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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선생의 편지 제4권-12의 소제목은 서(誓)입니다만 횡초(橫超)에 대해 말씀하셨음을 뒤늦게 발견하여 참고로 덧붙입니다._()_
편지 제4권 12
80독, 서(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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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오늘의 「정신게」’를 외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글자, ‘맹서할 서’에 주의를 기울여 주시면서 ---.
귀명무량수여래(歸命無量壽如來) ⟶
나무불가사의광(南無不可思議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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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장보살인위시(法藏菩薩因位時) ⟶
재세자재왕불소(在世自在王佛所)
도견제불정토인(都見諸佛浄土因) ⟶
국토인천지선악(國土人天之善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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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무상수승원(建立無上殊勝願) ⟶
초발희유대홍서(超發希有大弘誓)
오겁사유지섭수(五劫思惟之攝受) ⟶
중서명성문시방(重誓名聲聞十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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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방무량무변광(普放無量無邊光) ⟶
무애무대광염왕(無碍無對光炎王)
청정환희지혜광(淸淨歡喜智慧光) ⟶
부단난사무칭광(不斷難思無稱光)
초일월광조진찰(超日月光照塵刹) ⟶
일체군생몽광조(一切群生蒙光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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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원명호정정업(本願名號正定業) ⟶
지심신요원위인(至心信樂願爲因)
성등각증대열반(成等覺證大涅槃) ⟶
필지멸도원성취(必至滅度願成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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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소이흥출세(如來所以興出世) ⟶
유설미타본원해(唯說彌陀本願海)
오탁악시군생해(五濁悪時群生解) ⟶
응신여래여실언(應信如來如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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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발일념희애심(能發一念喜愛心) ⟶
부단번뇌득열반(不斷煩惱得涅槃)
범성역방제회입(凡聖逆謗齊回入) ⟶
여중수입해일미(如衆水入海一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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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심광상조호(攝取心光常照護) ⟶
이능수파무명암(已能雖破無明闇)
탐애진증지운무(貪愛瞋憎之雲霧) ⟶
상부진실신심천(常覆眞實信心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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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여일광부운무(譬如日光覆雲霧) ⟶
운무지하명무암(雲霧之下明無闇)
획신견경대경희(獲信見敬大慶喜) ⟶
즉횡초절오악취(卽橫超截五惡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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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선악범부인(一切善惡凡夫人) ⟶
문신여래홍서원(聞信如來弘誓願)
불언광대승해자(佛言廣大勝解者) ⟶
시인명분타리화(是人名分陀利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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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불본원염불(彌陀佛本願念佛) ⟶
사견교만악중생(邪見憍慢悪衆生)
신요수지심이난(信樂受持甚以難) ⟶
난중지난무과사(難中之難無過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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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천지론가(印度西天之論家) ⟶
중하일역지고승(中夏日域之高僧)
현대성흥세정의(顯大聖興世正意) ⟶
명여래본서응기(明如來本誓應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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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여래능가산(釋迦如來楞伽山) ⟶
위중고명남천축(爲衆告命南天竺)
용수대사출어세(龍樹大士出於世) ⟶
실능최파유무견(悉能摧破有無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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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설대승무상법(宣説大乘無上法) ⟶
증환희지생안락(證歡喜地生安樂)
현시난행육로고(顯示難行陸路苦) ⟶
신요이행수도락(信樂易行水道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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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념미타불본원(憶念彌陀佛本願) ⟶
자연즉시입필정(自然卽時入必定)
유능상칭여래호(唯能常稱如來號) ⟶
응보대비홍서은(應報大悲弘誓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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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친보살조론설(天親菩薩造論說) ⟶
귀명무애광여래(歸命無碍光如來)
의수다라현진실(依修多羅顯眞實) ⟶
광천횡초대서원(光闡橫超大誓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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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유본원력회향(廣由本願力廻向) ⟶
위도군생창일심(爲度群生彰一心)
귀입공덕대보해(歸入功德大寶海) ⟶
필획입대회중수(必獲入大會衆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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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지연화장세계(得至蓮華藏世界) ⟶
즉증진여법성신(卽證眞如法性身)
유번뇌림현신통(遊煩惱林現神通) ⟶
입생사원시응화(入生死園示應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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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담란양천자(本師曇鸞梁天子) ⟶
