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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10. 20.~21. 출발 - 싱가폴 )
한국교원대학교 정책전문대학원에 다니면서 3번의 해외연수 기회가 있었다. 그 중 2번은 자비로 가는 것이어서 본인의 선택이었다. 1학기 때 유럽 연수에 이어 2학기 때는 전공별로 나누어 2010. 10. 20(수).부터 10. 25(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및 대만 등 인근 국가를 방문하게 되었다. 교육정책 전공인 우리는 지도교수 두 분을 포함한 28명으로 선진국가로 알려진 싱가폴을 연수대상 국가로 정하여 교육기관을 견학하고 인접한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와 인도네시아 바탐섬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날짜수로는 5일 일정이지만 갈 때는 인천에서 오후에 출발하여 싱가폴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숙박을 하고 돌아올 때는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사실상 연수일정은 3일에 불과하였다. 여행사의 사정으로 중간에 일정이 축소 변경되는 바람에 우리는 불만이 많았지만 연수를 우리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따르기로 하였다.
연수 첫날인 10. 20. 우리는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원 기숙사인 함덕당 앞에서 학교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오전 11시에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하였다. 기숙사에서 짐을 챙겨 출발 시간에 맞춰 마당으로 나오니 대기 중인 버스 앞에서 여행사에서 나온 가이드 이현수씨가 인원을 체크하며 인사를 하였다.
나는 버스를 타고가면서 맨 뒷좌석에 앉아 상당히 매력적인 가이드 이현수씨와 해외 연수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해외연수의 목적은 국내에서 경험하지 못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사고의 영역을 넓히는 것인데, 해외에 나가서도 밤새 술을 퍼마시며 정작 견학을 해야 할 낮에는 피곤하여 차안에서 곯아떨어지는 한심한 일부 사람들이 있어 문제라는 점에 서로 공감을 표시하였다.
사진 1) 함덕당(기숙사)의 내방
사진 2) 함덕당 앞에 대기중인 버스와 인원을 점검하는 가이드
버스 안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오후 1시가 넘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직접 공항으로 온 다른 일행들을 기다렸다가 오후 4시발 아시아나 항공 비행기를 타고 싱가폴로 출발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구름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지만 그날 석양에 비친 구름 모습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비행시간이 6시간이 넘어 기내식으로 저녁을 먹고 우리 시간보다 1시간 느린 현지 시간 오후 9시 30분경에 싱가폴 창이 공항에 도착하였다. 입국수속 후 바로 대기 중이던 여행사 버스를 타고 숙소인 '그랜드 파크 시티호텔'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다.
사진 3) 인천국제공항 32번 탑승구
사진 4) 우리가 타고간 아시아나 항공 비행기
사진 5) 석양무렵 비행기에서 바라본 구름 모습
사진 6) 저녁으로 먹은 기내식
사진 7) 기내에서 오찬규, 길관섭 사무관과 함께
사진 8) 창이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 수속 대기중
사진 9) 공항 앞에 대기중인 버스에 올라 현지 가이드로 부터 안내를 받는 중
사진 10) 첫날 1박을 한 싱가폴 Grand park city hotel
싱가폴은 말레이시아 반도 끝 적도 부위에 위치한 열대 지방의 작은 섬나라로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더 넓고 거주 인구는 서울의 절반 정도인 도시국가이며 중계무역항이다. 인종도 다양해서 중국계가 대략 77.5% 말레이시아계가 14.2% 인도계가 7.1% 기타 민족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언어도 인종만큼 다양하지만 공영어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16세기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지로 있었던 싱가폴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게 점령을 당했다가 종전 후 영국의 식민지로 복귀한 다음 1963년 9월 16일 말레이시아연방의 구성원으로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였다. 