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동(道東)지방의 중심도시, 오비히로(帯広)부터 시작합니다.
오비히로는, 북쪽으로 다이세츠산(大雪山), 서쪽으로 히다카(日高)산맥, 남쪽으로 토카치(十勝)평야를 끼고 있으며
미국의 수도 Washington D.C를 모델로 하여 건설된 계획도시입니다.
개인적으로 철도의 관점으로보자면, 분기되는 노선도 없고 아주 초라한 역으로밖에 안보입니다만,
어쨋든 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역사는 도동지방에서 가장 좋게 지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기상예보와 달리 날씨가 맑아지려 합니다. TV를 켜서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밤까지는 맑다고 합니다.

홋카이도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질서정연하게 도로가 나있습니다.

오비히로역


오비히로는 4번선까지밖에 없더군요. 철도역으로 보면 정말 여기가 큰 도시가 맞을까 싶을정도로 말이죠.
저는 여기서, 타키카와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게 됩니다.

삿포로에서 31역 떨어진 오비히로

아사히카와역처럼, 선로측에 돌이 없습니다.

그리고 잠시동안 고가선로를 이용해 달립니다.

전반적으로 날씨가 갠다고는 하지만, 토카치 쪽은 좀 더 있어야 합니다.
잠시동안 네무로본선 ( 타키카와방향 ) 우측 창가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저는 비록 우측 창가에 앉았습니다만, 히다카 산맥 때문인지 좌측 창가에 앉아야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라노쪽에 다다르면, 갑자기 날씨가 확 개입니다. 후라노쪽에서 토카치쪽을 보면, 구름이 엄청 많습니다.
아마, 산맥으로 인한 기압골로 인해 후라노쪽은 구름이 없는 듯 했습니다.
덕분에 좋은 경치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타키카와 -> 삿포로의 하코다테본선 구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구간은 그닥 뛰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것 같지는 않아보여서 그냥 사진을 안찍으려 했습니다만,
구름이 멋있게 떠 있길래 몇장 찍어봤습니다.




그리고 삿포로역에 도착해서 하마나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와 HMV에서 5~6시간을 때웠습니다.
이날 삿포로는 저녁에 평균 20~21도를 기록했습니다.

삿포로역 개찰구 내에서는 이렇게 차량이 언제 쯤 플랫폼이 들어오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자유석이 아닌 지정석 표를 갖고 있는 승객들은 편안하게 TV를 보다가 시간이 되서 딱 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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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날이 바뀌어, 아오모리에 도착을 했죠.
이 날의 일정은 이렇습니다.
< 애시당초 계획 >
06:09 아오모리 -> 06:51 히로사키
06:54 히로사키 -> 07:36 오오다테
08:09 오오다테 -> 09:42 아키타
09:51 아키타 -> 11:39 사카타
13:03 사카타 -> 15:17 무라카미
16:03 무라카미 -> 17:12 니가타
< 변경된 일정 >
06:09 아오모리 -> 06:55 히로사키 / 연착
07:05 히로사키 -> 07:48 오오다테 / 지연출발 및 연착
08:09 오오다테 -> 약 10시 50분경 아키타 / 약 1시간 넘게 연착
12:12 아키타 -> 13:45 키사카타 ( 원래 다이야라면 13:18에 도착해야함 ) / 약 30분 연착
14:03 키사카타 -> 15:10 사카타 / 대행버스
15:40 사카타 -> 19:02 아키타 / 대행버스로 다시 역행
19:07 아키타 -> 23:26 우에노 / 아키타신칸센 막차 간신히 탑승
23:32 우에노 -> 23:58 신쥬쿠 / 야마노테선
24:05 -> 24:17 쿄도
24:18 쿄도 -> 24:27 코마에

구시로습원에서 만났던, 장마전선이 아키타/야마가타까지 내려왔습니다.
덕분에 아키타에서 사카타까지 가는 열차는 키사카타역까지 밖에 가질 않았고,
이후 키사카타역에서 사카타역까지는 대행버스로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사카타역에 도착했지만, 상/하행선 모두 운행 중지라는 어이없는 상황을 겪고 말았습니다.
결국 저는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 현재 상황 >
1. 사카타역에서 JR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 <= 상하행선 모두 사카타역에서 운행 중지 / 하루종일 보류
2. 대행버스는 니가타방면으로는 츠루오카역까지만 운행 ( 산사태로 인한 국도 7호선의 운행통제 )
3. 아키타방면으로는 대행버스가 아키타역까지 운행
4. 가장 가까운 신칸센 역은 아키타역 뿐
5. 도쿄에 가지 않는 한 어떻게 하더라도 결국 돈을 내고 숙박을 해야되는 상황
6. JR홋카이도동일본패스의 유효기간은 오늘까지임.
결국 저는 도쿄로 어떻게든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아키타역까지 다시 가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아키타신칸센은 아직까지 멀쩡하다고 해서 희망을 갖고 갔습니다.
그래도 불안한 것이 아키타~모리오카 구간은 재래선이라서 안심은 안 됐지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일까지 비가 내리면, 도로나 철도의 운행통제는 더더욱 길어질 것이고, 아키타신칸센까지 운행통제가 된다면
완전히 발이 묶이게 되기 때문이죠.