상향란처보살례(常向鸞處菩薩禮)
삼장류지수정교(三藏流支授淨教) ⟶
분소선경귀락방(焚燒仙經歸樂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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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친보살론주해(天親菩薩論註解) ⟶
보토인과현서원(報土因果顯誓願)
왕환회향유타력(往還廻向由他力) ⟶
정정지인유신심(正定之因唯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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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염범부신심발(惑染凡夫信心發) ⟶
증지생사즉열반(證知生死卽涅槃)
필지무량광명토(必至無量光明土) ⟶
제유중생개보화(諸有衆生皆普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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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작결성도난증(道綽決聖道難證) ⟶
유명정토가통입(唯明浄土可通入)
만선자력폄근수(萬善自力貶勤修) ⟶
원만덕호권전칭(圓滿德號勸專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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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삼신회은근(三不三信誨慇懃) ⟶
상말법멸동비인(像末法滅同悲引)
일생조악치홍서(一生造悪値弘誓) ⟶
지안양계증묘과(至安養界證妙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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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독명불정의(善導獨明佛正意) ⟶
긍애정산여역악(矜哀定散與逆惡)
광명명호현인연(光明名號顯因緣) ⟶
개입본원대지혜(開入本願大智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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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정수금강심(行者正受金剛心) ⟶
경희일념상응후(慶喜一念相應後)
여위제등획삼인(與韋提等獲三忍) ⟶
즉증법성지상락(卽證法性之常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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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광개일대교(源信廣開一代教) ⟶
편귀안양권일체(偏歸安養勸一切)
전잡집심판천심(專雜執心判淺深) ⟶
보화이토정변립(普化二土正弁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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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악인유칭불(極重惡人唯稱佛) ⟶
아역재피섭취중(我亦在彼攝取中)
번뇌장안수불견(煩惱障眼雖不見) ⟶
대비무권상조아(大悲無倦常照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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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원공명불교(本師源空明佛敎) ⟶
연민선악범부인(憐愍善惡凡夫人)
진종교증흥편주(眞宗教證興片州) ⟶
선택본원홍악세(選擇本願弘惡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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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래생사륜전가(還來生死輪轉家) ⟶
결이의정위소지(決以疑情爲所止)
속입적정무위락(速入寂靜無爲樂) ⟶
필이신심위능입(必以信心爲能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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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대사종사등(弘經大士宗師等) ⟶
증제무변극탁악(拯濟無邊極濁悪)
도속시중공동심(道俗時衆共同心) ⟶
유가신사고승설(唯可信斯高僧說)
‘서’자는 모두 여덟 번 나옵니다. 일단, 그 구절들을 다시 한 번 더 정리해 보기로 합니다.
초발희유대홍서(超發希有大弘誓) /
중서명성문시방(重誓名聲聞十方) /
문신여래홍서원(聞信如來弘誓願) /
명여래본서응기(明如來本誓應機) /
응보대비홍서은(應報大悲弘誓恩) /
광천횡초대서원(光闡橫超大誓願) /
보토인과현서원(報土因果顯誓願) /
일생조악치홍서(一生造悪値弘誓) /
이 중에 ‘중서명성문시방’은 무량수경의 중서게 제3원을 그 전거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편지에서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서’라는 말에 대해서 무량수경연의술문찬(無量壽經連義述文贊)의 저자 경흥(憬興)스님은 ‘원’과 다소 다른 뉘앙스를 갖는 것으로 구분했습니다. ‘원’은 마흔 여덟 가지 서원 중 ‘가령 부처가 되더라도’에 관련하는 것으로서, 희망의 뜻이라고 보았습니다. 그 대신 ‘서’는 조건이 만족되지 않는다면 ‘정각을 취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한 것과 관련된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스스로 억제하고 자제하는 뜻이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크게 본다면 ‘서’와 ‘원’은 같은 뜻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초발희유대홍서’의 주어는 법장비구, 즉 법장보살입니다. 이 구절은 ‘중서명성문시방’이 들어있는 게송의 제2구입니다. 제1구는 ‘건립무상수승원’입니다. 제1구와 제2구는 동어반복입니다. 둘 다 법장보살이 큰 서원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희유하고도 크고 넓은 서원’을 ‘초발’하였다고 말합니다. ‘超’는 ‘건너다, 넘다’라는 말인데, 무량수경에서는 ‘초발무상수승원’으로 나옵니다. 아마도 보리심을 일으켜서 큰 서원을 세운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러 가지 단계나 계위 등을 단박에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다고 보아서 ‘초발’이라고 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때 ‘희유대홍서’는 마흔 여덟 가지 서원 전체를 다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서원을 세우고서 ‘오겁사유지섭수’하여 아미타불이 되셨습니다. 5겁은 그러니까 법장보살이 아미타불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을 뜻합니다. ‘사유지’에서 ‘之’는 대명사인데, 바로 앞에서 나온 ‘무상수승원’과 ‘희유대홍서’를 가리킵니다. 즉 마흔 여덟 가지 서원입니다. ‘섭수’에 대해서, ‘중생을 섭수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것이 아니라 ‘무상수승원’과 ‘희유대홍서’를 목적어로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말은 5겁 동안 마흔 여덟 가지 서원에 대해서 ‘사유하였고 (그것들을) 다 실천하여 이루었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더 문맥에 부합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서입니다..