그러나 채 2년도 못가서 싱가폴의 걸출한 인물인 이광요의 정치적 성장을 두려워한 말레이시아 본토 정치인들에 의해, 이광요가 비말레이계의 단결과 지지를 호소했다는 이유로, 말레이시아연방으로부터 탈퇴를 강요당하여 1965년 8월 9일 지금과 같은 싱가폴만의 독자적인 나라가 성립하였다고 한다. 싱가폴이 스스로 원해서 분리 독립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그것도 본토 정치인들에 의해 말레이시아연방에서 분리를 당하여 독립하였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당시 싱가폴은 좁은 땅덩어리에 국민의 대부분이 무단 정착촌에 거주하는 상황이었고, 제대로 된 교육도 실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천연자원 또한 부족하여 홀로서기가 어려운 조건이었는데 이광요의 강력한 지도력으로 오늘날의 선진국이 되었다고 한다. 연수 2일째, 사실상 연수 첫째 날인 10월 21일 나는 일찍 잠에서 깨어 혼자 호텔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산책하였다. 새벽녘이라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았고 언덕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 봐도 그다지 눈에 띄는 곳이 없었다. 게다가 후텁지근한 날씨가 짜증을 유발하는데 빗방울이 뿌려 일출광경도 보지 못하고 인근 공원을 잠시 둘러본 다음 급히 호텔로 돌아왔다. 사진 11) 새벽녘 호텔주변 거리풍경 사진 12) 호텔 인근에 위치한 공원 안내도
사진 13) 날이 조금 밝은 뒤에 둘러본 호텔 주변 거리 풍경(1)
사진 14) 날이 조금 밝은 뒤에 둘러본 호텔 주변 거리 풍경(2)
우리는 호텔식으로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10시 40분 경에 재외동포 교육기관인 싱가폴 한국국제학교를 방문하였다. 그리고 강당에서 권병진 교장으로부터 학교 현황과 싱가폴 교육제도 전반에 대하여 장시간 설명을 듣고 교장의 안내에 따라 학교시설을 돌아보았다. 국제학교에서는 고국에서 실시하는 시스템과 비슷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싱가폴의 교육정책은 철저하게 엘리트 위주의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싱가폴의 모든 초등학생들은 4학년 말에 국가에서 시행하는 진급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에 따라 우열반을 편성하여 그것이 대학까지 이른다고 한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결혼시즌을 마련하여 엘리트 학생끼리의 결혼을 장려한다고 한다. 일류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들은 정부 요직을 독차지하고 사회 상층부를 형성하게 되므로 결국 싱가폴은 초등학교 때부터 인생길이 결정되는 셈이다.
이러한 성적지상주의 교육정책은 부존자원이 없는 싱가폴로서는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인적자원의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권 교장으로부터 이와 같은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공통적으로 가슴 속에 뭔가 답답함을 느끼었다. 싱가폴은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국가통제 하에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기계와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국가 발전을 위해 인재양성이 필요하긴 하지만 사람이 목적이어야지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라가 잘살기만 하면 국민이 반드시 행복한 것일까?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간파한 싱가폴 정부는 1997년부터 ‘생각하는 학교와 배우는 국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학업성적보다는 문제해결능력ㆍ사고력ㆍ창의력 배양에 초점을 맞춘 교육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15) 아침 식사
사진 16) 싱가폴 한국국제학교 입구
사진 17) 교문에 들어서서 본 모습
사진 18) 싱가폴 한국국제학교 1층 로비
사진 19) 문에 붙어있는 안내 포스터
사진 20)
한국국제학교 강당에서 교장으로 부터 설명을 듣는 중
우리는 한국국제학교 방문을 마치고 버스로 시내에 있는 만나 식당으로 이동하여 12시가 넘어 한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 식당의 음식은 한국에 있는 일반식당의 음식과 다르지 않아 먹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이때 바깥에는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가 곧 그쳤다. ‘스콜’이라고 부르는 이런 현상은 싱가폴 여행 중 가끔씩 나타났다.
