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이 끝난지 2주가 지난 아직까지도 그때의 아름다웠던 소리와 멋진 모습들을 담은 영상을 몇 번 씩 돌려보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했던 나는 이번에 유치원을 퇴사하고, 뭘 하나 배워볼까... 하다가 어릴 때 오카리나를 배웠던 기억을 되살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오카리나 지도자 자격증'을 따보려고 했다. 그래서 퇴사 직후에 바로 문화센터에서 개인교습을 등록하고, 기억을 되살려 가며 연습시간을 조금씩 늘리고 있었을 때 쯤 언젠가부터 가입되어있던 카페에서 오카리나 페스티벌 공지가 올라왔다.
그 공지를 보자마자 심장이 두근거렸고 시간되는 만큼 여기에서 하는 모든 행사를 다 참여하겠다고 다짐하고! 하루에 한번 출석체크를 하며 신청서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신청서와 빅콘서트 까지 예매를 하고! 그 하룻동안 내가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왔던 것 같다.
부산에서, 그것도 여자 혼자가는, 어떻게 보면 혼자여행이지만 ㅎㅎ그래서 조금 더 위험할 수 있었지만 오카리나를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접해보고, 실력이 뛰어난 연주자들의 연주도 감상할 기회가 많지않기 때문에 좋은경험이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500인 대합주>
앞서 말했듯이, 오카리나 시작한지 3개월밖에 되지않았는데 7중주는 꿈도못꿔봤고, 아무리 처음치고는 잘한다지만 다양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모여 하나의 소리로 연주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못난 실력이 다된 밥에 숟가락만 올리고싶지 않아서 영상을 보고 음악을 계속 들으며 부족한 부분을 많이 연습했다. 페스티벌 2주전부터는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조금 더 다듬어서 더 완성도 있게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합주를 하기전에 리허설을 하는데 왜이렇게 손이 떨리는지... 악보도 보고 지휘도 봤지만 내 손은 따로 놀고있었다ㅠㅠ
(AC에서 삑사리 주인공 접니다!ㅎㅎ) 떨리는 마음 가다듬으며 침착하고 지휘도 보고 옆사람의 소리도 들으며 점점 합주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행진을 할때 날씨가 엄청 더웠다. 땡볕에 걸어가기만 해도 숨이 막히고 땀이 나는데... 그 더위에 악기를 불며 행진을 하다니 ㅠㅠㅠ
나도 부르다가 숨차서 걷고 부르고를 반복했는데ㅠ 그때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부르신 분들 존경합니다! 힘들었지만 야외 공간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간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고 즐거웠다 ㅎㅎ
그렇게 걷기를 반복하며 원형극장에 도착하고 파트별로 자리잡고! 한 마음으로 연주하기 위해 마음도 가다듬고! 지휘에 맞춰 첫 곡을 연주하는 순간 가슴이 벅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느낌이 몰려왔다. 그냥... 구름을 타고 하늘을 떠다니는 느낌이랄까...
각각 다른지역에서 왔고 배운시기, 기간, 악기의 종류 모든 것이 다 달랐지만, 그때만큼은 소리도 다 똑같이 들렸고 오카리나 악기 하나에 마이크를 200개를 달아놓은 느낌이였다.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심장박동수도 빨라지고 또 하고싶다는 느낌밖에 안든다.
<폐막 빅 콘서트>
500인 합주도 기대했던 부분이지만, 이번 폐막 빅 콘서트도 엄청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
오카리나를 완전 처음 접했을 때 알게된 연주자가 '소지로'님과 '미카코 혼야' 님인데 너무나 반갑게도 폐막콘서트때 미카코 혼야님이 연주를 하신다고 했다. 사실 토요일날 출연하시는 모든 분들이 처음 보는 연주자여서 아는 분이 딱 한분 계시니 너무 반갑고 더 기대가 되었다.
하늘소리 앙상블의 7중주 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장르의 자작곡들, 노래의 분위기와 옷 스타일이 잘 맞아서 많이 돋보이기도 했다. 2중주를 하는 모습이 왜이리 멋있던지...관객석 중간에 올라와 권혁선생님과 이병구 선생님께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사 여러번 나왔다. 진짜 멋있었다!
사토가즈미 님의 연주를 들을 때 연주하는 모습에서 부터 '나 귀여워요!'라고 외치는 듯 했다. 의도적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의상과 오카리나 색깔도 똑같았고 그래서 그런지 더예쁘셨고! 알게모르게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도 최고였다 ㅎㅎ
자우펑님의 트리플 오카리나 연주는 진짜 이 날 들은 트리플 연주 중에서 최고였던 것 같다. 빠른 곡에 맞춰 손가락도 너무 부드럽게 잘 따라가고 빠른곡이라고 생각도 못할 만큼 부드럽게 곡을 소화해내셔서 너무 놀래기도 했다. 마지막곡'dragonfiy eyes'는 정말 매력적이고 멋진 곡이였다.
미루토님의 기계를 이용한(기계이름이 뭐더라) 연주. 사실 기계음악쪽으로는 내스타일이 아니여서ㅠㅠ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마지막곡으로 하신 '쵸코보 테마'는 대박이다 한마디 밖에 안나왔다. 진짜 대박이였다ㅎㅎㅎ 미루토님이 연주하는 음악에 기타가 알아서 잘 따라오는 것도 신기했고 그 모습만으로 얼마나 오랬동안 함께 했는지 보였기 때문에, 박수를 안치고 넘어갈 수 가 없었다.
미카코 혼야님 저어어어엉말 최고였다. 오카리나의 요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니라고 발뺌을 할수가 없고, 연주하는 내내 살랑살랑 움직이는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0년전 내가 보았던 모습과 지금 모습이 별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예쁘시다 ㅎㅎ 연주자들 중에서 혼자 트리플을 연주하지 않으셔서 일부러 준비를 안하신건지 아니면 오카리나의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신건지 궁금하기 도했다. 알토와 소프라노 오카리나만으로도 충분히 미카코 혼야님만의 색이 잘 묻어 나오기도 했다. '오카리나 마치' 내가 행진때 삑삑대며 불러댔던 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며 '나는 언제쯤 저렇게 멋지게 연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이번 오카리나페스티벌을 계기로 또 하나의 꿈인 '오카리나 지도자'에 대해 욕심이 생겼고, 내년에는 이틀다 참가해서 오카리나의 즐거움을 더 많이 느껴보고싶다 ㅠㅠ 이런 기회가 자주 있으면 너무 좋을거 같다!!
(사진올리고싶은데 어도비 프로그램때문에 안올라가지네요,,,,ㅜㅜㅜㅜ)
첫댓글 오카리나와 인연으로 행복한 삶이 되시길 바랄께요.
하늘소리오카리나앙상블과의 만남도 행운이예요.
좋은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지도자가 되세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