 그 태어나는 모든 곳을 다 관찰하고 분별하나니, 이른바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지옥·아귀·축생·염라왕이 있는 곳과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사는 곳 등이니라. |
저 여러 중생들은 혹은 사견(邪見)에 집착하고, 혹은 이승(二乘)을 좋아하며, 혹은 대승을 좋아한다. |
그러므로 나는 묘한 지혜와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데, 혹은 세간의 온갖 기예(技藝)를 가르치나니 그것은 그들로 하여금 온갖 교묘한 기술 다라니문을 얻게 하기 위해서요, 혹은 사섭법으로 중생들을 포섭하나니 그것은 그들로 하여금 살바야(薩婆若)를 얻게 하기 위해서이며, 혹은 모든 바라밀을 찬탄하나니 그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일체지의 회향을 얻게 하기 위해서요, 혹은 보리심 내는 것을 찬탄하나니 그것은 중생들의 모든 선근으로 하여금 깨뜨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며, 혹은 보살행을 찬탄하나니 그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 국토를 장엄하고 큰 원을 이루어 중생들을 교화하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
또 혹은 염리(厭離)의 법을 말하나니 그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악행의 과보로 세 갈래[三塗]의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서요, 혹은 청정한 법을 말하나니 그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모든 부처님에게 뭇 덕의 근본을 심어 일체지의 과(果)를 얻게 하기 위해서이며, 혹은 여래·응공·등정각을 찬탄하나니 그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큰 서원을 내어 한결같이 청정한 법신을 구하게 하기 위해서요, 혹은 여래의 공덕을 찬탄하나니 그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한결같이 부처님의 무너지지 않는 몸을 즐겨 구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혹은 여래의 비할 데 없는 묘한 법을 찬탄하나니 그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무너지지 않는 일체 공덕을 구하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
또 선남자여, 이 지족성(知足城) 안에 사는 남녀 노소의 모든 인민들에 대해 그 근기를 따라서 나는 다 교화해 구제하지만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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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 / 1851] |
못하며, 이 염부제에 있는 96종의 외도들의 사견에 대해서도 나는 갖가지로 설법하여 그 사견을 끊어 주며, 삼천대천세계 내지 시방 일체 세계의 중생 바다에 대해서 갖가지 지혜와 방편의 법문과 갖가지 일과 형상과 음성으로 교화해 제도하고 이롭게 하는 데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보살의 일체처행법문(一切處行法門)밖에 알지 못한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그 몸이 일체 중생의 수와 같은데, 그들은 다 일체 중생의 몸을 분별하는 삼매를 얻고는 변화의 바퀴를 내어, 일체 세계와 일체 갈래에 두루 노닐면서 시방의 일체 중생들 앞에 다 나타내되, 누구나 그를 보는 사람은 아무리 보아도 싫증을 내지 않느니라. |
그리고 그들은 일체의 선근을 기르면서 일체의 겁에 머무르고 큰 원을 버리지 않고, 인나라(因那羅)의 장엄한 광명의 행을 얻으며, 일체에 집착하지 않고 오로지 진실한 이치를 구하여 중생을 수순하며, 삼세에 평등하게 무아(無我)의 경계를 비추고 무진한 대비의 창고를 원만히 갖추었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청정한 행의 공덕과 지혜를 다 알고 말할 수 있겠는가. |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감로미(甘露味)라는 국토가 있고 그곳에 청련화향(靑蓮華香)이라는 장자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외도의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
그 때 선재동자는 신명을 아끼지 않고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며, 번뇌를 멀리 떠나 어떤 갈래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세간의 오욕(五欲)에 집착하지 않고 권속들의 자재한 세력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항상 일체 중생을 제도하기 좋아하고 일체 부처 세계를 장엄하며, 일체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되 만족하다는 마음이 없고자 하였다. |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을 알고 일체 보살의 공덕의 큰 바다를 얻고자 하였으며, 큰 서원을 원만히 성취하여 일체의 겁에서 보살행을 닦으면서 일체 부처님과 그 권속 바다에 나아가고, 일체 보살의 삼매에 들어가 일체 보살의 자재한 신력을 나타내어, 한 털구멍에서 일체 부처님을 뵙되 만족하다는 마음이 없으며, 일체 부처님의 바른 법륜 구름을 다 듣고는 받들어 지니되 만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