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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재 & 박현우
한라산
기간 : 2011년 1월 28일~31일
계획 : 산행 2박 3일 도시체류 1박 2일
관음사 - 개미등 - 용진각 - 야영장
장구목 - 고상돈케른 - 좌층우돌 어리목 계곡 - 어리목
제주시 - 관음사 - 용진각대피소 - 관음사 - 제주시
한라산
(현)형 !
한라산가자
내가 경비댈게
(학)그래
(현)예약한다. 일정은?
(학)알아서
답답한 마음을 달래는 데는 산이 최고다.
머리칼이 허연 우리는
이십년간 줄다리기를 하였고,
경계를 넘을 즈음 함께 늙어 감을 알았다.
가진 것도 많지 않고 지식도 일천하니,
착하게라도 살아야하고,
떨어지지 않는 역마살을 어찌 어찌 라도 잘 엮고 풀고 해야 함이니
스물을 넘은 딸과 수험생 아들 있지만 내가 건강해야 가정이 산다는 일념을 굳건히 지키며
산행을 선포한다.
(딸)두 분이 함께 라...
참 좋으십니다.
(들)먹을 것이나 두고 가십시오.
냉장고는 비어있었고 김치도 맛난 것이 없는 실정이니 미안하긴 하지만
욕심을 부릴 만치 살림이며 일이며, 다 해낼 만큼 내 건강은 좋지 않다.
우리는 퇴근해서 배낭을 싸야하니 시간이 없다.
(학)니들이 장을 보면 끝날 즈음 데리러 가마.
오우 정말...
형은 내편이 되 가고 있다.
경비를 일체 부담하는 한라산행 이라서는 아니라 생각하고 싶다.
그저 이제 흰머리 동지로 살아가기 위해 같이 발을 옮기며, 당기던 줄을 놓고 마음을 섞어가는 중이라 보고 싶다.
한시라도 빨리 떠나기 위해 급한 마음은 비행기 시간이 대중교통과 맞지 않는 불상사를 낳았다.
한참을 인터넷을 뒤지며 차 시간을 맞추고 있는 형
(현)택시타고 가자.
새벽까지 짐을 싸고 만만한 오징어채를 무쳤다. 발동이 걸려 고사리며 쏘세지 야채볶음까지... 찌게거리로 사다 놓은 생태는 자신이 없다. 날이 밝으면 외할머니께 들고 가야할 찬거리를 딸에게 일러주니 성의를 봐서 용서와 이해를 하는 분위기다. 아침에 먹고 가라며 머핀과 세모난 커피우유를 두 개씩 배낭에 올려준다. 산행을 허가 받은 것이다. 잘만 다녀와 조심해서 다치지 말고...온갖 걱정들이 줄줄줄
어서 자란다.
새벽 비행기이니 자야한다.
학재형 마일리지에 얹혀 가족 할인을 해준다.
(학)3월에 일본 갈 때 쓸건데..
(현)왜 가는데, 어디로, 좋겠다.
모든 짐을 부치고 가볍게 걸어 들어가는 것이 처음이다.
야! 편 하구나
티벳 네팔 파키스탄... 등반을 가거나 자전거 여행을 갈 때는 언제나 짐에 치였는데
모든 짐을 돈 걱정 없이 보내고 가볍게 걸으니 좋다.
둘이 가는 산행
학재형을 오로지 내가 소유한다. 산에서
산우들의 만남은 언제나 좋지만 남편을 공유하는 것은 싫다.
좋으냐?
좋다.
피곤하다. 춥고 움직이기 싫다. 삼각봉아래 야영지는 대학산악연맹 동계훈련 캠프가 멋지게 차려져있다. 화장실이 설치되고, 산악스키가 선현이를 산악부에 넣어야하는데 상세씨가 우리를 볼수 있도록 캠프를 치고 침낭속을 긴다. 춥고 춥다. 형은 집만 지어놓고 마실 이지만 난 왜 이리 피로한 걸까. 산에 오고 싶은 건 마음 뿐 이었고 옆 캠프에도 잠시 들러 인사만 나누고 슬쩍 빠져나와 혼자 있는다. 할 일도 없고 즐겁지도 않다. 나 있는 곳이 산속 이라는 것뿐 위안을 찾을 수 없다. 즐겁지도 않고, 땀 흘릴 일도 없다. 어울리지 못한다. 형은 미안해 자주 들러 함께 놀자고 하지만 혼자 있는다. 늙은게다. 성격도 괴팍해지고.. 어쩐다. 지난 주 내내 나를 괴롭힌 문제들 그것으로부터 도망친 것이다. 상세씨 일행을 기다리며 텐트 문을 빼꼼히 열어놓고 잠이 들었다. 깊은 밤 기다리던 시간이 훨씬 지나서 그들의 소리가 들리고 눈이 쌓인다. 눈길을 뚫고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커피를 달라는 정욱씨와 변 피디 나는 산에 와서 텐트 속에만 있다. 눈을 뚝뚝 떨구며 텐트천정의 얼음을 떨구고 흔들어대며 커다란 덩치들이 들이 닥친다. 기분이 좋다. 텐트속의 정막과 평화는 하얀 눈과 함께 깨졌다. 낄낄대며 마시는 맛없는 커피. 물 양도 제각이요. 덩어리도 남았지만 함께하니 사는 것 같아 훈훈하다. 그들이 떠나고 물을 끓여 수통에 넣는 작업을 두어 번 하여 아늑한 잠자리를 만들어 한라의 첫 밤을 보낸다.
