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위기 시대의 '칠죄종'을 성찰하는 십자가의 길
<매주 금요일, 순교성지에서 9:20에 있습니다.>
╋ 주 예수님,
◎ 저희를 위하여 온갖 수난을 겪으신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성모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걷고자 하나이다.
저희에게 죄를 뉘우치고 주님의 수난을 함께 나눌 마음을 주시어 언제나 주님을 사랑하게 하시며
성직자들을 거룩하게 하시고 모든 죄인이 회개하도록 은혜를 내려 주소서.
[각 처로 이동하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각 처 묵상주제]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깊은 절을 하며)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해당처 묵상 내용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사형 선고를 받으신 당신처럼 우리 공동의 집 지구도 죽음의 길로 향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자신을 모든 것의 중심에 두는 그런 '교만'한 마음이야말로 오늘의 생태계 위기의 뿌리임을 깨닫도록, 생태적 회심으로 이끌어주소서.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이 세상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인간의 죄로 인하여 하늘과 땅, 바다의 생명이 울부짖으며 죽음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당신께서 십자가를 지셨듯이, 우리도 생명의 십자가를 지고 '겸손'되이 주님을 따라가게 하소서.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다른 이들과 나누려 하지 않는 우리의 '인색'함으로 인해,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신 예수님처럼 가장 약한 생명들이 고통 속에 쓰러져 울부짖고 있나이다. 이 세상은 우리 인간만의 소유가 아니라, 모든 생명의 '공동의 집'임을 깨닫게 하소서.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사랑하는 아들의 십자가 고통을 비통한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시는 성모님께서는, 생태계 파괴와 기후 위기로 고통받는 이들과도 함께 하십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고통받는 이들과 나누고 '베풂'으로써, 사랑의 십자가 길을 함께 걷게 하소서.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남들과 긑없이 비교하고 '질투'하며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과시하려는 경쟁이, 불펼요한 소비와 사치스러운 삶을 추구하게 만듭니다.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를 진 키레네 사람 시몬처럼, 우리도 세상의 가치보다는 참된 신앙의 삶을 살게 하소서.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림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처럼, 왜 우리만 힘겹게 살아야 하냐고 원망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피땀 흘리는 예수님의 얼굴을 닦은 베로니카처럼 너그러운 '관용'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피고 돌보게 하소서.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우리는 주로 가장 약하고 힘없는 이들에게만 불같은 '분노'를 쏟아냅니다. 예수님을 두 번째 넘어지게 한 십자가의 무게에 '나'를 중심에 둔 우리의 이기적 삶과 분노가 더 해지지 않도록, 친절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품게 하소서.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슬퍼하는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신예수님의 '인내'를 기억합니다. 우리도자신만 바라보기보다는 우리의 위로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주님 자비의 손길을 전하게 하소서.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몸을 도구화하고 쾌락만 쫓는 '음욕'은 우리 시대의 큰 죄악입니다. 우리의 무거운 죄에 짓눌리어세 번째 넘어지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모든 존재가 지닌 고유의 아름다움과 참된 존엄을 경외하고 존중하게 하소서.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불의의 세력이 당신을 옷 벗겨 모욕과수치를주려 하여도, 하느님의 본성을 닮은 당신의 고결함을 더럽힐 수는 없습니다. '정결'하신 당신을 따라 저희의 몸과마음도 세상의 죄악에 물들지않는 맑고 곧은 영혼이 되게 하소서.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당신의 몸을 날카롭게 찌르는 못처럼, 끝없는 '탐욕'이 우리 공동의 집 지구를 파괴하는 대못을 박고 있습니다. 물질적으로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탐욕이 드리운 그늘과 그림자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하느님의뜻을 온전히 이루고 마침내 숨을 거두신 예수님의 삶을 기억합니다. 하나뿐인 생명마저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당신의 고귀한 사랑처럼, 우리도 탐욕을 '절제'하고 사랑을 실천하며 하느님 나라의 삶을 살게 하소서.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당신의 시신을 끌어안고 슬퍼하는 제자들처럼, 생태위기로 죽어가는 많은 생명을 보며 우리도 함께 슬퍼합니다. 그 죽음이 곧 우리ㅣ에게도 닥칠 것을 알면서도 변하지 않으려는 저희의 '나태'함을 깨우쳐 주소서.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찬미받으소서, 주님! 깊은 어둠 속에 묻히신 당신의 무덤 앞에서,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새로운 희망으로 당신을 기다립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면'함과 성실함으로 생명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주님, 찬미받으소서! 아멘.
---- 2024 사순.부활 물동이 8,9쪽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