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3:00...
여전히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환은 카페의 창가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그러나 이 조용한 적막은 영신의 등장으로 깨어졌다.
"환! 무슨 일이야?" 영신은 갑작스런 환의 연락에 급히 달려왔다.
" ..... " 환은 영신에게 검은 봉투를 권했다.
"....? 이게 뭐야?" 영신이 검은 봉투를 집어들며 말했다.
"누군가 나에게 보냈더군..." 환이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이... 이건 협박이잖아! 경찰에 알려야 하지 않을까?" 영신이 검은 봉투의 내용을 읽은 뒤 말했다.
".... 소용없어! 내 사서함을 아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지... 하지만 사서함을 안다면 ... 경찰에 연락을 하는 순간 잠수 해 버릴걸..." 환이 말했다.
"... 그럼 어쩔 거야?" 영신이 물었다.
"조금 더 지켜봐야지... 아직 까진 녀석이 아무 피해도 주지 않았으니... 지켜보는 수밖에..." 환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 이 봉투는 또 뭐야?" 영신이 하얀 봉투를 집어들며 말했다.
"... 알아볼게 있어서.." 환이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환과 영신은 카페를 나와 비오는 시내를 걷기 시작했다. 비를 맞은 가로수는 그 동안의 갈증을 해소한 듯 생기가 넘쳤다. 순간, 다급함을 알리듯 휴대폰이 울렸다.
"환군! 나 엄 형사 야... 사건이 터졌어! 여기 창원경륜장이야! 빨리 좀 와야겠어...." 엄 형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예? 알겠습니다. 곧 가죠...." 환이 짧게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무슨 일이야? 차갑게 변한 환의 표정을 보며 영신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사건이야! 가보자!" 환이 택시를 잡으며 말했다.
PM:7:00...창원 경륜장.
현장에는 모든 사람들이 비가 오는데도 부산했다. 여기저기 서있는 경관들.. 그리고 감식반원들... 사건 때문에 경륜이 일제 중단되고... 경륜장안에의 사람들은 신원확인과 조사에 관한 일로 격리되느라 북적대고있었다.
"환군! 여기야!" 환을 발견한 엄 형사가 환을 불렀다.
현장은 경륜장의 남자 화장실이었다. 화장실을 들어서는 순간 피로 붉게 물든 벽이 환과 영신을 맞았다.
"이... 이게 다 피야?" 후각을 자극하는 피 냄새가 나자 영신이 코를 쥐며 말했다.
"아직 까진 피해자의 신원, 그리고 살해방법까지 .... 한가지도 밝혀 진 것이 없어! 우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피로 붉게 물든 벽과 누군가의 심장만이 남아있더군..." 엄 형사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심장이요?" 영신이 놀라며 물었다.
"세면대에 놓여 있더군... 심장이 여기에 있다면 나머지 시체는 어디 간 거지? 여기서 나머지 사체를 가지고 나간 것인가... 아니면 심장만 가져 온 거야? 젠장, 이젠 별의 별 사건을 다 맞아 보는 군..." 엄 형사가 중얼거렸다.
" .... " 환은 무엇인가 신경이 쓰이는지... 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온통 피가 뿌려져 있는 벽에는 경륜홍보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순간, 환이 포스터를 뜯어버렸다. 포스터를 뜯어내자... 피로 쓴 십계명이 눈앞에 드러났다.
"간음하지 말지니라." 칠 계명이었다.
"이게 뭐야?..간음하지 말지니라? 이게 왜 숨겨져 있었지?" 눈앞에 적혀있는 글귀를 보며 영신이 말했다.
"글귀가 숨겨져 있었다..." 환은 글귀가 감추어져 있는 것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감식반 녀석들은 도대체 뭘 한 거야? 이런 게 숨겨져 있는 줄도 모르고... 나 참..." 엄 형사는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감식반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심장의 주인은 언제쯤 알 수 있나요?" 환은 감식반들이 찍어둔 현장 사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아보고 있으니까... 찾는 대로 연락해주지... " 엄 형사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그럼... 뭔가 발견되면 연락주세요..." 환은 현장을 나가며 말했다.
PM:11:00... 용지공원.
비가 그 친후 밤 공기는 상쾌했다. 환은 공원에서도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순간, 한 여인이 환에게 다가왔다.
"저기... 환?" 검은 옷을 입고있는 여인이 물었다.
여인은 검은 옷과 하얀 피부가 아주 대조적이었다. 은은히 비추어지는 달빛 때문에 더욱 더 신비감이 묻어 났다.
/ps.이 글은 <天狼>이란 필명으로 쓰고있는 저의 창작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