개미등 에서의 휴식
20년된 이중화에 쏠토스포츠 원피스를 입었다.
내 배낭을 비워 물통 우모복 간식 지도 챙겨넣고 침낭카바에 모든 것 둘둘말아 텐트안을 눈으로부터 안전하게 정리한다. 매트리스도 걷어 그위에 덮으니 출발준비 완료 (현)지도 ... ~ (학)아~ 괜찮아. 놓고 가 설피를 신으려니 내가 탐내던 파란색 MSR.. 형이 턱하니 신고 있다. 생김으로 봐선 작고 하니 내게 권해야 옳은듯한데. 좋은지 형님이 테스트한단다. 멀어서 갈 수 없다던 한국산악회 캠프지는 백미터도 안 되는 거리 몇은 익숙하고 몇은 남같다. 백록담가는팀이 떠나고 두분 소띠 형님들과 설피산행 마실을 나선다. 마실 이니 배낭을 안매더라 앞에서 학재형이 선두에 치고 가고 뒤따르다 미안하여 내가가겠다니 잠시도 머뭇거림 없이 선두를 내어준다. 경사가 급해지고 선두를 다시 교체 즐겁게 설피놀이를 하며 능선위에 선다. 아슬한 사면을 미끄러지며 오르고 나니 눈이 볼을때려 따갑다. (상)내려가자. 온길로 (학)재미없다 돌자 현우 벌벌 기며 다리힘 딸려가며 정상에서 우회전 우측 사면으로 굴러 떨어지면 안된다. 두 형님이 불안하게 보고 있다. 바라클라바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바람을 피하며 따라가다보니 여기가 어딘가. 좀 이상하다. 낄낄거리며 걸어가는 형님들 (?)돌아가자. (?)가면되 서로 엇갈린 대화들 너른 평원이 나오고 케른이 보인다. 누군가 네팔에서 가져온 낡은 카닥이 케른 상단에 둘려있고 자그마하다. 방향을 못 찾고 따라서 걸으니 좀더 큰 케른이다. 고상돈 케른인가? 여기다 저기다 말이 오가고 가다말고 돌아 나오고 가지 말자던 길로 상세형님 앞장이고 몇 분전 우리가 새겨 논 발자국의 아홉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세시 방향을 가다말고... 아니다. 그러나 유쾌한 두분 읽다 두고온 럼두들 등반기 현장 체험 같다. 2010년 최고의 책으로 읽고 2011추천도서로 소개한 산악코믹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아니라고 되뇌며 줄기차게 따라간다. 세 번째 후회가 밀려오던 순간 한번의 실수 두 번의실수 는 모르지만 세 번의 실수와 후회는 사고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엄습한다. 유쾌한 장난감 우리의 GPS, 코펠에 얹어둔 15년 전 지도라도.. 설피를 신고 출발전 기다리며 이사진 중요한컷임 그러기에 자세한 설명은 할수없는 아쉬움이 출발전 목이 마르고 사면은 급하다. 내가 사고를 일으킨다면 우리일행은 아주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선두는 발디딜 곳을 두어번 다져 가며 진행하지만 큰 나무 주위는 밑둥이 비어 허벅지까지 발이 빠지곤 한다. 나무를 잡고 애원을 해도 불안하기 더 없다. 이렇게 우측으로만 간다면 캠프는 정말 보일것인가? 모둥이를 돌아 능선에 설 때마다. 또 다른 산이 보인다. 한라산을 한바퀴돌겠구나! 마음을 바꿔 상세형님이 아래로 향한다. 간혹 부르는 소리가 들릴 뿐 이니 이미 백미터거리로 벌어져 운행 중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캠프는 포기하고 하산. 탈출을 한다. 물을 건너고 다시 물을 건넌다. 세 번째 물을 건너며 위험을 알렸다. 내가 만일 계곡에 빠진다면 우리 상황은 대단히 좋지 못하다. 난 물에 빠질 것 같으니 계곡을 염두에 두고 조금 떨어져 가고 싶다고 했다. 달랑 3개있는 사탕을 먹고 두 분 형님들은 물을 마셨지만 나는 후회할 것 같은 마음을 가지고 돌아섰다. 