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참의원선거 결과를 보고
일본의 참의원 210회 선거가 7월11일에 있었다. 지금 일본은 국내외적으로 큰 갈림길에 서있다. 적확한 방향의 키를 잡을 수 있는 정당은 어디며 그런 후보자는 누구인가를 응시해 정치의 방향을 선택하는 귀중한 기회였다. 이번 선거전에서는 연금 개혁이 큰 쟁점으로 여겨졌다. 소수자녀화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지속이 가능한 연금 제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그리고 이라크 문제도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정부는 다국적군에의 자위대 참가를 결정했다. 여당은 이것을 지지하고 야당은 반대해서 자위대 철퇴를 주장하고 있다. 여야당이 대립하고 있는 것은 일본이 국제 평화 협력에 어떤 역할을 완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유엔이 중심이 되어 치안도 안정되지 않으면 자위대 파견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공산,사민 양당은 자위대의 활용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7월11일의 투표결과 3년간의 코이즈미 정치에 대하여 유권자의 엄격한 심판이 내렸다. 자민당이 크게 침체되고 민주당이 크게 의석을 늘렸다. 작년 가을의 중의원 선거로 2대 정당화의 흐름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자민당은 목표로 한 51 의석에 이르지 못했고 금번 획득한 의석에 한해서 보면 제1당의 자리를 민주당에 양보해 공명당을 가세한 여당이라고 해도 과반수를 취하지 못했다. 이로서 자민당의 침체와 민주당 약진의 흐름은 한층 더 명확하게 되었다.
일본 수상은 개선하지 않은 의석을 더하면 자민당과 공명당의 두 여당으로 과반수를 유지한 것을 이유로 계속 정권을 담당할 의사를 나타냈다. 여당내 에서도 수상의 진퇴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하는 소리가 높아지나 자민당내 의 구심력은 쇠약해져 코이즈미 개혁에의 저항은 커질 것이다. 조기 해산과 총선거를 요구하는 야당의 압력도 강해질 것임에 틀림없다.
코이즈미 정권을 신임한 총선거로부터 8개월 밖에 경과하지 않았다. 금번에 유권자의 태도를 극적으로 변하게 한 이유는 연금 문제와 이라크에 자위대 파견 문제로 수상이 보인 자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연금 개혁 법안의 채결을 강행했고 국회나 국민에 대한 설명도 양해를 얻는 노력도 하지않고 자위대의 다국적군 참가를 결정했다. 게다가 그러한 것을 비판한 미디어를 「반미」라고 한마디로 잘라 버렸다. 그런 태도가 유권자의 눈에는 높은 지지율에 대한 수상의 오만한 고자세로 비쳐진 것임에 틀림없다.
연금 개혁법의 폐안이나 자위대의 이라크로부터의 철퇴를 주장한 민주, 공산, 사민 3당의 획득 의석수가 여당과 대등한 것에 대한 의미는 크다. 다국적군 문제는 재차 국회에서 상의하는 등 정당한 수속을 다시 밟아야 한다. 참의원 선거라도 2 대정당의 구도가 민주당의 약진으로 정권 교대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 기세를 유지하면 다음의 총선거로 정권 교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기분이 들떠 있어선 안된다. 이번 승리의 원인은 민주당 지지자가 증가했다고 하는 것보다 코이즈미 자민당에 대한 비판이나 불만의 배출구로서 민주당이 선택된 측면이 아직도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통상 국회에서 연금의 미납 문제를 둘러싼 혼란 때문에 당수가 교대를 해 오카다 대표 아래에서 선거전에 임했다. 오카다 민주당 대표의 고지식함도 적지않은 인상을 주었다. 연금 개혁에 관련해 소비세 인상으로부터 도피하지 않았던 것도 오히려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치에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정치는 국가의 장래나 국민 생활에 깊게 관계되는 과제에 대해서 명확한 정책,지침을 나타내 실행해야 한다. 정당, 정치가는 즉시 그 과제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재일 외국인 가운데 영주권을 가진 자들에게도 하루속히 참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참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일본이 될 것을 기대한다.
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 박수길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