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신년사]
“변화와 혁신의 시대정신”
이병기 발행인(정치학 박사)
종로구 낙산 위로 붉은 해가 떴습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 아침 희망찬 모습이 온 종로를 비추는 광경입니다. 청룡의 해를 맞아 붉은 여의주처럼 떠오른 둥근 해를 바라보며 급변하는 격동의 세월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은 실로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며 급발전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100 불도 안되는 시절에서 오늘날 3만 불을 넘는 나라로 성장한 것은 전 세계가 감탄하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순차적으로 아니 거의 동시에 이룬 우리의 역량은 비단 ‘쓰레기통에서 꽃 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잘살아 보자’는 구호 아래 온 국민이 허리띠 졸라매며 경제 근대화를 이루면서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공유하자는 국민 의식이 간절하게 하늘로 통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실의 그림자로 드리우는 세대 간 갈등이 동시대의 과제로 다가오면서 우리는 보다 ‘포용과 인정’의 공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로 가는 길목에서 문지방을 넘지 못하는 세태를 통렬하게 성찰해야 할 때입니다. 선진화는 국민 의식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미 경제와 문화 분야는 선진화를 넘고 있습니다. 첨단 산업 기술의 발전과 영화 및 음악 분야의 세계화는 선진국들을 이끌기도 합니다.
문제는 정치와 사회인데, 핵심은 정치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설파했듯이 정치가 바로 서지 못하면 나라가 어지럽고 국민이 피곤합니다. 공정과 정의가 무너지고 법과 질서가 흐트러집니다. 참으로 힘든 혼돈의 세상이 됩니다.
올해는 다시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됩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선량들이 제대로 뽑혀서 올바른 정치질서와 문화를 이뤄야 할 것입니다. 정치 권력만을 탐하는 사이비 정치인들이 득세를 해서 정쟁을 일삼는 권력 사유화를 막아야 합니다. 건설적 비판을 지나쳐 조롱과 폄훼하는 언어로 정치 혐오를 일으키는 모습에 정치는 갈 길을 잃고 실종상태가 된 것이 지금의 정치입니다.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폭력이자 혹세무민입니다. 훌륭한 우리 국민에게 이 무슨 재앙인지 참으로 막막하기까지 합니다. 국민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세상은 참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곳곳의 전쟁 상황이 격동의 세월이지만 그보다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은 우리에게 항상 변화와 혁신을 요구합니다. 우리가 잠깐만 뒤돌아봐도 무섭게 변해버린 세상의 모습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더욱 빠르게 변하리라 봅니다.
‘법륜대전(法輪大轉)’을 100년 전 만해 한용운 선생이 설파했듯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 단순 이치이며, 오늘날에는 그 속도다 너무 빨라 쫓아가기조차 힘든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시대의 시대 정신은 ‘변화와 혁신’입니다.
전통의 담지자를 내세우는 보수의 틀을 부수고, 기득권적 권력 사유화에 안주하는 진보의 모순을 과감히 깨트리는 ‘변화와 혁신’으로 진정한 선진화의 문지방을 넘어서야 합니다.
특히 극단의 정치에서 벗어나는 ‘중용지도(中庸之道)’의 정치권 ‘변화와 혁신’을 기원하며, 상호 인정과 포용의 정치 문화로 한껏 선진국 진입을 추구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애독자 제현의 만사형통을 기원하며 모두가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