벌써 몇 번째 후회일까? 선현이와 용식이가 있는 곳으로 멀쩡히 돌아가야 한다. 내 파랑새는 집에 있었다. 방랑이 나를 잠시 몰아 나를 키득거리며 웃게 하고 들뜨고 춥고 포근하며 살아 숨쉼을 느끼게 할뿐 사방이 막힌 방에서도 난 여전히 숨 쉬고 있었음이다. 힘들지.. 어~괜찮아요. 힘들지. 응 퇴행성관절을 끌고 눈밭을 구르며 내려온다, 따라가는 이 길이 길인지 뭔지. 빨리 가면 빨리 끝나는 것인지. 그윽한 눈빛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형님이 뒤돌아 기다리며 (학)현우야, 힘들지, 서두르자 다른길로 하산하여 캠프귀환을 못한 우리를 기다리다가 우리 짐을 가지고 하산중인 (앞)김정욱씨와 (뒤)변준영씨 썰매 만들어 짐 끌기 훈련이라며 연신 웃는다. 아픈 허리는 어쩌라고.... 짐 실은 모습이 이뻐 ! 우리차도 이렇게 하고 싶다. 이백정도...면 // 싫음 넘어지고 구르더라도 서둘러야한다. 이미 날이 저물고 있음 이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안전을 캠프에 알려야한다. 지나치며 눈여겨둔 비박지도 있지만 우리는 비박 하지 않고 벗어나야한다. 인간의 구조물을 발견한 선두가 우리를 기다린다. (상)학재야 ! (학)어~ 야 뭐있다. 아 그건가보다. 수로를 따라 내려간다. 빨리가면 빨리 끝나는 길이 확실하다. 어둠이 물러가고 해가 머문다. 철조망이 보이고 등산로가 지척이다. 여기는 어리목이라는 안내판 자판기에서 포카리스웨트를 애원하며 뽑는다. 젖은 종이는 싫다며. 자꾸 내 뱃는다. 여러번 시도하다. 주머니를 뒤져 동전을 모아 한 개를 더 뽑고 만족한다. 마침 들어오는 택시가 있어 불편하게 합승하고 있는 돈을 털어 갚을 치룬다. 안면있다 인사를나누고 그분들이 부른차를 우리가 얻어타고 내가 계산을 하니..누가누구에게 신세를 진건지는 모르겠다. 파도치는 밤바다. 횟집 . 한가득 방을 메운 사람들 속에 질척이는 몸으로 보양을 한다. 나이 오십에 선배빈대가 익숙한 우리의 형님들은 선배들을 앞장세우고 근사한 호텔에서 늦도록 입가심을 한다. 최상의 호텔에서도 씻지 않고 잠들 수 있는 자연인. 모닝콜과 동시에 로비에서 기다려주는 도시의 산꾼과 재회하여 눈내리는 산길로 들어선다. 훈련대가 어째 여기있나요? 글쎄요 ! 참 뭐라 해야 할지.. 하지만 훈련대 맞구요. 짐을 가지러 가야합니다. 대설주위보로 입산통재입니다.
우리산행의 행복 멤버
일터를 벗어나 우리를 돌봐준
(좌측뒤) 김형우씨
사랑스러운
멋진대원
부득이 탈출상황과 기상악화로 사진이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함께 길을 개척하신 한양대학교 OB 이상세오빠님께도
특별한산행을 경험케 하여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담엔
잘 가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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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주 재미있다 ㅎㅎㅎ 그때 관리인 아저씨가 나에게 하는 말 속으로 배꼽잡고 웃었다 <베이스가 용진각인데 왜 어리목으로 가수까?> 특유의 제주도 사투리에 너네들 이상하다는 그 얼굴 표정 난 <화이트 아웃이 되어 가다보니 어리목덥니다> 그 아저시왈<용진각에서 어리목을 어떨게 갑수까> 씨이 자꾸 물어본다 <와이 계곡 타고 왔어요> 그래도 의야하게 보던 주차장 아저씨 ㅎㅎㅎㅎ
첫 댓글 감사.