다음 ‘문신여래홍서원’의 주체는 그 앞 구절 ‘일체선악범부인’입니다. 모든 범부들, 그 중에는 착한 범부도 있고 악한 범부도 있습니다. 착한 범부가 여전히 범부인 까닭은 번뇌 때문입니다. 아무리 번뇌가 없다 하더라도 ‘번뇌가 없다’는 생각, 그 마지막 번뇌마저 없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범부들이 아미타여래의 큰 서원을 ‘문신’한다고 했습니다. 듣고서 믿는 것입니다. 들은 내용을 믿는 것입니다. 이때는 듣는 사람이 의지적으로 능동적으로 믿습니다. 그러니까 부처님께서는 기특하다고 찬탄해 주십니다. 무량수여래회에서는 ‘광대승해자’라고 칭찬해 주셨고, 관무량수경에서는 사람 중에서 ‘분다리화’, 즉 연꽃이라고 했습니다. ‘분다리’는 범어 ‘푼다리카(puṇḍarika)’를 소리로 베낀 것입니다.
‘명여래본서응기’는 ‘여래의 본래 서원은 중생들의 근기에 상응하시는 것임을 밝히다’라는 말인데, 그렇게 하는 주체는 바로 ‘인도서천지논가’와 ‘중하일역지고승’입니다. 인도와 서천은 같은 말입니다. 옛날에는 인도를 천축(天竺)이라 했습니다. ‘서천’은 서쪽에 있는 천축이라는 말인데, 그 논사들은 구체적으로는 용수와 천친(세친)입니다. ‘중하일역지고승’에서 ‘중하’는 중국, ‘일역’은 일본입니다. ‘중하’에 ‘여름 夏’가 있는데, ‘크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을 ‘중하’라고 하고, 또는 ‘하화(夏華)’라고도 합니다. 중국의 고승은 담란, 도작, 선도이고, 일본의 고승은 원신과 원공입니다.
이들이 정토불교의 초석을 놓은 여러 저서들을 통해서 마침내 하고자 한 일은 ‘현-대성흥세정의’이고 ‘명-여래본서응기’입니다. ‘현’과 ‘명’을 조금 길게 소리내어야 합니다. 그것이 전체의 동사이기 때문입니다. ‘대성, 즉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신 바른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내고자 했고, 아미타여래의 본래 서원이 중생들의 근기에 부응하는 것임을 밝혔다는 것입니다. ‘현-대성흥세정의’는 결국 앞에서 나온 ‘여래소이흥출세 유설미타본원해’에서 말한 바와 다르지 않습니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신 뜻은 다만 바다와 같이 깊고 넓은 아미타불의 본원을 설하기 위해서이다”라는 말과 상통합니다.
‘응보대비홍서은’의 경우에는 좀 다른 용례입니다. ‘서’는 대개 ‘원’가 합해지든지, 단독으로 쓰이든지 합니다. 그런데 ‘서’ 뒤에 ‘은’이 붙어있습니다. ‘마땅히 큰 자비(의 아미타여래)의 홍서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앞 구절이 ‘유능상칭여래호’입니다. ‘오직 언제나 아미타여래의 명호를 일컬으면서’라는 것입니다. 은혜를 갚아야 하는데, 칭명염불을 하면서입니다. 제가 감히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도, 편지를 통하여 아미타불의 마음을 나누는 것도 아미타불의 은혜를 갚는 일의 하나라고 봅니다.
‘광천횡초대서원’은 천친 보살 찬탄에서 나옵니다. 횡초는 ‘가로로 뛰어넘는다’는 말입니다. 무량수경에서는 ‘횡절오악취(橫截五悪趣)’라는 말이 나옵니다. ‘다섯 갈래의 악도를 가로로 끊는다’는 말인데, 이때의 ‘횡절’이 선도대사에게 가서 ‘횡초’가 되었습니다. ‘가로’는 시간을 초월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점진적이지 않고, 단박에 뛰어넘는 것입니다. 돈(頓)인 것입니다. 아미타불의 큰 서원은 단박에 건너뛰는 것임을 천친 보살은 ‘광천’했다고 찬탄하는 구절입니다. ‘광천’ 역시 무량수경에 나옵니다. ‘빛 光’은 여기서는 ‘넓다’는 말로 쓰입니다. ‘천’은 ‘천명하다, 밝히다’는 뜻의 동사이므로, 그 말 앞에서는 ‘광’이 동사를 수식하는 부사가 되어서 ‘널리’라는 뜻이 됩니다.
