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숲을 가다-오렌지.hwp
크메르목장 이경희B 집사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 자연과 함께 하는 숲교육이 최근 많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4월말 힐링도 하고 교육에 도움을 얻고자 숲협회 주관으로 지역 원장들과 함께 제주의 숲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들과 일에 묻혀 살아가던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떠난 밖으로의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데 동종 업계의 여러 동료와 함께한 여행인지라 더욱 신났다.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이국에 온 듯 벌써 공기부터 다름을 느꼈고, 가이드의 인도에 따라 제주의 맛난 음식과 절경들이 차례로 눈앞에 펼쳐졌다.
제주에는 산이라고는 한라산(1,950m) 단 하나뿐이라고 한다. 섬 곳곳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은 한라산의 기생화산으로 산이 아닌 ‘오름’이라 부른다. 이러한 오름이 제주도에는 368개나 된다고 한다.
비자림의 원시림 속을 걸으며 배운다는 느림의 미학을 맨발로 걸으며 땅의 기운을 느껴 보는 이도 있었다. 비자나무는 느리게 자라기로 유명해 100년 지나야 지름이 20cm 정도밖에 크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이 만들어 잘 정비되고 깔끔한 아름다운 곳이 많았지만 그중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곶자왈 환상숲이었다. 자연 그대로의 공간, 원시림이 살아있는 곳이 곶자왈이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이 이렇게까지 신비롭고 아름다울 수가 있나? 감탄할 뿐이었다.
환상숲은 해설자가 있어 설명을 재미있게 또는 맛깔스럽게 잘해 주기 때문에 설명을 듣다 보면 자연 생태계를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환상숲은 인간극장 <곶자왈, 아버지의 숲을 걷다>에도 방영된 적이 있는 스토리가 있는 숲이다.
나무에 미쳐 살아오신 서른넷의 아버지는 과수원을 사달라는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빚을 내어 돌 땅을 샀다. 아무 쓸모없고 어지러운 산을 아버지는 홀로 환상숲이라 불렀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대학생이 되었고 25년 동안 은행에서 근무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다. 어릴 적에는 “나무가 밥 먹여주느냐”고 따졌는데 결국 나무가 아버지의 생명까지도 살려 주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는 “살아야 한다”하시며, 넘어지고 깨어지면서까지 왼손만으로 산에 길을 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3년이 지나자 뇌경색에서 몸도 마음도 완전케 되었다. 절망하고 낙심할 상황이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새로운 시작이 찾아온 것이다.
“아름다운 숲을 지킬 수 있도록 가난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라고 이형철 씨 부부는 말한다.
딸 지영 씨는 아버지가 하는 일에 보탬이 되고자 다니던 연구소를 휴직하고 제주에 내려왔다. 20대 아가씨가 숲 읽어주는 여자가 되길 자처하자 주변 사람들은 시골에서 시집을 갈 수 있을지 걱정했다.
시어머님의 인간극장 tv 시청과 시아버님의 숲 방문 후, 며느리 삼고 싶다고 으레 건네는 인사가 시작 되어 서울 총각과 제주 처녀가 숲에서 만나 숲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지영 씨 부부는 “숲이 만들어준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며, 따뜻하고 겸손한 삶을 살겠다”고 말한다.
서로 응원하며 칭찬해 주며 오순도순 웃으며 사는 젊은 부부의 모습은 너무나 보기 좋았다.
여행에서의 즐거움과 자연의 아름다움, 여러 동료와의 교제, 이효리가 좋아하는 제주 바다의 이국적인 바다 풍경 등을 내게 허락하신 하나님과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