사진 21) 만나 식당
사진 22) 그날 먹은 점심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곧장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오후 1시경에 싱가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를 견학하였다. 이 대학은 1905년에 의과단과대학으로 설립된 싱가폴 최초 국립종합대학으로서 세계 우수 대학 랭킹 상위(세계 30위권, 아시아 3위권)를 차지하고 있으며 싱가폴 고위관리 등을 많이 배출한 명문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15개의 학부가 개설되어 있고 하버드, 예일,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듀크대학등 세계 유수의 대학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 활발한 학술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학교입구 주차장에서 내려 이 학교 한국인 유학생인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캠퍼스 내부를 이리 저리 둘러보았다. 캠퍼스는 그다지 넓지는 않으나 여러 건물과 시설들이 아담한 규모로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캠퍼스 곳곳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의 모습은 활기가 넘쳐 보였다. 우리는 캠퍼스를 빠져나와 학교 입구의 버스정류소에 잠시 앉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을 식힌 다음 버스를 타고 쥬롱 새 공원으로 이동하였다.
사진 23) 싱가폴 국립대학교 입구 건물과 주차장
사진 24) 캠퍼스내 벽화
사진 25) 캠퍼스 모습 1
사진 26) 캠퍼스 모습 2
사진 27) 캠퍼스 모습 3
사진 28) 캠퍼스 모습 4
사진 29) 캠퍼스 맵이 세워진 버스 정류소에서 이 대학 학생과 함께
쥬롱 새 공원은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관광명소로서 6만 여 평에 달하는데 이 공원에는 동남아의 희귀한 새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365종, 3,600여 마리의 새가 지저귀고 있다고 한다. 공원에 도착하니 야외무대에서 앵무새와 매들의 묘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는 잠시 나이를 잊고 동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마음으로 새들의 공연을 지켜보았다. 공연 관람 후 우리는 모노레일을 타고 공원전체를 둘러보았다. 인공폭포도 보이고 여러 종류의 많은 새들이 자유롭게 앉거나 날아다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
사진 30) 쥬롱 새 공원 입구
사진 31) 새 공연장
사진 32) 새의 묘기
사진 33) 모노레일
사진 34) 인공폭포 입구 안내판
사진 35)
인공 폭포
사진 36) 물가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새들
우리는 쥬롱 새 공원 구경을 마친 후 시내 갤러리아 백화점 쇼핑센터에 잠시 들렸다가 오후 6시경에 pork mall의 식당에서 몽골리언 바비큐라는 이름의 특식을 저녁으로 먹었다. 식당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벽면에는 유명인사 들의 방문기념 사진이 붙어있었다. 뜨겁게 달구어진 넓은 철판위에 손님이 선택한 고기와 채소 등의 재료를 얹어 놓고 재빠르게 휘저으며 요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진 37) 갤러리아 백화점
사진 38) pork mall
사진 39) 몽골리안 바비큐 식당 입구
사진 40)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식당
사진 41) 유명인사로 보이는 사람들의 방문 사진
사진 42) 불판에 굽기전 접시에 담긴 재료위에 소스를 붇고 있는 모습
사진 43) 그 재료를 불판에 쏟아붇고 뒤적이는 모습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9시경에 우리는 국경을 통과하여 새로운 숙소가 있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국경을 통과하는 방법이 지난 번 동유럽에서 본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동유럽에서는 나라와 나라사이를 이동할 때도 그냥 같은 나라 안에서 이동하는 것처럼 아무런 장애가 없어 국경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여기서는 마치 공항에서 하는 것처럼 엄격한 출입국심사를 하였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싱가폴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출국심사를 받은 다음 조금 더 걸어가 말레이시아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입국심사를 받는 절차를 거쳐 국경을 통과하였다. 출입국심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국경을 지나는 데만 1시간 이상이 지체되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인 PUTERI PACIFIC 호텔에 도착했을 땐 오후 10시가 넘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차창으로 비친 말레이시아 재래시장의 모습을 보니 싱가폴에서와는 달리 사람냄새가 느껴졌다. 다시 택시를 타고 나가 그 모습을 직접 구경하고 싶었으나 씻고 나오니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아쉬움만 간직한 채 다음날 일정을 위해 잠을 청하였다.
사진 44) 버스에서 내려 출입국심사장으로 걸어가는 중
사진 45) 출입국 심사장의 길게 이어진 줄
사진 46) 조호바루에서 숙박한 호텔
사진 47) 숙소의 변기(오른쪽 샤워기 같은 꼭지를 보면 이 나라가 이슬람 국가임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