학자들 중에는 ‘횡초’라고 하는 것은 용수에게서는 볼 수 있지만, 천친의 정토론에서는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분이 있습니다. 신란스님이 그냥 천친을 그렇게 평가했을 뿐이라고 말입니다. 이 역시 일리는 있습니다. 천친의 정토론에서는 오념문(五念門)이 말해지는데, 예배, 찬탄, 작원(作願), 관찰, 회향의 다섯 가지로써 왕생을 설명합니다. 이들 오념문에서는 용수에게서 보는 ‘저절로 즉시에’라는 도리는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지만, 신란스님은 정토법문을 다 ‘횡초’의 법문으로 봅니다. 특히 무량수경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무량수경이라고 합니다. 굳이 용수 보살에게서만 횡초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선도대사 역시 ‘횡초’라는 말을 썼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천친 찬탄에서도 ‘횡초’를 말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더욱이 그것이 수식하는 말은, 굳이 천친 보살의 사상이 아니라 아미타여래의 ‘대서원’이 아니겠습니까. 충분히 ‘횡초’라는 말을 쓸 수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보토인과현서원’은 담란 찬탄에서 등장합니다. 담란스님은 천친 보살의 정토론에 주석을 하신 분입니다. ‘보토인과현서원’도 한문으로는 이상합니다. 수동태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능동태로 바꾸면 ‘서원현보토인과’, 즉 ‘서원이 보토의 인과를 타나냈다’라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7언을 잘라서 읽을 때, 3자 4자로 자르는 것보다는 4자 3자로 자르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미가 그런 줄 알기에, 우리는 이 구절을 수동태로 보고서 옮겨야 합니다. ‘보토의 인과는 서원에 나타나 있다’라고 말입니다. 보토라는 말은, 과보로서 얻은 국토라는 말입니다. 서원을 세우고서 5겁에 걸쳐서 수행 – 인행(因行) - 을 쌓은 덕분으로 얻어진 결과가 극락정토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서원을 빼고서는 극락도 말할 수 없고, 정토신앙도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본원이라 말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일생조악치홍서’라는 말은, 도작 찬탄에서 나타납니다. ‘평생토록 악을 지었다고 해도 아미타불의 큰 서원’을 만나면, ‘지안양계증묘과’, 즉 ‘안양계(극락)에 이르러서 묘과(열반)을 증득한다’고 말합니다. 이때 ‘홍서’가 의미하는 바는 제18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편지에서 말씀드리는 ‘서’의 용례는 전부 마흔 여덟 가지 서원 전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지금 ‘일생조악치홍서’에서만은 제18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고자 합니다. 바로 ‘일생조악’이라는 악인을 대상으로 해서, 그러한 악인들조차도, 어쩌면 그러한 악인이야말로 – 이러한 입장을 ‘악인정기설(惡人正機說)’이라 합니다. - ‘홍서’를 통해서 구제하고자 하는 바로 주된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일생토록 악을 행한 중생들도 구제할 수 있다는 것은 제18원 지심신요원에서 주어진다고 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18원에 유제조항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역죄와 정법을 비방하는 죄를 지은 경우에는 왕생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일생조악치홍서’라고 할 때 ‘홍서’가 제18원을 가리킨다는 것은 틀린 것 아닌가 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느끼기로는 ‘일생조악’이라 말할 때, 오역죄나 비방정법과 같은 중대한 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일생조악치홍서’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관무량수경의 하품하생에 있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적어도 신란스님의 입장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란스님은 무량수경을 중심으로 ‘횡초’라고 하였고, 관무량수경은 ‘횡출(橫出)’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횡출’은 정토문인 것은 맞지만, 횡출보다는 다소 자력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점진적인 성격이 있다고 보는 평가입니다. 그렇기에 ‘일생조악치홍서’에서 홍서를 제18원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좀더 천착해 보겠습니다.
이로써 ‘서’에 대한 말씀을 다 드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원’, ‘원’, ‘서원’을 포함하여 아미타불의 본원에 대한 말씀을 이상으로 다 마치고자 합니다.
다음 편지에는 ‘목숨 수(壽)’를 살피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아미타불
(2021년 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