앞으로도 나랑만 놀아줘 !!
정욱씨 준영씨 우리 배낭 끌고 가느라 고생했수 덕분에 아주 재미있는 추억거리 생겼지 ㅎㅎㅎ
재미(?) 나게 잘 읽었습니다. 두분 재미난 산행 앞으로도 쭈~~~~~~~~~~~~~~ㄱ 이어 가십시요 ..^&^
서울오시면 그냥 가지마시고 구리에서 한잔하시죠? 기다리겠습니다.
네 ~ 담엔 꼭 들를께요 ^_^
<마대협> 조금 빨리 조직하자^^ 나 한라산 산행 완전 포터였다 죽는줄 알았다 제~엔~~~~장
그러시덩가.
마나님한테 대드는 협회. 첫 회동 내가 찬조 좀 할께요.
포터라면 저도 한포터 하는데......ㅎㅎㅎ
내년을 기대 하겠습니다
너무너무 즐거운 산행이였습니다
- 내년에도 배낭 끌지모른까
김장비닐 챙겨야징 ㅋㅋㅋ. ^^
형수님은 흰머리카락 안보이던데... 혹시 눈에 덮혀서 흰색인가? 그 잼난 고생을 아마 일부러 했지 싶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1. 형수님 고생시킬라고. 2. 뜨신 호텔에서 술마실려고. 3. 형님 잘 하시는 말씀. 야! 어리버리 내려 오니까 호텔이더라 ㅋㅋㅋ
재미난 산행기 즐걈하고 갑니다. 현우님 넘 멋쪄용~*^.^*
제가 뉘신지 잘몰라서 죄송합니다. 댓글도 감사하며... 전 악처랍니다. 아이들에겐 마녀. 하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는 비단결같은 ~딸이라 하신답니다. 멋지지않으니 조금찔리는 중 ^^
웃음이 넘치는 즐거운 산행 이였답니다 ..정말루 아무런 욕심도 없이 그저 눈 보고 싶다는 마음에 가서는
아.~~이제 눈좀 그만오고 푸른하늘좀 보여주라 했지요..^^** 다음엔 가믄 나두 비료포대라도 챙겨가야지..ㅎㅎ
역시 사람얼굴은 웃음이 있어야 ..이뻐보여요..또 놀러 가고싶다..ㅎㅎㅎ
웃음이 넘치는 즐거운 산행 == 요게 제일이지요 ..^^
형수님..정말 맛깔나게 쓰셨습니다.^^ 사진두요~
두분의 모습 너무나 행복해 보여 넘 보기 좋아요`~~ 울 부부는 언제쯤이나 산에 갈련지... .^*^
전사진을 안찍어서 언제나 후회한답니다. 앞으론 꼭 찍어야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아~~~~ 부러워요 나는 언제나 요렇게 다녀볼수 있을까요......ㅋㅋㅋ이참에 주부사표 낼까 생각중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표 내셔도 수리가 안될듯. 살짝 땡댕이가 좋은데 깔끔한분이라 가능할지....
저두 배낭 끌뻔 했을까요...ㅎㅎㅎ ^^~
순임씬 배낭위에 앉혀줄께요.
흐흐흫 !!!
왜 아적도 우리는 춥고 배고프게 산에 댕기는 것이냐고요,,,
그래야 더 낄낄거린다면,,, 변태들 ???
담 부터는 등반기를 혀누가 써야겠군여...
사진 찍어 달랬더니 귀찮다고,,
카메라 꺼내다가 도로 넣더구만,,,
너같은 그 상황에서 사진 직것냐... 눈 보라가 빰에 때리는것이 돌맹이가 때리는것같은데,,,
아파서 죽는줄 알았구먼,,,
캬~~ㅋㅋ 형수님 글솜씨 끝장입니다.안봐도 보는듯.. 비됴입니다.
ㅋㅋㅋ고생 하신만큼 즐거움은 두배 이신거 같네요.수고들 하셨습니다.
못가본 우덜은 굼침만~~~암튼 즐거워 보임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역시 야영을 해야 산에 든것같아요. 앞으론 뒷주머니에 몇가지는 챙겨 다녀야겠습니다. 새해 소망이루세요 ^^
산행기도 재미있지만 리플달리는 것을 보니 제수씨 팬들이 많은 것 같네요..
그 많은 팬들 관리하시려면...고생 좀 하시겠읍니다..ㅎㅎㅎㅎ
가끔 들리도록 할테니 좋은 산행기 앞으로도 쭉 이어나가시기 바랍니다...