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과 독성]
약리실험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세균과 아메바원충과 같은 것에 살균, 상충작용이 강하다는 것을 밝힌 바있다. 이러한 작용이 있는 할미꽃은 특히 무좀 등 강한 세균성 피부병의 특효약으로 꼽히고 있다.
잎을 뜯어 씹어보면 혀를 쏘는 것 같은 강한 자극을 느끼게 되는데, 뿌리엔 보다 강한 살균, 살충작용이 있다는 것을 곧 알 수 있다. 뿌리를 찧어서 무좀에 붙이면 톡톡 쏘는 것을 간헐적으로 느끼게 되는데, 아플 정도로 강한 자극이 생기면 뿌리약을 얼른 떼어 버리고 소독약이나 물로 씻어야 한다.
무좀 치료법․뿌리를 삶은 물에 무좀이 생긴 발을 담그고 있다가 아린 듯이 쏘아대는 자극이 생기면 꺼내고 자극성이 가라앉으면 다시 담그기를 반복하면서 천천히 시간을 두고 치료하려는 느긋함이 있어야 한다. 단기간의 효과를 보려면 어떤 약이든 탈을 일으킨다.
필자가 수년 전 모 신문에 「생활 속의 약초」를 연재하던 중 할미꽃이 무좀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글을 썼다가 불미스런 일을 당한 적이 있다. 전화를 받자 대뜸 욕부터 퍼붓는데, 걷지를 못해 직장엘 못 나가는 처지가 됐으니 손해배상하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다. 단번에 고쳐 보겠다는 욕심 탓으로 고틍을 받게 된 것이다.
할미꽃 전체에는 진한 독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양을 약용하는 경우 그 쓰이는 양에 주의해야 한다. 소량을 쓰다가 괜찮으면 양을 다소 늘리도록 한다.
이것이 지나치면 나쁜 자극성이 생기기 시작한다.
잎과 줄기를 달임약으로 쓰면 말초혈관확장과 수축작용에 도움을 주는데, 복용량이 많든지 짙은 용액을 사용하면 심장 박동이 멈추는 위험한 일을 당할 수 있다. 특히 소화기능이 나빠서 쇠약해진 사람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독의 이중성․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독성을 가진 할미꽃이 어떤 독을 풀어 주는 해독작용 구실을 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독음 품고 있으면서 반대로 남의 독을 풀어 준다니…내막을 연구해 볼 과제이다.
여러 한의서에서 하루의 달임약을 건조된 것을 10~15g, 또는 9~15g, 또 이보다 적은 양을 사용하라는 각각 다른 지시가 있는데, 적은 양을 쓰는 것이 안전하다. 이처럼 생약으로 쓰는 양이 각각 다르게 기술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꼼짝 못하는 독성․또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고약스런 독성을 가진 할미꽃이라도 어떤 한 요소에는 꼼짝 못하고 제물에 죽어 버리는 것이다. 즉 하천오염, 대기오염, 강한 상성비 등의 환경오염에는 배겨나지 못한다. 그래서 자생하는 할미꽃을 만나려면 공기 맑고 물 좋은 산간 벽지를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효능 해설]
할미꽃은 주로 뿌리를 이용하는데, 이른봄이나 가을에 뿌리를 캐물에 씻어서 잔뿌리를 다듬은 다음 굵은 것은 썰어서 햇볕에 말려 약용한다. 하루 9~15g을 달여 약용한다.
앞에서 할미꽃의 살균, 살충성과 무좀의 특효임을 설명하였다.
아메바원충 등의 생성을 억제하는 데는 당삼과 백출을 배합해야 훨씬 효과적이다. 이 뿌리는 중국에서 먼 옛날부터 약용해 온 내력이 깊다.
고름 섞인 피똥(혈변), 피오줌(혈뇨), 코피(비혈), 월경곤란, 발혈, 치질출혈 등 여러 출혈성 질환에 요긴하게 쓴다.
뿌리는 염증약, 진통약으로도 곧잘 쓰이는데 대장염, 복통, 치통, 뼈마디 아픔, 관절통 등에 유용하게 쓰인다.
그 이외에 옛날부터 설사, 뱃속에 가득 차는 열기, 심장과 콩팥의 질병으로 인하여 몸이 붓는 증세(부종), 세균성 이질, 피가 엉켜 맺히는 어혈, 연주창, 학질 온몸에 열이 심하게 오르는 증세, 세균성, 전염성의 모든 질환에 약용해 왔다. 달임약이나 가루약으로 치료제를 삼는데, 단 소량으로 써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해 둔다.
[식물 특징]
식물체의 온몸에 부드러운 흰 털을 쓰고 있는 여러해살이풀로서 굵고 긴 뿌리는 가지고 있다. 줄기는 없고 여러 장의 잎이 뿌리로부터 자라나며 긴 잎자루를 가지고 있다. 잎몸은 깃털 모양으로 깊게 갈라지는데, 갈라진 조각이 다시 얕게 갈라진다. 잎 가장자리에는 크고 작은 결각이 있다.
꽃이 핀 뒤 잎자루는 한층 더 길게 자라나 30cm 안팎의 길이를 가진다.
잎 사이로부터 두서너 대의 꽃대가 자라나 각기 한 송이의 꽃을 피우는데 꽃 밑에 서너 장의 가늘게 갈라진 받침잎이 자리한다. 꽃잎은 없고 6장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인다. 꽃의 지름은 3cm쯤 되고 빛깔은 붉은빛을 띤 자주색이다.
꽃이 지고난 뒤에 희고 긴 털이 달린 둥근 열매를 맺는다. 꽃은 4~5월에 핀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널리 분포하며 산과 들판의 양지바른 풀밭에 난다.
뿌리는 무좀 퇴치의 특효약으로 유명하며
세균과 해충에 의해 생기는 모든 피해를 물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