다시 아키타로 갑니다.
대행버스가 중간역에 거의대부분 정차하여 승객들을 하차시켜주었기 때문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습니다.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 결국 아키타에서 숙박하는 것으로 가닥잡고, 도쿄행 막차를 포기하려고 했습니다만...
19:02에 가까스로 아키타역 히가시구치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질주하여
19:04 미도리노마도구치 도착
여기서 좀 답답한게
이것을 딱히 나쁘다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일본에서 살아가면서 좀 답답한게 뭐냐면
발권하는 승객이나, 발권해주는 직원이나 너무 느릿느릿하다는 거죠. 설명도 한참을 하고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19:04에 도착한 저는 일단 완전 급한 표정이랑 표정 행동을 다 해서
결국 앞에 한 분이 양보를 해주셨습니다. ( 정말 감사했죠 )
앞에 대기인수 1명, 직원은 3명
방금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도대체 뭘 설명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한참 걸립니다.
결국 19:05에 시티은행 국제체크카드 ( 몇시간전에 집에다가 비상송금 요청했었습니다 ) 를 내밀고
다 필요없으니 빨리 도쿄행 지정석 표 1장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19:05에 기적적으로 막차에 탑승하고,
이 신칸센은 19:07에 정시출발을 했습니다.

애시당초 계획에도 없었던 아키타신칸센입니다.

통로 ; デッキ

체크카드로 기적적으로 구매한 신칸센 표입니다.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만 갖고 있었으면, 이날 아키타에서 잤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도 체크카드까지 갖고와서 바로 구입할 수 있었죠.

이렇게 영수증도 하나 주더군요.

점심겸저녁을 신칸센에서 해결합니다. 야마가타현 에키벤이라고 합니다.


모리오카로 가는 도중 비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역시 신칸센은 어느 구간 어느 열차든 안락하더군요 ㅎㅎ
본의 아니게 신칸센을 탑승함으로써, JR홋카이도동일본패스만으로 여행을 하고자 했던 목표는 이루지 못했습니다만,
아무튼 각역정차만으로 홋카이도까지 올라갔다 오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했기에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며칠 뒤부터는, 홋카이도 비호로홈스테이 8월 24~30일 편이 이어집니다.
첫댓글 중간 사진에서 비가 얼마나 왔었는지 대략 알 수 있는 사진이 있군요. 차오른 흙탕물(...)과 거기에 반쯤 잠긴 나무들을 보니 어느정도 짐작갑니다;;
네. 도남지방을 제외한 나머지 홋카이도의 JR노선이 거의다 운행보류지연이 발생했을 정도니까요. 상당했던 듯 합니다.
기적이네요^^;;; 정말 손에 땀을 쥐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레이스도 드문데요^^;;;;
그렇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아키타역서부터 다시 아키타역에 돌아올때까지 매분매초가 초긴장상태였습니다 ㅋㅋ
허걱-이런줄도 모르고 Polymer님의 2011년 1차 홋가이도 여행을 시샘하기만 했습니다.
스릴 넘치는 어드벤쳐입니다. 대행버스는 느릿느릿 운전하고, 신호 위반도 안하고.
미도리노에서는 너무 친절한 나머지 티켓 발권에 너무 시간이 걸리고. 아마 연구회 회원님들
대다수가 공감하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이번 막판 악천후로 인한 어드벤쳐가 사실 손실만은
아닌듯 합니다. 이런 경험을 다시는 해서는 안되지만, 아찔한 순간이 이렇게 이번 여행기의
대미도 장식하고 게다가 님과 회원님들께 벤치마킹 교훈도 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도쿄 주민들도 평생 한번 가볼까한 홋가이도 여행을 근성의 재래선으로 완주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Fujinomiya님 말씀대로 마지막날에 겪었던 일들은 저에게도 여러가지로 도움도 되었고 경험도 되었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웃고 넘길 수 있는 추억거리가 될 수 있겠지만 그 당시는 정말 아찔함 그 자체거든요^^;;; 그래도 무사히 도쿄로 돌아오셨다니 다행입니다. 여행기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정말 [무사히] 도쿄에 돌아와서 다행이었습니다. 만약 그 날 돌아오지 못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싶습니다 ㅎㅎ;
마지막날에 엄청난 경험을 하셨군요...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 당시 사카타에서 신죠 방향으로의 열차도 운행 보류였는지 궁금하네요. 리쿠사이선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엄청난 비용이 들어서 조금은 아까우셨겠습니다.
주인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ㅎㅎ 사카타역에서 상/하행성 양쪽 모두 불통이었었습니다. 조금 엄청난 비용이긴 했었죠 ㅜㅜ
무사히 도쿄로 귀환하셨군요. 다음 스토리도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마 당분간은 이런 스릴넘치는(?) 에피소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겁니다 ㅎㅎ;
늦게 찾아와 죄송하네요 너무...이런 풀 스토리가 있었꾼요...고생하셨구요 !! Polymer님께서 말씀하신는 그 부분은 말씀안하셔도 100% 공감합니다 ㅠㅠ
공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ㅜㅜㅋㅋㅋ;
이 비슷한경우를 제가 경험했었죠...;;; 작년 당시 모리오카에서 태풍4호때문에 IGR선이 불통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ㅜㅜ 결국 저도 하치노헤까지 신칸센을 탔는데 신기하게 아오모리까지 고속버스가 다녔다는 사실......-_-; 귀국 전날에 똥줄탔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